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NORC 단지의 고령자 맞춤형 주거서비스 구조와 시사점 : 어빌리티즈의 나라키타 사례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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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s the structure of housing services for older adults in a NORC-based housing complex in Japan and examines its implications for large-scale apartment NORCs in Korea. The analysis focuses on the Narakita Housing Complex, where a private welfare organization offers integrated services such as home modifications, care management, day-care services, and mobility support.
Employing a case study approach that includes field observations, interviews, and document analysis, the research identifies home modifications of individual dwelling units as a crucial element for facilitating safe aging in place, especially in high-risk areas like bathrooms and entryways. These interventions are closely associated with on-site service hubs and community-based care services, creating a multi-layered safety net within the housing complex. Considering the owner-occupied housing context in Korea, the study recommends a consultation-based, fee-for-service model for home modifications, coupled with shared service hubs, emphasizing the potential of public rental housing as a pilot setting for NORC initiatives.
Keywords:
Naturally occurring retirement community (NORC), Housing services for older adults, Home modification, Aging in place, Large-scale apartment complexes키워드:
자연발생 노인 커뮤니티(NORC), 고령자 맞춤형 주거서비스, 주거개조, 대규모 아파트 단지Ⅰ. 서론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은 고령자의 주거와 돌봄을 둘러싼 정책 및 실천 방식에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연구들은 고령자의 건강 상태, 기능 수준, 가족 구조, 경제적 여건이 점차 이질화됨에 따라, 단일한 형태의 주거 공급이나 돌봄 제공만으로는 다양한 고령자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Kendig et al., 2017; OECD, 2020; World Health Organization, 2015). 특히 다수의 고령자는 요양시설 입소보다는 익숙한 주거환경과 지역사회 내에서의 생활을 지속하기를 희망하며, 이러한 경향은 여러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고 있다(Golant, 2015; Rowles, 1993; Wiles et al., 2012). 이에 따라 지역사회 계속 거주(Aging in Place, AIP)는 고령자 주거정책의 핵심 방향으로 재차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고령자 주거정책과 연구는 여전히 요양시설이나 유료 노인주택을 중심으로 한 시설 중심 주거모델에 초점을 두는 경향이 강하다(Phillipson, 2007). 이러한 접근은 중증 개호(介護)1)가 필요한 고령자에게는 안정적인 돌봄을 제공할 수 있으나, 비교적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고령자에게는 생활환경 변화에 따른 적응 부담과 지역사회 관계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한계를 지닌다(Stone & Reinhard, 2007). 국내 연구에서도 시설 입소가 고령자의 자율성과 삶의 연속성을 저해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시설 보호 중심의 주거정책에서 지역사회 내에서 자립과 선택을 고려한 방향으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정소양, 김현중, 2024; 주보혜 외, 2020).
최근 고령자 주거 분야에서는 주거환경을 유지하면서 필요한 서비스만을 유연하게 결합·제공하는 조직 중심의 주거서비스 운영방식이 새로운 대안으로 논의되고 있다(Greenfield et al., 2012; World Health Organization, 2020). AIP에 관한 선행연구들은 고령자의 지역사회 거주가 삶의 질과 심리적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일관되게 주장하면서도, 이를 실제로 가능하게 하는 주거환경과 서비스 제공의 운영 메커니즘에 대한 실증 연구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Golant, 2015). 즉, AIP는 정책적 목표로는 폭넓은 합의를 이루었으나, 이를 일상생활 차원에서 구현하는 구체적인 서비스 구조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일본의 고령자 주거 연구는 제도나 정책 전반에 대한 논의에 집중되어 왔으며, NORC(Naturally Occurring Retirement Community) 맥락에서 실제 주거단지 단위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의 구조와 운영사례에 기반한 심층적인 분석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며(Hunt & Gunter-Hunt, 1986; Greenfield et al., 2012), 특히 공공임대주택과 민간 복지기업이 협력하여 고령자 맞춤형 주거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영 구조와 서비스 조합 방식에 대한 실증적 연구도 부족하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고령 인구가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NORC 환경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존 주거를 유지하면서 고령자의 생활을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 운영방식에 대한 실증적 논의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는 고령화가 상당 부분 진행된 일본의 대규모 공공아파트 단지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대규모 아파트 NORC 환경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주거서비스 구조와 운영 전략을 도출하고자 한다.
일본은 한국보다 앞서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국가로,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여 다양한 형태의 고령자 주거서비스를 운영해 온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민간 복지기업인 어빌리티즈(Abilities)는 고령자와 장애인을 대상으로 주거개조, 유료 주거서비스, 복지용구 제공, 데이서비스2), 이동지원 서비스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특히 개호건축사가 참여하는 맞춤형 주거개조와 고령자의 상태에 따라 서비스를 조합할 수 있는 운영방식은 기존의 시설 중심 모델과 차별화되는 특징을 지닌다.
어빌리티즈의 이러한 서비스 구조는 NORC라는 공간적 맥락 속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구현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NORC는 기존 주거지에 고령 인구가 자연스럽게 증가하면서 형성된 커뮤니티로, 최근 연구들은 NORC가 고령자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를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음을 재확인하고 있다(Caro, 2016; Greenfield et al., 2012). 최근 국내에서도 일반 주거지역 내에서 고령 인구 비중이 증가하며 NORC로 전환될 가능성을 지닌 주거단지들이 출현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내에서 이루어진 논의는 주로 NORC의 공간적 분포나 정책적 가능성에 머물러 있으며, 실제 NORC 환경에서 서비스가 어떻게 구조화되고 운영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사례 기반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일본의 도쿄 대도시권에 속한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에 위치한 나라키타 주거단지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어빌리티즈의 운영 사례를 분석하여 고령자 맞춤형 주거서비스의 구조와 운영 방식을 심층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어빌리티즈에서 제공되는 주거서비스의 구성요소와 유형을 분석하고, 서비스 운영 메커니즘을 규명함으로써 초고령사회에서 고령자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를 지원할 수 있는 주거복지 정책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본 연구의 구체적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 연구문제 1. 어빌리티즈(Abilities)가 제공하는 통합적 서비스 구조와 고령자의 기능 수준과 생활 맥락에 따른 조합 및 운영방식은 어떠한가?
- 연구문제 2. 나라키타 주거단지의 주거개조 서비스는 어떠한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 요소는 노후 주거환경에서 고령자의 생활 안전과 자립을 어떻게 지원하는가?
- 연구문제 3. 나라키타 주거단지의 통합서비스 운영 방식은 어떠하며, 이는 고령자를 위한 생활 안전망을 어떻게 형성하는가?
Ⅱ. 이론적 배경
1. 시설 중심 접근의 한계와 Aging in Place(AIP)에 대한 논의
고령자 주거정책은 전통적으로 요양 시설을 중심으로 한 시설 기반 공급 체계를 통해 발전해 왔다(Kendig et al., 2017; Phillipson, 2007). 이러한 체계는 건강 상태가 악화된 단계의 고령자들에게는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정책적 정당성을 확보해 왔다. 그러나 선행연구들은 시설 중심의 정책이 고령자의 주거 선택과 생활 방식의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며, 특히 자립 생활이 가능한 고령자에게는 한계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국내 연구에서도 노인요양시설 입소 경험이 고령자의 주관적 삶의 질 인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제시하며, 시설입소가 개인의 생활 방식과 일상적 선택을 제약할 가능성을 지적하였다(김경래 외, 2020). 또한, 주보혜 외(2020)는 고령자 주거정책이 보호 중심의 획일적 공급 체계에서 벗어나, 고령자의 기능 수준과 생활 선호를 반영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논의는 고령자 주거정책이 단일한 주거유형이 아닌 다양한 주거 선택지를 포괄하는 체계로 재구성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Aging in Place(AIP)는 고령자가 가능한 한 오래 기존의 주거환경과 지역사회 내에서 생활을 지속하는 것을 의미하며(Rowles, 1993), 고령자의 심리적 안정과 사회적 관계 유지,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논의되어왔다(Wiles et al., 2012). 국내에서도 AIP 개념은 고령자 주거정책의 핵심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다. 정소양과 김현중(2024)은 한국 고령자 다수가 기존 주거지에서의 계속 거주를 선호하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지역사회 기반 지원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그러나 국내외 연구 모두 AIP를 고령자의 선호나 가치 차원에서 논의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실제로 가능하게 하는 주거환경과 서비스 운영 구조에 대한 분석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2. NORC 연구의 동향과 고령자용 주거개조 연구의 범위와 한계
NORC는 고령자들을 위해 특별히 계획하여 조성된 주거단지가 아니라 기존 주거지에 고령 인구가 자연스럽게 증가하면서 형성된 커뮤니티를 의미한다(Hunt & Gunter-Hunt, 1986). 미국을 중심으로 NORC-SSP(Supportive Service Program)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으며, NORC-SSP는 고령자들의 사회적 고립 감소, 서비스 접근성 향상, 지역사회 참여 증진 등의 긍정적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Greenfield et al., 2012). 국내에서는 NORC라는 용어를 직접 사용하지는 않으나, 고령자가 기존 주거지에서 지역사회 기반으로 계속 거주할 수 있는 조건과 공공주택과 지역 서비스의 결합 가능성을 다룬 연구가 축적되고 있다(주보혜 외, 2020; 최병숙, 박정아, 2021). 그러나 국내 연구 역시 주로 정책 방향이나 공간 분포 차원에 머무르고 있으며, 주거개조와 서비스 제공이 주거단지 수준에서 어떠한 구조로 결합·운영되는지에 대한 사례 기반 분석은 거의 없다.
주거개조는 고령자의 낙상 예방과 일상생활 수행능력 유지에 효과적인 환경적 개입으로 평가되어 왔다(Gitlin, 2003). 특히 손잡이 설치, 단차 해소, 욕실 개선과 같은 배리어프리 개조는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도 고령자의 주거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국내 연구에서도 고령자 주거개조가 생활 안전감과 자립성 인식 향상에 기여함을 확인함으로써 고령자용 주거개조가 고령자의 주거 만족도와 안전 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외 연구에서는 AIP와 NORC의 중요성을 이론적·정책적으로 강조해 왔으나, 이를 실제로 가능하게 하는 주거환경과 서비스의 운영 구조에 대한 사례 기반 분석은 상대적으로 부족하였다. 특히 주거개조, 개호·복지 연계가 주거단지 수준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결합·운영되는지에 대한 실증적 연구는 제한적이다.
이에 본 연구는 일본의 NORC 사례인 나라키타 주거단지를 대상으로 민간 - 공공 협력 기반의 고령자 주거서비스 유형과 주거개조를 중심으로 한 통합서비스 구조를 사례연구를 통해 분석함으로써 기존 연구를 확장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AIP를 정책 목표가 아닌 구체적인 주거환경–서비스 운영 메커니즘의 결과로 제시함으로써 한국을 포함한 초고령사회 국가의 주거복지 정책과 실천 모델 설계에 실질적인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Ⅲ. 연구방법
본 연구는 일본의 NORC 사례인 나라키타 주거단지에서 제공되는 고령자 맞춤형 주거서비스의 구조와 운영 메커니즘을 분석하기 위해 사례연구를 진행하였다. 본 연구에서 정의한 주거서비스의 구조란 고령자의 주거를 중심으로 주거개조, 돌봄 서비스, 이동지원, 사회적 연결이 어떠한 방식으로 결합·운영되어 생활을 지지하는지를 나타내는 체계를 의미한다.
연구 대상은 일본의 NORC 기반 주거단지인 나라키타 주거단지와 단지내 미마모리주택, 해당 단지에서 고령자 대상 주거서비스를 운영하는 민간 복지조직 어빌리티즈(Abilities)이다. 나라키타 단지는 1971년에 조성된 대규모 공공임대주택 단지로 고령자 비율 증가와 공실 확대라는 문제를 배경으로 민간 복지조직과의 협력을 통해 고령자 주거개조 및 생활지원 서비스가 도입된 사례이다.
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현장 방문조사는 2020년 1월 28일부터 31일까지 수행되었으며, 도쿄 대도시권에 속한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의 나라키타 주거단지, 도쿄도 이타바시구 지역포괄지원센터, 그리고 민간 복지기업인 어빌리티즈의 본사를 직접 방문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본 연구의 자료는 세 가지 유형으로 구성되며, 각 자료는 상이한 분석 목적을 가진다.
첫째, 면담자료는 고령자 주거서비스의 기획 및 운영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수집되었다. 어빌리티즈 본사 관계자, 개호건축사, 나라키타 단지 통합서비스3) 운영 담당자를 대상으로 반구조화된 면담을 실시하였으며, 면담 내용은 주거개조의 절차와 기준, 서비스 유형과 비용 체계, 전문 인력의 역할 분담, 주거개조와 서비스 제공 간의 연계 방식 등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면담자료는 주거개조와 서비스가 어떠한 운영 논리와 의사결정 구조 속에서 결합되는지를 분석하는 데 활용되었다.
둘째, 현장 관찰 및 사진자료는 주거개조와 서비스 운영이 실제 공간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수집되었다. 나라키타 주거단지를 직접 방문하여 단지 외부 환경과 공용공간, 주거단위 내부 개조 사례, 데이서비스 공간, 서비스 제공 장면 등을 관찰·기록하였다. 이 자료는 주거개조의 공간적 특성과 단지 내 서비스 거점의 배치 및 접근성을 분석하는 데 활용되었으며, 면담에서 확인된 운영 원칙이 물리적 환경에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근거 자료로 사용되었다.
셋째, 문헌자료는 서비스의 공식적 구조와 제도적 맥락을 확인하기 위해 수집되었다. 어빌리티즈의 공식 홈페이지와 공개 자료에 수록된 고령자 주거서비스 유형, 주택개조 내용, 비용 체계, 운영 방식 등을 분석자료에 포함하였다. 해당 자료는 연구자가 일본어 원문을 번역·정리하여 활용하였으며, 면담 및 현장 관찰 자료에서 도출된 분석 결과를 교차 검증하고 분석의 신뢰성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였다.
자료 분석은 수집된 면담자료, 관찰·사진자료, 문헌자료를 반복적으로 검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분석 과정에서는 고령자 주거서비스의 구조를 설명하는 핵심 요소를 중심으로 자료를 종합적으로 비교·해석하였다. 주요 분석 범주는 주거서비스 유형, 주거개조의 구성 요소와 적용 방식, 통합서비스 운영 구조, 통합서비스와 생활 안전망 형성 방식으로 도출되었다.
세 가지 자료는 운영 구조에 대한 이해(면담), 공간적 구현 방식의 확인(관찰), 제도적·공식적 근거의 검증(문헌)을 상호 보완적으로 연결하여 사례 단지의 주거서비스 구조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활용되었다.
Ⅳ. 연구결과
1. 어빌리티즈의 고령자 맞춤형 통합서비스 구조
어빌리티즈는 1985년에 설립된 민간복지기업으로 고령자 및 장애인을 위한 주거개조, 유료 주거서비스, 복지용구 렌탈, 데이서비스, 이동지원 등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며, 개호건축사가 참여한 맞춤형 주거개조가 특징이다. 문헌 자료와 면담 분석 결과, 어빌리티즈의 고령자 주거서비스 구조는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되었다 <표 1>.
첫째, 유료노인홈인 기마마관은 상시 개호가 필요한 고령자를 위한 요양형 시설로 입주 절차 및 개호 전문성이 가장 높은 유형으로 식사 제공, 일상생활 개호, 의료기관 연계, 여가 및 지역 교류 프로그램이 포함된다. 둘째, 서비스 포함 고령자 주택(사고주)은 비교적 자립 생활이 가능한 노인을 위한 거주형 서비스 주택으로 생활지원과 안심 시스템이 제공되는 단일 동 중심의 서비스 주택 유형이다. 셋째, 미마모리 주택은 UR과 민간이 협력하는 모델로서 통합형 복지서비스가 제공되는 유형으로 고령자의 기존 지역사회 거주를 전제로 최소한의 돌봄 서비스를 결합한 형태이다. 이 유형은 고령자가 시설에 입소하지 않고도 필요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설 중심의 주거유형과는 구별되는 점이 특징으로 파악되었다. 본 연구의 대상인 나라키타 단지 내 고령자 거주를 전제로 주거개조가 이루어진 일부 주택이 미마모리 주택에 해당한다.
2. 나라키타 단지 사례에 도입된 주거서비스의 구성요소
나라키타 단지는 고도 경제성장기에 공공주택이 대량으로 공급되던 시기인 1971년에 조성된 대규모 공공아파트 단지로 총 18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약 1,500세대 규모의 주거단지이다. 현장 관계자 면담에 따르면, 건설 당시의 건축 기준에 따라 5층 이하의 공동주택에는 엘리베이터 의무 설치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나라키타 단지 내에는 엘리베이터 운영 방식이 서로 다른 동들이 혼재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즉, 전 층에 엘리베이터가 정차하는 동, 홀수 층에만 엘리베이터가 정차하는 동, 그리고 1층부터 5층까지 엘리베이터가 전혀 설치되지 않은 동이 공존하고 있었다. 이러한 수직 이동의 접근성 문제는 이후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지속 거주에 중요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또한, 단지 내 주택 유형은 1인 가구를 위한 소형 주택부터 가족 단위 거주가 가능한 주택까지 비교적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방문 당시에는 전체 거주자의 약 50%가 고령자 또는 고령자 부부로 구성되어 있을 정도로 고령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다. 이로 인해 계단, 현관 단차, 깊은 욕조 등으로 인한 이동 불편과 낙상 위험이 고령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여 고령자들의 이탈이 증가하였고, 그 결과 단지 내 빈집이 늘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나라키타 단지는 고령자의 지속 거주(AIP)를 지원하기 위한 개입이 필요한 노후 공공주택 단지로 인식되었으며, 이에 따라 2013년부터 UR과 어빌리티즈가 협력하여 고령자 대상 주거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나라키타 단지는 1970년대 건설될 당시 고령자 친화적 설계가 반영되지 않았던 이유로 고령자들의 이동과 인지에 부담을 주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기존 단지를 유지하면서 주거개조와 서비스를 결합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미설치 또는 제한적 운행으로 인한 수직 이동 구조의 불균질성은 엘리베이터의 추가 설치나 구조적 개선을 통해 직접적으로 해결하기보다는 주거 및 서비스를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즉, 엘리베이터 접근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동이나 저층 주거를 중심으로 주거개조가 이루어졌으며, 이를 통해 고령자의 일상생활에서 필수적인 수직 이동 자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생활환경을 조정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나라키타 단지에는 고령자들의 일상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나라키타 통합서비스센터가 단지 내부에 설치되어 있었다. 주거개조, 생활지원, 이동·안전 지원, 상담 기능 등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주거서비스 거점으로 주거개조와 복지 서비스가 일체화되어 운영되고 있었다. 또한 케어매니지먼트5), 돌봄서비스6), 데이서비스 등 주요 서비스는 단지 내 또는 주거 인접 공간에서 제공되고 있었으며, 여기에 2017년부터 이동서비스가 제공되면서 병원 방문이나 외출과 같은 이동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특히, 고령자 비율이 증가함에 따라 단지 내부를 관통하는 차량과 보행이 혼재되는 진입 동선은 차량 속도 저감, 시각적 안내 요소 보강 등 보행 안전을 중심으로 한 교통안전 관리가 강화된 것으로 관찰되었다.
그리고, 단지가 조성될 당시에는 단지내 상가가 많았으나 인구구조 변화와 소비·상업 환경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현재 단지 내에는 상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단지 내 상업시설 감소로 인해 단지 내 데이서비스센터나 통합서비스센터를 둠으로써 고령자들의 일상생활을 지원하고 있었다.
단지 근처에 우체국, 병원이 있었으며, 도로 건너편에는 편의점, 레스토랑 등이 있었다. 버스정류장은 주거동에서 도보 약 3분(약 250m) 이내에 접근 가능한 위치에 있으며, 공개된 운행 정보에 따르면 주중 주간 시간대 기준 약 11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고령자가 일상적인 외출이나 서비스 이용 시 버스를 이동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통 환경이 확보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단지 내에 고령자 대상 주거개조와 생활지원서비스가 결합된 환경이 조성되면서 부모 세대를 본 단지에 거주하도록 하고 자녀 세대가 인근 지역으로 이주하는 거주 형태가 관찰되었다 [그림 1, 그림 2].
나라키타 단지 전경과 중앙 공용공간(a,b)과 단지내 나라키타 통합서비스 센터와 내부에 설치된 주거개조 안내 포스터(c,d), 고령자의 인지적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색채 및 바닥 표식을 활용한 주동 엘리베이터 공간(e,f)
어빌리티즈의 주요 개조 항목에는 단차 해소, 손잡이 설치, 미닫이문 전환, 욕실 및 화장실 개선,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주방 설계 등이 포함되었으며, 나라키타 주거개조 서비스는 일괄적 패키지 개조가 아니라 1960 - 70년대에 건설된 노후 공공아파트의 구조적 한계를 전제로 한 선택적 개조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원래의 주택은 욕조 깊이가 깊고, 출입부 단차가 존재하여 고령자의 입·출욕 과정에서 낙상 위험이 높은 구조였으나 개조를 통해 욕실 바닥의 단차를 완화하고, 욕조 주변에 손잡이를 설치하여 이동성을 보조하도록 개선되었다. 이러한 주거개조는 고령자의 신체 기능 저하를 전제로 한 전면적인 개조가 아니라 기존 주택 구조를 유지하면서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는 선택적 개조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현관은 기존 단차를 완화하여 안전성을 확보하였으며, 부엌은 기존의 협소한 작업 공간을 조정하여 휠체어 접근성과 일상생활 수행을 지원하고 있었다[그림 3].
신발 착·탈 지원을 위해 현관문에 설치된 접이식 보조 발판(a), 현관의 잔존 단차 보완을 위한 발판 및 수직 손잡이(b, c), 이동 안전성을 고려한 동선(d), 미닫이문 교체로 이동 가능성 확보(e), 작업 높이와 사용성을 고려해 개선된 주방(f), 단차를 최소화한 욕실·현관 인접 공간(g), 보조 설비가 적용된 욕실·화장실 공간(h,i)
[그림 4]는 주거개조 이후의 평면 구조를 나타낸다. 개조 이전에는 부엌이 침실 2에 해당하는 위치에 배치되어 있었으며, 식사실·부엌(DK) 공간 또한 기존에 침실로 사용되던 공간을 전용한 형태로 현관에서 복도를 따라 공간이 분절된 폐쇄적인 평면 구조를 보였다. 반면, 개조 이후에는 식사실·부엌(DK) 공간을 주거 중심부로 재배치함으로써 일상생활이 집중되는 핵심 공간으로 기능하도록 평면 구성이 조정되었다. 식사실·부엌(DK) 공간을 고령자 생활에 맞게 재구성하여 가구를 최소화하고 동선을 단순화하여 보행 보조기기 사용이나 이동 시 충돌 위험을 최소화하도록 개조하였다. 또한, 식사, 휴식, 가벼운 활동이 하나의 연속된 공간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방형 평면 구조를 유지함으로써 고령자의 일상생활 수행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전면적 구조 변경이 아닌 기존 평면을 유지하면서 선택적 주거개조 방식의 사례로, 고령자가 익숙한 환경에서 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AIP 전략의 실천 사례로 볼 수 있다.
나라키타 단지에서 운영되는 미마모리 주택의 주거개조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첫째, 빈집이 발생한 경우에는 신규 고령자 입주를 전제로 욕실·현관 등 고위험 공간을 중심으로 주거개조가 입주 이전 단계에서 이루어졌으며, 이는 향후 사고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 개입으로 기능하고 있었다. 둘째, 이미 거주 중인 고령자의 경우에는 신체 기능 저하나 생활상 불편이 발생한 이후 개별 요청에 따라 주거개조가 단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개조가 진행된 세대의 정확한 비율은 공개 자료로 확인되지는 않으나 나라키타 주거단지에서 운영되는 미마모리 주택은 특정 주거동에 고정적으로 배치된 유형이라기보다는 단지 내 고령자 입주 상황과 공실 발생 여부에 따라 기존 주거동을 활용하여 유연하게 조성·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현장 관찰 결과, 미마모리 주택으로 활용되는 세대는 단지 내 여러 주거동에 분산되어 있었으며, 통합서비스센터 및 데이서비스센터와의 기능적 연계를 고려하여 서비스 접근성이 확보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었다. 또한, 주거개조는 개별 입주자의 기능 수준을 사전에 반영한 맞춤형 설계라기보다는 고령자에게 공통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욕실·현관 등을 중심으로 한 안전 위주의 기본적인 개조를 우선 적용하고, 이후 서비스 조합을 통해 개인차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운영 방식은 고령자 주거개조를 단지 내 일부 특화 동에 한정하지 않고, 기존 주거를 활용하여 필요에 따라 점진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미마모리 주택은 통합서비스센터를 중심으로 케어매니지먼트, 생활지원, 응급대응서비스와 연계되어 단지 기반 통합 서비스 체계의 한 구성 요소로 기능하고 있었다.
3. 나라키타 단지의 통합서비스 운영과 생활 안전망의 구성 방식
나라키타 단지에서는 주거개조를 기반으로 개호서비스와 생활지원서비스가 케어매니지먼트를 통해 연계되는 통합형 주거서비스 운영 구조가 확인되었다. 면담결과, 주거개조 서비스 이외에도 5가지 주요 서비스인 생활지원서비스(안부전화, 상담 등), 케어매니지먼트(케어매니저 배정 및 개호계획 수립), 복지용구 제공(휠체어, 침대 등), 데이서비스(입욕, 식사, 운동 등), 이동서비스 지원이 결합된 통합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었다. 단지 내에는 케어매니저가 상주하여 고령자의 초기 상담, 서비스 연계, 지속적 모니터링을 담당하였으며, 이는 서비스 접근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도적 장벽을 완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또한 고령화로 인한 공실 주택은 개조한 후 고령자 주거 및 서비스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었으며, 유휴 주차공간을 활용한 데이서비스센터와 복지용구 사업소가 단지 내에 제공되어 주거와 서비스 공간이 연계되어 있었다. 이러한 서비스 거점들은 주거동들로 둘러싸인 공용공간에 위치하며, 주요 주거동으로부터 보행 접근이 가능한 범위 내에 배치되어 있다. 현장 관찰 결과, 이러한 서비스 거점은 서비스 이용을 개별적 행위가 아닌 일상생활의 일부로 통합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생활지원서비스는 안부 확인, 생활상담, 긴급 통보, 이동지원으로 구성되었다. 정기적인 안부 확인 전화와 센서 기반 모니터링은 고령자의 생활 상태 변화를 지속적으로 파악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었으며, 케어매니저는 고령자와 월 1회 이상 면담을 통해 생활상의 불편 사항을 파악하고, 필요 시 개호서비스나 지역 자원을 연계하는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였다. 데이서비스는 신체 기능 유지 프로그램, 식사 제공, 입욕 지원 등을 통해 주거개조 이후의 생활을 지속적으로 보완하는 기능을 담당하였다.
긴급 통보 체계는 위기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었고, 이동지원 서비스는 의료기관 방문이나 외출, 사회적 활동 참여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고령자의 생활 영역을 주거 내부에 한정되지 않도록 보완하였다. 이러한 보호서비스가 개별적으로 분절되지 않고,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되어 예방적 생활 안전망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나라키타 단지에서 이루어진 주거개조는 개별 주택 단위의 물리적 환경 개선에 그치지 않고, 단지 내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돌봄·생활지원서비스와 결합된 구조로 운영되고 있었다. 조사 결과, 어빌리티즈의 주거개조는 고령자의 일상생활 중 사고 위험이 높은 욕실, 화장실, 현관 등을 중심으로 낙상 예방과 이동 안전을 강화하는 1차 안전망으로 기능하였다.
이와 함께 단지 내에 설치된 통합서비스센터를 중심으로 케어매니지먼트와 데이서비스가 제공되며, 고령자의 건강 상태와 생활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2차 안전망이 형성되어 있었다. 더 나아가 병원 통원, 쇼핑, 사회적 활동을 지원하는 이동서비스는 단지 외부와의 연결을 유지함으로써 고령자의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는 3차 안전망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다층적 구조를 통해 나라키타 단지의 주거개조는 단일한 물리적 개입이 아니라, 서비스 체계 전반과 연계된 통합적 생활 안전망의 일부로 기능하고 있었다.
나라키타 단지의 통합서비스 구조에서 주목할 점은 주거개조가 단순한 물리적 환경 개선에 그치지 않고, 이후 케어매니지먼트와 생활지원서비스의 개입 수준을 결정하는 기초 정보로 활용되고 있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욕실·현관부 개조 이력이 있는 세대는 낙상 위험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되며, 이동지원 및 정기 방문 서비스의 우선순위 설정에 반영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었다. 개조 이후에도 생활상 위험 요소가 남아 있는 경우 서비스 개입이 유지·조정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이러한 운영 방식은 주거개조-서비스 제공-생활 모니터링-재평가로 이어지는 순환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었으며, 주거환경 변화가 서비스 제공 기준과 방식에 지속적으로 반영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일반적인 재가서비스 체계에서도 주거개조는 제도적으로 포함되어 있으나, 이는 개별 가구의 필요에 대응하는 제한적·사후적 개입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반면, 나라키타 사례에서는 주거개조가 단지 차원의 계획 속에서 개호건축사에 의해 이루어지며, 개조 결과가 케어매니지먼트 및 생활지원서비스 운영에 반영되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종합하면, 나라키타 단지의 통합서비스 운영은 주거 기반의 예방적 안전 확보, 서비스 조직에 의한 상시적 관여, 그리고 이동과 사회적 연결을 통한 고립 완충이 결합된 생활 안전망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러한 안전망은 고령자를 특정 시설에 수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주거와 지역사회 내에서 위험을 분산하고 완충하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NORC 환경에 적합한 운영 방식으로 판단된다.
Ⅴ. 논의 및 결론
1. 논의
기존의 AIP 및 NORC 관련 연구들은 고령자의 지역사회 계속 거주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주거환경의 물리적 안전성 확보와 함께 돌봄 및 생활지원 서비스가 결합되어야 함을 공통적으로 강조해 왔다(정소양, 김현중, 2024; Rowles, 1993; Wiles et al., 2012). 본 연구에서 분석한 나라키타 단지 사례 역시 이러한 선행연구의 결과와 일치한다. 안전을 중심으로 한 단위주거 개조는 케어매니지먼트, 데이서비스, 이동지원과 결합되어 실제 주거단지 차원에서 구현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AIP가 단일 정책이나 단일 서비스로 달성되기 어렵다는 기존 연구의 논의를 실증적으로 뒷받침하고 있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주거개조의 역할과 위치에 있어 기존 연구와 중요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선행연구에서는 주거개조가 주로 고령자의 기능 저하 이후에 이루어지는 보조적 개입으로 다루어져 왔으며, 욕실이나 화장실을 중심으로 한 기술적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었다(Gitlin, 2003; Wahl et al., 2012). 본 사례에서 주거개조는 서비스 제공 이후의 사후적 조치가 아니라 빈집을 활용하여 고령자 입주 이전에 이루어지는 선제적 개입과 이미 거주 중인 고령자의 경우 개별 요청에 따라 단지내 통합서비스를 통해 주거개조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빈집 발생 시 고령자의 신체 기능 수준과 향후 변화 가능성을 고려하여 주거를 먼저 개조한 후 입주가 이루어지고, 이후 케어매니지먼트 및 생활지원 서비스로 연계되는 구조는 주거개조를 AIP의 결과가 아닌 통합서비스 체계의 출발점이자 핵심 인프라로 재정의한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를 확장한다.
또한, 다수의 주거개조 연구는 개별 주택 단위를 중심으로 분석을 수행해 왔으며, 단지 외관이나 공용공간은 주거환경의 배경적 요소로 다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Gitlin, 2003; Oswald et al., 2007). 이에 비해 본 연구는 나라키타 단지를 하나의 분석 단위로 설정하여, 외관 및 공용공간, 주거 내부, 서비스 제공이 어떻게 구조적으로 연결되어 생활 안전망을 형성하는지를 분석하였다. 이러한 접근은 고령자의 생활 안전이 개별 주택 내부에 국한되지 않고, 이동 동선, 공용공간, 서비스 접근성 등 단지 차원의 조건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NORC 연구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단지 차원에서의 구조적 분석을 보완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기존 NORC-SSP 연구는 주로 공공 또는 비영리조직이 중심이 되어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례를 다루어 왔다(Greenfield et al., 2012). 이와는 달리 나라키타 단지에서는 민간 복지 기업인 어빌리티즈가 중심이 되어 공공임대주택 운영 주체와 협력하며 주거개조, 개호지원, 복지용구, 이동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고 있었다.
나라키타 단지의 경우 공공의 역할은 단지 내 주택의 활용과 서비스 거점 설치를 허용하고, 민간 주체가 주거개조와 개별 서비스 운영을 수행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는 조정자(coordinator)로서 기능하였다. 반면, 실제 주거개조의 내용 설계, 고령자 대상 상담, 서비스 제공 및 운영 관리는 어빌리티즈와 같은 민간 복지조직이 담당하였다. 이로써 본 사례의 공공–민간 협력 구조는 공공이 직접 개입하는 관리형 모델이라기보다는 공공임대주택이라는 공간 자원을 기반으로 민간의 전문성과 서비스 역량이 결합되는 간접 지원형 협력 모델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역할 분담은 공공이 고령자 주거 문제에 대응하는 하나의 방식으로서 단지 차원의 물리적 환경과 제도적 틀을 유지·관리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개별 고령자의 다양한 욕구에 대응하는 서비스 제공은 민간 주체에 위임하는 구조적 특징을 보여준다. 이는 고령자 주거서비스를 단일 주체가 통합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대규모 단지 환경에서, 공공과 민간의 기능을 분리·연계하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NORC 서비스가 반드시 공공 주도 방식으로만 운영되어야 한다는 기존 인식을 확장하여 공공–민간 협력 기반의 통합 운영 모델 역시 실현 가능하고 지속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 결론
본 연구는 일본 나라키타 단지를 NORC 사례로 분석하여 고령자 맞춤형 주거서비스가 어떠한 구조로 설계·운영될 수 있는지를 실증적으로 검토하였다. 특히 어빌리티즈가 제공하는 주거개조, 케어매니지먼트, 데이서비스, 생활지원, 이동지원이 개별 서비스의 병렬적 제공이 아니라, 고령자의 일상생활을 지지하는 다층적 생활 안전망으로 통합되어 작동하고 있음을 규명하였다. 나라키타 단지의 주거개조는 전면적인 리모델링이 아닌 위험 저감 중심의 선택적·단계적 개입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는 고령자의 신체 기능 수준과 향후 변화 가능성을 고려한 현실적 대응 방식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주거개조는 단지 내 서비스 거점과 연계되어 사고 예방(1차 안전망), 상시 모니터링과 조기 개입(2차 안전망), 사회적 고립 완화(3차 안전망)로 이어지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었다. 또한, 주거개조를 시작점으로 서비스 제공-생활 모니터링-재평가로 이어지는 순환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었으며, 주거환경 변화가 서비스 제공 기준과 방식에 지속적으로 반영되는 특징을 보였다. 이는 기존 AIP 및 NORC 연구에서 강조되어 온 환경 – 서비스 결합의 필요성을 단지 차원에서 구체화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종합할 때 나라키타 단지는 고령자를 위해 의도적으로 조성된 주거단지는 아니지만, 자연발생적 고령화가 진행된 대규모 노후 공공아파트라는 점에서 NORC의 조건을 충족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특히 주거 노후화와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된 환경 속에서 어빌리티즈가 주거개조와 서비스를 결합한 통합적 운영 구조를 구축하였다는 점은 기존 NORC-SSP 논의를 확장하는 사례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운영 중심의 접근은 노후 아파트가 밀집한 한국의 NORC 지역에서도 벤치마킹 가능한 모델로 평가될 수 있다.
나라키타 단지 사례는 일본의 특수한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고령 인구의 집적이 진행된 대규모 아파트 단지라는 점에서 한국의 주거 현실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한국 역시 1980 – 1990년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집중적으로 조성되었으며, 해당 단지들에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자연발생적 NORC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라키타 사례는 한국 대규모 아파트 NORC에서 고령자 맞춤형 주거서비스를 어떻게 구조화하고 운영할 수 있는지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문제 해결이 자주 논의되지만, 현실적으로는 주민 합의, 비용부담, 이주 문제 등으로 인해 단기간 내 전면적 개선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라키타 사례는 전면 재건축이나 대규모 구조 변경이 아닌 기존 주거 평면을 유지하면서 고령자의 기능 수준에 따라 선택적으로 주거개조를 적용하는 방식이 고령자의 거주 지속성을 지원하는 대안적 접근임을 시사한다.
특히, 욕실, 현관, 주방 등 사고 위험이 높은 공간을 중심으로 한 선택적 개조는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도 고령자의 안전성과 자립성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이는 한국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형 NORC에서도 적용 가능한 접근 방식이다. 이러한 주거개조 중심 접근은 노후 단지를 문제적 공간이 아닌 재구성 가능한 생활 기반으로 전환하는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나라키타 단지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개별 주택 단위의 개조를 넘어 단지 내부에 서비스 거점을 배치함으로써 고령자의 생활을 상시적으로 지원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케어매니지먼트, 데이서비스, 복지용구 제공이 단지 내부 또는 인접 공간에서 이루어짐으로써 고령자는 외부 이동 없이도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 역시 관리사무소, 주민공동시설, 유휴 상가 공간 등을 활용한다면 단지 기반 서비스 거점화가 제도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이것은 기존의 방문형·분절형 서비스 제공 방식에서 벗어나 고령자의 일상 생활권 내에서 작동하는 생활 밀착형 서비스 체계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러한 구조는 고령자의 신체적 안전(1차 안전망), 상태 모니터링 및 조기 개입(2차 안전망), 사회적 고립 완화(3차 안전망)를 단계적으로 연결하고 있다. 한국의 NORC 환경에서도 고령자의 문제는 단일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신체적 안전, 돌봄 공백, 사회적 고립이 복합적으로 얽혀 나타난다. 따라서 나라키타 사례에서 제시된 생활 안전망 개념은 한국 대규모 아파트 NORC에 적용할 경우 서비스를 개별적으로 확충하는 방식이 아닌 구조적으로 배치·연계하는 접근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나라키타 단지에서는 공공임대주택 운영 주체와 민간 복지기업이 역할을 분담하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러한 공공–민간 협력 모델을 통해 서비스의 지속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지자체, 공공주택 관리 주체, 민간 복지기관 간 협력 구조는 이미 부분적으로 형성되어 있으나 주거개조와 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사례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사례는 분양아파트가 주를 이루는 한국의 주거 구조에 그대로 적용되기에는 제도적 한계를 지닌다. 특히 개별 소유로 인해 주거단위 내부 개조의 집합적 실행이 어렵고, 단지 내부에 서비스 거점을 설치하는 데에도 제약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고령자 비율이 높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하나의 생활 단위로 인식하고, 공용공간 개선과 서비스 연계를 중심으로 주거 지속성을 지원하는 접근은 한국 NORC 환경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특히, 주거단위 내부 개조는 고령자의 낙상 예방과 일상 생활 수행능력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개입으로 NORC 환경에서도 배제될 수 없는 요소이다. 다만 한국의 대규모 분양아파트 단지에서는 주거개조를 단지 차원의 일괄 사업이 아닌 고령자 개인의 기능 수준과 주거 특성을 고려한 상담·평가 기반의 선택적 서비스로 제공하는 접근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민간 서비스 제공 주체가 주거개조를 유료 서비스로 운영하되 단지 내 통합서비스 거점과 연계하여 상담, 설계, 시공을 통합적으로 제공한다면 주거내부 개조의 접근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단일 사례연구로서 몇 가지 한계점을 지닌다. 첫째, 분석 대상이 일본의 특정 지역과 하나의 민간 조직 사례에 한정되어 있어 연구 결과를 모든 NORC 유형에 일반화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둘째, 자료의 일부는 어빌리티즈의 공식 홈페이지 및 공개 문헌에 기반하고 있어서 실제 서비스 이용자의 경험이나 인식이 직접적으로 반영되지 못하였다. 셋째, 연구 시점이 단면적 조사에 해당하므로 서비스 이용에 따른 장기적 효과나 변화 과정을 분석하지 못하였다.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지역의 NORC 사례를 비교하거나 고령자 및 가족을 포함한 다층적 관점의 자료를 수집함으로써 분석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한국의 고령자 주거정책의 방향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LH와 같은 공공임대주택을 대상으로 NORC 환경에서의 통합 주거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적용·평가하는 실증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분양아파트 NORC의 경우 주거단위 내부 개조, 공용공간 개선과 외부 서비스 연계를 어떠한 방식으로 풀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고령자의 기능 변화에 따른 주거서비스 이용 경로와 생활 안전망의 장기적 효과를 추적하는 종단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고령자 맞춤형 주거서비스를 보다 정교하게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2025년 원광대학교 교비지원에 의해 수행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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