Korean Association of Human Ecology
[ Article ]
Korean Journal of Human Ecology - Vol. 30, No. 3, pp.485-499
ISSN: 1226-0851 (Print) 2234-3768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Jun 2021
Received 15 Feb 2021 Revised 09 Apr 2021 Accepted 24 May 2021
DOI: https://doi.org/10.5934/kjhe.2021.30.3.485

팬데믹 상황에 나타난 패션쇼 대체 유형과 시사점

김선영*
*순천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교수
Alternate Types and Implications of Fashion Shows in Pandemic Situation
Kim, Sun Young*
*Department of Fashion Design, Sunchon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Kim, Sun Young Tel: +82-61-750-3685 Fax: +82-61-750-3680 E-mail: ksy6341@sun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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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dentify the alternative types and implications of fashion shows in a pandemic situation and foretell their orientation. The study method was a literature review of the fashion show concept and fashion industry progress in the face of the present pandemic and the case study of shows from fall/winter 2020 to spring/summer 2021. The results are as follows. The alternative types of fashion shows were classified into live streaming shows, various online platform-based fashion films, and self-look books. Particularly, the fashion films favored by many brands were comprised of documentary commented by designers, artistic image highlights, virtual 3D models, and animation or performance. These alternatives to fashion shows implied a change in the collection schedule and structural aspect, acceleration toward online and diversification, and manifold features in the show production type and expression contents. The appearance of diversification shows alternatives to offline shows as a creative suggestion for future innovation and a part of the change. We look forward to the development of new fashion shows that compensate for the advantages and disadvantages of offline and online.

Keywords:

Pandemic, Fashion show, Live streaming, Fashion film, Self-look book

키워드:

팬데믹, 패션쇼, 실시간 스트리밍, 패션 필름, 셀프 룩북

Ⅰ. 서론

패션위크 일정에 따라 개최되는 오프라인 패션쇼는 매 시즌 패션 흐름을 결정하는 최대 행사이다. 또한, 모델과 런웨이, 관객, 무대장치와 음악, 패션이 어우러진 종합 예술의 장이며, 디자이너나 패션 브랜드의 창의적 비전과 감성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무대이다. 그러나 2020년 COVID-19(Coronavirus Disease 2019)라는 사상 초유의 팬데믹(Pandemic) 상황으로 인해 전 세계 패션위크는 연기나 취소되었고 기존에 행해지던 오프라인 방식으로 전개할 수 없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많은 패션 브랜드 오프라인 매장이 폐쇄되었고, 모든 것이 변화된 뉴 노멀(New Normal) 시대를 맞이하여 패션 불황이 현재진행형일 뿐만 아니라 미래진행형이라는 예측이 보고되었다(정소영, 2020). 여러 패션 매체 역시 글로벌 패션업계의 팬데믹 비상, 세계 4대 패션위크 개최의 불확실성 등을 기사화하였고, 비대면 방식의 디지털 패션위크를 비롯해 브랜드 자체적으로 컬렉션을 계획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해법이 고안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정해순, 2020a).

이를 반영하듯 2020년 6월 런던 패션위크가 디지털로 전환되어 개최되었고, 이후에도 세계 각국의 패션 브랜드는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오프라인 패션쇼와 같은 방식의 패션쇼 영상 소개부터 인터뷰 방식, 디지털 쇼룸, 패션 필름 등 브랜드에 따라 색다른 방식을 전개하여 새로운 패션쇼의 대안과 소통 방식을 제시하였다. 또한 수십 년간 지속되어온 패션위크의 일정과 횟수, 운영방식에 대한 제고와 효율성에 대한 담론의 계기가 되는 등 팬데믹 상황은 부정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패션업계 전반에 혁신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학계 연구는 팬데믹 상황에서의 패션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변화 분석 연구(최영현, 이규혜, 2020)만으로 활발하지 않은 실정이다. 팬데믹 상황이 종식되지 않고 계속 진행 중인 가운데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고 있으나 여러 패션 브랜드가 선보인 패션쇼 방식은 새로운 혁신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이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실험의 장으로서 그 동향을 탐색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에 본 연구 목적은 사상 초유의 팬데믹 상황에 대응하여 전개된 패션쇼 대체 동향을 고찰하여 그 유형을 파악하고 향후 변화될 패션쇼의 전개 방향을 모색해보는데 두었다. 이는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패션쇼를 전개할 수 없는 팬데믹 상황에서 새로운 프레젠테이션 방식을 제시한 패션 브랜드의 창의적 비전을 탐색할 수 있고, 앞으로 획일화된 패션쇼의 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전개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연구 방법은 팬데믹과 패션 산업에 대한 문헌 고찰과 패션쇼 사례 분석으로 구성하였다.

연구 내용은 첫째, 패션쇼 개념에 관한 문헌 연구와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변화된 패션 산업 동향에 대해 국, 내외 언론 기사 및 패션 매체의 보도 자료를 기반으로 고찰하였다. 둘째, 팬데믹 상황의 패션쇼 대체 사례는 세계보건기구가 2020년 1월 COVID-19로 명명한 것을 고려하여(위키 백과, 2020b) 2020년 1월부터 본 연구 시작 시점인 2020년 9월까지 사례를 대상으로 하였다. 일반적으로 세계 4대 패션위크인 파리, 밀라노, 런던, 뉴욕 컬렉션의 경우 2월에 2020 F/W 컬렉션이 개최되지만,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실제 오프라인으로 개최되지 못한 경우가 발생하기 시작하였으므로 2020 F/W부터 2021 S/S까지를 분석 대상으로 하며, F/W부터 S/S 컬렉션 사이에 전개되는 리조트(Resort), 크루즈(Cruise) 컬렉션 등을 포함하였다. 분석 대상은 기존과 같은 방식의 오프라인 컬렉션으로 개최된 사례는 제외하였고 표현 방식이 유사한 사례를 정리하여 총 61개 자료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자료 선정과 패션쇼 전개 방식 분류는 연구자의 주관적 관점을 배제하기 위하여 패션업체 디자이너와 패션 전공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3인의 검증으로 전개하였다. 그리고 전개 방식에 따라 유형화한 대체 패션쇼의 표현 내용과 형식 등을 고찰하였으며, 분석을 위한 시각적 자료는 각 패션 브랜드의 홈페이지와 소셜 미디어, 국, 내외 패션 매체 기사, 동영상 등을 활용하였다. 마지막으로 분석 내용을 종합하여 팬데믹 상황에 나타난 대체 패션쇼의 전개 방식과 표현 내용이 지니는 시사점과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하였다.


Ⅱ. 이론적 배경

1. 패션쇼의 개념

패션쇼는 지정된 무대 위에서 모델이 직접 패션제품을 착용하고 연출함으로써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일으키는 일종의 패션 이벤트이며, 제품을 살아 움직이는 형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강력한 판매촉진 수단이자 패션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하나이다(고은주 외, 2012). 성유정, 권기영(2009)은 패션쇼가 해당 시즌의 새로운 패션제품을 제시한다는 정보전달 기능을 넘어 관객의 주의를 이끄는 오락적인 이벤트 성격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고, 오늘날 패션쇼는 예술성과 대중성을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다고 하였다. 이슬아, 이윤미, 이연희(2019) 역시 초기 패션쇼의 개념은 단순히 판매를 목적으로 패션 작품을 바이어와 대중에게 미리 선보이는 것을 의미했지만, 현대에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브랜드나 디자이너가 의도한 콘셉트나 이미지를 대중에게 전달함으로써 브랜드 철학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으로 변모하였다고 하였다. 신정원(2011)은 패션쇼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들의 노고가 집약된 종합 예술의 장으로서 패션 산업의 최종 결과물인 열매라고 하였고, 자본주의 시장의 논리를 여실히 나타내는 판매를 위한 쇼 케이스인 동시에 디자이너와 고객, 패션 산업의 전반에 포진해 있는 바이어, PR 담당자와 기자 등이 만나는 커뮤니케이션의 장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패션쇼가 집중적으로 열리는 기간이 패션위크(Fashion Week)이며, 이 기간에 오트 쿠튀르(Haute Couture)와 프레타 포르테(Pret-a-Porter) 컬렉션이 개최된다. 쿠튀르 쇼는 대량 생산이 아닌 소수의 고객을 위한 맞춤복을 선보이고 예술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파리에서만 진행되며, 프레타 포르테는 고급 기성복을 선보이는 패션쇼로 뉴욕, 런던, 밀란, 파리에서 연 2회 시즌별로 개최된다. 브랜드에 따라 다소 상이하나 일반적으로 쿠튀르 쇼는 1월∼2월에 S/S, 7월∼8월에 F/W 컬렉션을 개최하고, 프레타 포르테는 9월∼10월에 S/S, 2월∼3월에 F/W 컬렉션이 진행된다(Seoul Fashion Festival, 2016).

고은주 외(2012)는 지정된 장소와 시간에 정해진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패션쇼는 의상, 모델, 안무, 장소 등 쇼의 주제를 표현하기 위한 연출 요소와 무대, 음악, 조명, 특수효과 등 무대 제작을 위한 요소로 구성되고, 현대 패션쇼는 대중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갖춘 하나의 문화적 이벤트라는 성격이 강하다고 하였다. 특히 안무는 무대에서 모델의 워킹과 표정 연기, 춤 동작 등 쇼 이미지 향상을 위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의상의 심미성 외에도 상징적 메시지 전달, 대중의 관심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였고, 장소의 경우 실내의 닫힌 공간을 벗어나 대중의 접근이 쉽고 공연의 성격이 강한 쇼를 연출할 수 있도록 제약 없이 전개되는 점이 특징이다. 그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각종 시청각적인 특수효과 역시 관객의 주목 효과를 높이고 예술성을 강조하는 효과를 나타낸다(고은주 외, 2012).

2. 팬데믹 상황의 패션 산업 동향

팬데믹의 사전적 개념은 전염병이나 감염병이 범지구적으로 유행하는 것으로 세계 보건 기구(WHO)는 전염병의 위험도에 따라 여섯 단계로 구분하고 있으며 6단계인 팬데믹은 다른 대륙의 국가에까지 추가 감염이 발생한 상태를 의미한다(위키 백과, 2020a). 이러한 상황은 사회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패션 분야 역시 생산, 유통, 마케팅 등 전 영역에 걸쳐 생태계 전반에 변화를 초래하도록 하였다. 맥킨지(McKinsey)와 비즈니스 오브 패션(Business of Fashion) 등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매체들은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패션제품에 대한 수요 감소와 2020년 상반기 영업 기회와 매출 실종 등으로 이어졌고, 글로벌 패션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27∼30% 역성장할 것으로 추정하면서 럭셔리 패션 시장 역시 예외일 수 없다고 하였다(한국패션유통정보연구원, 2020). 유럽과 미국 등 글로벌 패션기업, 패션 유통업체 등이 휴점, 사업 포기,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생산 중이거나 생산 완료된 패션제품의 주문 취소, 임금 삭감에 이르기까지 윤리성과 사회적 책임감의 차원까지 야기되고 있다(정해순, 2020a). 또한, 패션 전문가들은 팬데믹 상황이 정리된다고 해도 패션업계의 경기 후퇴를 우려하였으며, 소비자 역시 오랜 시간의 소비격리를 통해 지속가능성에 관한 관심 고조, 디지털 테크놀로지 사용에 대한 익숙함, 록다운 상황에서 즐긴 수공예적인 요소에 관한 관심 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였다(정해순, 2020a).

반면 팬데믹 상황의 장기화는 온라인 가속화, 펀드 조성, 소형 패션 리테일러 지원을 위한 패션 플랫폼 연계 등 새로운 대응책 마련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H&M은 전 세계 매장 중 3/4을 닫으면서 온라인을 강화할 방침을 세웠고, 유럽 최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잘란도(Zalando)는 팬데믹으로 문을 닫은 유럽 내 오프라인 패션 매장들을 위해서 자사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도록 하였다(정해순, 2020b). 국내 패션 유통업체와 패션 대기업 역시 매장 정리 및 온라인 강화 등으로 전환하는 추세이다. 최영현, 이규혜(2020)는 세계 경제 위기 상황이지만 온라인 유통채널 기반의 패션기업들은 옴니채널 추진, 디지털 마케팅과의 적극적인 연계, 라이브 쇼핑과 같은 온라인 콘텐츠에 집중하는 등 비대면 마케팅 전략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였다.

매출 부진이나 대량 생산 중단, 주문 취소 등 생산, 유통, 마케팅 측면 외에도 직접적인 변화를 맞이한 것 중 하나는 패션쇼 개최 방식이나 패션 화보 제작 등이다. 영국 가디언(The Guardian)은 거대한 규모의 백스테이지나 수백 명의 관객이 함께하는 패션쇼의 개최 불가, 원격으로 작업할 수 없는 화보나 패션쇼 촬영 등을 언급하면서 패션 사진 산업의 위기를 기사화하였다(김성준,2020). 2020 F/W 여성 컬렉션이 개최되는 시기에 확산하기 시작한 COVID-19로 인해 뉴욕을 제외한 런던, 파리, 밀라노 패션위크가 관중 없이 진행되거나 디지털 영상을 활용한 비대면 패션쇼로 진행되는 등 정상적으로 개최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또 여성복 컬렉션 이후 개최되는 남성 컬렉션, 오트 쿠튀르 컬렉션, 리조트, 크루즈 컬렉션도 디지털 패션쇼, 패션 필름, 실시간 스트리밍 등 기존의 방식과 다른 비대면 방식으로 전개되었고 다수의 브랜드는 컬렉션 자체를 포기하는 사태까지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도시나 국가 간 이동 제한으로 인해 패션 매거진 화보 제작 방식 역시 모델이 직접 촬영한 셀카 이미지나 페이스타임, 줌, 스카이프 등 스크린을 매개체로 한 촬영, 드론 촬영까지 도입되면서 기존과 다른 방식이 전개되었다(손기호, 2020).

그러나 패션 산업 전반에 불어 닥친 위기 중에도 팬데믹 극복을 위한 사회 공익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LVMH의 마스크와 손 소독제 생산, 디오르(Dior)의 수작업 마스크 제작, 케어링(Kering) 그룹의 외과용 마스크 기부, 프라다(Prada)의 의료용 방호복과 마스크 제작, 자라(Zara)와 에이치엠(H&M) 같은 글로벌 SPA 패션업체들의 마스크 생산,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와 버버리(Burberry)의 의료용 가운 생산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와 기업들이 자체 보유한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궁극적인 지원활동을 전개함으로써 팬데믹 극복에 동참하였다(김현호, 2020). 또한, 마스크나 의료용 보호복 제작, 기부 외에 집중 치료실을 갖춘 병원 건설 프로젝트에 돌입한 몽클레르(Moncler), 백신 치료제 연구 후원을 결정한 돌체 앤 가바나(Dolce & Gabbana)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팬데믹 극복을 위해 노력하였다(이재희, 2020). 이러한 행보는 패션 산업 전반의 위기를 함께 극복하려는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넘어 전 세계적인 위기 상황에 동참하여 극복하려는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할 수 있다.

또 자발적 자가 격리나 이동 제한 동참을 도모하는 각종 챌린지 프로젝트 역시 비대면 시대에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등장하였다. 가니(Ganni)는 재택근무 모습을 보여주는 해시태그 챌린지를 전개하여 대중과 소통하였고, 발렌티노(Valentino), 디오르, 샤넬(Chanel) 등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시 낭독회, 뮤직 콘서트, 하우스 다큐멘터리 전시 등 문화예술 공유 프로젝트를 전개하였다(남현지, 2020). 이외에도 대중이 직접 참여하거나 대중의 창의성을 지원하고 브랜드와 소통할 수 있는 프로젝트 역시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주목할 수 있다.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은 매주 새로운 주제를 발표하고 일러스트나 패션디자인, 사진 등으로 재해석하는 아트워크 프로젝트를 소셜 미디어에 포스팅하도록 하였고, 지미 추(Gimmy Choo)는 고객들이 직접 그린 스케치 영상이나 드로잉을 소셜 미디어에 올려 선정된 작품을 캡슐 컬렉션으로 제작하고 수익금을 기부하는 형식의 프로젝트를 전개하였으며, 마놀로 블라닉(Manolo Blahnik) 역시 구두 스케치를 컬러링북으로 제작하여 배포하고 소셜 미디어에 소개하는 등 대중의 직접적인 참여를 이끌었다(남현지, 2020). 이러한 프로젝트는 팬데믹으로 집 안에 머무는 대중과 감정을 공유함으로써 브랜드와 고객 간의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달한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이 팬데믹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새로운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으나 필수소비재가 아닌 패션 분야의 전망은 긍정적인 분위기라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맥킨지는 COVID-19 이후 글로벌 패션기업 80%가 폐업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과 생존하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가치 유지 지속과 재고 처리 방안 모색, 독창적인 온라인 전략, 핵심사업의 안정화 등 혁신이 단행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민지혜, 2020). 사상 초유의 팬데믹 상황이 패션 산업 전반에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점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패션의 새로움을 재창조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기술을 탐색하고 한 단계 나갈 수 있는 변화의 과정이라 할 수 있으며, 관행으로 여겨지던 기존 패션업계의 질서를 탈피하여 새로운 혁신을 모색할 수 있는 실험의 장이 되고 있다고 여겨진다.


Ⅲ. 팬데믹 대응 패션쇼의 대체 유형과 특성

수집된 사례를 검토한 결과 오프라인 패션쇼를 대체한 전개 방식은 라이브 스트리밍 패션쇼, 패션 필름, 셀프 룩북으로 분류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룩북은 패션쇼와 다른 개념이지만 쇼를 개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하나의 대안으로 선택한 유형이므로 포함하였다. 오프라인 패션쇼 개최가 불가한 팬데믹 상황에서 다수의 패션 브랜드가 디지털 플랫폼을 선택하였고, 특히 패션 필름 방식을 선택한 경우가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패션 필름의 유형에 관한 선행연구에 따르면 패션 브랜드나 디자이너가 전달하려는 메시지 목적이나 형식에 따라 콘텐츠 내용 및 영상 필름의 형식은 다양하게 분류될 수 있다고 하였고(허예은 외, 2016), 일반적으로 영화 장르를 기준으로 픽션,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실험적인 아방가르드 필름 등으로 분류였다(권지안, 임은혁, 2016; 김지예, 서승희, 2017). 그러나 팬데믹 상황에서 오프라인 패션쇼를 대체하기 위해 제시된 패션 필름은 다큐멘터리 방식부터 애니메이션 활용, 혼합 방식에 이르기까지 특정 유형으로 구분 짓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형식과 내용으로 구성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선행 연구의 유형 분류와 수집된 패션 필름의 내용과 형식 등을 참고하여 다큐멘터리형, 예술적 이미지 강조형, 3D 가상모델 활용형, 애니메이션 등 기타 형식으로 구분하였다. 라이브 스트리밍은 기존 오프라인 패션쇼와 같은 방식이지만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패션쇼나 퍼포먼스 혼합의 패션쇼를 진행한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셀프 룩북은 패션쇼 대신 화보 형식의 룩북으로 대체한 것이며 전문 사진작가가 아닌 디자이너나 모델이 직접 촬영한 것이다. 유형별 분석 대상은 <표 1>과 같고, 각 유형에 따른 구체적인 내용과 사례는 다음과 같다.

분석 대상 패션쇼 유형

1. 라이브 스트리밍 패션쇼

과거와 달리 디지털로 패션을 경험하는 것이 낯설지 않은 시대이지만 오프라인 패션쇼는 해당 시즌의 패션 흐름을 선보이는 패션업계의 최대 이벤트로 지속되었다. 근래 들어 오프라인 패션쇼와 동시에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형식으로 현장을 중계하는 몇몇 브랜드가 있었으나, 팬데믹 상황에서 나타난 라이브 스트리밍 패션쇼는 오프라인 패션쇼 대신 실시간 온라인으로만 전개된다는 점에서 차이를 나타낸다. 특히 실시간 중계와 무관중으로 기존과 같은 패션쇼 방식을 선보인 브랜드도 있으나 타 분야 예술가와 협업하여 예술과 패션, 라이브 퍼포먼스의 융합 패션쇼라는 새로운 형식을 취한 브랜드 사례도 나타났다.

르메르(Lemaire)는 라이브 스트리밍 패션쇼이지만 첨단 디지털 기술을 배제하고 [그림 1]과 같이 무대 세트에서 모델 워킹만으로 구성함으로써 단순함을 미학으로 하는 브랜드 특유의 개성을 제시하였고 남성복과 여성복이 혼합된 컬렉션을 전개하였다. 알렉시스 마빌(Alexis Mabille)은 [그림 2]처럼 좁은 통로를 걸어 나오는 모델 워킹과 함께 근접 촬영으로 모델의 움직임에 따른 실루엣 변화나 디테일을 강조하여 오프라인 패션쇼보다 더 생생하게 디자인의 세부적인 요소를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림 1]

Lemaire 2021 S/S<출처>https://bit.ly/32hwBZe

[그림 2]

Alexis Mabille 2020 F/W<출처>https://bit.ly/2TmJeNC

반면 오프라인과 디지털 패션쇼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방식을 제안한 브랜드에도 주목할 수 있다. [그림 3]의 발망(Balmain)은 위기 상황에서 긍정의 메시지와 진보를 향한 희망을 전달하기 위해 센강 크루즈 위에서 두 시간 동안 하우스를 대표하는 과거 작품들로 구성된 패션쇼, 50명의 전문 댄서와 유명 가수 이설트(Yseult) 공연이 융합된 라이브 퍼포먼스 패션쇼를 선보였고 이를 틱톡(Tiktok) 앱을 통해 생중계하였다(Top Fashion News, 2020). 디오르 역시 2021 크루즈 컬렉션을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공개하였다. 무관중으로 진행하였으나 [그림 4]와 같이 이탈리아 풀리아(Puglia) 광장을 무대로 예술가 마리넬라 세나토레(Marinella Senatore)의 루미나리에 설치 작품, 무용수들의 역동적인 공연, 오케스트라 연주와 패션쇼가 어우러진 라이브 퍼포먼스 패션쇼를 진행함으로써 지역 문화와 예술, 장인 정신의 가치를 전달하였다(Dior, 2020a).

이같이 팬데믹에 대응한 라이브 스트리밍 패션쇼는 브랜드에 따라 작품의 세부적인 부분을 강조하거나 분위기를 전달하는 등 중점을 둔 부분은 다르지만, 물리적 환경의 제약을 극복한 새로운 형식으로 진화하면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였다. 또 모든 사람이 패션쇼를 경험할 수 있는 포괄적인 방향으로 전환되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그림 3]

Balmain 2020 F/W<출처>https://bit.ly/2IcOEJ3

[그림 4]

Dior 2021 Cruise<출처>https://bit.ly/2Iquvit

2. 패션 필름

1) 다큐멘터리형

패션 필름은 그동안 오프라인 패션쇼를 개최하고 부가적으로 시즌 콘셉트를 전달하거나 디지털과 융합하여 작품을 새롭게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었다. 그러나 팬데믹 상황에서 패션 필름은 오프라인 패션쇼를 대신하는 최선의 대응책으로 다수의 브랜드가 선택한 방식이다. 특히 다큐멘터리 필름은 시즌 패션 작품의 영감이 된 요소부터 디자인 전개나 제작 등 모든 과정을 디자이너의 해설과 함께 제시한 것으로 새롭게 재창조된 형식이라 할 수 있다.

[그림 5]의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의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는 투명성을 콘셉트로 자신이 영감을 받은 다양한 이미지 소개부터 시작하여 비주얼 아티스트 닉 나이트(Nick Knight)와 협업한 추상적 이미지 영상, 줌(Zoom)을 이용한 직원들과의 화상 회의 과정, 액션 캠 고프로(GoPro), 드론, 열 화상 카메라 등 각종 장비를 활용한 제작 과정 등을 상세하게 소개하였다(Prant, 2020). 구찌(Gucci)의 알렉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 역시 패션의 기존 규칙이나 역할, 기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움에 대한 도전을 언급하면서 디자인 팀 직원들을 모델로 12시간의 온라인 생중계와 내러티브 다큐멘터리 필름을 공개하는 등 혁신을 모색하였다(유재부, 2020). [그림 6]과 같이 디자이너의 컴퓨터를 통해 화상 회의를 하는 것처럼 진행된 화면을 중심으로 작품 하나하나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였고, 작품마다 모델로 연출한 직원의 소속과 이름이 적힌 포스트잇, 작품 제작에 대한 화상 회의 장면 등을 그대로 노출하는 등 실험적인 형식을 진행하였다.

[그림 5]

Maison Margiela 2020 F/W<출처>https://bit.ly/3ks9nGD

[그림 6]

Gucci 2021 S/S<출처>https://on.gucci.com/3mmp9DL

또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은 오프라인 패션쇼와 같이 영상으로 촬영된 패션쇼의 단조로움을 벗어나 사람들이 직접 만지고 경험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그림 7]과 같이 컬렉션 주제와 내용이 담긴 ‘쇼인 박스(Show in Box)’를 패션업계 관계자들에게 발송하였고 이후에는 틱톡 영상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면서 시즌 컬렉션 작품에 관해 설명하였다(Conti, 2020). 남성복과 여성복 컬렉션 작품을 모두 반영한 상자 안에는 여러 디자인 스케치와 시즌에 사용한 주요 색상과 소재 스와치, 각종 액세서리와 소품 디자인이 담겨 있고 디자이너가 직접 상자를 개봉하면서 아이디어 발상과 전개 과정, 현재 자신의 심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며 대중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모색하였다.

[그림 7]

JW Anderson 2021 Pre Spring<출처>https://bit.ly/3mo38Vb

이 외에도 브랜드 유산이나 전통을 강조하면서 시즌 제품을 소개한 것, 협업한 예술가의 작품 세계와 패션제품에 반영하는 협업 과정을 소개한 것, 영감의 원천부터 의복 제작, 모델, 피팅, 촬영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소개한 것, 오프라인 패션쇼를 준비할 때와 마찬가지로 무대 뒷모습과 촬영 과정을 소개하는 영상에 이르기까지 브랜드에 따라 다소 차이를 보이지만 전반적으로 시즌 제품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는 내레이션으로 구성되었다. 이는 오프라인 패션쇼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여러 제작 과정을 시각적인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고, 특히 디자이너의 설명을 통해 시즌 콘셉트나 의도하는 바를 이해할 수 있다는데 특징을 나타낸다.

2) 예술적 이미지 강조형

패션 필름 중 예술적 이미지 강조형은 내레이션을 배제하고 시즌 패션 작품의 실루엣이나 콘셉트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화면 구성으로 예술적인 이미지를 강조한 영상이다.

발렌티노는 닉 나이트와 협업하여 라이브 퍼포먼스 기반의 예술적 영상을 제시하였다. [그림 8]과 같이 로마의 서커스장에서 촬영된 필름 속 모델들은 엄청난 길이의 드레스를 입고 그네 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전달하였고 드레스에 투사된 그래픽 아트를 통해 환상적인 이미지를 연출하였다(Sharma, 2020). 지암바티스타 발리(Giambattista Valli) 역시 모델의 우아한 포즈에 따라 쿠튀르 드레스의 풍성한 실루엣과 정교한 디테일을 강조한 예술적 영상으로 필름을 전개하였으며, [그림 9]와 같이 흑백 처리된 파리 거리 풍경과 함께 패션 작품을 동시에 배치하는 등 분할된 화면 구성으로 대비되는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그림 8]

Valentino 2020 F/W<출처>https://bit.ly/3ewF1Rt

[그림 9]

Giambattista Valli 2020 F/W<출처>https://bit.ly/37P3TCH

이처럼 새롭게 선보이는 해당 시즌의 모든 패션 작품을 영상에서 소개하며 각 작품에 표현된 실루엣의 예술적 측면이나 장인 정신을 기반으로 한 정교한 세부 장식을 강조하기도 하지만 특징적인 디자인 요소나 전반적인 분위기에 초점을 맞춘 패션 필름도 소개되었다. 이리스 반 헤르펀(Iris Van Herpen)은 [그림 10]과 같이 검은 씨앗이 마법처럼 움직이면서 완성되는 자연적인 모티브, 모티브가 드레스에 변화되는 환상적인 이미지를 제시하였다. 특히 여러 작품을 제작할 수 없는 상황임을 언급하면서 단 하나의 작품만을 선보였고, 작품에 표현된 씨앗 모티브는 새로운 시작과 다음 시즌 프로젝트의 단서임을 제시하였다(Socha, 2020). 준지(JuunJ)는 ‘Seoulsoul’이라는 시즌 콘셉트를 강조한 예술적 영상 필름으로 패션쇼를 대체하였고 남성과 여성 컬렉션을 혼합하여 공개하였다. [그림 11]과 같이 흑백과 컬러가 교차하는 느린 화면, 감미로운 노래와 음악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시즌 컬렉션 작품을 착용한 모델들이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서울 곳곳을 걷는 이미지로 표현됨으로써 서정적인 감성을 강조하였다. 디오르는 이탈리아 영화감독 마테오 가로네(Matteo Garrone) 감독이 연출한 패션 필름을 통해 동화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를 제시하였다. [그림 12]와 같이 영상 속 이미지는 하우스 아틀리에의 장인이 작업하는 쿠튀르 미니 드레스, 트렁크에 담겨 숲속 요정들에게 전달되는 과정 등 신비롭고 신화적인 분위기를 반영한다. 특히 미니어처 크기로 제작된 이번 시즌 컬렉션 작품은 과거 디오르 하우스가 미국 등 전 세계를 돌며 패션 순회 전시를 했던 ‘테아트르 드 라 모드(Théâtre de la Mode)’를 연상시키며 하우스 역사와 쿠튀르 본질을 상기하도록 하였다(Dior, 2020b). 또 프라다가 디지털 플랫폼으로 진행한 [그림 13]의 패션 필름 ‘멀티풀 뷰(Multiful Views)’는 하나의 콘셉트 아래 유르겐 텔러(Juergan Teller), 마틴 심스(Martine Syms) 등 다섯 명의 예술가z가 각자 자신의 예술적 관점에서 재해석하여 챕터별로 전개된 것이다(Prada., 2020). 남성과 여성 컬렉션의 혼합으로 구성되고 패션쇼의 본질을 추구하였지만, 시즌 컬렉션 작품과 콘셉트에 대한 예술가의 서로 다른 시선을 통해 하나의 주제 안에서 색다르게 조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는 패션과 예술 융합으로 재창조된 새로운 이미지이며, 하나의 콘셉트로 구성된 패션쇼에서 표현 방식의 다각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수 있다.

[그림 10]

Iris Van Herpen 2020 F/W<출처>https://www.irisvanherpen.com/video

[그림 11]

JuunJ 2021 S/S<출처>https://bit.ly/32filAg

[그림 12]

Dior 2020 F/W<출처>https://bit.ly/3eubZlc

[그림 13]

Prada 2021 S/S<출처>https://bit.ly/2Sgl2PL

이처럼 예술적 이미지를 강조한 패션 필름 형식은 해당 시즌 컬렉션의 콘셉트 반영과 더불어 특정 작품만이 아닌 모든 작품을 영상에 포함하면서 패션쇼의 본질적인 기능을 수행하였고, 다양한 촬영기법이나 영상 기술에 의해 작품의 실루엣이나 세부적인 측면을 예술적 이미지로 전환하였다. 즉 패션 필름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뉴 노멀 시대에 대응하는 새로운 패션쇼의 표현 방식으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또 패션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풍부한 이미지를 전달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3) 3D 가상모델 활용형

국가나 도시 사이에 이동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오프라인 패션쇼 개최는 물론 시즌 컬렉션 작품의 생산이나 모델 촬영까지도 불가능하게 되었고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 것 중 하나가 바로 3D 가상모델을 활용한 패션 필름이다.

서네이(Sunnei)는 오늘날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인다는 것이 기존에 행해지던 런웨이와 같은 동의어가 아니며, 브랜드 비전을 창의적인 방식으로 전달할 특별한 기회임을 주장하면서 3D 가상모델을 활용한‘Sunnei Canvas’를 제시하였다(Brain, 2020). [그림 14] 같이 남녀 모델의 모습은 화면에서 작은 점처럼 시작하여 시간 경과에 따라 점점 확대되고 화면 하단에 볼륨을 높이라는 문구와 함께 흥겨운 마카레나 음악이 시작되면서 가상모델들 역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전개된다. 또 음악에 따라 변화하는 디자인이나 여러 소품의 클로즈업 화면으로 구성되는데, 이는 디자인의 다양성 제시이자 차별화된 디지털 패션 시스템 구축의 방안을 제시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림 14]

Sunnei 2021 S/S<출처>https://bit.ly/2JB70nn

언더커버(Undercover) 역시 3D 렌더링으로 가상모델과 의상을 디자인하였고 브랜드 웹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림 15] 같이 마우스 버튼을 이용해 상하좌우는 물론 앞과 뒤, 측면 등 다양한 각도에서 관찰할 수 있고, 확대, 축소를 통해 의상의 세부적인 부분까지도 확인할 수 있다. 라이브 스트리밍이나 다양한 형식의 패션 필름 모두 누구나 패션쇼를 경험할 수 있는 포용성을 반영하지만, 이처럼 디지털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관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콘텐츠로 전환했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특히 오프라인 패션쇼보다 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작품을 관찰할 수 있고 관객이 원하는 각도에 따라 전환할 수 있다는 장점은 패션쇼의 새로운 방식으로 무한한 표현과 소통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림 15]

Undercover 2021 S/S<출처>https://bit.ly/2RGTUcL

또 이탈리아 브랜드 지시디에스(GCDS)는 모델과 의상은 물론 관객, 무대 배경에 이르기까지 3D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가상현실 세계의 패션쇼 이미지를 구현하였고[그림 16], 패션쇼 외에 가상현실 룸과 비디오 게임을 위한 기능까지 제공하였다. 이는 가상, 증강현실 영화 제작자 노니 드 라 페냐(Nonny de la Peña)와 디지털 미디어 회사 엠블메틱(Emblematic Group), 예술가 토마스 웹(Thomas Webb) 등과 협업한 것으로 가상 패션쇼는 엠블메틱 전용 플랫폼에서 상영하였다(Moore, 2020).

[그림 16]

GCDS 2021 S/S<출처>https://bit.ly/31CHq7Y

이처럼 3D 렌더링을 활용한 가상모델이나 가상 의상 제작 등 3D 가상 패션쇼는 팬데믹 상황에서 하나의 돌파구가 되었으며 혁신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 또한, 고객이 직접 참여하여 경험할 수 있고 패션쇼 외에 새로운 부가적인 놀이 기능까지 부여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으로 디지털 가상 패션쇼를 넘어 다양한 비즈니스 확장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을 나타낸다고 할 것이다.

4) 애니메이션 등 기타

기존 방식과 같은 오프라인 패션쇼 개최가 불가한 상황에서도 다수의 브랜드가 창의적인 방식을 통해 시즌 컬렉션 작품을 소개하였다. 작품을 제작하지 못한 경우 디자이너의 작품 스케치를 공개하거나 디자이너 스스로 모델이 되어 작품을 착용하고 짧은 길이의 동영상을 제시하는 등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제안하였다. 라이브 스트리밍 패션쇼나 다양한 형식의 패션 필름으로 대체되는 가운데 일부 브랜드에서는 애니메이션, 인형극, 공연으로 구성된 필름을 제시하여 개성을 나타냈다.

루이비통(Louis Vuitton)의 버질 아블로(Virgil Abloh)는 남성복 컬렉션을 [그림 17] 같이 애니메이션으로 공개하였다. 짧은 길이의 영상은 실제 사람과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혼합되고 브랜드 시그니처 로고와 패턴, 파리 풍경의 조화를 통해 브랜드 개성을 드러낸다. 경쾌한 음악 전개와 함께 컨테이너에 짐을 채우는 인부와 밀항자처럼 컨테이너에 숨는 유쾌한 애니메이션 캐릭터, 센 강을 따라가는 파리 곳곳의 실사 배경으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이는 시즌 컬렉션 작품 소개인 동시에 파리를 시작으로 향후 상하이, 도쿄 등 세계 각지에서 개최될 오프라인 컬렉션 개최를 암시하는 것으로 차별성을 나타낸다(Louis Vuitton, 2020).

[그림 17]

Louis Vuitton 2021 S/S<출처>https://bit.ly/3e4ORd7

모스키노는 록다운(Lockdown) 기간 동안 패션쇼 개최의 불확실성을 염려하는 가운데 쿠튀르의 가치와 역사적인 의미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또 대중이 패션쇼를 관람하는 동안이라도 팬데믹과 불안,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환상의 작은 패션 세계를 전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인형극 쇼인 마리오네트를 활용한 패션 필름으로 진행하였다(Madsen, 2020). 디지털 온라인 패션쇼이지만 고전적인 인형극을 통해 [그림 18] 같이 쿠튀르 감성의 미니어처 의상을 착용한 인형 모델, 프런트 로에 관람하는 유명 셀럽의 모습, 디자이너와 모델의 피날레 무대까지 완벽하게 재현하였다.

[그림 18]

Moschino 2021 S/S<출처>https://bit.ly/3exzIkM

또 시즌 패션 작품을 착용한 댄서나 뮤지션으로 구성된 여러 공연을 통해 독특한 개성을 제시하기도 한다. 우영미는 파리의 폐 극장을 무대로 무용가 피나 바우쉬(Pina Bausch)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은 안무로 구성된 역동적인 공연 필름을 공개하였다[그림 19]. 여성과 남성 컬렉션을 혼합하여 제안된 이 영상은 시즌 작품을 착용한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통해 예술성을 강조하고 젠더리스를 표방하는 브랜드 개성을 반영하였다. 낡은 무대를 배경으로 한 패션 필름은 무대는 망가져 있지만, 그곳에서는 새로운 희망과 창의성, 진화가 시작된다는 의미를 표현한 것으로 패션쇼의 대체이자 브랜드가 전달하는 희망의 메시지라 할 수 있다(최문희, 2020). 이외에도 발렌티노는 닌텐도(Nintendo)의 비디오 게임 ‘동물의 숲’캐릭터에 2020 S/S와 Pre-fall 컬렉션 작품을 입혀 가상 패션쇼를 진행하였고(임일웅, 2020), 쿠튀르 하우스 아자로(Azzaro)는 벨기에 뮤지션 실비 크러쉬(Sylvie Kreusch)를 주인공으로 한 뮤직비디오 형식의 필름을 공개하였다(Pieri, Samaha & Goldberg, 2020).

[그림 19]

Wooyoungmi 2021S/S<출처>https://bit.ly/3e4OQG5

이같이 애니메이션, 인형극, 공연의 형식으로 패션쇼를 대체한 패션 필름은 브랜드 개성을 반영하고, 또 오랫동안 불안과 스트레스를 받는 대중에게 재미와 위안을 주는 방안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나타낸다. 또한, 패션쇼가 단순히 옷을 보여주기 위한 무대가 아닌 제한적인 환경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고객과 감정적 공유를 모색하고 있음을 전달한다고 할 수 있다.

3. 셀프 룩북

도시나 국가 간 봉쇄가 장기간 진행됨에 따라 패션쇼 개최의 불가능뿐만 아니라 패션 산업 전반이 마비되는 상황이 초래되었다. 이에 따라 패션쇼를 대체하는 디지털 패션쇼, 패션 필름 등 다양한 방식이 강구되었고, 일부 브랜드는 디자이너나 모델이 직접 촬영한 셀프 룩북으로 공개하였다. 일반적으로 오프라인 패션쇼를 진행하고 난 후 화보 형식의 룩북으로 제작되던 방식에서 벗어나 셀카, 페이스타임 등으로 촬영된 셀프 룩북 그 자체를 패션쇼 대안으로 활용한 것이다.

발렌티노는 2021 Resort 컬렉션을 전문 사진작가 대신 디자이너가 직접 촬영하였고 사진 보정이나 필터 조작 없이 자연스러운 이미지 그대로를 제시하였다[그림 20]. 디자이너 피에르파올로 피촐리(Pierpaolo Piccioli)는 자신의 작업을 급진적인 단순성이라고 언급하면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인간과의 단순한 연결, 공유된 감정을 반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Croft, 2020). 이는 제한된 물리적 환경에서 최소한의 요건만으로 전개된 결과물이지만, 의도적으로 연출된 배경이나 디지털 작업을 통해 완벽한 이미지를 제시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움 그 자체를 강조함으로써 신선한 이미지를 전달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림 20]

Valentino 2021 Resort<출처>https://bit.ly/3ojNk7v

또 같은 공간에서 함께 작업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자사 직원이나 모델이 시즌 제품을 입고 직접 촬영하는 파격적인 행보도 나타났다. 앞서 고찰하였듯이 구찌는 디자인 팀 직원들이 직접 모델로 나섰고, ‘더 리추얼(The Ritual)’캠페인에서는 컬렉션 작품들을 모델의 집으로 배송하고 이들 스스로 스토리를 만들고 직접 촬영한 이미지를 공개하여 평범함 속에 숨겨진 일상의 아름다움을 제시하였다(Gucci, 2020.). 버버리 역시 자사 남녀직원들이 모델로 참여하였으며 실제 거주하는 자택을 배경으로 각자의 독특한 스타일을 연출하였다[그림 21]. 이는 집이라는 친숙한 공간과 브랜드의 하우스 코드가 반영된 다양한 작품, 그리고 브랜드 커뮤니티를 구성하는 여러 직원의 감각적인 스타일링을 조화시켜 대중에게 편안함을 전달하고자 한 것으로 위기의 시대에 브랜드가 제시한 메시지라 할 수 있다(Burberry, 2020).

[그림 21]

Beburry 2021 Pre Spring<출처>https://bit.ly/2T965MN

이러한 셀프 룩북 형식은 패션쇼를 대체하는 하나의 방안이지만 온라인 플랫폼이 아닌 아날로그 방식을 취하였고, 전문 장비 없이 디자이너나 브랜드 직원, 모델이 직접 이미지를 연출하고 촬영까지 진행했다는 점에서 제작 방식의 변화를 시사한다. 특히 일반인과 같은 직원들이 연출한 다양한 이미지는 친숙함을 전달하였고, 또 전문 사진작가의 의도된 시선이나 정해진 콘셉트 없이 모델 스스로 자신의 일상과 함께한 자연스러운 이미지들은 대중과 공감할 수 있는 진정성을 부여한다고 할 수 있다.


Ⅳ. 시사점

물리적 환경의 제한에도 불구하고 패션쇼는 라이브 스트리밍, 패션 필름 같은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디지털 패션쇼와 셀프 룩북을 통해 표현되는 등 각양각색의 내용과 형식으로 패션의 표현 가능성 확장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오프라인 패션쇼의 필요성이나 구조적인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담론의 장을 형성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전개될 패션쇼의 변화를 예측하게 한다.

오프라인 패션쇼를 대체한 다양한 방식의 패션쇼 전개 동향이 시사하는 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획일적인 컬렉션 일정이나 구조적인 측면에서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주요 패션위크가 개최되지 못한 상황이 초래되자 패션디자이너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을 비롯한 600여 명의 디자이너, 미국 패션디자이너협회와 영국 패션협회는 컬렉션 발표 횟수, 개최 장소, 일정, 프레젠테이션 방식 등 기존 컬렉션 운영방식의 전면적인 개선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하였다(Bramley, 2020). 또 생로랑(Saint Laurent), 구찌, 마이클 코어스(Michael Kors) 등 유명 브랜드는 획일화된 일정의 패션위크와는 별도로 독자적인 패션쇼를 진행할 것을 발표하였다(장병창, 2020). 이는 오프라인 패션쇼를 대신한 디지털 패션쇼를 통해 각 브랜드 개성이나 운영 여건에 따라 더 효율적으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확인되었고, 또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현실에 대비하여 탄력적인 유연성을 갖출 수 있도록 대비하기 위함이라 할 것이다. 특히 팬데믹 상황에 전개된 여러 패션쇼는 남녀 통합 방식을 선택하였고, 발표 시기 역시 패션쇼 연기로 인해 해당 시즌에 작품을 선보이는 효율적인 측면을 나타냈다. 따라서 앞으로는 급진적인 변화의 시대에 대응하여 실질적인 효율성을 최우선 과제로 하는 동시에 브랜드 고유의 독자적인 패션쇼 개최 및 표현 방식의 다양성을 전개하는 브랜드가 확대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둘째, 패션쇼의 온라인 가속화와 디지털 혁신에 의한 다각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SPA 브랜드, 기성복 디자이너 브랜드를 비롯하여 유서 깊은 쿠튀르 하우스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 걸쳐 전개된 디지털 패션쇼는 시즌 컬렉션을 선보이고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새로운 패션 플랫폼 기능을 나타냈다. 이는 디지털 혁신을 추구하는 현시대 상황을 반영하며 미래를 위한 패션 플랫폼 구축의 장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모색하도록 하였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던 오프라인 패션쇼 대신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패션쇼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대중과 소통할 수 있고 고객 경험을 높이도록 하였다. 또 형식이나 방법적인 측면에서도 자유롭게 브랜드나 디자이너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가능하게 하였고,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여 새롭고 풍부한 이미지를 전달하였다. 디지털 패션쇼에 반대하며 실제 현장에서의 패션쇼 전개를 주장하는 디자이너가 존재하듯이 오프라인 패션쇼가 지닌 고유의 매력은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온라인 기반의 디지털은 오늘날 패션의 한 부분으로 깊숙이 관여하고 있으며 보다 창의적인 혁신을 모색할 수 있는 도구이다. 따라서 기존 패션쇼의 단점을 보완한 온라인 디지털 패션쇼의 가속화와 다양한 매체 기술을 적용한 다각화의 진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셋째, 패션쇼 제작 방식 및 표현 내용의 다변화 가능성을 시사한다. 패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패션쇼나 광고 캠페인, 화보 촬영 등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공동의 작업으로 이루어지는 결과물이다. 그러나 이번 팬데믹 상황에 전개된 작업 방식은 디자이너나 모델이 사진작가로 변경되고 카메라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촬영된 이미지, 줌이나 스카이프를 통해 캡처한 이미지 등이 활용되면서 제작 방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또 시즌 패션쇼를 표현하는 방식이 온, 오프라인의 런웨이 쇼 외에 다큐멘터리나 이미지 강조, 공연, 퍼포먼스 필름 등 다양한 내용과 형식으로 전달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특히 완벽하게 마무리된 작품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기존 오프라인 패션쇼가 아닌 다양한 영감의 원천과 이를 디자인으로 전개해나가는 과정, 무대 뒤에 숨겨진 여러 단계의 작업 과정 등을 전달하면서 과정 자체를 새로운 패션 창조의 결과물로 제시하는 등 작품을 보여주는 내용과 방법에 대해 변화된 인식을 하게 하였다. 즉 팬데믹에 대응하여 진행된 일련의 패션쇼 대체 방식은 패션쇼의 제작 방식과 내용 전달에 변화를 견인할 실험의 장이자 혁신을 위한 변화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팬데믹 경험은 관행으로 여겨지던 패션 생태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되지만 동시에 오프라인 무대의 절실함 역시 요구되고 있다. 지난 2020 F/W 컬렉션 개최 당시 국가나 도시 간 봉쇄가 시행된 상황에서 무관중으로 컬렉션을 개최한 몇몇 브랜드가 있었으나, 2020년 9월에 개최된 여러 브랜드의 2021 S/S 컬렉션은 소수의 관객을 초청한 오프라인 무대로 전개되었고 동시에 라이브 스트리밍이나 각종 온라인 플랫폼으로 전송되는 등 온, 오프라인의 병행을 모색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는 패션쇼의 무산이나 연기, 디지털 패션쇼로의 전환 등을 경험으로 재정비된 오프라인 패션쇼의 모습이자 이제 패션쇼에서 온라인 플랫폼 소비가 당연한 일상이며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방안임을 나타낸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표 2>와 같다.

팬데믹에 대응한 패션쇼 대체 유형별 특성과 시사점


Ⅴ. 결론

팬데믹이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에서도 패션의 창의성 제시를 위한 노력은 새로운 혁신을 위한 실험의 장으로서 거듭나고 있다. 이에 본 연구는 팬데믹 상황에 나타난 패션쇼 대체 유형을 파악하고 이에 반영된 시사점 및 앞으로 전개될 패션쇼의 변화를 탐색하였다.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팬데믹 상황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많은 도전에 직면하도록 하고 필수소비재 분야가 아닌 패션 분야의 경우 그 파급력은 상상 이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도시나 국가 간 이동이 봉쇄된 가운데 패션쇼 개최 역시 불가능한 상황이지만 다수의 패션 브랜드는 온라인 기반의 디지털 패션쇼를 통해 창의성을 재확인시켰다. 팬데믹에 대응하여 나타난 패션쇼 대체 유형은 크게 라이브 스트리밍, 패션 필름, 셀프 룩북으로 분류되었다. 첫째, 패션업계 관계자나 주요 고객, 셀럽 등 소수만 초청하여 오프라인으로 진행된 패션계 관행을 깨고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전개된 패션쇼는 기존 런웨이 방식뿐만 아니라 각종 퍼포먼스나 공연과 융합하여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였고 모든 사람이 관람할 수 있는 포용성을 제시하였다. 둘째, 패션 필름은 디자이너의 해설을 기반으로 시즌 작품에 대한 모든 과정을 설명한 다큐멘터리형, 다양한 화면 구성과 기법을 통해 예술적 영상미를 강조한 것, 3D 가상모델을 활용한 것, 애니메이션이나 기타 형식을 취한 것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의 자유는 물론 패션 판타지를 제시하였다. 셋째, 셀프 룩북은 디자이너나 브랜드 직원, 모델이 직접 이미지를 연출하고 의도된 배경 없이 자연이나 자택에서 자연스러운 일상의 이미지를 촬영한 것으로 제작 방식의 변화를 나타냈다.

이처럼 위기 상황에 전개된 패션쇼의 대체 방식은 기존 패션쇼의 재창조이자 옷을 보여주는 방식에 있어 인식의 변화를 견인하였다. 이러한 혁신적 시도가 시사하는 바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관행으로 여겨지던 컬렉션 일정이나 구조적인 측면에서의 변화이다. 반시즌 이상 미리 선보이는 일정, 1년 동안 브랜드가 소화해야 하는 기성복과 쿠튀르, 간절기 패션쇼 등 다수 진행되는 쇼의 횟수, 여러 도시에서 짧은 기간 동안 개최되는 일정, 시대 상황과 달리 분리되어 개최되는 남녀 컬렉션 등 패션쇼 전반의 구조적인 변화를 예측하게 한다. 둘째, 패션쇼의 온라인의 가속화와 다각화이다. 이번 계기를 통해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패션쇼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대중과 소통할 수 있고 자유로운 표현의 자유로 더 풍부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따라서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더욱 효과적인 메시지나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 온라인 가속화와 다각화가 모색될 것이다. 셋째, 위기 상황에 대응하여 제시된 다양한 방식의 패션쇼 유형은 향후 패션쇼 제작 방식 및 표현 내용의 다변화 가능성을 예측하도록 한다.

이상의 연구를 통해 새로움의 가치를 표현하는 패션의 창의적 시도는 계속 진화하고 변화를 거듭하면서 또 다른 혁신을 도모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가 팬데믹 상황이 종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비교적 짧은 기간을 범위로 하였고 모든 패션 브랜드 사례를 포함하지 못한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패션 브랜드의 다채로운 창의적 비전을 탐색할 수 있었고, 앞으로 변화될 패션쇼의 방향을 탐색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패션 산업의 꽃으로 비유되는 패션쇼의 전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계속 진행될 것이다. 이번 상황에서 확인되었듯이 위기를 새로운 혁신의 기회로 자리를 잡게 한 디지털 패션쇼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장, 단점을 보완한 패션쇼의 진화를 기대해본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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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aire 2021 S/S<출처>https://bit.ly/32hwB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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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is Mabille 2020 F/W<출처>https://bit.ly/2TmJe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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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ain 2020 F/W<출처>https://bit.ly/2IcOEJ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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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r 2021 Cruise<출처>https://bit.ly/2Iquv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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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ison Margiela 2020 F/W<출처>https://bit.ly/3ks9nG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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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cci 2021 S/S<출처>https://on.gucci.com/3mmp9D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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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 Anderson 2021 Pre Spring<출처>https://bit.ly/3mo38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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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entino 2020 F/W<출처>https://bit.ly/3ewF1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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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ambattista Valli 2020 F/W<출처>https://bit.ly/37P3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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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is Van Herpen 2020 F/W<출처>https://www.irisvanherpen.com/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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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unJ 2021 S/S<출처>https://bit.ly/32fil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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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r 2020 F/W<출처>https://bit.ly/3eubZ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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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da 2021 S/S<출처>https://bit.ly/2Sgl2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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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ei 2021 S/S<출처>https://bit.ly/2JB70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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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dercover 2021 S/S<출처>https://bit.ly/2RGTU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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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DS 2021 S/S<출처>https://bit.ly/31CHq7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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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 Vuitton 2021 S/S<출처>https://bit.ly/3e4ORd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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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schino 2021 S/S<출처>https://bit.ly/3exzI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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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youngmi 2021S/S<출처>https://bit.ly/3e4OQG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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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lentino 2021 Resort<출처>https://bit.ly/3ojNk7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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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burry 2021 Pre Spring<출처>https://bit.ly/2T965MN

<표 1>

분석 대상 패션쇼 유형

유형 빈도
라이브 스트리밍 패션쇼 11
패션 필름 다큐멘터리형 16 45
예술적 이미지 강조형 18
3D 가상모델 활용형 4
애니메이션 등 기타 7
셀프 룩북 5
61

<표 2>

팬데믹에 대응한 패션쇼 대체 유형별 특성과 시사점

유형 특성 시사점
라이브 스트리밍 패션쇼 -온라인 기반의 디지털 패션쇼
-오프라인과 같은 방식의 런웨이 진행 및 퍼포먼스나 공연이 융합된 패션쇼 전개
-다양한 촬영기법으로 오프라인보다 세밀하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제시
-획일적인 컬렉션 일정이나 구조적인 측면에서의 변화 가능성
:브랜드 고유의 독자적인 패션쇼 개최 및 효율성 모색
-패션쇼의 온라인 가속화와 디지털 혁신에 의한 다각화 가능성
:기존 패션쇼의 단점을 보완한 온라인 디지털 패션쇼의 가속화와 다양한 매체 기술 활용으로 미래 패션 플랫폼 구축
-패션쇼 제작 방식 및 표현 내용의 다변화 가능성
:패션쇼의 내용 구성과 제작, 전달 방식에 관한 변화로 새로운 혁신 추구
패션필름 다큐멘터리형 -브랜드에 따라 내용 구성은 상이하나 디자이너의 해설로 구성
-영감의 원천, 디자인 전개 과정, 제작 및 촬영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해설 부가
-브랜드 전통과 정신, 비전 등을 홍보하고 동시에 시즌 컬렉션 작품의 전반적인 제작 과정에 대한 해설 부가
-오프라인 패션쇼에서 확인할 수 없던 여러 과정의 시각적 이미지 제시와 해설로 고객과의 소통 강화
예술적 이미지 강조형 -패션쇼의 본질적인 기능 수행 및 시즌 콘셉트나 작품 실루엣, 장식 등을 강조한 예술적 영상 구성
-다양한 촬영기법이나 영상 기술에 의해 작품의 실루엣이나 세부적인 측면을 예술적 이미지로 전환
3D 가상모델 활용형 -3D 렌더링을 기반으로 한 모델, 의상, 무대 배경 등 디지털 가상 패션쇼 제시
-브랜드에 따라 고객의 직접적인 참여 및 부가적인 놀이 기능 부여
애니 메이션 등 기타 -브랜드 개성 및 시즌 콘셉트 표현 방식에 따라 애니메이션, 인형극, 공연 등을 활용
-록다운 장기화에 지친 대중에게 즐거움과 위안의 메시지 전달
셀프 룩북 -전문 사진작가 대신 디자이너나 모델이 직접 설정한 콘셉트에 따라 촬영한 이미지 활용
-왜곡된 이미지나 사진 보정 없는 자연스러운 이미지 전달로 대중과 친숙한 공감대 형성
-전문 장비 없이 스마트폰으로 셀카 활용 및 줌, 페이스타임, 스카이프 등을 통한 캡처 이미지 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