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과학관의 유아 대상 비형식 교육프로그램 분석과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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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In this study, we analyzed the current state of informal education programs for preschoolers in science museums and centers, which serve as representative institutions of informal science learning. We identified problems based on statistical results and a review of the promotional materials for these programs and discussed corresponding improvements. Our analysis revealed that a total of 60 science museums and centers conducted informal education programs for preschoolers from January to August 2023, with a total of 583 programs offered. We found several issues with these programs, including a lack of specialized educational programs for preschoolers, an imbalance in the topics covered, a deficiency of linked and in-depth educational experiences, and an overall lack of programs specifically designed for preschoolers. Based on these findings, we discussed and suggested improvements for early childhood science education in science museums and centers.
Keywords:
Early childhood science education, Science museums & centers, Informal learning, Informal educational programs키워드:
유아과학교육, 과학관, 비형식 학습, 비형식 교육 프로그램Ⅰ. 서론
사람은 생애의 약 5% 동안만 학교에서 과학을 배우며, 대부분은 학교 밖에서 배우게 된다. 이때 학교 밖 교육을 담당하는 중요한 기관이 바로 ‘과학관’이다(Falk & Dierking, 2010). 과학관은 과학박물관(science museum)과 과학센터(science center)를 포괄하는 용어로, 과학기술자료를 수집·조사·연구하여 이를 보존하고 전시하는 전문 시설을 말한다. 또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평생 모든 사람에게 과학기술지식을 보급하는 기능도 한다(정기주 외, 2010). 최근에는 여가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공공의 발전과 이익에 기여하는 공간으로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박정희, 김경훈, 2012). 특히 20세기 후반에는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와 자발성, 자유로운 학습 환경, 실제적 문제상황 등으로 표현할 수 있는 과학관 교육의 장점으로 교육프로그램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김찬종 외, 2010).
과학관은 박물관, 식물원, 천문대 등과 함께 다양한 과학지식을 집중적·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대표적인 ‘비형식 학습’ 기관이기도 하다(김정원, 2012; 임미혜 외, 2010; 홍혜경, 2016). 비형식 학습(informal learning)이란, 학교에서의 학습인 형식 학습과 구분하여 학교 밖 학습을 지칭하는 용어로(염주연, 2021), 시간적·공간적 맥락을 포괄적으로 망라한 학습을 말한다(김찬종 외, 2010). 이는 평생에 걸쳐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스스로 학습을 강화하게 해주며, 경이로움·모험·놀이와 같은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는 학습을 말한다(Falk & Dierking, 1992).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과학교육은 단순한 교과교육을 넘어 기초교육으로서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기에(신은옥, 2012) 평생 과학학습을 지원하는 과학관에서의 비형식 학습은 중요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를 인식하고 2003년 제1차 과학관 육성 기본계획을 시작으로 현재 제4차(‘19-‘23) 과학관 육성 기본계획(관계부처합동, 2023)을 실행 중이다. 과학관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하 “과학관법”이라 한다)에 따라 과학기술문화를 창달하고, 청소년의 과학에 대한 탐구심을 함양하며, 국민의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증진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과학관법, 2019). 특히 어린이를 위한 과학 공간을 지속적으로 마련하는 것을 주요 계획으로 삼고 있다(관계부처합동, 2023).
이러한 비형식 학습 기관에서의 경험은 유아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유아들은 비형식 학습 기관에서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주제나 대상을 찾아내어 몰입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데(김주미 외, 2017), 이를 통해 과학적 지식·태도·탐구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이경숙, 정석진, 2019; 홍혜경, 2016). 또한 창의성과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 및 관련 지식의 향상도 이룰 수 있다(신은옥, 2012; 이경숙, 정석진, 2019). 특히 유아기는 과학적 소양이 싹트고, 오개념이 형성되기 전의 시기로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올바른 이해를 형성하기 좋은 시기이다(정다혜, 박영신, 2017; 홍혜경, 2016). 이런 점에서 형식 학습과 더불어 비형식 학습을 풍부히 경험하는 것은 유아의 다양한 과학적 배움을 성취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김찬종 외, 2010).
또한, 현대 과학관과 유아과학교육의 지향점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교육적 활용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 현대 과학관은 구성주의의 영향을 받아 대중으로부터 올라오는 과학, 관람객이 만드는 과학관, 과학하는 즐거움과 과학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것을 지향한다(문현주, 신명경, 2014; 임소연, 홍성욱, 2005; Song & Cho, 2004). 이는 개별 유아의 주관적인 관심과 흥미에 초점을 맞춰 교사의 일방적인 설명이 아닌, 유아 스스로의 다양한 탐구활동을 지지하는 유아과학교육의 방향성(이경민, 2013)과 일치한다. 이처럼 비형식 과학학습은 과학교육의 시대적 흐름과 요구, 유아에게 주는 이점, 유아과학교육과의 연관성 등을 고려할 때 유아과학교육에서의 필요성과 의의가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과학관과 같은 비형식 학습 기관을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유아교육기관은 매우 일부에 불과하다(김주미 외, 2017). 유아교사들은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한 비형식 학습의 중요성을 인식(문병환, 김동례, 2016)하고 있지만, 지역사회 자원 대한 정보 부족, 미흡한 수준별 교육, 긴밀한 협조체계 부족 등 과학관 연계를 위한 실제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이 마련되어 있지 못한 이유로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김주미 외, 2017; 우정희, 2007; 조봉희, 2017).
또한 관련 연구마저 미비한 실정이다. 비형식 학습 기관의 교육프로그램에 관한 연구는 2000년대 들어 활발히 이루어졌다(곽아정 외, 2009; 박소미, 2011; 이민선, 2010; 이서혜, 2018; 이선경 외, 2004; 임성민, 김소정, 2009; 허태현, 2016). 이들 연구는 비형식 학습 기관의 효과적인 교육적 기능 수행과 질적 제고에 기여했으나, 소수의 국·공립박물관이나 과학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전체 과학관의 교육프로그램을 보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더구나 유아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분석한 연구는 3개(곽아정 외, 2009; 이서혜, 2018; 허태현, 2016)에 불과하며, 그중 과학관의 유아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분석한 건 1개(허태현, 2016) 뿐이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내 국·공·사립 과학관의 유아 대상 비형식 교육프로그램을 분석하여 현황을 분석하고, 통계 결과와 프로그램 사례를 바탕으로 과학관 유아과학교육의 문제점을 도출하여, 그에 따른 개선사항을 논의하고자 한다. 이는 과학관이 교실 밖 유아과학교육의 장으로서 충분히 활용되고, 형식 학습과 비형식 학습이 조화를 이룬 풍부하고 효과적인 유아과학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고 지원하는 연구(김주미 외, 2017)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 1. 국내 과학관의 유아 대상 비형식 교육프로그램의 현황은 어떠한가?
연구문제 2. 국내 과학관의 유아 대상 비형식 교육프로그램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Ⅱ. 연구 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의 연구대상은 2022년(2021년 기준) 과학관 운영 실태조사 결과보고서(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 2022)와 한국과학관협회(n.d.) 홈페이지 회원기관명단, 전국과학관 길라잡이(n.d.) 홈페이지 과학관 찾기 페이지 내 과학관 명단을 확보하여 [그림 1]의 과정을 통해 선정하였다. 최종 선정된 연구대상은 60개소 과학관에서 2023년 1월부터 8월까지 실시된 교육프로그램 583개이다.
2. 연구 도구
분석을 위해 다음의 과정을 거쳐 분석틀을 제작하였다. 먼저, 선행연구 분석틀을 종합하여 예비 분석틀을 마련하였으며, 이의 적절성과 개선점 확인을 위해 국립과학관 11개소의 교육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예비분석을 수행하였다. 국립과학관 프로그램을 예비분석 대상으로 삼은 이유는, 국립과학관은 유아를 포함한 모든 대상을 위한 다양한 전시와 교육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고, 공립과 사립, 지역 중소과학관의 허브가 되는 종합 기관으로서 과학교육의 선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에(관계부처합동, 2023; 정기주 외, 2010) 전체 과학관을 대표하기에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예비 분석을 통해 수정·보완된 분석틀은 유아과학교육을 연구하고 있는 유아교육과 교수 1인의 검토를 통해 안면 타당도를 검증받았다. 최종 분석틀의 범주는 ‘유형, 주제, 유아 연령, 특화, 정원, 가이드, 시기, 시간, 장소, 비용, 교육적 측면(전시 관련성, 교육과정 관련성, 활동 형태, 참여 형태)’의 11개로 구분된다<표 2>.
3. 자료수집
본 연구에서는 과학관의 유아 대상 비형식 교육프로그램 분석을 위해 홈페이지 탐색, 전화 연락, 현장답사, 통계·보도자료·팸플릿·브로슈어, 그리고 관련 보고서 등을 통해 2023년 1월부터 8월까지 실시된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홈페이지의 전시, 행사, 교육 등의 탭 중‘교육’, ‘교육프로그램’, ‘체험’ 등으로 구분되어있는 것을 수집하였고, 전시로 분류되어 관람 과정 중 할 수 있는 일회성 만들기 활동은 연구대상에서 제외하였다.
4. 자료처리 및 분석
자료처리 및 분석은 분석틀에 따라 과학관별로 이루어졌다. 먼저 ‘과학관명’을 기재하고, ‘국립’, ‘공립’, ‘사립’중 해당하는 구분에 체크한 뒤, 분석이 완료되면 ‘개인’, ‘가족’, ‘단체’ 프로그램 수를 산정하였다. 분석한 자료는 분석 범주에 따라 빈도와 백분율로 결과를 산출하였다.
Ⅲ. 연구 결과
1. 국내 과학관의 유아 대상 비형식 교육프로그램 현황
먼저, 설립·운영 주체별 과학관 및 유아 대상 비형식 교육프로그램 현황은 <표 1>과 같다. 유아 대상 비형식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한 과학관은 총 60개소(100%), 그 프로그램 수는 총 583개(100%)였다.
다음, 60개소 과학관 프로그램의 행정구역별 분포는 [그림 2]와 같다. 경상북도가 100개(17.15%)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부산광역시 81개(13.89%), 서울특별시 78개(13.38%), 대전광역시 66개(11.32%), 경상남도 54개(9.26%), 대구광역시 52개(8.92%), 울산광역시 30개(5.15%), 제주특별자치도 24개(4.12%), 충청남도 21개(3.60%), 경기도와 전라남도 각 16개(2.74%), 광주광역시 15개(2.57%), 인천광역시 14개(2.40%), 전라북도 12개(2.06%), 충청북도, 3개(0.51%), 강원도 1개(0.17%) 순으로 나타났다. 세종특별자치시에는 없었다.
국내 과학관의 유아 대상 비형식 교육프로그램 현황 분석 결과는 <표 2>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상은 ‘개인’이 401개(68.78%)로 가장 많았고, ‘단체’가 51개(8.75%)로 가장 적었다. 국·공·사립 모두 ‘개인’ 대상이 많았고, 이는 선행연구(곽아정 외, 2009; 허태현, 2016)와도 같은 결과이다. 유형은 ‘통합’이 281개(48.20%)로 가장 많았고, ‘이론’이 3개(0.51%)로 가장 적었다. 국·공·사립별로 차이가 있지만 모두 ‘표현’과 ‘통합’이 많았다. 이는 ‘표현’이 가장 많다고 나타난 곽아정 외(2009)의 연구 결과와 달랐는데, 유아 대상 과학교육 프로그램이 과거에는 미술 같은 표현활동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유형이 ‘통합’된 활동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주제를 살펴보면, ‘자연사’가 204개(32.69%)로 가장 많았고, ‘과학기술사’가 6개(0.96%)로 가장 적었다. 국·공·사립 모두 ‘자연사’가 가장 많았다. 한편, ‘과학기술사’는 국립에서만 다루고 있었다. 현재 과학관에서는 유아를 대상으로 자연과 과학 현상에 관한 내용은 많이 다루고, 과학기술사는 잘 다루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유아 연령을 살펴보면, ‘7세’가 571개(40.35%)로 가장 많았고, ‘5세’가 377개(26.64%)로 가장 적었다. 국·공·사립 모두 ‘7세’가 가장 많았다.
정원을 분석한 결과, ‘11명 이상’은 344개(59.01%), ‘10명 이하’는 239개(40.99%)로 나타났다. 국·공립은 ‘11명 이상’, 사립은 ‘10명 이하’가 많았다.
가이드 유무를 확인한 결과, ‘있음’ 549개(94.17%), ‘없음’ 34개(5.83%)로 나타났고, 이는 국·공·사립 모두 동일했다. 선행연구(곽아정 외, 2009)에서도 97.0%의 프로그램에 가이드가 있었다.
시기를 살펴보면, ‘주말’이 437개(65.32%)로 가장 많았고, ‘상시’가 26개(3.89%)로 가장 적었다. 국·공립은 ‘주말’, 사립은 ‘주중’이 많았다. 주말이 많다는 본 결과는 주중이 많은 것으로 나타난 곽아정 외(2009)의 결과와 달랐는데, 그는 겨울방학 기간인 1월~2월 사이, 약 6주간 자료를 수집했기에 주중이 많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시간을 살펴보면, ‘1~3시간 미만’이 285개(48.89%)로 가장 많았고, ‘하루 이상’이 2개(0.34%)로 가장 적었다. 국·공·사립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3시간 미만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하루 이상 프로그램은 1박 2일 캠프가 있었는데, 이는 국립에서만 이루어지고 있었다.
장소를 분석한 결과, 관내 578개(98.63%), 관외 8개(1.37%)로 나타났고, 국·공·사립 모두 관내가 많았다. 한편, 사립에서는 관외가 전혀 없었다.
비용을 분석한 결과, 그 분포가 다양했으며, 전체적으로 ‘유료’가 305개(52.32%)로 ‘무료’ 278개(47.68%)보다 조금 더 많았다. 유료 중 ‘1만 원 미만’이 138개(23.67%)로 가장 많았고, ‘8~10만 원 미만’이 5개(0.86%)로 가장 적었다. 공립은 ‘무료’가 많았고, 국립과 사립은 ‘유료’가 많았다. ‘10만 원 이상’의 고가 프로그램은 상대적으로 사립이 많았다.
교육적 측면을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먼저 전시 관련성에서 ‘관련성 없음’이 317개(54.37%)로 ‘관련성 있음’ 266개(45.63%)보다 높게 나타났다. 대체로 전시 관련성이 낮았는데, 수정 및 반영이 수월한 교육프로그램과 달리 전시물은 고정되어있는 경우가 많아 최신 과학교육 내용에 맞춰 연관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교육과정 관련성은 2019 개정 누리과정(교육부, 보건복지부, 2019)의 자연탐구영역과의 관련성을 살펴보았으며,그 결과, 516개(88.51%)가 관련성을 보였고, 국·공·사립 모두 관련성이 높았다. 전반적으로 과학관 프로그램과 유아교육과정과의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활동 형태를 살펴보면, ‘수작업(hands-on)’이 572개(98.11%)로 가장 많았고, ‘탐구’는 없었다. 탐구한다는 것은 활동의 주도권을 유아와 성인이 공유하며 활동의 계획·진행·평가과정에 참여함을 말하는데(곽아정 외, 2009), 과학관 프로그램은 학습자(관람객)가 자주 바뀌고, 정해진 교육 시간 등의 이유로 가이드와 학습자가 함께 시간적 여유를 두고 융통성 있게 프로그램을 꾸려가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상이 유아일 경우, 가이드가 유아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을 시 유아의 흥미와 참여를 계속해서 유지하며 탐구 형태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참여 형태는 ‘단순’ 518개(88.85%), ‘심화’ 65개(11.25%)로 나타났다. 국·공·사립 모두 ‘단순’이 월등히 많았다.
<표 2-1>은 프로그램 연령 분석에서 유아 연령에만 국한한 프로그램(유아특화)과 유아를 포함한 그 이상의 연령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유아이상)을 분석한 결과이다. ‘유아이상’이 964개(68.13%)로 대부분을 차지해 ‘유아특화’ 프로그램이 부족함을 알 수 있다.
<표 2-2>는 교육과정 관련성 분석에서 누리과정 자연탐구영역 내용범주와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이다. ‘생활 속에서 탐구하기’가 228개(44.19%)로 가장 높았다. ‘생활 속에서 탐구하기’란 일상의 문제를 수학적, 과학적 방식으로 탐구하는 유아의 경험을 반영한 것으로(교육부, 보건복지부, 2019), 과학관 프로그램이 내용 구성에 있어 유아의 일상생활 및 경험을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2. 분석을 통해 드러난 과학관 유아 대상 비형식 교육프로그램의 문제점
첫째, 과학관은 한 반에 여러 연령을 수용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 ‘특화’ 여부를 분석한 결과, 유아에 특화되기보다 ‘유아 이상’, 예를 들어 유아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포함하는 프로그램이 많았고, 고등학생 혹은 성인까지 한 반에 수용하기도 하였다. 너무 넓은 범위의 연령을 대상으로 동일한 내용과 방식으로 교육하게 되면 개개 학습자의 발달 및 이해 수준, 배경지식의 차이로 흥미 유발이나 몰입이 힘들 수 있다. 이는 현대 과학관이 학습자를 수동적·동질적 집단으로 보지 않고 저마다 독특한 개인적 욕구를 가지며, 선호하는 학습양식이나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이 다르다고 본다(문현주, 신명경, 2014)는 점에서도 재고가 필요한 부분이다. 프로그램을 보면[그림 3], 대전교육과학연구원(2023) 프로그램을 보면, 교육대상을 유아~초등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하다 보니 유아에게 상당히 어려운 DNA 구조라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를 유아의 이해 수준에 맞춰 잘 설명하지 못한다면, 유아들의 경우 단순히 DNA 모형만 만들고 끝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과학관은 다양한 연령을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프로그램을 재고하여 내용과 방법의 적절성을 검토하고, 유아의 흥미와 배경지식 등을 고려한 ‘유아특화’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교육적 효과를 높일 필요가 있다.
더불어 유아 연령별 특징을 고려한 프로그램 운영도 확대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국립어린이과학관(2023)만이 유아 연령별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는데[그림 3], 국립어린이과학관은 2023년부터 유아특화 과학교육을 개설하여 7세 대상 프로그램을 5, 6세까지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다. 5세가 참여 가능한 프로그램이 ‘유아, 누구나, 가족’ 등으로 폭넓게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5세만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했다. 이는 국립어린이과학관뿐만 아니라 다른 과학관에까지 확대될 필요가 있다.
둘째, 과학관에서 유아의 발달적 특징을 고려한 소집단 교육프로그램이 부족하다. ‘정원’ 분석 결과, ‘10명 이하’보다는 ‘11명 이상’이 많았고, 최대 50명까지로 운영되는 것도 있었다. 유아기 과학 활동은 교사가 주도권을 가지고 시범을 보이는 대집단 방식보다 소집단으로 협력학습이 가능하도록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이경민, 2009). 국립과천과학관(2023)의 경우 유아 대상 프로그램의 정원을 초등학생보다 적게 운영하고 있고[그림 3], 유아교육현장에서도 연령별로 교사 배치기준을 상이하게 두고 있다. 이처럼 과학관에서도 유아 대상 프로그램의 원활한 진행과 교육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연령별로 적절한 정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겠고, 이때 인원만을 조정하기보다는 내용, 대상, 운영 여건 등을 고려하여 대집단, 소집단, 개별집단을 융통성 있게 구성(김다래, 2019)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셋째, 과학관의 국가수준 유아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교육과정 관련성’ 분석 결과, 프로그램 명칭만으로 보면 누리과정과의 연계성을 고려하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프로그램의 활동 내용과 누리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예를 들어, 국립대구과학관(2023a)의 프로그램은 생체모방기술, 축음기 등을 다루는 활동이 누리과정의 세계 여러나라와 연계되어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그림 3]. 향후 과학관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의 실제 내용이 국가수준 유아교육과정과 연계될 수 있도록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볼 수 있다.
첫째, 유아 대상 교육프로그램의 주제가 골고루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주제’ 분석 결과, ‘자연사’가 가장 많았다. 현장에서도 동식물과 자연에 관한 활동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데(조형숙, 노승희, 2016; 주현정, 남기원, 2017), 과학관은 현장의 교육내용을 연계·확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나, 보충하는 역할 또한 중요하기에 유아의 생활과 관련된 모든 분야의 내용(곽아정 외, 2009), 특히 현장에서 잘 다루지 않거나 어려워하는 과학 내용도 다뤄줄 필요가 있다. 예로 대전교육과학연구원(2023)의 지구 내부를 알아보는 프로그램[그림 4]은 자연사 내용임에도 유아과학교육에서 자주 다루는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 유아를 위해 혹은 지구 관련 활동 중에 충분히 소개할 수 있는 내용이다. 이때 지구 내부를 소개하는 관련 동영상 등 디지털 미디어를 적절히 활용한다면 유아의 이해를 돕고, 새로운 과학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유아 대상 교육프로그램에서 과학기술사에 대한 교육이 현저히 부족하다. 과학기술사란 인류의 과학기술발달 및 변천사, 전통과학문화 관련 분야(김소희, 송진웅, 2003)를 말하는 것으로, 이는 과학기술 및 전통과학에 대한 자부심을 심어 줄 뿐만 아니라(허태현, 2016) 과학기술과 사회 현상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력, 사회 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는 시민적 자질을 길러준다(장세옥, 이명희, 2004). 이러한 역사교육은 유아에게 생소하고 어려운 것으로 느껴질 수 있기에 유아의 배경지식이나 이해와 동떨어진 특별한 역사적 사건이나 발명가에 관한 내용이 아닌, 친숙한 것부터 탐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립대구과학관(2023b)의 프로그램을 보면[그림 4], 시계의 역사를 알아보는 내용이 있다. 만약 이를 과학기술사 교육으로 진행해 본다면, 과거와 현재의 시계, 생활 속 활용 등을 살펴보고, 미래에는 어떠한 형태나 기능의 시계가 나올지, 그에 따라 우리의 생활은 어떻게 바뀔지 상상해보는 활동을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유아는 상상의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물론, 발명과 발견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러한 도구와 기계가 우리의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과학기술사 교육에서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과학기술과 사회와의 관계를 생각해보는 사고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유아 대상 프로그램에서 과학적 주제나 현상을 깊이 탐구할 수 있는 지속적·연속적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 ‘유형’ 분석 결과 ‘통합’과 ‘표현’이 가장 많았고, ‘활동 형태’ 분석 결과 ‘수작업(hands-on)’이 가장 많았다. 이는 과학관 교육프로그램이 지식전달만이 아닌 학습자의 참여와 조작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수준이 비누나 캔들 장식 만들기, 3D펜으로 그리기처럼 저렴한 비용으로 짧은 시간에 끝나는 활동, 과학적 지식을 확인하는 과정 없이 만들기만 하는 정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프로그램 대부분이 ‘단순(참여 형태)’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탐구(활동 형태)’ 프로그램이 전혀 없다는 점을 볼 때, 유아 대상 교육프로그램이 단순 반복적인 일회성 형태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언어적 의사소통이 능숙하지 않고, 주의집중 시간이 짧은 등 유아의 발달적 특성과 과학관에 이러한 유아를 적절히 지도할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점이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유아의 경험과 생활, 계속해서 변화하는 흥미와 관심사를 충분히 반영해서 프로그램을 구성한다면 장시간 이어지는 심화·연계·확장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하다. 과학관의 장기·심화 교육프로그램의 대표적인 형태로 과학 캠프를 들 수 있는데, 연구대상 중에서는 유일하게 한생연(2023)에서 유아 캠프(무박)를 운영하고 있었다[그림 5]. 4차시에 걸친 심화 형태로 여러 회기 진행되기에 깊이 있는 주제 탐구가 가능하다. 한편, 미국은 비형식적 과학학습을 위한 야외학교와 캠프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인데, 한 예로 OMSI(Oregon Museum of Science and Industry) 캠프가 있다[그림 5]. OMSI(2023)는 야외학교와 캠프를 운영하면서 지구과학과 관련된 심화 내용을 교육하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 과학관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심화 교육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
둘째, 유아 대상 교육프로그램 상당수가 학습 장소를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장소’ 분석 결과, 98.63%의 프로그램이 ‘관내’에서 운영되고 있었다. 비형식 학습 기관에서의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관내 학습과 다양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관외 학습을 연계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여러 지역사회자원을 활용하기 힘든 도서·산간 지역이나 기타 이유로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사는 가정 및 기관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유아과학교실이나 그 지역의 환경을 활용한 관외 교육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관외 프로그램의 한 사례를 [그림 5]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국립부산과학관(2023)의 ‘찾아가는 유아과학교실’과 낙동강하구에코센터(2023a; 2023b)의 ‘[갯벌] 얘들아~갯벌에서 놀자’가 있다. 국립부산과학관 프로그램은 과학관프로그램을 기관에서도 경험할 수 있도록 과학관 선생님이 방문하여 교육하는 프로그램이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 프로그램은 과학관 인근 갯벌에서 활동하며 갯벌의 중요성과 서식 동물에 대해 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과학관으로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유아를 위한 것뿐만 아니라 유아가 자주 경험하는 자연환경에 대해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익하다고 볼 수 있다.
과학관에서 운영되고 있는 교육프로그램은 대부분 개별적으로 참여하는 형태였다. 단체 대상 프로그램은 8.75%로 현저히 적었고, 단체가 이용 가능한 주중 프로그램 또한 30.79%로 적었다. 유아 단체 대상 교육프로그램의 부족은 교사 측면에서 과학관과 연계된 혹은 과학관을 활용한 유아과학교육 활성화를 어렵게 만든다. 유아교사들은 교육에서의 지역사회자원 활용의 필요성을 높게 느끼고 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문병환, 김동례, 2016; 조봉희 2017). 따라서 과학관에서는 양질의 유아단체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이를 현장의 교사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해야 한다.
유아 단체 대상 프로그램의 예로 경북대학교자연사박물관(2023)의 ‘우리동네 숲속 놀이터’와 영인산산림박물관(2023)의 ‘멸종위기 새들을 부탁해!’가 있다[그림 6]. 경북대학교자연사박물관 프로그램은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자연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영인산산림박물관 프로그램은 대면과 비대면으로 진행되는데, 환경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알려주어 과학과 환경, 우리 생활의 관계를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이처럼 다양한 내용과 방식의 프로그램이 유아 단체 대상으로 확대될 때 유아들은 또래와 교사, 그리고 과학 및 타 분야의 전문가들과의 과학적 의사소통을 풍부히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과학적 지식과 기술, 과학에 대한 긍정적 태도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다.
Ⅳ. 논의
본 연구에서는 비형식 과학학습의 대표적인 기관인 과학관의 유아 대상 비형식 교육프로그램을 분석하여 현황을 파악하고, 통계 결과와 프로그램 사례를 바탕으로 문제점을 도출하여, 그에 따른 개선사항을 논의하고자 하였다. 분석 결과, 2023년 1월~8월까지 유아 대상 비형식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한 과학관은 총 60개소, 프로그램은 총 583개였다. 프로그램 문제점으로는 유아에 특화된 교육프로그램 부족, 교육프로그램의 주제 간 불균형, 연계 및 심화 교육프로그램 부족, 유아 단체 대상 교육프로그램 부족이 나타났다. 이에 대한 개선사항을 자세히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과학관에서 유아와 유아교육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유아 관련 전문인력을 확보할 것을 제언한다. 유아는 자신의 흥미와 관심에 따라 즐겁게 놀이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배우는 존재로(교육부, 보건복지부, 2019), 과학관은 이러한 유아기 배움의 특성을 이해하고 적절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내용은 유아의 생활과 관련된 모든 분야여야 하며(곽아정 외, 2009), 방법은 활발한 과학적 소통과 탐구를 위해 소·중집단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유아는 연령에 따라 발달 특성에 큰 차이를 보이므로, 국립어린이과학관(2023) 사례처럼, 유아특화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연령별로 세분화된 프로그램을 확대하여 제공하여야한다. 교육대상인 유아에 대한 이해와 배려는 교육프로그램 활성화뿐 아니라, 현대 과학관이 관람객의 개별적 차이를 고려하고 이해하는(Minds-on) 과학관을 추구한다(염주연, 2021)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유아가 경험하는 총체인 유아교육과정(교육부, 보건복지부, 2019)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교육과정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관련성이 높게 나타났으나 그 내용에 있어 유기적으로 연계되지 못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형식 학습 기관의 교육은 교육과정과 실제 연관성을 가져 내용을 심화·확장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이선경 외, 2004). 즉, 과학관에서는 유아교육과정에 대한 사전 이해를 통해 과학관 프로그램과 현장에서의 과학 활동이 원활히 연계되고 확장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유아교육 관련 전문가와 경험자를 확보하여 프로그램에 대한 자문을 구하거나 협력할 필요가 있다(이선경 외, 2004; 곽아정 외, 2009). 과학관 교육프로그램 운영자, 과학교육 강사, 유아교육전문가, 유아기 자녀를 둔 부모, 유아교육전공자 등과의 협력을 통해 과학관의 유아과학교육 프로그램이 유아 특화 프로그램으로 적절하게 운영되게 해야 한다.
둘째, 교육프로그램 주제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해 과학관은 현재 가장 부족한 과학기술사 교육을 확대하고, 특별전시와 상설전시를 적절히 활용한 전시 연계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유아교육에서도 자신이 속해 있는 사회에 소속감을 느끼고, 다른 사람과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며 보다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협력하는 민주 시민, 즉 ‘더불어 사는 사람’을 하나의 인간상으로 추구하고 있으며(교육부, 보건복지부, 2019), 이는 과학기술사 교육의 목표와도 맞닿아 있다. 즉, 유아는 과학적 지식만을 배울 것이 아니라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인한 여러 사회적 문제(각종 오염 문제, 인구증가, 식량난, 에너지원의 고갈 등)와 그 해결책을 함께 배워나가야 하며(이경민, 2013), 이는 과학기술사를 통해 효과적으로 교수될 수 있다(장세옥, 이명희, 2004). 유아를 위한 과학기술사 교육은 유아의 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도구와 기계(예: 시계)로 진행할 수 있다. 이때 영상이나 가상현실 등의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해 과거 사람들의 도구 사용 모습을 살펴본다거나 과학자의 발명 및 실험 과정을 볼 수 있게 한다면 유아의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과학관은 특별전시와 상설전시를 적절히 활용한 전시 연계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주제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전시 관련성 분석 결과, 과반수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과학교육내용 확장에 있어 전시물과 교육프로그램 간의 관련성은 중요하기에(허태현, 2016) 과학관은 교육과 전시의 적절한 연계 및 활용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제언하자면, 상설전시관에는 자연사나 기초과학(자연과학)과 같이 변하지 않는 과학 지식이나 탐구의 기초가 되는 지식, 과학의 역사 등과 같은 내용을 구성하고, 특별전시로는 코딩, 자율주행, 인공지능, 로봇 등과 같은 응용과학 및 산업기술과 관련된 내용이나 현재 주목받고 있는 최신 과학 내용, 혹은 이슈가 되고 있는 과학과 사회문제 등을 다뤄 볼 수 있다. 교육프로그램 또한 상설전시 내용을 배울 수 있는 정기프로그램, 특별전시 내용을 다루는 단기나 특별프로그램으로 나누어 진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전시와 교육을 아우르며 다양한 과학 주제와 내용을 유아들이 탐구할 수 있게 한다면 교육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과학관은 다양한 유형의 교육프로그램을 심화 형태로 연계성 있게 운영해야 하며, 현저히 부족한 장기·관외 프로그램을 활성화해야 한다. 선행연구(곽아정 외, 2009)와 비교했을 때 다양한 유형으로 학습하는 ‘통합’이 늘어났으나, 여전히 저렴한 비용으로 짧은 시간에 끝나거나, 과학적 지식을 확인하는 과정 없이 만들기만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과학은 과정과 결과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이루어지는 것으로 과정뿐만 아니라 지식구성과 사고의 과정 또한 중요하다(이경민, 2013). 따라서 앞으로의 유아 대상 프로그램은 예쁜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 아닌, 연속적인 과정 속에서 과학적 지식과 개념의 구성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 예를 들어 유아들이 어떠한 큰 주제를 감상·이론·표현 등의 유형으로 여러 회차에 걸쳐 탐구하며 내용의 깊이를 더해가고, 그 속에서 발견한 사실이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글이나 그림 등으로 정리한 다음, 마지막 회차에서는 전시회 형식으로 소개한다거나 직접 실험을 선보일 수도 있다. 이러한 연속적인 경험은 유아들이 받아들인 잡다한 정보가 서로 지지적인 관계로 통일성을 이루어 내면화될 수 있게 도울 것이며(이승은, 2017), 과학관 방문의 뚜렷한 목표, 방문 전 준비, 방문 시 활동, 방문 후 학습을 구체적으로 계획할 수 있게 하여 과학관의 경험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게 해줄 것이다(이선경 외, 2004).
장기·관외 프로그램 활성화 또한 필요하다. 단기 프로그램은 같은 내용의 반복, 정해진 교육 시간과 장소 등의 제약으로 유아가 다양한 과학적 경험을 하기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유아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놀이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하며, 그 시간을 마음껏 뛰어놀며 자연과 계절의 변화를 만나고 탐색할 수 있는 실외 공간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교육부, 보건복지부, 2019). 이는 앞서 사례로 살펴본 캠프나 갯벌 체험 등과 같은 장기·관외 프로그램이 오히려 유아 대상으로 더욱 활성화되어야 함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 장기·관외 프로그램은 유아의 흥미와 이해 수준을 적절히 반영할 수 있고, 유아에게 다양한 과학적과정 기술을 시도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므로 과학관은 이를 확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때 관람객을 대상으로 의견 및 요구 조사를 한다면, 장소·기간·비용 등 적절한 운영을 위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과학관은 단체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확대하여 과학관과 연계된 혹은 과학관을 활용한 유아과학교육의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 학부모와 유아들의 과학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에 비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과학관 활용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이인정, 2023). 이에 과학관에서는 현장에서 연계 및 활용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전시, 행사 등을 계획하고 홍보하여 교사들이 지역사회의 다양한 물적·인적 자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이는 교사로 하여금 지역사회 내 비형식 학습 기관과의 유기적 연계를 통해 과학교육 운영에 대한 부담감과 불안을 낮출 수 있게 도울 것이다. 또한 유아에게는 새로운 학습 경험과 심도 있는 사회적 경험을 제공해 줄 것이다(김찬종 외, 2010). 그러므로 과학관은 유아 단체 대상교육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유아교사를 위한 과학교육 연수를 실시하거나, 유아교육과정과의 연계성 및 유아의 이해 수준을 고려한 과학관 이용 가이드북 등을 개발하여 보급한다면, 유아교육기관의 과학관에 대한 관심과 참여,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한편,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이었던 60개 과학관에서 운영한 프로그램의 행정구역별 분포를 살펴본 결과, 수도권과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에서 동서 간 불균형이 관찰되었다. 동부 지역(강원도, 경상도, 대구광역시, 울산광역시, 부산광역시)에는 25개 과학관에서 총 318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전체 프로그램의 54.55%를 차지했다. 반면, 서부지역(충청도, 전라도, 세종특별자치시, 대전광역시, 광주광역시)에서는 16개 과학관에서 총 133개의 프로그램(22.81%)만 운영되었다. 이러한 불균형은 지역 간 비형식 학습 경험의 격차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동부보다는 서부 지역 과학관에서 유아 대상 교육프로그램의 확대가 보다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앞서 논의한 문제점과 개선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양적·질적 측면 모두에서 비형식 과학학습의 확대와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유아 대상 과학관 교육에 관한 연구로써 형식 학습과 비형식 학습이 조화를 이룬 풍부하고 효과적인 유아과학교육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살펴보았다는 데의의가 있다. 다만, 실제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참관한 것이 아니고 개설·운영된 프로그램 목록과 관련 자료를 간접적으로 분석했다는 한계점을 갖는다. 이에 후속 연구에서는 프로그램을 참관하거나 관련 담당자, 강사, 가정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및 면담을 실시하여, 보다 정확한 실태와 문제점을 도출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때 유아교사를 대상으로 과학관 활용에 대한 인식 및 요구사항을 분석한다면, 과학관을 활용한 유아과학교육의 실행에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과학관 외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 등 다른 비형식 학습 기관의 유아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분석하여, 유아교육에서의 비형식 학습 자원 활용에 대한 관심과 활용도를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정희영의 2024년도 국립부경대학교 석사학위논문을 수정·보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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