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패션에 나타난 픽셀의 표현 경향과 특성

1. 픽셀의 개념과 특성

오늘날 현대사회에서 일상적으로 접하게 되는 많은 이미지들은 디지털의 급속한 발전에 따른 하나의 결과물로 존재한다. Yoo와 Youn(2010)은 컴퓨터상의 모니터에 표현된 많은 이미지들을 확대시켜보면 그림의 경계선들이 사각형 형태의 조각들로 서로 이어져 계단의 형상을 나타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면서 작은 사각형의 조각들이 조합되어 전체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라 하였다. 이와 같이 디지털 이미지를 형성하는 가장 작은 단위인 사각형을 픽셀이라 하는데(“pixel”, 2012b), 픽셀의 사전적 정의는 “특정한 빛과 색을 가진 동영상 이미지의 최소 해상도 단위를 지칭하는 것으로 그림과 원소의 합성어이다(“pixel”, 2012a).”

단순한 사각형 형태의 픽셀이 디지털 미학을 반영하는 가장 큰 조형적 특징은 에일리어징(aliasing)과 안티 에일리어징(anti-aliasing)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이미지를 화면상에 표현함에 있어 픽셀 당 하나의 비트(bit)만을 사용하게 되므로(Nicolas, 1996/2000) 이미지를 확대하게 되면 들쑥날쑥한 계단 효과, 즉 공간의 에일리어징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Shin & Lee, 2010). 이것이 바로 픽셀의 불연속적 속성으로 컴퓨터 정보 디스플레이의 특징이라는 것이다(Steven, 1997/2004). 둘째, 이 현상을 줄이기 위해 화소의 모서리를 주변의 색과 비슷하게 바꾸어 부드러운 라인으로 표현하게 되는데 이를 안티 에일리어징이라고 한다(“pixel”, 2012b). 여러 선행연구(Gu & Lee, 2004; Jeong, 2009; Shin & Lee, 2010)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이는 픽셀의 조형적 특징을 이루는 중요 요소로 작용하게 되며 사각형이라는 기본 형태와 계단형태와 같은 들쑥날쑥한 외부형태가 픽셀의 대표적인 조형적 특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적 특징과 더불어 적용되는 색상과 다양한 그래픽 효과 역시 픽셀의 조형적 요소를 부각시킬 수 있는 중요 요소이다. 픽셀은 부가되어 있는 컬러 정보를 비트화 시켜주는 이미지 데이터 파일의 최소 정보 단위로 알려져 있는데(Hong, 2001), Jeong(2009)은 컴퓨터에서 색상 표현은 레드, 그린, 블루라는 빛의 삼원색을 기본으로 하며 표현하려는 이미지의 정밀도는 면적당 픽셀을 표현하는 비트 수에 따라 결정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색상 종류는 각 픽셀에 몇 개의 비트를 할당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며 할당한 비트 수가 작으면 그만큼 색의 표현범위가 좁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1비트는 흑백이미지의 단색만을 표현하는데 반해 4비트는 16가지 색상을, 8비트는 256가지 색을, 24비트에서는 약 1600만 가지 색을 표현할 수 있다고 하였다(Jeong, 2009). 그리고 픽셀들이 모여 현대패션에 나타난 픽셀의 표현 경향과 특성3- 409 -서 그 색감들을 달리할 때 나타나는 시각적 효과는 그러데이션효과 뿐만 아니라 화려한 이미지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이미지를 표현하게 된다(Hong, 2001).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다양한 디지털 이미지의 해상도는 픽셀 이미지를 나타내는 가로와 세로 픽셀수로서 곧 이미지의 크기를 말하는 것과 동일하다고 알려져 있다. 특정 디지털 이미지를 픽셀의 증가 없이 이미지 사이즈만 확대하면 단위 면적당 ppi(pixels per inch)가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하여 이미지 해상도는 낮아지게 되고 반대로 픽셀 수 감소 없이 이미지 사이즈만 줄이면 높은 해상도의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Yoo & Youn, 2010).

Steven(1997/2004)은 픽셀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의 미학을 불연속성, 상호작용, 역동성, 비실체성, 일시성이라 하였고,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근본적 한계를 활용하여 하나의 관념을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또 Jin(2009)은 픽셀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디지털 이미지는 사진과는 다른 존재론적 위상을 지닌다고 하였다. 사진이 피사체의 존재를 증명하는 것인데 반해 픽셀에 의한 컴퓨터 그래픽이미지는 상상으로 빚어낸 허구의 대상을 사진보다 더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존재하지 않는 것을 구체화할 수 있는 상상에 적합한 합성 리얼리즘이라는 것이다. 즉 픽셀의 본질적 속성인 에일리어징에 따른 불연속적 특징은 차별화된 시각적 효과를 표현하며, 안티 에일리어징 효과에 의한 형태의 불확실성은 착시와 환상적 이미지를 표현하는 조형수단으로서 디지털로 구현된 추상미학을 반영한다고 하겠다. 단순한 점에서 시작한 불확정적이고 모호한 픽셀 조각들은 원본의 실재를 넘어 또 다른 시각적 이미지를 재구성하며 다양하고 포괄적인 의미를 창출하는 새로운 예술의 표현 수단이라 하겠다.

2. 현대사회에 나타난 픽셀 이미지

다양한 그래픽디자인 분야에서 픽셀 이미지를 드러냄으로써 디자인의 디지털적 가치를 부각시키고 있는 가운데 Steven(1997/2004)은 비디지털 미디어 분야 역시 픽셀 드러내기를 활용하는 것이 보편화 되었다고 언급하면서 차별적인 시각적 특질을 만들어 주어 독특한 관념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고 하였다. 본 장에서는 픽셀 아트, 공공디자인 및 가구, 인테리어, 생활 소품 등 현대사회의 다양한 디자인 영역에서 픽셀이미지를 활용한 사례를 고찰하여 비디지털 분야에 적용된 픽셀의 조형적 표현 방법을 살펴보았다.

1) 픽셀 아트 전시

Jeong(2009)은 전통적인 회화의 경우 이미지는 캔버스 위에 물질적인 오브제인 물감과 붓 등을 통해 형상화되지만 디지털 시대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이미지들은 컴퓨터 소프트웨어와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태블릿, 프린터 등을 통해 창조적인 이미지를 표현하게 된다고 하였다. 즉 디지털 기술이 시각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채택한 것이 그래픽 픽셀이라는 형식의 사각형이며, 전통적인 안료의 물감 같은 도구로서 컴퓨터 픽셀을 상정하고 이를 통해 예술적 이미지를 표현하게 된다고 주장하였다(Jeong, 2009). Gu와 Lee(2004)는 픽셀 아트란 이미지를 표현하는 화소방식의 가장 작은 단위인 픽셀을 기반으로 이미지를 표현하는 그래픽 방식이며, 네모난 작은 픽셀에 색을 하나씩 채워가면서 전체적인 이미지를 완성하는 방법이라고 하였다.

[Figure 1]은 Quick Honey사의 일러스트레이터 Nana Rausch의 작품이다. 컴퓨터상에서 픽셀 하나하나를 찍어 만든 작품은 인물의 감정 및 이미지에 표현되는 사물의 디테일에 이르기까지 마치 손으로 그린 회화와 같이 정교한 이미지를 나타낸다. 이와 같이 픽셀 아트는 디지털 일러스트레이션이나 아바타, 모바일 도트 그래픽 및 아이콘 디자인 등 웹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작품이 전개되고 있으며, 컴퓨터 화면 밖의 공간에서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전개되고 있다(Gu & Lee, 2004). [Figure 2]는 Ben Fino-Radin 작품으로 디지털 디스플레이상의 커뮤니케이션 역할을 하는 손가락 모양의 아이콘을 픽셀 아트로 구현한 작품이다. 픽셀의 에일리어징 형태를 그대로 형상화한 손가락 아이콘은 십자수를 한 것과 같이 니들 포인트 기법을 통해 수공예적인 기법과 디지털 가치의 융합을 나타냈다(Eran, 2009). 국내에서도 이러한 픽셀 아트 전개를 찾아볼 수 있다. 2012년 ‘K아트 스타-美의 제전’에서 콩이나 쌀 등 다양한 곡물 오브제를 픽셀로 삼아 이미지를 표현하는 작가 이동재는 [Figure 3]과 같이 약 4∼5만개의 콩으로 미스터 빈의 형상을 나타냈다. 컴퓨터 화면이 아닌 캔버스 위에서 픽셀은 콩이라는 소재의 전환을 통해 표현되었고, 대중매체를 통해 친근한 이미지로 인식된 유명 배우의 캐릭터를 아이콘 화하여 픽셀 아트로 재해석한 것이라 한다(Kim, 2012c). [Figure 4]는 넥슨의 기획전 ‘Borderless’에서 선보인 이근우의 작품으로 디지털 게임 그래픽의 가장 기초가 되는 요소인 픽셀을 차용해 순수 미술을 표현한 것이다. 작품에 표현된 캐릭터는 게임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주요 캐릭터들로 플러그와 소켓 등 컴퓨터 부품을 픽셀 아트로 구현한 것이라고 한다(Kim, 2012a). 또 픽셀 아트는 제품 광고에까지 활용되고 있는데, 동아제약은 여성 체내용 생리대인 ‘템포’의 흡수력 테스트를 광고하기 위해 픽셀 아트를 활용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특수 제작된 큰 크기의 실물 템포 캔버스와 물감 분사를 위해 만들어진 3,600개의 시험관으로 구현되었는데, [Figure 5]와 같이 흡수라인이 만들어낸 대형 꽃 그림으로 표현되었다(“Pixel art”, 2011).

[Figure 1]

Quick honey sailing

[Figure 2]

Cool hyperlink icons pixel art designs

[Figure 3]

Lee Dong Jae, Icon

[Figure 4]

Mabi in pixels

[Figure 5]

Pixel art

즉 픽셀 아트는 컴퓨터 디스플레이 화면을 벗어나 다양한 소재 전환을 통해 예술적 작품으로서 재탄생되었을 뿐만 아니라 제품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제품의 뛰어난 기능을 통해 소비자가 친근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홍보 역할까지도 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이와 같이 픽셀이라는 무수한 조각을 통해 구현되는 픽셀 아트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다양한 예술적 가치를 표현하였다.

2) 공공디자인 및 가구, 인테리어

Shin과 Lee(2010)는 사각형이라는 형태를 기본으로 이미지를 형성하는 픽셀의 특성은 제품 외부형태나 표면에 조형적인 요소로 활용되어 모자이크 패턴과 같은 독특한 형상을 나타낸다고 하였다. 2010년 개최된 상하이 엑스포에서 한국관의 외관은 [Figure 6]과 같이 한글 자모의 기하학적인 특성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한글픽셀로 구성되었고, 내부는 재미 설치예술작가 강익중의 작품인 35,000개의 아트픽셀로 장식되었는데, 야간에는 LED조명을 통해 다양한 한글 자모 픽셀로 나타나 독특하고 화려한 이미지로 관람객의 시선을 이끌었다고 한다(Choi, 2010). 또 노르웨이 중앙은행은 2017년 발행될 새로운 지폐 도안을 발표했는데 앞면에는 등대·바이킹선·생선과 같이 바다를 연상시키는 도안으로 국가적 정체성을 표현했고 뒷면은 [Figure 7] 같이 컴퓨터 그래픽을 연상시키는 추상적 이미지의 사각 픽셀로 표현되었다. 지폐디자인으로서 파격에 가까운 이 디자인은 독창적이고 현대적이면서 주제를 잘 표현하였고 최고의 지폐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Hong, 2014). 이러한 공공디자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구 및 인테리어에도 픽셀 이미지는 활용되고 있다. [Figure 8]은 고풍스러운 콘솔에 픽셀이미지를 활용하여 인물 형상이 표현되도록 한 것으로 유머러스한 이미지는 물론 복고적 감성과 디지털의 아이러니한 융합이라는 감정까지도 느끼게 하였다. [Figure 9]의 조명은 Bakery group 작품으로 픽셀 형상을 이용하여 디지털적인 이미지를 표현함은 물론 벽면에 부착시킨 이차원의 형상으로 전환함으로써 벽면 인테리어 효과까지도 나타냈다. 또 침구디자인에 적용된 [Figure 10]은 디지털 이미지를 확대하면 선명한 이미지가 깨져버린 것과 같은 모자이크 이미지를 나타내며(Netta, 2012), 프린트에 의해 평면적인 적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루전에 의한 환상적인 이미지는 물론 각 픽셀에 적용된 다양한 색상에 의해 화려한 이미지를 갖게 한다.

[Figure 6]

Shanghai expo Korea pavilion

[Figure 7]

Norwegian bill design

[Figure 8]

Pixel furniture

[Figure 9]

Pixel lamp

[Figure 10]

Pixel furniture

이와 같이 픽셀의 사각형 특성을 이용해 모자이크화한 다양한 패턴은 하나의 문양으로서 평면이지만 입체의 착시효과를 전달하며 각종 제품에 활용되고 있고, 픽셀의 에일리어징 현상을 제품의 외부 형태에 적용하여 시각적으로 재미를 전달하는 등 디지털 가치를 반영한 독특한 이미지를 나타났다.

3) 생활소품 및 기타

첨단 디지털기반의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픽셀의 조형적인 요소들을 활용한 디자인들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감성이 조합된 이미지로 독특한 디자인 효과를 나타내기도 하였다. [Figure 11]은 8비트 범퍼(8bit bumper)라는 명칭의 제품으로 아이 폰 테두리를 감싼 범퍼의 네모난 픽셀은 과거 향수를 담아내면서도 위트 있는 감성을 표현한 것이고, [Figure 12] 역시 8비트 슬리브(8bit sleeve)라는 명칭의 제품으로 아이 패드나 맥 북 에어를 담아낼 수 있는 케이스로 편지 아이콘 모양을 적용한 것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과거 8비트 게임의 도트 모습과 같은 사각형 픽셀들로 조합된 디자인으로(Kim, 2012b) 아이콘 이미지를 활용하여 디지털을 아날로그 감성으로 재해석하였다. 또 8비트 행거, 컵받침, 아이 폰 스탠드, 주방 소품, 수면용 안대에 이르기까지 픽셀 형태를 활용한 디자인은 각종 생활소품에 적용되어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픽셀이미지는 패션잡지의 화보에도 활용되어 지면 위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나타냈다. Harper's Bazaar Korea는 ‘Looking through Mrs. Prada’s eyes’라는 제목으로 패션디자이너 Prada 기사를 게재하면서 그동안 발표되었던 수많은 컬렉션 작품을 픽셀이미지로 조합하여 [Figure 13] 같이 눈 이미지로 나타냈는데, 이러한 표현은 평면적인 지면에 입체적인 효과를 부여하여 시각적인 차별화를 유도했음은 물론 Prada가 추구하는 혁신의 코드를 반영한다고 해석된다. 또 리블록스(Leblox)라는 앱은 자신만의 픽셀 아바타를 만들어 소셜 미디어 앱을 통해 공유하고 장식품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Figure 14]는 Karl Lagerfeld, Tom Ford, Alber Elbaz, Donatella Vesace 등 유명 패션디자이너의 모습을 픽셀 아바타로 표현한 것이다(Ha, 2014).

[Figure 11]

8bit bumper

[Figure 12]

8bit sleeve

[Figure 13]

Pixel fashion photographs

[Figure 14]

Pixel avatar

이와 같은 픽셀 이미지는 아트 작품 외에도 현대 일상생활에서 소비되는 다양한 생활소품에 적용되어 재미와 위트를 담아냈다. 즉 픽셀 형태는 차별화된 시각적 특징은 물론 과거를 회상하는 복고적인 이미지와 디지털 이미지를 동시에 담아내는 위트 있는 표현방식이며 소비자의 사용성에 재미를 줄 수 있는 디자인이라 하겠다.

이상의 고찰을 통해 픽셀 이미지는 디지털 세계만이 아닌 비디지털 분야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어 시각적인 측면에서 차별화를 이룰 뿐만 아니라 디지털이라는 현 시대의 가치를 반영하는 표현수단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픽셀이 디지털적인 측면이 아닌 디자인 조형요소로서 사용되는 방식은 주로 모자이크풍의 프린트와 같이 평면적인 표현으로 적용된 경우, 제품의 외부형태에 픽셀의 계단효과를 적용한 경우, 두 가지 방식이 혼합된 경우로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Shin과 Lee(2010) 역시 픽셀 조형요소의 디자인 적용방법이 평면적 표현의 픽셀, 제품의 외부형태 적용의 픽셀, 실물을 변형시킨 샘플링 픽셀로 나타난다고 하여 유사한 형태로 적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디지털의 픽셀이미지는 현대생활 전반에 깊숙이 개입되어 일상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내재되어 있으며 아티스트들에게는 새로운 조형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겠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면 <Table 1>과 같다.

<Table 1>

Representation method and characteristics of pixel in design field

1. 문양으로 활용된 평면적인 표현

픽셀 이미지를 패션 영역에 표현하는 가장 용이한 방식은 하나의 문양으로서 프린트기법을 활용한 것이라 하겠다. 다채로운 색상과 문양으로 화려한 장식적 가치를 나타내는 패션에 있어 픽셀 이미지는 사각형이라는 기본 형태를 기반으로 기하학적인 문양과 같이 면적과 간격, 색상의 대비정도에 따라 다양한 이미지를 표현한다.

2009년 국내 캐주얼 브랜드 톰보이 진은 [Figure 15] 같이 디지털 이미지의 픽셀을 확대한 것과 같은 문양의 후드 점퍼를 선보였고, 2010년 이동수 골프웨어 역시 브랜드 심벌인 W로고를 픽셀화 시켜 프린트한 점퍼를 선보이는 등 캐주얼한 스타일링을 제안한 바 있다(Kwak, 2010). Jardin de Chouette는 브랜드를 상징하는 캐릭터 부엉이를 [Figure 16] 같이 화려한 색상의 픽셀로 변형시키고 프린트를 이용하여 여러 아이템에 적용하여 브랜드 정체성을 위트 있게 표현하였고, 2013년 Fred Perry는 클래식 비디오 게임 팩 맨(Pac-man), 일본 픽셀 디자이너 Ten Kinnei가 운영하는 그래픽 레이블 텐도텐(Ten_do_ten)과 협업하여 [Figure 16]의 피케 셔츠에 팩 맨 캐릭터를 독특한 픽셀 그래픽 디자인으로 선보였다(“Fred Perry”, 2013).

[Figure 15]

Tomboy jean, 2009

[Figure 16]

Jardin de Chouette, 2012S/S

이러한 픽셀 프린트는 패션컬렉션을 통해서도 다양한 이미지를 나타내는데, [Figure 17]은 화려한 프린트로 브랜드의 특유의 감성을 나타내는 Basso & Brooke의 작품이다. 원피스 전체에 형형색색의 픽셀 조각으로 구성된 작품은 화려한 색감과 함께 깨진 것과 같은 픽셀 이미지로 착시현상을 일으켜 인체의 윤곽은 모호한 이미지를 나타낸다. 반면 [Figure 18]의 힙 부분에만 적용된 픽셀 문양은 드레스와 유사 톤의 픽셀로 단색 그러데이션 효과를 통해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이미지와 함께 시선을 주목시키는 유인 자극제로 활용되었다. [Figure 19] 역시 그러데이션 효과를 나타낸 픽셀로 함께 연출된 의복과 대조되는 색상을 통해 전체적인 패션 연출에 있어 강조적인 포인트로 활용되었다. 또 [Figure 20] 같이 점과 같이 작은 픽셀들이 퍼져 나가는 것과 같은 방사 이미지로 레이아웃 된 것, [Figure 21]의 원피스 일부분에 모자이크풍의 패턴으로 레이아웃 된 것 등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었으며, [Figure 22]는 셔츠, 재킷, 스커트, 롱부츠에 이르기까지 모든 아이템에 서로 다른 원색의 색상으로 조합된 픽셀 패턴을 적용하고 얼굴에 픽셀 조각들을 콜라주하여 유희의 감정까지도 갖게 하였다. 뿐만 아니라 2009S/S Prada는 픽셀이미지를 물결형식으로 적용하여 [Figure 23]의 화려한 패턴으로 표현하였다.

[Figure 17]

Fred Perry, 2013

[Figure 18]

Basso & Brooke, 2007F/W

[Figure 19]

Victoria Beckham, 2010F/W

[Figure 20]

Dries van Noten, 2009S/S

[Figure 21]

Giles, 2006F/W

[Figure 22]

Preen, 2012S/S

[Figure 23]

Louise Gray, 2011F/W

또 프린트가 아닌 패치워크를 통해 픽셀의 이미지를 나타내기도 한다. 프린트로 표현되는 픽셀과 달리 정교한 사각형의 조각들을 서로 붙여 형성되는 픽셀 이미지는 모자이크 벽화와 같은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Figure 24]의 밀리터리 스타일로 적용된 픽셀은 위장 효과를 위해 최근 새롭게 선보인 디지털 픽셀 패턴 군복과 유사한 이미지를 나타냈다. 또 의복뿐만 아니라 다양한 패션 소품에 적용되기도 하는데 [Figure 25] 같이 컬렉션에서 독특한 손잡이의 가방에 Karl Lagerfeld 자신의 이미지를 픽셀 화하여 프린트하고 모델의 얼굴을 가린 채 연출됨으로써 성의 모호함을 나타냄은 물론 디자이너의 위트와 재치를 표현하였다. 최근 들어 픽셀이미지는 의상뿐만 아니라 헤어 연출에도 적용되어 혁신적인 헤어 트렌드를 제시하기도 하였다. [Figure 26]은 스페인 헤어 회사가 제시한 ‘엑스프레시온 픽셀 헤어(Xpresion pixel hair)'로 머리카락의 일부분에 사각형 모양의 픽셀 형태로 컬러를 입혀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나타낸 것이다(Kim, 2015).

[Figure 24]

Prada, 2009S/S

[Figure 25]

Kunihiko Morinaga, 2011F/W

[Figure 26]

Karl Lagerfeld, 2009S/S

[Figure 27]

Xpresion pixel hair

이와 같이 픽셀의 평면적인 표현은 모자이크나 그래픽 그리드와 같은 이미지로 프린트되거나 패치워크 기법을 통해 표현되었고, 브랜드 심벌이나 로고 등 상징물을 픽셀 이미지로 표현하였으나 특정 형상을 나타내기보다는 적용되는 색상과 픽셀의 크기, 적용되는 위치 등에 따라 픽셀 고유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의상이나 소품 외에 헤어 연출에까지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 더욱 다양한 디자인 적용 사례를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픽셀 강조는 픽셀이 지닌 디지털 가치를 패션에 반영시키는 하나의 방식이며, 패션 전 영역에 걸쳐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줄 수 있는 새로운 표현방식이라고 사료된다.

2. 의복이나 패션소품의 외부 형태에 적용

픽셀에 관한 이론적 배경에서 언급하였듯이 픽셀이 지닌 특유의 형태는 들쑥날쑥한 계단 현상 즉, 공간의 에일리어징 현상이라 하겠다. 다양한 제품디자인의 외부 형태에 적용된 픽셀은 단순화된 디자인과 함께 사용성에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픽셀의 형태를 현대패션에 적용한 경우는 패션소품이나 의복의 일부분에 활용되어 위트 있는 이미지를 나타냈고 형태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의외적인 놀라움과 재미를 나타냈다.

[Figure 28] 같이 넥타이 형태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한 디자인, [Figure 29]의 재킷 칼라 외곽선에 픽셀의 계단 형태를 나타낸 것, [Figure 30] 같이 모든 장식적인 요소를 배체한 채 픽셀의 조형적인 효과만을 적용한 시계, 단조로운 디자인에 픽셀 형태를 적용하여 포인트를 준 [Figure 31]의 아트 힐 등 모던함과 함께 재미와 위트의 감정을 표현하였다. [Figure 32]는 디자이너 Dzmitry Samal의 패션 안경으로 픽셀 효과를 반영한 것이다. 1980년대 컴퓨터 그래픽과 테트리스 등 게임에서 영감을 받은 이 디자인은 디지털이라는 감성을 반영함은 물론 복고적인 감성을 동반하며(Shin & Lee, 2010), 모델의 립 메이크업 역시 안경과 동일한 픽셀 효과를 표현하여 재미있는 발상의 전환을 나타낸다. 또 [Figure 33] 역시 어린 시절 놀이의 대상이던 게임 캐릭터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프랑스 디자이너 Sabine Ducasse의 8비트 픽셀 의상으로 원단 대신 펄러 비즈(Perler beads)를 녹여 완성한 것이라고 한다(Sami, 2012). 다양한 소재 전환을 통해 새로운 예술 작품으로 재창조한 픽셀 아트와 같이 색색의 비즈로 완성된 의상은 화려한 문양으로 표현되었으며 의상의 외곽 라인은 픽셀의 에일리어징과 같이 계단 효과를 나타냈고 유년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적 감성을 내재하고 있다고 하겠다.

[Figure 28]

8bit tie

[Figure 29]

Kunihiko Morinaga, 2011F/W

[Figure 30]

8 bit watch

[Figure 31]

Pixel shoes

[Figure 32]

6dpi eyewear

[Figure 33]

Sabine Ducasse, 2012

인체 위에 표현되는 의복에 있어 외부 형태에 픽셀 특유의 형태를 나타내는 디자인 표현은 기타 제품디자인에 비해 제한적인 요소가 수반되어 다양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패션소품이나 의복 일부분에 적용된 픽셀의 그래픽적인 형태는 의외적인 재미와 위트의 감정을 나타내는 조형요소로서 활용되었으며 복고적인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반영하였다고 여겨진다.

3. 입체 및 평면적인 활용과 혼합

모자이크풍의 평면적인 표현은 물론 디자인의 외부 형태에 픽셀 효과를 동시에 적용한 디자인은 착시와 모던한 그래픽적인 효과를 나타내 독특한 이미지를 표현하였다. [Figure 34]의 네크리스는 Mike & Maaike 작품으로 모자이크 패턴과 같은 평면적인 표현은 물론 네크리스의 외곽형태에 픽셀의 계단 현상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다. 이 네크리스는 구글 이미지 검색을 통해 찾아낸 고가의 보석들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저해상도의 픽셀이미지로 전환시킨 것으로(Mike & Maaike, 2012) 고가 보석이라는 본래의 상징성을 디지털 가치로 승화시켜 재미와 위트를 반영하였다. 또 [Figure 35]는 재킷과 원피스, 스타킹 전체에 걸쳐 픽셀의 모자이크 패턴으로 구성되어 있고, 재킷과 원피스의 외곽선은 들쑥날쑥한 픽셀의 형태를, 눈에 착용된 아이 웨어는 정육면체의 입체적인 픽셀 조각으로 구성되어 평면과 입체적인 표현이 혼합된 양상을 나타낸다.

[Figure 34]

Mike & Maaike, Stone jewels

[Figure 35]

Kunihiko Morinaga, 2011F/W

이러한 혼성적인 표현 외에 입체적이거나 부조적인 표현을 나타내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Figure 36]은 색색의 직사각형 조각들의 중첩으로 구성된 드레스로 각각의 조각들은 컴퓨터 그래픽의 그리드와 같은 이미지를 나타내며 화려한 색상으로 중첩된 픽셀 조각들로 인하여 부조적인 표면감을 나타낸다. [Figure 37] 역시 수많은 픽셀 조각들이 콜라주 된 작품으로 흑백의 색상 구성은 모던하면서도 미래적인 이미지까지도 나타내며, 픽셀 조각들은 독특한 재질감을 표현하는 도구로 작용하였다. 이러한 부조적인 질감 효과를 넘어 [Figure 38]은 입체적인 사각 픽셀로 구성된 조각과 같은 드레스로 기괴한 이미지까지도 표현하였다. 원피스와 함께 얼굴 전체를 가리는 픽셀 마스크, 스타킹에 표현된 픽셀 프린트 등 픽셀의 평면적 적용과 입체적 적용이 혼재되어 삼차원의 모듈효과는 물론 독특한 패션의 감정을 느끼게 하였다. 또 의복뿐만 아니라 [Figure 39] 같이 패션 슈즈에 적용되어 나타나는데 스타킹 및 슈즈 전체에 표현된 픽셀 프린트와 함께 굽에 적용된 픽셀의 입체적인 형상은 디지털 속성을 지닌 픽셀의 가치 대신 위트 있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위한 표현요소로서 픽셀의 이미지가 차용된 것이라 하겠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다양한 유형의 영상패션이 선보여지는 가운데 Reed+Rader는 [Figure 40]과 같이 픽셀 형상을 모티브로 한 의상을 움직이는 동영상으로 표현한 디지털 패션을 선보였는데, 매초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화면에서 픽셀모티브는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입체적인 효과를 부각시키며 위트 있는 감정을 전달하였다.

[Figure 36]

Jean Paul Gaultier, 2011S/S

[Figure 37]

Gareth Pugh, 2009S/S

[Figure 38]

Kunihiko Morinaga, 2011F/W

[Figure 39]

Kunihiko Morinaga, 2011F/W

[Figure 40]

Reed+Rader, 2011

1. 환상적 이미지 표현

픽셀은 패션 공간에서 환상적 이미지를 표현하는 도구로 활용되었다. 인간은 현실적인 제한과 경계를 초월한 자유로운 의식을 통해 환상적인 사유를 느끼게 되는데(Kim & Yang, 2004), 일종의 시각적 허구성을 추구하는 다양한 표현방식을 통해 환상의 이미지를 나타내기도 한다. 패션디자인 공간은 이차원의 의상 표면과 삼차원의 개념인 공간상에서 다양하게 표현되는데, 이때 다양한 소재의 질감이나 형태, 문양의 효과 등에 의해 시각적 환영이라는 환상적 이미지를 표현하게 된다고 하겠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색의 혼합은 인간의 눈을 자극하여 몽환적이며 환상적인 이미지를 느끼게 하며 하나의 픽셀을 구성하는 색 점들의 간격이나 크기, 색상의 그러데이션 효과 등은 일종의 시각적 허구성을 추구하게 하여 신비로운 환상적 사유를 느끼게 하였다. [Figure 18] 같이 다양한 색상을 모자이크처럼 표현하여 평면적인 표현을 나타낸 경우 불분명한 윤곽선은 일루전이라는 시각적 환영을 구현하게 되며, [Figure 19] 같이 점과 같은 수많은 픽셀 조각의 방사적인 레이아웃 역시 착시에 의한 환상적 이미지를 나타낸다. 즉 패션디자인에 모자이크와 같은 방식으로 표현된 픽셀은 유사한 형태와 다양한 색상의 조합, 그러데이션 효과 등에 의해 시각적 착시와 일루전이라는 환상적 이미지를 표현하는 도구로 작용하였다. 사각형이라는 형태의 단계적 구도와 색의 점진에 의한 상호작용 및 이 작용 속에서 야기되는 시각적 혼란은 의복공간에서 환상미를 극대화 시키는 방식이라고 해석된다. 또한 컴퓨터 디스플레이 상에 하나의 이미지 구현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인 픽셀은 패션의 공간 안에서 인체와 의복이라는 실제의 물질성을 동반하고 다양한 표현방식을 통해 독특한 이미지로써 표현됨은 물론 환상성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2. 시각적 유희 표현

수많은 픽셀의 파편들은 패션 공간에서 시각적 유희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로 존재하였다. 첨단 디지털 문명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즐거움과 재미를 주는 유희의 요소들은 점점 확대되어가고 있고 그 중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패션에 있어서도 유희성은 대중의 가치관을 표현하는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서 다양한 방법으로 표출되어지고 있으며(Ahn & Gaang, 2006), 창의적인 패션디자인 개발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Park(2013)은 디자인 유머의 상당부분은 시각적인 의외성을 포함한다고 언급하면서 제품 자체의 특성이나 제품 종류의 특성에 기반을 둔 의외성으로 유머를 느끼기도 하지만 외형적 특성으로 인한 의외성으로 인해 유머 감각을 느끼게 된다고 하였다. 또한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느끼게 하는 시간적 특성에 기반을 둔 의외성 역시 디자인 유머의 일종이라 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첨단 테크놀로지의 한계라는 측면에서 규정된 픽셀은 들쑥날쑥한 형태적 요소를 디자인에 그대로 수용함으로써 차별적인 시각적 특징을 나타냈고 유희라는 가치를 생성하였다. 또한 디지털의 한계를 벗어나 아날로그적 복고의 감성으로 즐거움을 전달한다고 해석된다. 일반 제품디자인에 있어 픽셀 형태를 그대로 적용하거나 그림문자로 표현되는 아이콘을 형상화한 픽셀의 표현을 통해 사용성에 있어서도 재미라는 유희의 가치를 반영하였듯이, 패션에서도 [Figure 28], [Figure 29], [Figure 38] 같이 본래 형태를 벗어난 왜곡과 변형, 착시에 의한 표현 등은 기존의 것에서 벗어나는 새로운 미를 추구하여 흥미로운 유희의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이러한 픽셀의 표현은 디자이너가 대중에게 전달하는 디자인 유머의 메시지이며, 위트와 유머가 요구되는 시대성의 반영이라 생각된다.

3. 디지털의 본질적 예술 가치 강조

현대패션에 나타난 픽셀이미지는 무엇보다도 패션 영역에 디지털이라는 가치를 표현할 수 있는 조형 수단으로 작용하였다. Nicolas(1996/2000)는 비트가 디지털 정보의 최소 단위인 것처럼 픽셀은 그래픽 분자이며, 픽셀의 진정한 힘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분자적 성격에서 나온다고 하였다. 개별 픽셀로부터 하나의 형상이 만들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물질세계에서 정교한 축척으로 사물을 관찰할 때 생기는 현상과 유사하다고 하면서 픽셀의 위력을 그래픽의 개성이라고까지 주장하였다. 즉 픽셀이 지닌 본질적 속성은 텍스트에서 선, 이미지, 움직이는 동영상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구성할 수 있으며 이는 새로운 예술적 효과를 창출하는 키워드라는 것이다(Nicolas, 1996/2000). Jeong(2009)은 인상주의 화가들이 점묘법을 통해 회화의 물질적 본질과 시각적 특성의 본질을 강조한 것처럼 픽셀은 디지털 그래픽의 본질적 모습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었고, 이는 디지털의 문화적 정서를 드러내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컴퓨터 화면 상에서 픽셀 하나하나를 찍어 정교한 회화 작품과 같은 이미지를 표현한 픽셀 아트 작품이나 다양한 디자인 제품들을 통해 픽셀의 예술적 가치를 입증하였듯이 픽셀은 디자인 조형의 중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패션에 활용된 픽셀 이미지 역시 디지털과 패션의 융합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며 새로운 예술적 표현으로 승화되었고 첨단 디지털 세상에서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조형요소로까지 활용되었다. 픽셀은 디지털을 표현하는 상징적 요소이지만 직, 간접적인 표현을 통해 패션 영역에서 디지털의 한계를 새롭게 표현한 또 다른 아름다움의 가치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8 비트 디자인의 유행과 함께 제품디자인 전반에 복고적인 감성의 디지털 가치를 반영하였다면(Shin & Lee, 2010) 픽셀의 사각형이라는 조형요소를 패션디자인에 적용하는 방법은 앞선 고찰에서 알 수 있듯이 패턴과 색채를 모자이크로 표현하거나 픽셀의 특징을 디자인의 외부형태에 적용하는 방법, 이를 혼성시키는 방법, 입체적인 방법 등 다양한 표현 방식을 통해 패션 공간에서 디지털의 예술적 가치를 반영하였다. 즉 디지털 기술로 구현되는 모든 이미지가 픽셀이라는 요소를 통해 나타나며 하나의 표현물질로 작용한 것처럼 패션에서 직, 간접적인 픽셀 형태의 활용은 디지털 공간에서 이미지의 실체인 픽셀을 과장시킴으로써 그 가치를 패션 영역에 전이시키고 있는 것이라 사료된다.

이상에서 고찰한 내용을 정리하면 <Table 2>와 같다.

<Table 2>

Representation method and characteristics of pixel in modern fashion and other design fiel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