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어촌 청년의 생활여건 중요도-만족도 분석(IPA) :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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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is study analyzed the importance and satisfaction level regarding living conditions of rural youth in South Korea, using data from the 2023 Survey on Rural Well-being conducted by the Rural Development Administration. Results revealed that while rural youth placed higher importance on overall living conditions than their urban counterparts, their satisfaction levels were much lower in areas such as healthcare, welfare services, economic activities, and education, necessitating policy improvements. Conversely, factors such as environment, landscape, and community relations were perceived as less important. Based on these findings, this study proposed comprehensive inter-ministerial measures and, strategies to create jobs by linking regional resources with youth talent, improving educational conditions, and enhancing awareness of rural values among youth. By diagnosing importance-satisfaction levels using nationally representative data, this study provides directions for policy-makers to enhance the quality of life for rural youth.
Keywords:
Rural, Youth, Living condition, IPA, Survey on Rural Well-beingⅠ. 서론
우리 사회의 저출생 고령화가 사회적, 경제적 문제로 나타난 가운데 일부 농어촌지역은 도시로의 인구 유출, 인구 과소화의 영향으로 소멸 위기에 직면하였고, 2021년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근거하여 지정된 89곳의 인구 감소지역 중 84개가 농어촌지역인 것으로 나타나(행정안전부, 2021) 농어촌지역 인구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농촌 인구의 감소 중에서도 노동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농어촌 거주 청년 인구 비율 감소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1990년 농어촌 청년인구는 332만 1,753명으로 농어촌인구의 32.2%를 차지했으나 2020년에는 15.8%로 약 100만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통계청, 2020). 청년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와 더불어 농어촌에 거주하는 청년의 경우 지역에서의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45%로 도시 청년(49%)에 비해 낮았고(유은영, 박지숙, 2017), 농어촌에서 도시로 이주를 희망하는 비율 또한 19.8%로 모든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윤순덕 외, 2023). 농어촌 청년 인구의 감소는 노동력 부족을 넘어 삶의 질과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 부족 등의 현상(박주희, 2022)으로 나타난다. 교통불편, 소득·경제 활동 문제, 문화나 여가여건 부족 등에 대한 아쉬움 등의 이유로 농어촌에 불편을 느껴 이주하고 싶다는 농어촌 청년 비율이 약 73%(농정신문, 2019)에 달해 청년층의 인구 유출 문제 해결을 위하여 생활여건에 대한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농어촌 지역의 인구감소 문제와 더불어 농어촌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하여 정부는 2004년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이하, 「농어업인삶의질법」)을 제정함으로써 농어촌지역 복지 증진 및 농어촌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삶의 질 향상 위원회를 중심으로 범정부적 대책 마련을 시작하였다. 이 법을 근거로 2005년부터 5년마다 삶의 질 향상 기본계획이 실시되어 현재 제4차 삶의 질 향상 기본계획에 따라 농어촌의 복지, 교육, 기초 인프라 개선을 위한 사업 등 농어촌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들이 이루어져 왔다. 또한 삶의 질 향상 정책의 효과적 추진을 위하여 「농어업인삶의질법」 제8조에 따라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 농어촌 삶의 질 기본계획·시행계획, 농어촌 서비스기준이 연계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농어업인삶의질법」 제2조 기본이념에서는 농어촌과 도시지역 간 생활격차 해소와 농어촌 주민이 도시지역 주민과 균등한 생활을 하여, 농어촌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는 기틀 마련을 이념으로 하며 이를 위해, 농어촌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특히 농어촌 청년에 대한 연구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농어촌 청년이 경험한 농어촌 생활여건의 중요도와 만족도를 확인하고 도시에 거주하는 청년들과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있어 2023년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 원자료를 활용하여 10개 생활여건(보건의료, 복지서비스, 교육여건, 문화·여가여건, 기초생활기반, 안전, 환경·경관, 이웃과의 관계, 경제활동여건, 정보화여건)별 중요도-만족도 분석을 실시하고 농어촌 청년의 생활여건과 관련한 정책효과와 정책방향 제시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특히 IPA분석 방법은 일반적으로 정책 만족도에 그치는 기존 연구의 한계를 벗어나 만족도와 중요도를 2차원상의 평면 좌표에 표현하여 만족도와 중요도의 높고 낮음으로 정책 우선순위와 추진방법을 제고할 수 있는 유용성이 있어 정책 추진 과제들의 우선순위 고려와 추진을 통해 정책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연구방법으로 적용하고자 한다.
Ⅱ. 이론적 배경
1. 농어촌 청년
청년의 사전적 정의는 신체적·정신적으로 한창 성장하거나 무르익은 시기에 있는 사람(표준국어대사전)으로 국내외적으로 청년을 정의하는 하나의 단일한 기준은 찾아보기 어렵다. UN, OECD 등의 국제기구에서는 16∼24세에 이르는 사람을 청년으로 정의하고, 고용노동부, 통계청,「청년고용촉진 특별법」에서는 15∼29세 15∼29세,「청년기본법」에서는 19∼34세로 규정하고 있다. 중앙정부의 정책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정의하는 청년의 연령은 각 지방자치단체의 정책 목적이나 청년의 실태에 따라 상이하다. 대표적인 청년 정책인 행복주택(국토교통부)이나 청년희망키움통장(보건복지부)은 39세 이하까지 신청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어 중앙정부의 청년정책의 대상 연령은 39세까지임을 알 수 있고, 전라남도를 제외한 16개 광역시도의 청년 조례에 근거한 청년 연령 기준은 39세까지이며, 전국 226개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청년 상한연령이 39세인 지자체가 132곳(경향신문, 2023)으로 나타났다. 청년의 연령 기준이 혼재되어 있는 상황에서 급격한 인구고령화에 따른 청년 개념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반영하고, 청년 정책 혼선을 방지하는 한편 청년에 대한 정책 강화를 위하여 임병헌의원(대구 중구·남구)은 청년기본법에 정의된 청년의 법정 연령 기준을 39세로 상향하는 청년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였다.
이에 본 연구에서도 변화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고,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맞춰 청년의 연령 기준을 19∼39세로 정의하고자 한다.
농어촌에 거주하는 청년 인구는 약 205만 명으로 전체 농어촌 인구 약 961만 명 중 21.3% 비율을 차지했고, 농어촌에서도 특히 면 지역 청년 비율이 18.8%로 읍 지역 청년 비율(23.7%)보다 낮게 나타났다(통계청, 2022). 2000년부터 20년 동안 농어촌 청년의 인구 변화율은 –18.5%로 약 284만 명에서 238만 명으로 줄어, 도시청년의 인구 변화율(-12.9%)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2010∼2015년 기간동안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의 효과로 농어촌 청년 인구가 잠시 증가(+12.4%)하기도 하였으나 2015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문윤상, 2021).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농어촌 청년 인구의 감소현상은 향후 2050년까지 이어져 13.3%로 감소할 전망이다(통계청, 2020).
농어촌 청년 인구의 감소는 농어촌의 출산율 저하로 이어진다. 2019년 기준 전체 농어촌 지역에서 10명 미만의 출생을 기록한 읍·면이 789곳으로 전체 농어촌지역의 56%에 이르렀다(통계청, 2020). 저출산 문제는 농어촌의 교육여건 악화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심재헌, 2021), 농어촌지역 초중고생 수가 2000년 130만 명 수준에서 2020년 88만 명 수준으로 떨어졌고, 60명 미만의 소규모 학교 비율이 2020년 12.1%에서 42.4% 수준으로 3배 이상 증가하였다(임연기, 2022). 교육여건의 악화는 결국 출산 생각이 있는 청년의 농어촌유입을 주저하게 하는 영향요인이 될 수 있다.
교육여건의 악화와 더불어 의료시설 이용의 어려움 또한 농어촌 청년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농어촌 지역의 분만 가능 산부인과까지의 이동시간이 46.9분으로 도시지역(25.2분)에 비해 약 2배 수준의 시간이 소요되고, 응급상황 대응기관이나 이송수단의 부족으로 농어촌 여성의 64.3%가 본인 차량을 이용하여 분만의료기관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서도 농어촌 여성의 출산계획을 묻는 질문에 ‘낳고 싶지 않다’는 의견이 56.2%, ‘낳고 싶으나 상황이 안됨’이라는 의견이 25.1%(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2)로 의료기관 부족이 농어촌에서의 삶을 주저하게 만드는 하나의 요인이라 볼 수 있다.
농어촌 청년들의 경제적 여건도 도시지역 청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이다. 농어촌 청년의 정규직 비율은 57.4%로 도시 청년(67.6%)에 비해 낮았고, 청년 취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임금 근로자의 임금수준은 농어촌 청년이 247.6만원으로 도시청년(261.6만원)의 94% 수준이었다(마상진, 2023). 농어촌지역에서 이주를 희망하는 이유 중 직업 관련 사유가 61.5%(농촌진흥청, 2024)로 나타나 농어촌 청년의 일자리 및 경제적 여건 개선이 시급하다고 볼 수 있다.
정부에서는 농어촌 청년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2003년 실시된 청년실업 현황과 대책 이후 지속적으로 농어촌 청년 관련 정책을 발표하였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청년기본법」 제정으로 청년 정책기본계획 수립 등 범부처적 청년 정책을 체계화하였다. 농어업이나 농어촌 분야 또한 청년기본계획에 포함되었으나 청년농어업인 육성 위주의 농어업 분야 신규 인력 유입정책에 한정된 모습이다.
정리하자면 인구가 희소하고 삶의 제반 여건이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농어촌 지역 청년들에 대한 연구나 농어촌 관점에서 청년층을 다룬 연구는 많지 않다. 농어촌에서 청년층이 갖는 인구사회학적·경제적 중요성에 비해 청년과 관련된 연구나 정책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며, 특히 농어촌 청년층에 관한 연구는 청년 농어업인 관련 분야 연구에 한정되어 있다. 또한 농어촌 지역에서의 청년 인구 감소와 교육, 의료, 경제 여건 악화로 인한 청년 삶의 질 저하는 농어촌 소멸을 가속화 시키는 주요 원인들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청년들이 농어촌 지역 생활전반에 대해 느끼는 중요도와 각 영역에 대한 만족도를 확인하여 정책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이에 농어촌에 거주하는 만 19세∼39세 청년을 대상으로 농어촌지역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제공하고자 한다.
2. 「농어업인삶의질법」과 농어촌지역 생활여건
악화되는 교육여건, 낮은 의료서비스 접근성, 취약한 사회안전망 등 농어촌지역 생활여건이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지적되어왔다. 농어촌의 열악한 삶의 질 수준 제고를 통하여 도시와 농어촌 간 불균형을 개선하고자 정부는 2004년「농림어업인삶의질향상및농산어촌지역개발촉진에관한특별법」(약칭:농어업인삶의질법)을 제정하면서 농어촌 지역의 생활여건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이 법을 근거로 2005년부터 5년마다 농림어업인삶의질향상및농산어촌지역개발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이 실시되어 현재 제4차 삶의 질 기본계획(2020∼2024)에 따라 농어촌의 복지, 교육, 기초 생활여건 개선을 위한 사업 등 농어촌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들이 이루어져 왔다.
제4차 삶의 질 기본계획은 ‘전 국민의 삶터·일터·쉼터로서 사람이 돌아오는 농어촌 조성’ 이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생애주기별 복지서비스 제공과 포용적 공동체 육성, 교육·문화 기회의 형평성 보장, 농어촌다움이 살아있는 정주기반 제공, 경제활동 다각화와 지역순환경제 구축이라고 하는 4대 부문별 정책과제를 포함하고 있다. 이전의 삶의 질 기본계획들이 농어촌 전반의 삶의 질 향상을 통한 도농간 격차 해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제4차 삶의 질 기본계획에서는 지역·정책대상별 수요에 따른 맞춤형 대응으로 정책 목표가 전환되었다는 특징이 있다. 기본계획에 따른 시행계획을 살펴보면 2023년 삶의 질 시행계획에는 농어촌 지역의 보건의료, 교육, 문화, 주거 등 다양한 생활 분야에 대한 170개 과제가 수립되어 계획 추진을 위해 12조 2,767억원 투융자 계획이 포함되었다(농림축산식품부, 2023).
농어촌서비스기준이란 농어촌 지역에서 주민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요구되는 최소한의 공공서비스 항목과 수준을 말한다. 농어촌 주민들이 삶의 질 향상을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수단 도입에 대한 필요가 증가하였고, 정부는 명확한 정책 목표를 수립하고 농어촌 주민은 국민으로서 국가에 요구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공서비스 기준 수립에 대한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도입되게 되었다. 이에 정부는 2010년 삶의 질 향상 특별법을 개정하여 농어촌서비스기준제도를 도입하였고, 2011년 1월부터 시행을 시작으로 현재 제4차 서비스기준에 따른다. 현재 제4차 농어촌서비스기준은 보건의료·복지, 교육·문화, 정주여건, 경제활동 4개 부문 19개 항목으로 구분되었다.
정부는 농어촌 삶의 질 기본계획, 시행계획과 함께 농어업인의 복지증진과 농어촌 지역개발에 관한 시책의 효과적 추진을 위한 기초자료 제공을 목적으로 5년 1주기로 구성된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1년차 종합조사와 2∼5년차 부문별 조사가 1주기를 구성하는 체계로, 1년차 종합조사는 농어촌 주민의 삶의 질 비교를 위하여 도시 1,200가구와 농어촌 2,800가구를 대상으로 하며, 2∼5년차 부문별 조사는 농어촌 4,000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삶의 질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을 통해 그간 추진된 농어촌 정책의 결과 기초생활기반 시설의 확충, 사회보장 강화, 문화 여가 기회 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농어업인의 생활여건과 복지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되었다. 또한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를 통해 농어업인의 건강, 소득, 주거, 교육, 문화여가 등 생활 전반의 실태와 정책 요구사항이 체계적으로 파악되고 있다.
삶의 질 향상 정책의 효과적 추진을 위하여 「농어업인삶의질법」 제8조에서는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 결과의 농어촌 삶의 질 기본계획에 반영 및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의 조사항목 및 방법 등 설정 시에는 농어촌서비스기준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하여 삶의 질 기본계획-서비스기준-실태조사 간의 연계를 강조한다.
이에 농어촌 청년의 생활여건 전반을 파악 할 수 있는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생활여건 부문별 중요도와 만족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3. 농어촌 청년 생활여건 중요도-만족도 분석(IPA)
중요도-만족도 분석(Importance-Performance Analysis, IPA)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성과를 중요도와 만족도라는 두 차원에서 평가하는 대표적인 분석 기법이다(Martilla & James, 1977). 전통적인 IPA 접근법은 다양한 속성에 대한 평균 중요도와 만족도 점수를 2차원 그리드에 도식화하여, 개선이 필요한 우선순위 영역을 파악하는 방법으로 개선이 시급한 부분과 자원이 과잉 투입된 분야를 파악하고, 세부사업 분야의 우선순위와 투자 비중을 재조정하는데 유용하다(조강현, 김승희, 2021). 기존 연구들이 주로 정책 만족도 수준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IPA는 중요도와 만족도를 매트릭스화하여 정책의 우선순위와 추진방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즉, 중요도와 만족도의 상대적 수준에 따라 정책 과제의 우선순위를 고려할 수 있어, 정책 목표를 보다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배승종 외, 2019). IPA 그리드에서 각 사분면에 위치한 속성들은 지속 유지(keep up the good work), 집중 개선(concentrate here), 저 우선순위(low priority), 과잉 노력 지양(possible overkill) 등으로 해석되어 향후 전략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중요도-만족도 분석은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분석방법으로 경영, 마케팅, 교육평가, 건강진단, 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원영희 외., 2019; 오민재, 류재숙, 2016; 이승훈 외, 2019; Lai & Hitchcock, 2015). 특히 농어촌 개발 및 농어촌관광 연구 분야에서도 IPA 기법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농어촌 지역개발사업에 대한 성과 및 만족도(신병건, 2021), 농어촌복지·문화서비스 수요(배승종 외, 2019), 농어촌개발 시설물 운영 활성화(김해영 외, 2019), 농촌관광 특성 연구(김지효 외, 2018) 등 IPA 분석을 통해 파악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루어져 왔다(안영직, 박현민, 2023; 안중원, 박덕병, 2021; 황규환 외, 2023). 이러한 연구들은 농어촌 지역개발 및 농어촌관광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하는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기존 농어촌에 관한 IPA 연구는 주로 농어촌 지역개발이나 농어촌관광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농어촌 청년의 생활여건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농어촌 청년층의 주거, 교육, 취업, 의료, 사회생활 등 다양한 생활 영역에 대한 중요도-만족도 분석은 이들의 실질적인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맞춤형 정책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어촌 인구 고령화와 청년 유출 등 농어촌 사회의 주요 문제를 고려할 때, 농어촌 청년층의 삶의 질 향상은 농어촌 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농촌진흥청이 실시하고 있는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 결과를 활용하여, 농어촌 청년의 생활여건 변화에 대한 중요도-만족도를 전통적인 IPA 분석 방법(Martilla & James, 1977)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농어촌 청년층의 실질적인 요구사항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이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맞춤형 정책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청년층의 관점에서 생활여건의 중요도-만족도를 파악하고, 농어촌 청년과 도시 청년을 비교 분석한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점을 갖는다는 의의가 있다.
Ⅲ. 연 구 방 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농어촌 청년의 생활여건에 따른 중요도-만족도 파악을 목적으로 2023년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한 2차 자료 분석연구이다. 2023년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에서 조사된 3,988가구 중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 597가구를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하였다. 연구대상의 일반적 특성은 <표 1>과 같다.
전체 청년 597명 중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은 349명으로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는 청년(N=248)보다 많았고, 성별의 경우 여성이 300명으로 남성(N=297)에 비해 약간 많았으며, 연령은 30대가 423명으로 20대(N=174)에 비해 약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력은 대학교 졸업이상이 391명으로 고등학교 졸업 이하(N=206)에 비해 약 2배 많았고, 배우자의 유무의 경우 배우자가 없다고 응답한 청년의 수가 308명으로 배우자가 없다고 응답한 청년의 수(N=289)보다 약간 많았다. 영유아 가구원 유무의 경우 영유아 가구가 없다고 응답한 청년이 436명으로 전체 청년의 약 73%를 차지했고, 학생 가구원 유무를 묻는 질문에 학생 가구원이 없는 청년이 509명으로 85% 이상으로 나타났다.
2. 측정 도구
본 연구에서는 농어촌 청년의 생활여건 중요도와 만족도를 측정하기 위하여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 결과를 활용하였다.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에서 사용한 생활여건 부문은 총 10개로 보건의료, 복지서비스, 교육 여건, 문화·여가 여건, 기초생활기반, 안전, 환경·경관, 이웃과의 관계, 경제활동 여건, 정보화 여건을 포함하며, ‘귀하는 현재의 삶에서 다음의 각 부문에 대하여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지금 살고 있는 지역에서 얼마나 만족하고 계시는지 해당하는 번호에 ∨표 하여 주십시오.’ 라는 문항으로 농어촌 생활여건 중요도 및 만족도를 물었다.
각 문항에 대한 항목은 중요도의 경우 매우 중요하다 1점, 전혀 중요하지 않다 5점, 만족도의 경우 매우 만족한다 1점, 매우 불만족한다 5점으로 구성되어 측정문항을 역채점하였고, 점수가 높을수록 중요도와 만족도가 높음을 의미한다. 농어촌 청년 생활여건의 중요도와 만족도에 대한 신뢰도 분석을 실시한 결과, 중요도 Cronbach’s α = .855, 만족도 Cronbach’s α = .829로 높은 신뢰수준을 보였다. Cronbach’s α는 0에서 1사이의 값으로 나타나며, 값이 1에 가까울수록 항목들간의 일관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일반적으로 사회과학 분야의 경우 0.8이상인 경우 바람직하고, 0.7 이상인 경우 수용할만하다 볼 수 있어, 본 연구는 Cronbach’s α 0.8 이상으로 측정항목이 신뢰할만하다 볼 수 있다.
3. 분석방법
본 연구에서는 수집된 자료의 분석을 위하여 Excel, SPSS 26.0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연구대상의 일반적 특성 확인을 위한 기술통계분석, 측정도구의 신뢰도 확인을 위한 신뢰도 분석을 실시하였고, 농어촌 청년의 생활여건 중요도와 만족도의 평균 및 표준편차를 산출하여 t-검증을 실시하였으며, 전통적 IPA를 활용하여 분석결과를 비교하였다.
Martilla와 James(1977)의 중요도-만족도 분석은 각각 X축과 Y 축을 기준으로 도식화[그림 1]하며, 4사분면 위치에 따라 정책 방향 설정이 가능하며 정책의 의미가 부여된다. 1사분면은 중요도와 만족도가 모두 높아 정책을 지속 유지시켜야 하고, 2사분면은 중요도는 높으나 만족도가 낮아 정책의 집중 개선이 필요하다. 3사분면은 중요도와 만족도가 모두 낮게 나타나 정책의 우선순위가 낮음을 의미하고, 4사분면은 중요도는 낮으나 만족도는 높아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음을 의미한다.
Ⅳ. 결과 및 고찰
1. 농어촌, 도시 청년 생활여건 중요도와 만족도 차이
만 19세∼39세 청년이 인식하는 생활여건의 중요도와 만족도 차이를 지역별로 파악하기 위하여 t검정을 실시하였다. 먼저 농어촌 생활여건에 대한 농어촌 청년의 중요도와 만족도 차이를 살펴본 결과는 <표 2>와 같다. 생활여건 전체에 대한 농어촌 청년의 중요도 평균은 78.94(SD=12.73)로 나타났는데, 보건의료에 대한 중요도(M=85.70, SD=16.60)가 가장 높게 나타났고, 복지서비스(M=83.88, SD=15.47), 경제활동(M=83.57, SD=17.09), 안전(M=81.36, SD=17.21), 정보화 여건(M=81.26, SD=12.73) 순으로 나타난 반면, 이웃과의 관계(M=63.99, SD=26.20)에 관한 중요도는 가장 낮게 나타났다. 생활여건 전체에 대한 농어촌 청년의 만족도 평균은 51.54(SD=14.59)로 중요도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생활여건 부문별로 살펴보면 정보화 여건(M=65.03, SD=21.07)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환경·경관(M=60.53, SD=25.30), 이웃과의 관계(M=57.35, SD=20.97), 안전(M=56.55, SD=21.74), 복지서비스(M=50.34, SD=22.04) 순으로 나타났으며, 문화·여가 여건(M=42.00, SD=26.64) 만족도는 가장 낮게 나타났다. 농어촌 청년의 생활여건 중요도-만족도 간의 차이는 보건의료(t=22.29, p<.001), 복지서비스(t=21.30, p<.001), 경제활동 여건(t=20.70, p<.001), 교육 여건(t=19.52, p<.001) 등 모든 부문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고, 중요도-만족도 전체 평균(t=24.88, p<.001)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도시지역 생활여건에 대한 도시 청년의 중요도와 만족도 차이를 살펴본 결과는 <표 3>과 같다. 생활여건 전체에 대한 도시 청년의 중요도 평균은 73.44(SD=14.15)로 나타났는데, 안전에 대한 중요도(M=80.39, SD=17.71)가 가장 높게 나타났고, 보건의료(M=79.32, SD=16.17), 경제활동 여건(M=77.08, SD=20.53), 기초생활기반(M=76.33, SD=18.63) 순으로 나타난 반면, 이웃과의 관계(M=62.04, SD=25.89)에 관한 중요도는 가장 낮게 나타났다. 생활여건 전체에 대한 도시 청년의 만족도 평균은 64.29(SD=13.89)로 중요도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생활여건 부문별로 만족도를 살펴보면 정보화 여건(M=68.71, SD=17.47)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보건의료(M=68.37, SD=17.47), 안전(M=67.80, SD=18.98), 기초생활기반(M=65.96, SD=20.33), 복지서비스(M=64.21, SD=18.34) 순으로 나타났으며, 문화·여가 여건(M=59.61, SD=20.46) 만족도는 가장 낮게 나타났다. 도시 청년의 생활여건 중요도-만족도 간의 차이는 경제활동 여건(t=8.37, p<.001), 보건의료(t=7.79, p<.001), 안전(t=7.59, p<.001), 복지서비스(t=6.56, p<.001)으로 나타났으나 이웃과의 관계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도시 청년의 생활여건 중요도-만족도 전체 평균(t=7.79, p<.001)에서도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 농어촌, 도시 청년 생활여건 중요도-만족도 분석
[그림 2]는 농어촌 청년 생활여건에 대한 중요도-만족도 분석결과를 시각화한 매트릭스로, 수평축은 중요도로 수직축은 만족도로 설정하였다. 농어촌 청년 생활요건 IPA 결과, 먼저 ‘정보화 여건’과 ‘안전’ 부문은 중요도와 만족도가 모두 높아 지속유지인 제 1사분면에 속하였고, ‘보건의료’, ‘복지서비스’, ‘경제활동 여건’, ‘교육 여건’은 중요도는 높고 만족도는 낮게 나타나 집중개선이 필요한 제 2사분면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생활기반’과 ‘문화·여가 여건’의 경우 중요도와 만족도가 모두 낮게 나타나 저우선순위인 제 3사분면에 속하였고, ‘환경·경관’과 ‘이웃과의 관계’는 중요도는 낮고 만족도는 높은 과잉노력 지양인 제 4사분면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 청년 생활여건 중요도-만족도 분석의 결과 제 2사분면에 위치한 ‘보건의료’, ‘복지서비스’, ‘경제활동 여건’, ‘기초생활기반’ 영역에 우선순위를 두고 정책이 시행될 필요가 있다.
[그림 3]은 도시 청년 생활여건에 대한 중요도-만족도 분석결과를 시각화한 매트릭스로, 도시 청년 생활요건 IPA 결과, 먼저 ‘안전’, ‘보건의료’, ‘기초생활기반’, ‘정보화 여건’은 중요도와 만족도가 모두 높아 지속유지인 제 1사분면에 속하였고, ‘경제활동여건’과 ‘복지서비스’는 중요도는 높고 만족도는 낮게 나타나 집중개선이 필요한 제 2사분면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경관’, ‘문화·여가 여건’, ‘교육 여건’, ‘이웃과의 관계’의 경우 중요도와 만족도가 모두 낮게 나타나 저우선순위인 제 3사분면에 속하였고, 중요도는 낮고 만족도는 높은 과잉노력 지양인 제 4사분면에 속하는 영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Ⅴ.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농촌진흥청에서 실시한 2023년 농어업인 등에 대한 복지실태조사 자료를 활용하여 농어촌 청년의 생활여건에 대한 중요도와 만족도를 분석함으로서 농어촌 청년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 추진 과제들의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농어촌 청년과 도시 청년을 비교 분석하고자 하였다. 분석에 따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농어촌 청년과 도시 청년의 생활여건 중요도와 만족도 차이를 살펴본 결과, 농어촌 청년들의 생활여건 전반에 대한 중요도 평균은 78.94점으로 도시 청년(73.44점)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이는 농어촌 지역의 생활 인프라 열악, 기본적 서비스 부족 등으로 인해 청년들이 생활여건을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농어촌 청년들은 보건의료 여건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나(85.70점), 실제 만족도는 가장 낮은 46.67점에 그쳐 중요도-만족도 차이(격차 39.03점)가 매우 컸다. 이는 농어촌 지역의 의료기관 부족과 낙후된 의료시설, 전문의료인력 부재 등의 문제로 인해 적절한 보건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다(장문현, 이정록, 2022). 복지서비스 역시 중요도(83.88점) 대비 만족도(50.34점)가 현저히 낮아 격차(33.54점)가 큰 편이었다. 농어촌 거주 청년들의 취업, 주거, 자녀양육 등 생활전반에 걸친 복지 수요를 감안할 때, 이들의 안정적 생활을 위해서는 주거, 취업, 창업, 결혼, 출산, 자녀교육 등 청년들의 생애주기별 수요를 반영한 통합적 복지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경제활동 여건(격차 33.44점)과 교육 여건(격차 30.35점)에서도 중요도와 만족도 간 큰 격차가 나타났다. 농촌지역의 청년 일자리 부족과 취업기회 제약은 청년 인구의 지속적 유출을 불러와 농촌 지역의 인구 과소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김화연, 이대웅, 2022). 또한 농촌지역 학교 학생 수 감소로 인한 교육여건 악화도 심각한 실정이다(조창희, 이화룡, 2015; Lin et al., 2014). 농촌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교육 연계를 통한 종합적 청년인력 양성 시스템 구축이 필요해 보인다.
안전, 기초생활기반, 정보화 여건 등에 대해서는 중요도와 만족도 간 격차가 상대적으로 작게 나타났는데, 이는 최근 정부의 농어촌 지역 생활환경 개선사업과 정보통신 인프라 투자 등의 정책적 노력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김민수 외, 2017). 그러나 문화·여가 여건(만족도 42.00점)은 중요도와 만족도 모두 가장 낮게 나타나 여가·문화생활 지원 등 농촌 청년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이웃관계 영역의 경우 중요도(63.99점)는 가장 낮았지만 만족도(57.35점)는 중간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농촌지역의 전통적 공동체 문화가 일정 부분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IPA 분석을 통해 농어촌 지역 청년의 생활여건 실태를 보다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는데, 보건의료, 복지서비스, 경제활동 여건, 교육 여건 등의 영역이 제2사분면(집중개선 영역)에 포함돼 정책적 우선순위가 높았다. 이는 건강, 생활안정, 일자리, 교육이 청년층의 주요 관심사이자 생활터전 선택의 주요 결정요인이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김화연, 이대웅, 2022).
보건의료의 경우 농촌지역 의료기관과 의료인력의 절대적 부족으로 인해 청년층의 적절한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크게 제약되고 있는 실정이다(마상진 외, 2022). 이에 따라 농어촌 지역에 공공의료시설 확충, 전문 의료인력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 이동진료체계 강화 등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복지서비스 부문에서도 농어촌 청년층을 위한 맞춤형 종합복지체계가 절실히 요구된다. 현재 농어촌 지역의 복지서비스는 고령인구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청년층의 다양한 생활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주거, 취업, 창업, 결혼, 출산, 자녀교육 등 청년들의 생애주기별 복지 수요를 반영한 통합적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경제활동 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농어촌 지역에 청년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농촌지역의 일자리 부족과 임금 등 고용여건 열세로 인해 청년층의 지속적인 도시 이탈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농촌 특화산업 육성, 청년 고용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사회적기업 및 마을기업 활성화 등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교육 여건 개선을 통해서는 농어촌 지역에서도 질 높은 교육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농촌지역 학교의 학생 수 급감으로 인한 교육 여건 악화, 교육 프로그램 부실, 우수 교원 확보 어려움 등의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정문수 외, 2022). 농촌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작은 학교를 활성화하고 대학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프로그램 운영, 우수교원 및 교육전문가 유치를 위한 교육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
한편, IPA 제4사분면에 포함된 환경·경관, 이웃관계 부문은 농어촌 청년들의 중요도 인식 자체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최근 도시민 사이에서 높아지는 농촌의 자연경관과 인정(人情) 가치에 대한 선호 추세와 상반된 결과이다. 이처럼 농어촌 청년층이 농촌의 정체성과 가치에 대해 동떨어진 인식을 나타내는 것은 향후 농촌지역 발전의 지속가능성 차원에서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농어촌 지역사회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청년세대의 농촌 가치에 대한 인식 제고와 더불어, 이를 농어촌 정주여건 개선정책에도 반영할 필요가 있겠다. 정부에서도 최근 '제4차 삶의질향상기본계획', '농촌 신활력플러스 사업' 등을 통해 환경·경관, 생활문화 등 농촌어메니티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정부 정책과 더불어 청년들의 농어촌 가치 인식을 높일 방안도 강구돼야 할 것이다.
이상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한 정책적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농어촌 지역 청년의 보건의료, 복지, 일자리,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범부처 차원의 종합대책이 필요하다. 관계부처(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교육부 등) 간 유기적인 협업체계를 구축하고, 청년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중장기 정책로드맵을 수립해야 한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지역실정에 맞는 시행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 지역개발 기본계획에 따른 시행계획에 농어촌 지역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시행되고 있으나 농어촌 청년층의 생활실태와 정책 수요를 적극 반영한 청년 친화적 정책은 부족한 실정이므로 이들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둘째, 농어촌 지역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지역의 특화자원과 청년인재를 연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 지역개발 시행계획 내에 농어촌 청년의 취업 및 창업을 촉진하는 18개 과제에 6,579억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으나 농어업 분야에 국한되어 있어 농업에 종사하지 않더라도 생계를 유지하고 자신의 꿈을 실현하며 농어촌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한 분야에 취업 및 창업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지역 농특산물가공, 6차산업화, 향토문화산업육성 등을 통한 청년 고용기회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농촌지역에 청년친화적 기업을 적극 유치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인센티브, 세제지원 등 패키지형 투자유치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셋째, 제4차 기본 계획에서 다루고 있는 교육·문화 기회의 형평성 보장에 따라 농어촌 여건에 적합한 다양한 학교 운영 지원이나 농어촌 방과후학교 내실화 등의 정책이 실시되고 있긴 하나 농어촌의 인구감소현상에 따른 세부적인 정책적 지원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농어촌 교육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농어촌 소규모학교 적정규모화, 농어촌 교육과정 다양화, 우수교원 농어촌 배치 확대 등 교육환경 개선에 투자해야 한다. 아울러 대학교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평생교육체제를 구축하고 학교-대학-기업 간 협력을 통한 농촌 인재양성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넷째, 농촌의 환경·경관, 전통문화, 인정 등 농촌다움과 지역정체성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농촌가치를 재인식할 수 있도록 관련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고, 이를 농촌 정주여건 개선정책에도 반영해야 한다. 정부의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 등과 연계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기존 농촌정책이 고령인구에 편중되어 있었던 한계를 극복하고 농어촌 청년층의 생활여건 실태와 정책수요를 심층 분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전국 단위의 대표성 있는 표본조사를 통해 청년층의 생활영역별 중요도-만족도를 면밀히 진단함으로써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가치가 인정된다. 아울러 농어촌 생활부문에 대한 청년세대의 인식을 새롭게 조명했다는 점도 중요한 기여라 할 수 있다. 농어촌 청년들의 농어촌 생활여건 부문별 인식이 도시민과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향후 농촌정책에 반영해야 함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다음의 한계를 갖는다. 첫째, 본 연구는 전국 단위의 표본조사 결과를 활용했기 때문에 지역별 특성을 세부적으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농어촌 지역마다 생활여건의 실태와 청년층의 수요는 상이할 수 있으므로, 향후에는 권역별, 지자체별 생활여건에 대한 연구가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본 연구는 설문조사를 통한 청년들의 인식조사에 국한되어 있어, 실제 생활실태를 보다 실증적으로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향후에는 농어촌 청년들의 구체적인 생활모습과 어려움들을 심층 면접조사 등을 통해 보완할 필요가 있겠다. 셋째, 본 연구는 IPA 분석을 통해 청년층의 생활여건 실태를 파악했으나, 구체적인 정책방안 모색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향후 연구에서는 분야별 세부 정책과제들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겠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농어촌 지역 청년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기본계획과 시행계획, 복지실태조사를 통한 정책의 환류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정책연구를 통해 농어촌 청년들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정착 기반 마련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Acknowledgments
본 연구는 2023년도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과학기술연구개발사업(세부과제번호 : PJ01426701)의 지원사업에 의해 이루어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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