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Association of Human Ecology
[ Article ]
Korean Journal of Human Ecology - Vol. 32, No. 5, pp.695-706
ISSN: 1226-0851 (Print) 2234-3768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23
Received 06 Aug 2023 Revised 29 Aug 2023 Accepted 05 Sep 2023
DOI: https://doi.org/10.5934/kjhe.2023.32.5.695

파울로 솔레리의 아르콜로지 개념에 기반한 아르코산티(Arcosanti) 공간계획 특성 분석

김미경*
충북대학교 주거환경학과 교수
Spatial Planning Characteristics of Arcosanti Based on the Arcology Concept of Paolo Soleri
Kim, Mikyung*
Department of Housing and Interior Design, Chungbuk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Kim, Mikyung Tel:+82-43-261-3616, Fax:+82-43-276-7166 E-mail: mkmkkim@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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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analyze the spatial planning characteristics of Arcosanti based on the Arcology concept of Paolo Soleri, who is generally known as an ecological architect and a futurist. A research document and field survey method were used to analyze Soleri's architectural achievement and classification of his Arcosanti project. The main results of this study were as follows. First, the characteristic of the architectural form shown in Arcosanti was the application of the ‘apse’ and the ‘tower’ type. It was found that the ‘apse’ type could increase the affinity between users and the surrounding natural environment to avoid hot sunlight and create a semi-open space. The ‘tower’ type was identified as a form with excellent accessibility and efficiency by combining various functions in a multistory building. Second, various passive design techniques were applied to the main spaces of Arcosanti. The building plan, considering the angle of the sun, side windows, skylights, patio plans, and greenhouse plans, was used to control indoor temperature. Third, during the construction process of Arcosanti since 1970, users were allowed to participate in various programs and community activation was supported. The results of this study can be used as a basis for the planning directions of sustainable residential construction in suburbs and rural areas in South Korea, considering various environmental problems.

Keywords:

Paolo Soleri, Arcology, Arcosanti, Ecological architecture

키워드:

파울로 솔레리, 아르콜로지, 아르코산티, 생태건축

Ⅰ.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기후위기 도래에 따른 친환경 사회로의 전환이 전 세계적 이슈인 가운데, 현대사회의 도시에서는 과밀, 공동체 의식 파괴, 고령화 및 독거화 등의 문제와 농촌에서는 생활기능과 생산기능의 악화에 따른 정주성 상실 등의 문제점이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생태 도시, 친환경 건축, 도시 근교의 농촌 개발과 전원 생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였다.

이러한 배경에서 파울로 솔레리(Paolo Soleri, 1919~2013, 이하 솔레리라 함)는 미래주거의 대안으로서 건축과 환경, 거주자가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환경친화적이고 효율적인 생태도시와 마을을 구상하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건축가이다. 솔레리는 건축가, 예술가, 철학가, 미래론자로서 건축과 도시에 생태학적으로 큰 영향을 주었는데, 새로운 도시의 정주지를 조성하기 위해 아르콜로지(Arcology) 개념을 정립하였다. 이러한 개념에는 도시 문제가 도시 내에서 해결되어야 한다는 지속가능성이 반영되었으나, 거대 스케일(mega-scale)과 유토피아적인 특성으로 인해 도발적이고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황보봉, 2013).

그러나 2013년 솔레리의 사망 이후, 전세계적으로 극심해진 환경 문제로 인해 미래 주거지 계획의 방향 설정을 위한 개념으로서 아르콜로지 개념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타임지(Time), 뉴스위크지(Newsweek), 팝퓰러 사이언스(Popular Science) 등의 뉴스 주간지에서는 솔레리를 세계적인 유명 건축가로 언급하며, 다시 주목하였다(Vanesian, 2013).

솔레리의 아르콜로지 개념을 반영하여 1970년부터 미국 아리조나 주 사막에 건설 중인 아르코산티(Arcosanti)는 대략 인구 5천 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집약된 도시 모델로, 단지 내 도보 이동,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냉난방, 도시 내 공동체 조성 등 도시, 건축, 거주자의 생활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도록 계획된 우수 사례로 알려져 있다. 아르콜로지 개념은 솔레리의 롤 모델이었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F. L. Wright, 1867~1959, 이하 라이트라 함)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1) 그러나 솔레리가 보여준 생태학적 관심, 정주지 통합을 위한 주거지 밀집, 반 소비지향적 경향, 도시에 미치는 환경의 부하 최소화 제안 등(Soleri, 1993)은 도시 내 차량을 이용한 통행 및 자원개발, 교외 지역의 거주지 개발을 추구하였던 라이트의 계획개념과는 다르게 발전하였다.

솔레리가 미국 아리조나 주의 건조하고 사막화된 환경에 아르코산티를 건설한 이유는 미래사회에 인류가 처할 수 있는 극한의 상황을 설정하고, 여기에 생태도시 개념을 적용하여 ‘성장하는 미래도시의 실험실’ 역할을 시도한 것에 기인한다. 아르코산티에 대한 사례연구는 생태와 건축의 상호교류 개념을 적용하여,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하고, 미래의 환경 변화에 적응하도록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오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러한 베경에서 본 연구의 목적은 솔레리의 건축사적 업적을 재조명하고, 그의 주요 건축 계획개념인 아르콜로지의 특성을 파악하며, 이 개념을 적용한 아르코산티의 주요 공간에 대한 계획특성 분석을 통해 국내 적용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기후변화 시대에 국내 도시 근교나 농촌 지역의 지속가능한 주거지 계획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2. 연구방법 및 내용

본 연구는 솔레리의 건축사적 업적 및 아르콜로지의 개념과 특성, 그리고 아르콜로지 개념이 적용된 아르코산티의 주요 공간에 대한 계획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연구방법은 문헌연구2)를 중심으로 하였고, 본 연구자가 2016년 8월 8일부터 8월 9일까지 미국 아리조나 주에 위치한 아르코산티를 직접 방문하여 실시한 현장답사, 시설관리자 심층면담 등 현장조사 내용을 추가자료로 보완하였다. 주요 연구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솔레리의 건축배경으로서 시대적 배경, 건축적 배경을 파악한다.

둘째, 솔레리의 주요 건축 계획개념인 아르콜로지의 개념과 특성을 파악한다.

셋째, 솔레리의 아르콜로지 개념을 실현한 아르코산티의 주요 공간에 대한 계획특성을 파악하고, 국내 적용을 위한 계획적 측면의 시사점을 도출한다.


Ⅱ. 솔레리 건축의 배경

1. 시대적 배경

산업혁명 이후 대도시가 직면한 인구과밀과 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하여 로버트 오웬의 협동마을(1817), 찰스 푸리에의 팔랑스테르(1829), 르 꼬르뷔제의 300만을 위한 도시(1922)와 같은 이상도시계획이 대두되었다(김미경·박영순, 1999). 솔레리가 활동하던 1950년대는 대도시로의 인구유입 현상으로 인해 주택 부족, 비위생적인 주거환경 등주거문제에 대한 논의가 지속된 시기였다.

이 시기 미국에서는 도시와 인접하지만 농촌의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는 대형 단독주택 형태의 일명 ‘아메리칸 드림 주택’이 성행하였는데, 이는 목가적이지만 자동차와 같은 이동 교통수단이 있어야만 주생활이 유지되는 비생산적이면서 사치스러운 것으로 인식되었다. 미국의 근교화는 도시와 주택소유에 대한 집념, 개인주의와 핵가족주의, 프라이버시와 고립성, 독립성의 가치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이러한 소비지향적인 도시환경에 인접한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거주한 솔레리는 현대 도시가 자연환경으로부터 인간을 격리시킴으로써 사회적 고립과 생태적 파괴를 일으킨다고 주장하였고, 특히 교외지역이 그와 같은 격리현상을 조장한다고 믿었다(Soleri, 1993).

이러한 배경에서 솔레리는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외에 집합주거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탈도심화는 도시문제를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차량이용, 연료소비, 도로계획 및 유지보수 등의 문제를 도시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고도로 복합적이면서 기능이 응축된 도시를 구현하고, 도시의 소형화를 기반으로 에너지, 자원, 토지이용을 최소화하면서 폐기물과 환경오염을 줄이며, 동시에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도시 프로젝트를 고안하기 시작하였다.

2. 작가의 성장 및 건축적 배경

솔레리는 1919년 6월 21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출생하여 2012년 4월 9일에 93세의 나이로 작고하였으며, 20세기의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이상도시를 계획하고 그 개념을 정립한 유토피아적 건축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프랑스 그레노블의 산업예술학교에서 공부하고, 1941년부터 1946년에 토리노 폴리테크니코에서 최우수 성적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생시절에는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생태, 자연, 우주의 본질적인 법칙들을 발견해야 한다는 사상과 20세기 초 발생한 두 번의 세계대전 으로 변화된 로마 가톨릭의 종교적 영향을 받았다. 솔레리는 프랑스 예수회 신학자인 테이야르 드 샤르댕(Pierre Teilhard de Chardin, 1881~1955)의 책을 접하면서 인간의 삶이 복잡화 과정을 거쳐 진화해 간다는 사유를 도시 계획에 적용하였다(박규현, 2015; 황보봉, 2013).

박사학위를 받은 후인 1947년에 솔레리는 미국 아리조나 주로 이주하여 라이트에게 도제수업을 받았는데, 흙과 실트(silt)로 다양한 형태와 장식을 구축하는 콘크리트 작업 기술을 습득하여 향후 아르콜로지의 건축방식에 적용하였다. 또한, 라이트의 자연환경과 인공환경을 혼합한 장소로서의 건축에 대한 유기적 철학은 솔레리가 유기체적인 건축을 구체화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1949년에는 돔 주택(Dome House)을 의뢰했던 건축주의 딸인 콜리(Colly)와 결혼하였고, 다양한 경험을 위해 도자기에 대해 배우기 시작하였다. 도기 성형을 배우는 동안 비트리(Vietri)의 솔리메네(Solimene) 공방의 설계를 의뢰받았는데, 1951년부터 약 2년간 진행된 비트리 프로젝트는 그가 건축가로 재기하는 기반이 되었다[그림 1]. 그는 이 프로젝트에서 제조 및 생산주기를 고려하여 5층으로 설계하고 중앙홀에 자연채광과 빗물저장 공간을 계획하여 자원순환과 소비를 줄이는 건축계획을 적용하였다(Cardellicchio, 2017).

[그림 1]

솔리메네 공방, 1952출처: Madsen(2013)

이후 솔레리는 피닉스 지역으로 이주하여 흙, 모래, 실트 등의 재료로 틀을 만들어 도기나 종을 만드는 주조기술을 습득하였고, 이것은 향후 그의 건축에서 콘크리트 성형방식, 안료나 플라스틱을 적용한 다양한 질감 개발에 영향을 주었다. 그가 코산티(Cosanti)에 처음으로 건축한 흙집인 어스 하우스(Earth House, [그림 2])는 대학생, 지역주민들과 함께 진행하며 공동체 마을로 인식되는 계기가 되었는데(Soleri, 2001b; Grierson, 2003), 훗날 아르코산티 건설의 기반이 되었다.

[그림 2]

어스 하우스, 1959출처: Madsen(2013)

솔레리는 1962년에 자신의 철학과 건축개념을 학생, 건축가, 도시계획가, 일반 대중에게 교육하는 비영리 기관인 코산티3) 재단을 설립하였고, 1965년에는 생태학 개념에 대한 연구 진행을 위해 이 재단을 아리조나 주에 법인으로 등록하였다(Soleri, 2001b; Soleri, 2012). 코산티 재단을 통해 럿거스(Rutgers) 대학과 구겐하임 재단에서 지원을 받아 환경과 인간의 복지 및 3차원 도시설계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였고, 그 결과로 1960년대 말에 아르콜로지에 대한 연구 저서인 ‘아르콜로지: 인간의 형상 속 도시(Arcology: the city in the image of Man)’를 출간한 이후, ‘아르콜로지를 향하여-진행 중인 작업’을 주제로 미국 30개 대학에서 전시회와 강연을 하였다(Grierson, 2003). 1963년에는 미국 건축가협회로부터 올해의 장인상을 수여받았으며, 2000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건축과 미술에 일생을 헌신한 공로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Ⅲ. 아르콜로지의 개념과 특성

1. 아르콜로지의 개념

솔레리는 도시화로 인한 편리한 생활, 교통 및 통신의 발달과 같은 이점과 함께 인구증가, 오염, 에너지 및 천연자원 고갈, 식량부족, 삶의 질 등 환경과 사회 문제들을 지적하였다. 또한, 토지, 에너지, 시간, 인적 자원을 낭비하는 도시의 무질서한 확장성에 반대하며, 건축과 생태학 분야에서 현대 도시의 균형 있는 관계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Grierson, 2003). 솔레리는 이러한 도시의 문제점을 도시 내에서 해결하기 위하여 1940년대에 건축(architecture)과 생태(ecology)를 통합하여 지구의 생태계와 동행하는 건축을 의미하는 아르콜로지(Arcology) 개념을 정립하였다.

이 과정에서 솔레리는 샤르댕의 진화론적 철학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도시를 물질의 집합이 아닌 하나의 우주적 정신체로 보고, “우리는 신 앞에 선 아이들이 아니라 신성의 주인이다. 따라서 이 물질적 우주를 신성한 우주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Soleri, 1993)라고 언급하였다. 그는 도시가 생태계처럼 복잡화되고 축소된 유기체적 구조를 형성하기 위해 사회적·정신적·문화적 진화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아르콜로지의 핵심개념은 거대 도시나 교외 개발과 같이 수평적, 수직적 확장뿐만 아니라 생태계 시스템처럼 복잡한 상호연결 형태로 도시가 유기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이다. 또한, 인간이 다른 생물체와 다르게 소형화, 복잡화될 수 있어 진화하였고, 기술의 발전을 통해 자원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소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았으며, 이 과정에서 지속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CMD(Complexity-Miniaturization-Duration)’ 개념을 제시하였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복잡성(Complexification)

솔레리의 사상과 건축적 배경의 주요 개념인 아르콜로지의 특성의 하나로 복잡성을 들 수 있다. 그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샤르댕의 책에서 영향을 받았는데, 이 책에서는 인간의 삶은 복잡화 과정을 거쳐 진화되며, 소형화로 인해 전체 시스템의 복잡성 정도가 높아질수록 인간의 상호 교류가 더욱 활발해진다고 하였다.

2) 소형화(Miniaturation)

솔레리는 인간 또는 도시에 필요한 필수요소로 소형화를 제시하였다. 인간의 소형화되고 복잡화된 뇌를 펼치듯이 계획된 것을 도시로 보았다. 만약 인간의 삶이 제한된 공간 내에서 이루어진다면 이 삶은 소형화될 필요성이 있고, 아르콜로지 역시 내부화, 소형화되어야 한다고 제시하였다. 특히, 도시의 규모와 수평적 확장을 축소시키는 개념은 화석연료 사용과 그 결과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줄여준다는 측면에서 중요하며(Soleri, 2001b), 미래 도시는 수평적이기보다 수직적으로 계획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3) 지속성(Duration)

솔레리는 라이트의 건축적 영향을 받았는데, 그들 모두 도시와 건축을 유기체로 이해하였다. 솔레리는 유기체가 발전할수록 내부의 복잡성은 커지면서 집약되고, 소형화 체계로 전이된다고 보았다. 도시 또한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 측면에서 복잡화되고 축소된 유기체적인 구조로 지속적인 진화를 하며, 이러한 유기체성을 도시효과(urban effect)로 설명하였다(박정은·윤재은·이지아, 2017). 시·공간 속의 에너지가 물질적 차원의 진화과정을 거쳐 정신으로 변하는 원리인 도시효과는 서서히 진전되는 내부화, 도시화 과정으로 귀결된다고 하였다(Soleri, 2001b).

솔레리는 모든 자연은 복잡성, 소형화, 지속성의 세 가지 원칙을 통해 진화해야만 지속가능하므로 인간의 정주지도 이에 순응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고 보았다(Grierson, 2003). 이를 통해 그는 도시 규모를 축소하되, 도시 기능을 집적한 효율적인 주거지 계획을 제안하였다.

종합하면, 아르콜로지는 자연, 건축, 그리고 정신적 실체가 하나로 응집된 개념으로, 공동체, 문화, 주거, 상업 등 인간 삶의 모든 양상을 포괄하는 도시와 당시 세계인구 증가에 따른 환경보전 측면을 중시하였다. 현대 도시가 인간을 자연으로부터 격리시킴으로써 사회적 고립과 생태계 파괴를 일으키므로 사회적, 문화적 대변화가 필요하며, 토지, 에너지, 자원의 보호를 강조한 개념으로 정리할 수 있다.

2. 아르콜로지의 건축계획적 특성

1) 유기체적 형태

솔레리의 건축에 적용된 아르콜로지 개념은 행태적 측면에서 타워(tower)형태와 앱스(apse)형태4)로 파악되었다. 타워형태는 남성의 남근을 상징하는 것으로 평평한 도시를 수직적으로 고층화하여 밀도를 높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도시생활과 농촌환경을 함께 누릴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주거공간, 공원, 문화공간, 쇼핑센터 등을 단일건물 내에 복합화하는데, 대표적으로 하이퍼빌딩, 바벨ⅡB, 바벨ⅡD 등의 계획안(Soleri, 1970)을 들 수 있다([그림 3]~[그림 5]).

[그림 3]

하이퍼빌딩출처: Mayne(2009), Madsen(2013)

[그림 4]

바벨ⅡB출처: Mayne(2009), Madsen(2013)

[그림 5]

바벨ⅡD출처: Mayne(2009), Madsen(2013)

앱스형태는 여성의 자궁을 상징하는 것으로 반원형 구조로 태양열 활용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형태이다. 여름에는 앱스 내에 그늘이 생겨 냉방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고, 겨울에는 태양열을 받아들여 난방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개방된 형태는 많은 사람들을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하여 거주자들의 커뮤니티를 증진시킬 수 있다.

솔레리는 이 두 형태를 결합하여 타워와 앱스 사이에 외부도 내부도 아닌 공간, 온도와 바람, 빛 등이 조절되는 공간을 형성하였는데(성인수, 1997), 이러한 특성은 대표적으로 아크빌리지Ⅰ, 아르코산티 계획안(Soleri, 1973) 등에서 파악할 수 있다([그림 6], [그림 7])

[그림 6]

아크빌리지 I출처: Soleri(1973)

[그림 7]

아르코산티출처: Soleri(1973)

2) 기후에 따른 패시브 디자인(passive design)

솔레리는 아르콜로지 개념을 기반으로 거주자들이 자연과 밀접한 교감을 할 수 있는 농촌 경관을 조성하고, 기후와 지형을 고려한 건물 형태 및 배치를 통해 지역적 특성을 활성화시키며, 실내 녹지공간 조성을 통해 생태학적 관점이 건축계획을 제시하였다. 아르콜로지가 적용된 복합화 공간에서는 주거, 학습, 노동, 여가를 위한 활동공간을 도보로 이동하며,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고 절약하는 생활을 하게 된다. 특히, 솔레리는 외부 에너지원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태양에너지 사용을 극대화하도록 큰 창이나 온실을 설계하여 일 년 내내 온화하고 경작이 가능하며, 많은 양의 물을 절약하는 것이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는 방안이라고 보았다.

3) 사용자 참여와 공동체 활성화

솔레리는 도시의 복잡성을 통해 기능의 상호전환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 건설단계부터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함으로써 공동체 의식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Grierson, 2003). 병원, 진료소는 도보거리에 있어 접근이 용이하고,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은 병실을 이동하는 것처럼 주택들을 이동하면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저렴한 비용으로 편리하고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하였다. ‘아르콜로지의 삶’이란,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다양한 세대들을 고려하고 연계시켜주는 것으로 현대사회의 노인 소외현상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았다(Soleri, 1973).

솔레리는 1970년에 타워 및 앱스의 형태적 특성, 친환경적 패시브디자인, 사용자 참여디자인과 공동체 활성화 등 아르콜로지의 건축계획적 특성을 적용하여 3차원 도시인 아르코산티(Arcosanti) 건설을 시작하였다. 기존 계획안과 달리 변화되어 실제 아르콜로지의 효과를 검증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고, 5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완성되지 못하였지만, 아르코산티는 그의 작품 중 유일하게 아르콜로지 개념을 적용하여 현실화된 사례로 중요한 의의가 있다(황보봉, 2013). 솔레리의 아르콜로지 계획개념을 정리하면 <표 1>과 같다.

아르콜로지의 개념과 계획특성


Ⅳ. 아르코산티의 계획특성 분석

1. 아르코산티 개요

솔레리는 아르콜로지의 계획개념을 물리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1970년부터 아르코산티(Arcosanti: Arcology+Cosanti)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아르코산티는 미국 아리조나 주 파라다이스 밸리의 사막지대에 위치하며, 이러한 입지 특성을 통해 아르코산티 내에서 도시생활을 누리고, 외부에서는 시골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Soleri, 2001a; 2001b). 최종적으로는 5천 명을 수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지만, 현재는 이 중 10%를 수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다([그림 8], [그림 9]). 약 16,430㎡의 전체 부지중 도시로 이용될 면적은 약 101㎡(0.006%)이며, 도시 거주자들에게 근거리의 자연환경과 동시에 교육의 장으로 5주간의 워크숍 프로그램이 제공되었다(김영수, 2010).

[그림 8]

아르코산티 부지출처: 저자 촬영

[그림 9]

아르코산티 단면투시도출처: 김영수(2010)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약 7천 명의 자원봉사자가 건설에 참여했으며, 그 중 일부는 거주자가 되어 현재 대략 70~80명이 거주하고 있다. 현재까지 주거공간뿐만 아니라 게스트하우스, 원형극장, 사무실, 스튜디오단지, 음악센터, 실험실 등으로 구성된 아르코산티는 휴식, 교육, 건설 등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도시 실험실로서 솔레리의 이론에 대한 교육과 건축 및 기획, 기록 보관소, 시설 유지보수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다<표 2>. 이러한 점에서 아르코산티는 건축에 직접 참여, 거주 체험, 워크숍 참여 등으로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모으려 했던 솔레리의 의도가 잘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도시를 소형화함으로써 토지, 에너지, 자원을 효과적으로 절약하며, 기후조절, 식량생산, 수질정화 등을 포함하는 자원의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아르콜로지 개념과 특성이 잘 반영되어 있다.

아르코산티 개요

미래의 아르코산티 계획은 ‘아르코산티 크리티컬 매스(Arcosanti Critical Mass)’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그림 10]). 이 프로젝트는 아르코산티 5000 마스터 플랜에서 계획된 인구 5천 명을 위한 도시계획의 중간단계로, 인구 5백 명의 공동체를 위한 다양한 공간을 제공하도록 상대적으로 작은 스케일로 계획되었다. 주요 시설로는 동쪽과 서쪽의 크레센트 컴플렉스(East and West Crescent Complexes), 테일라드 샤르뎅 컴플렉스(Teilhard de Chardin Complex), 피자 피아자(Pizza Piazza), 라로지아(La Loggia) 그리고 에너지 애이프론(Energy Apron)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김영수, 2010).

[그림 10]

아르코산티 크리티컬 매스출처: 김영수(2010)

2. 아르코산티의 주요 공간 계획특성

아르코산티에 완공된 11개 주요 구조물을 특성에 따라 그룹핑하면 주거공간, 문화공간, 복합공간 등 크게 3개 공간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었으며, 주요 공간계획 특성을 파악하면 다음과 같다.

1) 주거공간

아르코산티의 주거공간은 단기 및 장기 거주를 위한 공간으로 게스트하우스와 동쪽·서쪽 주택으로 구성되어 있다. 게스트하우스는 세미나 참석자와 방문객을 위해 12개의 객실로 이루어진 숙박공간으로, 일부 객실에서 인접한 객실과 욕실을 공유하여 공간, 물, 전기 등의 자원을 절감하도록 계획되었다. 아르코산티 거주자를 위한 동쪽·서쪽 주택은 개인공간과 대형 거실 및 주방, 파티오의 공용공간으로 구성되어 거주자들 간의 프라이버시 확보 및 커뮤니티 형성이 가능하다. 특히, 파티오는 자연환경을 통해 실내와 실외를 연결하는 매개체로 태양열 유입을 통한 연료소비 절감이 가능하도록 계획되었다.

2) 문화공간

아르코산티의 문화공간은 축제, 콘서트, 교육 등 문화예술체험을 위한 공간으로 태양 빛을 막기 위해 둥근 콘크리트 패널로 계획되었고, 아치천장, 음악센터, 원형극장, 파운더리 앱스, 세라믹 앱스의 5개 구조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아치천장은 사막의 기후를 고려하여 그늘 형성이 가능한 아치형태의 구조물로, 내외부가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어 주변 환경과의 친화를 도모하였으며, 대규모 프로젝트, 공연, 축제, 회의 등을 통해 거주자와 방문객들의 커뮤니티 형성이 가능하도록 계획되었다. 음악센터는 높은 지형을 활용하여 계획된 천창을 통해 사막의 하늘, 빛, 소리 등 자연을 즐길 수 있고, 흙으로 둘러쌓인 공간에서 지열을 통해 일 년 내내 온화한 실내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다.

원형극장은 전체적으로 앱스형태가 적용되었으며, 공연, 회의, 주조체험, 윈드벨 및 타일 제작, 건설 프로젝트 진행 등의 목적에 따라 사용된다. 앱스형태의 개방된 반원형 공간은 주변 환경과의 교감이 용이하고, 태양의 각도 변화를 이용하여 그늘을 형성하며, 5백 명 정도의 인원수용으로 커뮤니티 형성이 가능하도록 계획되었다. 문화공간의 대부분은 앱스형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사막 지역의 직사광선을 피하기 위한 그늘 조성에 매우 효율적인 형태이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작은 스케일로 공간을 계획하여 사용자들의 공간적 체험과 통합이 용이하도록 하고, 천창을 통해 자연을 접하고 지열 사용으로 냉난방 에너지의 절감을 추구하도록 계획되었다.

3) 복합공간

아르코산티의 복합공간은 주거, 업무, 문화활동 등의 기능을 단일건물 내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계획되었으며, 솔레리 설계 사무실, 크래프트 3, 이스트 크레센트, 실험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솔레리 설계 사무실은 사무실 이외에 주택, 설계 및 그래픽 스튜디오로 구성되어 있는 타워형태의 구조물로, 주거와 업무 공간은 도보로 이동가능하여 시간절약이 가능하도록 계획되었다. 이 구조물은 태양각을 기준으로 외벽 두께를 달리하였고, 온실을 통한 실내 온습도 조절, 전기 및 물 절약, 식량생산, 자연냉난방 등이 가능하다. 또한, 방문객 센터, 주택, 베이커리, 갤러리 등으로 구성된 크래프트 3과 스튜디오, 공동주택, 기숙사, 솔레리 자료실, 게스트룸, 원형광장으로 구성된 이스트 크레센트는 다층의 타워형 구조물로 거주자들과 방문객들은 도보로 이동하며 일상 및 문화생활, 아르코산티 관광을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차량이용아 감소되며, 측창과 천창은 태양에너지를 유입시켜 겨울철 난방사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하였다. 세미나와 교육을 진행하는 외부 원형광장과 공동주택의 공용거실 및 주방은 커뮤니티 형성을 가능하게 하고, 원형광장은 구조물과 자연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활용되었다. 실험실은 공구, 장비, 배관부품 등 아르코산티 건설을 위한 자재를 보관하며, 목공샵, 페인트샵, 용접샵 등을 갖춘 복합용도의 구조물은 대형 유리 채광창을 통한 태양광 유입으로 겨울철 난방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도록 계획되었다.

아르코산티 공간별 계획특성

이상 살펴본 공간에는 대부분 타워형 형태가 적용되었으며, 단일건물 내에서 주거, 업무, 문화 등 각종 도시생활을 복합화하고 도보 이동이 용이하도록 계획되었다. 또한, 원형광장 계획과 지역 여건을 고려하여 외벽두께를 산정하고, 자원소비를 최소화하면서 식량생산 가능한 온실, 태양열 유입을 위한 측창과 천창 계획,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공간 계획 등 친환경 패시브디자인 적용, 공동체 활성화를 추구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현대사회 도시의 문제점을 도시 내에서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던 솔레리의 아르콜로지 개념에 기반한 아르코산티의 주요 공간에 대한 계획특성을 정리하면 <표 4>와 같다.

아르콜로지 개념에 기반한 아르코산티의 주요 계획특성


Ⅴ. 결론 및 제언

1. 결과요약

본 연구는 파울로 솔레리의 아르콜로지 개념에 기반한 아르코산티의 주요 공간 계획특성을 파악하여 국내 적용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으며, 연구결과를 요약하고 결론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솔레리의 아르콜로지 개념에 기반한 아르코산티의 주요 계획특성을 살펴보면, 먼저 형태적 측면에서는 앱스형과 타워형의 유기체적 형태를 적용하였음을 파악할 수 있었다. 앱스형은 뜨거운 햇빛을 피할 수 있도록 실내공간에 그늘을 제공하고, 반개방적 공간을 조성하여 공간 사용자와 주변 자연환경과의 친화도를 높일 수 있으며, 소규모 스케일의 공간 계획을 통해 다양한 체험과 교류가 가능한 다이나믹한 공간을 계획하는데 적절한 형태임을 알 수 있었다. 타워형은 다층의 단일건물 내에 주거공간, 업무공간, 문화공간 등 각종 기능을 복합화하여 도보 이동을 통해 사용자의 공간 접근성과 시간이용의 효율성이 가능한 형태로 파악되었다.

둘째, 아르코산티의 주요 공간에는 다양한 패시브디자인이 적용되었는데, 태양각 및 지역기후를 고려한 건축형태, 태양열 유입과 내외부 연계를 위한 측창, 천창, 파티오가 다양하게 적용되었다. 특히, 온실을 통한 실내 온습도 조절, 전기와 물 절약, 자원소비를 최소화하면서 식량생산까지 가능하고, 지하공간 계획에 의한 지열을 활용하여 온화한 실내온도를 유지하며, 공용욕실과 같은 공용공간을 계획하여 설비와 물 자원 절감 등 다양한 패시브디자인 기법이 적용된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셋째, 아르코산티는 1970년 이래 사용자 참여 디자인과 공동체 활성화 측면에서 다양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아르코산티 건설에 사용자 참여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 과 건설자재, 페인트샵, 용접샵 등을 운영하여 참여자들이 쉽게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하였다. 개인 프라이버시를 고려하는 동시에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킨 점은 아르코산티의 건축계획적 측면과 함께 주요 특성으로 파악되었다.

2. 국내 적용을 위한 시사점

이상의 연구결과를 통해 국내적용을 위한 시사점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솔레리는 도시의 무질서한 확장과 환경오염, 에너지 낭비, 공동체 파괴에 반대하며 새로운 주거의 대안으로서 아르콜로지 개념을 정립하였다. 이는 농촌의 3차원 도시를 통해 에너지 및 자원 절약과 순환, 주변 자연환경 이용, 지역사회와의 친화, 조경요소 도입, 거주자의 커뮤니티 형성 등 생태건축이 추구하는 목표가 대부분 적용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개념은 미국의 수평적으로 넓게 퍼져있는 도시들이 지니는 비효율성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되어, 도시 밀도가 높은 동아시아의 도시는 다른 개념이 필요하다는 논의도 제기되고 있으나, 국내의 좁은 국토면적과 수도권의 높은 인구밀도, 기후위기와 자원고갈 등의 환경문제를 고려한다면 아르콜로지 개념을 적용한 도시근교나 농촌지역의 지속가능한 주거지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최근 여름철 지속되는 극한 폭염에 대비하여 앱스형과 아치형 등을 적절히 활용하면 여름철 태양을 피해 그늘을 형성하며, 반개방형 옥외공간과 파티오 등의 공간을 소규모로 계획하면 다양한 커뮤니티 공간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더불어 주거와 업무공간 계획 시 타워형으로 공간을 집적시킴으로써 사용자의 도보 이동이 가능하도록 계획하고, 태양각 및 지역 기후를 고려한 건축형태, 태양열 유입과 내·외부 연계를 위한 측창, 천창, 파티오, 온실 계획, 신재생 에너지 활용 등 기후에 따른 패시브디자인 기법의 활용을 적절히 고려한다.

셋째, 아르코산티는 건설과정부터 워크숍, 교육, 축제 등을 통하여 다양한 인종과 연령층이 교류하면서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고, 그 중 일부는 아르코산티의 거주자가 된 것으로 파악되었는데, 이들은 솔레리의 이론을 탐구한다는 목적에서 지속적인 커뮤니티 유지가 가능함을 알 수 있었다. 고령화 및 독거화가 심화되고 있는 국내 농촌 지역에 농업교육 및 문화체험을 활성화하여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장기적으로 청·장년층의 정착을 유도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농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솔레리는 교외나 농촌 지역에 3차원의 도시를 조성하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며 거주자들의 생활 전반을 도시 내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개념에는 도시 문제가 도시 내에서 해결되어야 한다는 지속가능성이 반영되었지만, 거대 스케일과 유토피아적인 특성으로 인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한, 아르코산티의 미래 계획은 5천 명의 인구를 수용하는 것이었지만 현재는 대략 80명 정도의 인원이 거주하는 등 당초 계획보다는 상대적으로 작은 스케일로 계획되어 아르콜로지의 개념이 실현되었다고 보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아르콜로지의 철학적 개념은 도시근교나 농촌의 거주자 특성, 대지규모, 기후, 지역향토문화 등 지역 여건에 따라 다양한 논의를 통해 변형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는 파울로 솔레리에 대한 국내외 문헌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영상 자료와 현장조사 내용을 보조적으로 활용하였으나, 아르코산티 내 각 공간을 심도있게 분석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었다. 향후 연구에서는 아르코산티의 각 공간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특성을 보다 면밀하게 분석하고, 전문가 자문을 통한 국내 적용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본 연구결과가 오늘날 기후 위기에 따른 극심한 환경 문제, 인구 급감에 따른 공동체 파괴 문제 등 한국의 도시근교와 농촌의 주거지 계획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충북대학교 국립대학육성사업(2022)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음

Notes
1) 솔레리는 1947년 탈리어센 웨스트(Taliesin West)에 있는 라이트의 사무실에서 견습 생활을 시작하였고, 이 때 라이트의 영향을 받아 도시 생활에 대한 생태학적 관심을 보였으며, 유기적으로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수직도시 계획을 제안하게 되었다(Cardellicchio, 2017).
2) 본 연구의 분석과정에서 활용된 문헌은 본 연구자가 2016년 8월 8일부터 8월 9일까지 2일간 미국 아리조나 주에 위치한 아르코산티를 직접 방문하였을 당시 수집한 솔레리의 저서들(Soleri, 1973, 1993, 2001a, 2012)과 영상자료(Mayne, 2009; Madsen, 2013), 국내 번역서(Soleri, 2001b)를 포함한다.
3) 사물을 의미하는 ‘cosa’와 대항을 의미하는 ‘anti’의 합성어로 우리 사회의 과다 소비에 대한 비판으로 반물질주의를 나타내는 개념이다(The Cosanti Foundation. 2023).
4) 앱스(apse)는 하나의 건물이나 방에 부속된 반원 또는 반원에 가까운 다각형 모양의 내부공간으로 선행연구들에서는 엑세드라(exedra)라고 사용되기도 하였다.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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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그림 1]
솔리메네 공방, 1952출처: Madsen(2013)

[그림 2]

[그림 2]
어스 하우스, 1959출처: Madsen(2013)

[그림 3]

[그림 3]
하이퍼빌딩출처: Mayne(2009), Madsen(2013)

[그림 4]

[그림 4]
바벨ⅡB출처: Mayne(2009), Madsen(2013)

[그림 5]

[그림 5]
바벨ⅡD출처: Mayne(2009), Madsen(2013)

[그림 6]

[그림 6]
아크빌리지 I출처: Soleri(1973)

[그림 7]

[그림 7]
아르코산티출처: Soleri(1973)

[그림 8]

[그림 8]
아르코산티 부지출처: 저자 촬영

[그림 9]

[그림 9]
아르코산티 단면투시도출처: 김영수(2010)

[그림 10]

[그림 10]
아르코산티 크리티컬 매스출처: 김영수(2010)

<표 1>

아르콜로지의 개념과 계획특성

아르콜로지의 개념
복잡성(Complexification) 소형화(Miniaturation) 지속성(Duration)
아르콜로지의 계획특성
① 유기체적 형태 -도시의 수직적 고층화, 밀도를 높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
-도시와 농촌 생활 공유
-단일건물 내 주거공간, 공원, 공공문화공간, 작업공간 등 복합화
-반원형 구조의 건물 형태.
-태양열을 활용한 온도, 빛 등 조절
-반개방된 형태로 거주자와 방문객들의 커뮤니티 형성
② 기후에 따른 패시브 디자인 -농촌경관을 통해 거주자들이 자연과 밀접한 교감 형성
-지역의 기후 및 지형을 고려하여 건물 형태 결정
-실내 녹지공간 조성
-3차원의 복합적인 공간계획을 통한 물질적, 시간적 낭비 감소
-태양에너지 유입을 위한 큰 창과 온실로 외부 에너지원 의존도 감소
③ 사용자 참여와 공동체 활성화 -건설단계부터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로 새로운 커뮤니티 형성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의료서비스에 소외되지 않도록 포함

<표 2>

아르코산티 개요

구분 내용
출처: The Cosanti Foundation(2023)
착공 1970년 인구(계획) 80여명(5,000명)
위치 미국 애리조나 주 파라다이스 밸리
면적 28,000㎡ 높이 50m
주요 공간 - 주거공간
게스트하우스 (guest houses)
동/서쪽 주택 (east & west housing)
- 문화공간
원형극장 (amphitheater), 음악센터(music center),
아치천장(vaults), 파운더리 앱스 (foundry apse),
세라믹 앱스 (ceramics apse)
- 복합공간
S.O.D (사무실, 주택, 스튜디오 등), 실험실 (lab),
크래프트 3 (crafts 3), 동쪽 크레센트 (east crescent)
주요 프로그램 - 휴식
- 교육
- 공연
- 축제
- 건설
- 공예창작

<표 3>

아르코산티 공간별 계획특성

공간 사진 계획특성
주거공간 ① 게스트하우스
(guest houses)
- 세미나 참석자 및 방문객을 수용하기 위한 12개의 객실로 구성
- 객실 중 일부는 자원절감욕실을 인접한 객실, 욕실 공유
② 동쪽과 서쪽 주택
(east & west housing)
- 아르코산티 거주자의 개인공간과 거실, 주방, 파티오 등의 공용공간으로 거주자들의 프라이버시 및 커뮤니티 공간 제공
- 남쪽의 파티오를 통해 자연환경 유입, 실내외 연속성
- 태양열 유입을 통한 에너지 절약
문화공간 ③ 아치천장
(vaults)
- 아치형태의 구조물로 지역 기후를 고려하여 그늘형성.
- 구조물 내외부의 연계로 주변 자연환경과 교감
- 대규모 프로젝트, 공연, 축제, 회의 등을 위한 대규모 인원수용
- 거주자 및 방문객들의 커뮤니티 형성
④ 음악센터
(music center)
- 천창으로 사막의 전망, 하늘, 빛, 소리 등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
- 지상 아래에 건축되어 지열을 통해 일 년 내내 온화한 실내온도 유지
⑤ 원형극장
(amphitheater)
- 앱스 형태
- 지역 기후 고려, 사막 태양을 피할 수 있는 그늘 형성
- 구조물 내외부 연계로 주변 자연환경과 교감
- 공연, 회의, 건설 프로젝트 등을 위해 5백 명을 수용할 수 있어 거주자 및 방문객들의 커뮤니티 형성
⑥ 파운더리 앱스
(foundry apse)
- 앱스 형태
- 여름철 사막 태양을 피할 수 있도록 패브릭 덮개 사용
- 구조물 내외부의 연계로 주변 자연환경과 교감
- 주조체험 등 교육 및 체험을 통해 커뮤니티 형성
⑦ 세라믹 앱스
(ceramics apse)
- 태양각 및 기후 고려, 남향으로 배치된 앱스형태
- 태양의 각도변화를 이용한 겨울철 태양열 유입과 여름철 그늘 형성
- 구조물 내외부 연계를 통해 주변자연환경과 교감
- 윈드벨과 타일제작 등 교육, 커뮤니티 형성
복합공간 ⑧ 솔레리 설계 사무실
(S.O.D)
- 타워 형태의 단일 건물
- 사무실, 주택, 설계 스튜디오 단지 등
- 태양각을 기준으로 외벽의 두께 산정
- 온실을 통한 실내 온습도 조절, 전기 및 물 절약, 식량생산, 자연냉난방
⑨ 크래프트 3
(crafts 3)
- 4층 타워 형태
- 주거 및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방문객 센터, 주택, 카페, 베이커리, 갤러리 등으로 구성
- 도보 이동으로 시간 절약
- 측창과 천창을 통한 태양에너지 유입
⑩ 이스트 크레센트
(east crescent)
- 야외원형극장, 스튜디오, 공동주택, 기숙사, 솔레리 자료실, 공용거실 및 주방, 공용욕실 및 게스트 룸, 원형광장을 포함하는 3층구조물, 단일건물 내에서 주거, 일상생활, 전시 등 도시생활 가능
- 생활을 위한 공간을 도보로 이동, 시간 에너지 절약
- 구조물과 자연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의 원형광장
- 세미나, 교육 등 커뮤니티 형성
⑪ 실험실
(lab)
- 건설을 위한 공구, 장비, 배관부품 등 건설자재 보관, 목공샵, 페인트샵, 용접샵 등을 갖춘 복합용도 공간
- 대형 유리 채광창을 통해 겨울철 난방 에너지 절약

<표 4>

아르콜로지 개념에 기반한 아르코산티의 주요 계획특성

구분 주요 계획특성 참고 이미지
유기체적 형태 - 앱스(여성의 자궁 상징) 형태로 여름철 태양을 피하고 커뮤니티 형성
- 아치형태로 그늘 조성, 태양열 활용의 효과 지님
- 개방된 반원형 형태로 모임의 공간과 커뮤니티 형성
- 파티오(안마당) 계획을 통해 실내외 연속성 추구
- 원형극장, 대규모 인원을 수용한 커뮤니티 공간 등에 앱스 형태 활용
- 타워형태(남성의 남근 상징)의 단일 건물로, 수직적 고층화
- 수직적 타워형태는 밀도를 높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도시생활과 농촌환경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함
- 공원, 주거공간과 업무공간, 공공문화공간, 쇼핑센터 등에 활용 가능하며, 복합용도의 공간을 단일건물 내 계획하여 도보로 이동, 시간 절약과 편의성 제공
- 타워형 외관의 측창과 천창 활용한 태양에너지 유입
- 앱스형태와 타워형태의 결합으로 외부공간도 아니고 내부공간도 아닌 온도, 바람, 빛, 비가 조절되는 공간 계획
- 소규모 스케일의 공간에서 사용자들의 체험과 교류가 용이한 공간 계획
기후에 따른 패시브디자인 - 태양각 및 지역기후를 고려한 건축형태 계획(앱스형태)
- 태양열 유입과 내외부 연계를 위한 측창, 천창, 파티오 계획
- 태양각을 기준으로 외벽두께 산정
- 온실을 통한 실내 온습도 조절, 전기와 물 절약, 자원소비를 최소화하면서 식량생산, 자연냉난방 효과 추구
- 지상 아래의 지하공간 계획으로 지열을 통해 온화한 실내 온도 유지
- 설비, 물 등의 소비를 절감하기 위한 객실과 욕실 공유
사용자 참여와 공동체 활성화 - 아르코산티 건설에 사용자 참여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 운영
- 공구, 장비, 배관부품 등 건설자재, 페인트샵, 용접샵 등
- 세미나 참석자 및 방문객 수용가능한 객실, 욕실, 원형극장 등 개인프라이버시와 커뮤니티 고려
- 공용식당, 공용거실, 공용파티오 등을 통한 커뮤니티 형성
- 윈드벨과 타일 제작 등 교육 프로그램 진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