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의 ADHD 진단에 관한 어머니의 경험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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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An ADHD diagnosis in a child is a significant event that creates a caregiving burden for parents. This study examines the life changes experienced by mothers following their child's ADHD diagnosis from a transition perspective. The participants included 13 mothers of elementary school children receiving pharmacological treatment for ADHD. Data were collected through semi-structured in-depth interviews and analyzed using the constant comparative method.
The findings reveal that mothers initially recognized their child's behavioral challenges but delayed seeking a diagnosis, leading to feelings of confusion and anxiety. While the diagnosis was expected, it served as an emotionally significant turning point. During the transition phase, mothers began to reinterpret their child's difficulties through the lens of ADHD, leading them to adjust their parenting strategies. In the subsequent adjustment phase, these changes were integrated and sustained in their daily lives.
This study emphasized how mothers' experiences evolve over time, both before and after diagnosis, highlighting a dynamic, process-oriented trajectory of adaptation.
Keywords:
ADHD, Diagnostic experience, Transition, Qualitative study키워드:
진단 경험, 전환, 질적연구Ⅰ. 서론
자녀가 정신건강 관련 진단을 받는 것은 부모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건이다. 자녀의 진단과 관련한 부모의 심리사회적 경험은 주로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지적장애 등의 발달장애 중심으로 논의되었다. 부모들은 자녀의 장애를 인지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정서적 어려움을 경험한다. 이들은 자녀를 양육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 당혹감이나 막막함을 느낀다. 자녀의 장애 진단은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기 때문이다(김희태, 김명나, 2026). 또한 부모에게 삶의 통제력을 잃는 것과 비견한 상실감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고통은 누적되어 정서적 손상을 야기한다(유혜민, 이선화, 2025).
이들의 어려움은 정서적 측면에 국한되지 않는다. 특히 장애 아동의 주 양육자인 어머니는 자신의 삶이나 사회적 정체성을 내려놓게 된다. 대신 자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사회 체계를 조율하며 돌봄 제공, 정보 탐색, 중재자 등의 다중적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김경민, 노진아, 2025). 또한 자녀의 장애가 부모의 책임이라는 낙인을 경험하는데, 이는 부모들이 사회적 관계를 축소하게 되는 요인이 된다. 결국 이들은 고립감 또한 느끼게 된다(이수미 외, 2024). 이렇듯 선행연구들은 자녀의 장애 진단이 부모의 양육에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부모의 삶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건임을 보여준다.
최근 아동의 정신건강 관련 문제로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ttention-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ADHD)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20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ADHD 유병률은 약 13%로 보고되었다(최정원 외, 2021). 이는 아동기 정신건강 문제 중에서도 ADHD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ADHD의 핵심 증상은 주의집중력의 결핍과 충동성이다. 이러한 특성은 학교 맥락에서 문제가 두드러진다. ADHD 아동은 교과 수업 상황에서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과제 지속의 어려움을 보인다(McDougal et al., 2023). 이에 읽기, 쓰기, 연산 등의 기초 학습에서 낮은 성취를 보이게 된다(김병룡, 2024). 이들은 또래 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충동적 행동을 보이거나, 사회적 맥락의 정보를 파악하고 활용하는 데 미숙하기 때문이다. 이에 또래와의 상호작용에서 오해와 갈등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임종아, 2024). 나아가 이러한 학습 및 관계상의 어려움은 교사가 이들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거나 낮은 기대감을 형성하는 원인이 된다(Metzger & Hamilton, 2020).
ADHD 아동의 특성 및 학교생활 적응의 문제는 어머니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어머니는 학교를 통해 아동의 문제를 반복적으로 보고받으며, 만성적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적절한 대처 방안을 찾지 못해 혼란과 두려움을 경험하게 된다(오연수, 2019). 더불어 자녀의 행동을 통제하지 못한다는 생각으로 양육 효능감이 저하되고 자존감마저 낮아진다. 이러한 스트레스 상황은 공황 발작(panic attack) 또는 우울 및 불안 장애와 같은 실제 정신과적 증상으로 발현되기도 한다(Yurdarkul et al., 2024). 이러한 상황에서 어머니들은 자녀를 이해하고, 지원하기 위한 돌봄의 노력을 이어간다. 하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는 자녀의 행동으로 인해 원망이나 실망감을 느끼고, 자녀와의 관계가 악화된다(Brown et al., 2025).
또한 ADHD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의료 전문가, 학교 등 다양한 체계와 협력 관계를 형성하고 조율해야 하는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이지혜, 이선혜, 2024). 이처럼 ADHD 아동 어머니는 자녀의 행동 문제에 대한 양육 부담뿐만 아니라 치료를 위한 역할까지의 다층적 부담을 경험한다. 또한 자녀의 어려움은 어머니의 양육의 책임으로 귀결된다. ADHD 아동에 대한 제도적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이상훈, 2025). 결국 어머니는 ADHD 부모로서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fend for themselves)’ 부담까지 떠안게 된다(Nicholson & Lee, 2024).
따라서 ADHD 아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어머니의 심리사회적 지원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ADHD 아동 어머니의 양육 경험을 과정적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녀의 ADHD 진단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관점이 요구된다. ADHD 자녀에 관한 양육 경험은 진단을 기점으로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진단 전후를 함께 탐색하면, 어머니의 정서적 반응과 양육 방식을 연속적으로 포착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선행연구는 주로 진단 이후 및 치료 관리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는 어머니의 양육 경험을 과정적으로 조망하는 데 한계가 있다.
자녀의 ADHD 진단을 중심으로 어머니의 양육 경험을 탐색하기 위해서는 앞서 논의한 발달장애 아동의 진단과 양육 경험을 적용하여 이해할 수 있다. DSM-5에 따르면 ADHD는 신경발달장애로 발달장애 범주에 포함되지만, 제도적 장애 판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발달장애 아동 양육의 맥락과 유사성을 보인다. 자녀의 학습과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부모가 지속적으로 관리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정서적 지원, 또래 관계 중재 등의 양육적 개입을 수행해야 하는 점에 있어서 발달장애 아동 양육과의 유사성이 예측된다. 따라서 발달장애 자녀의 진단과 양육 경험은 ADHD 아동의 양육 맥락에 확장하여 논의해볼 수 있다.
한편, 발달장애 아동의 양육 경험에 관한 선행연구들은 자녀의 장애 진단을 어머니의 트라우마, 외상의 관점에서 해석하기도 한다(김은지 외, 2024; 유혜민, 이선화, 2025). 이러한 관점은 진단이 어머니에게 미치는 심리적 충격과 고통을 이해하는 데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러나 진단을 외상적 사건으로 규정하게 될 때, 어머니의 경험을 부정적인 정서 반응에 한정하여 이해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반해 전환(transition)의 관점은 삶의 중요한 사건 이후의 변화와 적응을 과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이 된다. ADHD와 같은 건강이나 질병과 관련된 삶의 변화는 개인의 인식, 관계, 역할에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상태로 이행하는 과정을 수반한다(Meleis, 2010). 이러한 맥락에서 자녀의 ADHD 진단은 어머니가 자녀의 행동을 이해하는 방식과 양육 방식을 재구성하는 중요한 전환 사건이라 볼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자녀의 ADHD 진단을 전환의 관점에서 탐색하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자녀의 ADHD 진단을 중심으로 어머니는 어떠한 전환 및 적응을 경험 하는가?”이다. 이를 통해 ADHD 아동 어머니의 양육 경험을 연속된 과정 속에서 이해하고, ADHD 아동 부모를 지원하기 위한 실천적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한다.
Ⅱ. 연구방법
1. 연구참여자
본 연구의 연구참여자는 질적연구방법의 유목적 표집법(purposeful sampling)에 따라서 총 13명을 선정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다음과 같은 준거로 연구참여자를 모집하였다. 첫째, ADHD 진단 아동의 부모 중 아버지를 제외하고 어머니로 참여 대상에 초점을 두었다. 이는 ADHD 진단 아동의 치료 및 양육에 있어서 어머니의 역할이 주도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둘째, 양육하는 아동은 ADHD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받는 경우로 제한하였다. 셋째, 양육하는 아동의 연령은 초등학생으로 두었다. 이 시기 아동은 학교라는 제도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아동의 특성이 일상뿐만 아니라 구조적 환경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또한 어머니의 양육 경험이 아동 발달에 따라 누적되는 과정임을 고려하여 자녀의 연령은 초등학생 전학년을 포함하였다.
연구참여자의 연령 특성은 무응답을 제외하고 평균 39세이며, 최소 연령과 최대 연령은 각각 29세와 48세이다. 이들의 거주지는 서울, 경인지역이다. 학력은 대학원 졸업이 2명(15.4%), 대학 졸업이 7명(53.8%), 전문대(초대) 졸업이 1명(7.7%), 고졸이 3명(23.1%)이었다. 이들의 직업은 주부가 6명(46.2%), 사무직과 서비스직이 각각 2명(15.4%), 프리랜서가 3명(23.1%)이었다. 연구참여자의 자녀들은 모두 약물치료 중이었다. 자녀의 성별은 남아 11명(84.6%), 여아 2명(15.4%)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ADHD의 발병의 비율은 남아와 여아가 약 6:1로 보고된다(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2020). 이러한 현황과 유사하게 본 연구에서도 남아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자녀의 연령은 7세 4명(30.8%), 8세 3명(23.1%), 9세 2명(15.4%), 10세 1명(7.7%), 11세 3명(23.1%)이었다. 자녀의 ADHD 진단 시기는 저학년 시기인 초등학교 입학 직전부터 2학년까지가 12명(92.3%)이며, 고학년인 4학년에 진단 받은 아동은 1명(7.7%)이었다. 3명의 아동을 제외하고 10명의 아동이 비약물치료를 병행하였다. 이들이 받고 있던 비약물치료의 종류는 놀이치료 또는 사회성치료이다. 그 중 한 명은 자료수집 시점에 놀이치료를 중단한 상황이었다.
2. 자료수집
본 연구는 ADHD 아동을 양육하는 어머니들의 실제 경험을 실증적으로 이해하고자, 해당 아동의 어머니 13명을 대상으로 자료수집이 이루어졌다. 자료수집 방법은 반구조화된 질문을 통한 개별심층면접(individual in-depth interview)을 실시하였다. 자녀의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된 경험은 개인적이고 민감한 성격을 지니므로, 참여자들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도록 개별심층면접 방법을 채택하였다. 참여자 1인당 총 2회의 면접이 이루어졌다. 1차 면접에서는 자녀의 ADHD 진단 전후 경험과 진단 과정에 초점을 두어 면접이 이루어졌다. 2차 면접에서는 자녀와의 상호작용과 양육 경험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진술을 수집하였다. 각 면접은 회당 약 90분 내외로 진행되었다.
연구 윤리를 준수하기 위해 자료수집 이전에 연구 목적과 절차를 설명하였으며, 면담 내용이 녹음된다는 점과 언제든지 참여 중단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안내하였다. 이후 자발적 참여 의사를 확인하고 서면 동의를 받았다. 녹음된 자료는 모두 전사한 뒤 분석에 활용하였다.
3. 자료분석
수집된 자료는 반복적 비교분석법(constant comparison method)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반복적 비교분석법은 면접 내용을 지속적으로 비교하고 대조하면서 의미단위를 도출하고, 이를 범주화하여 참여자들의 경험 속에 내재된 공통의 주제와 구조를 탐색하는 질적분석 방법이다. 이는 수집된 자료가 포함하는 주제의 이름을 붙이는 ‘개방코딩’, 코딩된 자료들을 가장 잘 표현하는 상위 범주로 분류하는 귀납적 작업인 ‘범주화’, 구성된 범주가 연구의 질문과 수집된 자료의 특성을 잘 설명하는지 원 자료와 비교하며 재확인하는 ‘범주 확인’의 세 단계를 거치게 된다(유기웅 외, 2018).
본 연구는 위의 과정에 따라 자료를 분석하였다. 먼저 전사본을 개괄하며 연구참여자가 자녀의 ADHD 진단과 치료를 받게 된 계기와 과정, 자녀와의 일상적 상호작용과 갈등, 이에 대처하는 방식, 이 과정에서 표출되는 감정, 태도, 가치관 등에 주목하여 개방 코딩을 진행하였다. 다음으로 코딩된 자료를 반복적으로 비교하면서 자료의 유사성과 차별성에 주목하여 공통된 주제를 가진 자료들을 범주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예를 들어, “집중 못하는 것만 도와주면 괜찮아질 거라 생각도 했어요”, “[증상이] 커가면서 사라지겠다 싶은 마음이었어요” 등의 개방코딩은 ‘기대감’으로 도출하였다. 이러한 기대감은 자녀의 ADHD 진단 전의 정서적 반응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유예기’ 단계로 범주화하였다. 동일한 작업을 통해 도출된 4개의 범주를 일련의 과정으로 배열한 뒤 구조화 작업을 실행하고 그 의미를 해석하였다.
4. 자료수집 및 분석의 타당성 검증
본 연구는 Creswell(2007)이 제시한 질적연구의 타당성 검증(verification)을 통해 질적연구의 신뢰도(credibility)와 전이가능성(transferability)을 높이고자 하였다. 이는 질적자료수집의 방법이 연구문제에 적합하게 이루어져 수집된 자료를 믿을 수 있는지, 분석 과정이 질적연구의 패러다임에 맞게 엄격히 이루어졌는지, 도출된 결과가 연구참여자들의 진술을 충분히 반영하여 현상에 대한 보편적 진실을 드러내는지 등을 설명한다. 이를 통해 질적연구자가 풍부한 자료를 바탕으로 심층적 분석을 거쳐 연구주제의 본질에 도달했는가를 판단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준거를 확보하기 위해 몇 가지 검증전략을 사용하였다. 첫째, 면접 과정에서 도출된 주요 사건이나 의미를 일부 연구참여자에게 확인하는 참여자 검증(member checking)을 거쳤다. 둘째, 자료수집 단계부터 수시로 아동심리학 전문가로부터 자문(peer debriefing)을 받아 연구자의 오류 가능성을 감소시켰다. 셋째, 잠정적 이론모델이 도출된 후 이를 통해 설명되지 않는 예외사례에 주목해 이론모델을 재점검하는 반증사례분석(analysis of disconfirming observations)을 실시하였다.
Ⅲ. 연구결과
본 연구는 자녀의 ADHD 진단에 대한 어머니의 경험을 분석하였다. 연구결과, 어머니의 경험은 [그림 1]과 같이 유예기, 진단, 전환기, 적응기의 단계로 나타났다. 자녀의 ADHD 진단이라는 사건을 중심으로 볼 때, 어머니들은 진단 이전부터 자녀의 특이성에 대해 인지하며 지속적으로 관찰해왔다. 동시에 이를 발달 과정의 개인차나 일시적인 문제로 해석하며 판단을 유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경험은 “유예기”에서 드러났다. “진단” 단계에서는 자녀의 ADHD 진단을 받게 된 계기와 함께 진단 결과에 대한 어머니들의 즉각적인 반응이 도출되었다. “전환기”에서는 진단을 계기로 어머니가 자녀의 행동을 이해하는 방식과 정서, 양육 행동에서 나타나는 변화가 드러났다. “적응기” 에서는 전환기 이후 어머니들이 양육과 일상생활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삶을 조절하며 ADHD 아동 어머니로서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 나타났다. 각 단계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유예기
유예기는 자녀의 ADHD 진단 이전에 나타나는 어머니들의 경험이다. 인지, 정서, 행동적으로 어머니들은 아동의 특이성을 인지하지만 문제로 규정하기보다는 판단을 유보하며 문제의 의미를 간과하였다.
어머니들은 자녀가 ADHD 진단을 받기 이전부터 또래와 구별되는 특이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를 문제로 인식하기보다는 발달의 개인차로 해석하였다. 이들이 인지한 자녀의 특이성은 크게 언어 발달과 정서⸱행동적 측면으로 나타났다. 먼저 언어 발달과 관련하여 발화 지연, 미숙한 문장 구성, 표현의 어려움 등이 관찰되었다. 또한 정서⸱행동적 특성으로는 감정 기복, 산만함, 또래 관계에서의 갈등이 포함되었다. 이러한 특이성은 가정 내 일상적 맥락뿐만 아니라 유아교육기관을 통해 관찰되었다.
5살 때 어린이집 끝나면 그 앞에서 둘이 맨날 싸우는 거예요. 서로 뜯고, 멱살 잡고, 머리채 잡고 이렇게 육탄전을 하는 거예요. (#3)
어릴 때부터 말이 느려서 발달이 느리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막상 언어 검사를 했더니 이해력도 지능도 높은데, 그게 머릿속에서 조합이 안 된대요. (#9)
어머니들은 자녀의 특이성을 문제로 단정하지 않으려 했다. 이를 발달상의 개인차로 받아들이거나, 문제를 축소하여 인식하였다. 이러한 인식의 배경에는 자녀의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어려움이 해소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다. 또한 특정 행동을 중대한 문제로 여기지 않으며 간과하기도 했다.
진단을 안 받은 건 성장하면서 전두엽이 발달 될 거야. 지금 조금 지연되고 더디지만 속도가 조금 느린 것뿐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던 거죠. (#2)
유치원 선생님이 강박행동을 보인다고 얘기를 하셨는데, 그때도 그냥 넘어갔었어요.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13)
어머니들은 자녀가 ADHD일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 동시에 이를 부인(denial)하였다. 자녀의 문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은 이러한 부인을 정당화하였다.
우선, 자녀의 ADHD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은 인터넷 정보나 주변의 사례를 접하며 나타났다. 어머니들은 자녀의 행동과 ADHD 특성과의 유사성을 인식하며, ADHD 가능성을 의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들은 명확한 근거 없이 자녀의 ADHD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는 자녀의 문제를 회피하는 정서적 반응으로 해석된다.
인터넷에 ADHD 특성이라고 떠도는 것들이 OO이 행동에 다 해당이 됐어요. 그리고 ADHD 진단을 받은 아이가 주변에 있었어요. OO이랑 굉장히 비슷한 면이 많았었죠. 그런데 그냥 내 아이가 그렇다[ADHD]는 걸 믿기 싫었던 거죠. (#2)
1학년 때 담임선생님께 연락이 왔어요. 화가 나서 복도에 뛰어나간 적도 있고, 소리를 지른 적도 있다고요. 그래서 ‘검사를 한 번 받아봤으면 좋겠다’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기억을 해보면 유치원 때도 그런 행동이 있었어요. 조금 지나고 적응하면 나아지겠지 그랬어요. (#10)
또한 어머니들은 자녀의 문제행동이 상황에 따라 일관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이들의 판단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인터넷과 주변인을 통한 정보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러한 정보들은 과도하게 혼재된 반면, 핵심적인 내용은 부족하다. 자녀의 문제에 대한 정보의 부족 및 산발적이고 비전문적 정보들은 어머니의 혼란을 가중시킨다(김경민, 노진아, 2025). 따라서 어머니들이 경험하는 불안 또는 혼란 등의 정서적 반응은 자녀의 상태를 판단할 수 있는 정확한 기준이 부재하여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저도 아이를 대할 때 일관되지 않는 거예요. 어떤 때는 ‘괜찮아. 이 정도면 충분해.’ 그랬다가도 다음날에는 ‘[병원을] 가봐야 되나.’ 늘 마음이 오늘은 이랬다가 내일은 저랬다가. (#2)
어렸을 때는 아주 헷갈린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뭔가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데, 방법도 모르겠고. (#4)
자녀의 문제에 관한 어머니들의 정서적 유예는 행동적 유예로 연결되었다. 어머니들은 자녀의 ADHD 가능성에 관해 의구심은 있으나, 실제 임상적 진단은 지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온라인 양육 프로그램, 기질 검사, 푸드테라피 등 의학적 진단과 관련성이 낮은 접근을 반복적으로 시도하였다. 또한 자녀의 문제가 비약물적 개입을 통해 호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다. 이에 언어치료, 미술치료 등을 우선적으로 시행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자폐스펙트럼장애나 난독증과 같은 발달 문제의 가능성을 탐색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장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결과를 받게 된다. 이는 자녀의 ADHD 가능성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진단을 지연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좋다고 하는 건 다 데리고 다녔어요. 촉감 놀이, 푸드테라피, 미술치료도 진짜 많이 데리고 다녔어요. (#7)
어린이집에서도 자폐 검사를 해보라고 해서 해본 적 있어요. 어린이집에서 또래랑 활동하거나 어울리지 못하고, 누워 있고 그런다고 했어요. 그래서 검사하러 병원에 갔더니 의사 선생님이 ‘문 열고 들어올 때부터 눈빛 보면 아는데, 얘는 절대 자폐가 아니다.’라고 얘기를 들었어요. (#9)
일부 어머니들은 ADHD의 임상적 진단을 적극적으로 지연하는 유보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자녀의 ADHD 검사 예약을 취소하거나, 일정을 반복적으로 연기하는 등의 행동이 이에 해당한다. 어머니들이 자녀의 ADHD 가능성을 부인하거나 자연스러운 호전을 기대하며, ADHD 진단의 필요성을 간과하고 진단을 유예하는 직접적 행동으로 이어졌다.
언어치료 선생님이 아이가 ADHD일 수도 있으니까 풀베터리 검사를 해보라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7세 중반에 검사를 신청했었어요. ‘OO이가 눈도 못 마주치고 특별한 문제가 있는 건 아니까 굳이 그걸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들어서 검사를 취소했어요. (#6)
사실 제가 [진단 예약을] 미루기도 했거든요. ⸱⸱⸱ 진단 받으러 대학병원 예약을 했는데, 몇 달 뒤로 일정이 잡힌 거예요. 검사한 날 진단 결과가 바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또 다음 일정을 잡아야 되더라고요. [학교]선생님이 보시기에는 제가 아무것도 안 하고 방치한다 생각하셨겠죠. (#10)
2. 진단
초등학교 입학 이후에 자녀의 또래 관계의 문제, 충동성 및 공격성과 같은 행동은 증가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어머니들이 더 이상 자녀의 문제를 유예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계기가 된다. 즉, 자녀의 문제행동이 반복되고 심화됨에 따라 어머니들은 ADHD 진단의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는 실제 자녀의 ADHD 진단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이는 어머니들에게 결정적인 전환 사건으로 경험된다. 일시적 문제나 발달상의 차이로 인식되었던 자녀의 문제는 ADHD 진단을 기점으로 정신건강 관련 문제로 재구성되었다. 어머니들은 진단 결과를 인지적으로는 비교적 빠르게 수용하였다고 언급했다. 이는 ‘짐작했다(#2)’, ‘각오하고 있었다 (#10)’, ‘아니나 다를까 (#12)’와 같은 표현으로 드러났다.
어머니들에게 자녀의 ADHD 진단이 예측된 결과라 하더라도 정서적 수용이 함께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어머니는 진단 당시를 회고하며, 비교적 정제되고 담담한 어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동시에 ‘충격’이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정서적 동요를 드러냈다. 또한 진단 이후 일정 시간이 경과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충격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아직도 [진단을] 100% 인정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8)’와 같은 진술을 통해 드러났다. 이처럼 자녀의 ADHD 진단 경험은 어머니들에게 과거의 사건으로 회상되지만, 현재의 정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진단은 자녀를 질병 또는 장애가 있는 존재로 보게 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들은 자녀를 정상적 발달을 기준으로 이해해왔다. 이에 자녀의 문제행동도 자연스럽게 소거될 것을 기대했던 것이다. 그러나 ADHD 진단은 이러한 기대를 좌절시킨다. 이처럼 자녀의 진단은 어머니들이 외면하고 싶었던 자녀의 상황을 직면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충격이죠. 그 정도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요. 남편이랑 저는 큰일 났다, 어떻게 하냐고 울기도 했어요. 지금도 다 받아들이지는 못한 것 같아요. 가끔 울컥해요. ⸱⸱⸱ 진단명이라고 해야 되나요. 이렇게 소견 종이를 받잖아요. ‘약을 먹여야 되는구나.’ 싶었어요. 사실 이해되는 부분도 있고, 알고 있었으니까. (#10)
어쨌든 이건[ADHD는] 병이잖아요. 그 부분에서 ‘OO이가 완전히 ADHD이다’라고 제가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아요. (#11)
3. 전환기
전환기에는 자녀의 ADHD 진단을 계기로 어머니들의 인지와 정서, 행동의 변화가 나타났다. 진단은 어머니들에게 충격적인 사건으로 경험되기는 하지만, 긍정적 변화의 계기가 되었다. 진단 이후 어머니들은 자녀의 문제행동을 이해하고, 정서적으로 자녀를 지원하려는 노력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어머니들은 진단 이후 자녀의 문제를 이해하면서 자녀의 특성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하게 된다. 이전까지는 자녀가 보이는 산만함, 충동성, 정서적 기복을 ‘기괴한 행동(#2)’으로 여겼으나, 진단 이후에는 이러한 행동을 신경발달적 특성에서 비롯된 결과로 이해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과제를 시작하고 지속하는 것의 어려움, 장황한 대화, 정리정돈의 어려움 등 특정 사례들을 언급하며 ADHD의 증상으로 자녀의 행동 특성을 이해해 나갔다.
ADHD 있는 애들은 머리가 복잡해서 조리 있게 이야기를 못 한대요. 그래서 두서없이 대화하더라고요. (#6)
ADHD는 산만하다는 것만 알고 있었어요. 그런데 여러 가지 증상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내 아이는 전두엽 발달이 좀 느리고, 조합이 안 돼서 그렇게 행동하는구나.’ 그렇게 생각을 해요. (#9)
나아가 어머니들은 자녀의 긍정적 특성과 강점에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이는 자녀의 고유한 특성을 재평가하는 인지적 전환이라 할 수 있다. 어머니들은 자녀의 애정 및 정서 표현의 풍부함, 타인에 대한 다정함과 같은 성격적 특성을 강점으로 인식하였다. 또한 일부 어머니들은 자녀의 흥미 영역에서의 몰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새로운 걸 시도한다는 거에 있어서 저는 이[ADHD] 성향이 나쁘지 않다고 느끼거든요. 종이접기도 어린이용이 아니라 성인들이 만드는 복잡한 만들기를 하거든요. 근데 진짜 잘 만들어요. (#3)
장점이 진짜 많아요. 특히 말을 정말 다정다감하게 해요. 우리 집에는 그렇게 말을 스윗하게 하는 사람이 없는데... (#7)
자녀의 ADHD 진단은 어머니의 정서적 전환의 계기가 되었다. 어머니들은 자녀의 진단 이후 안도감을 경험하였다. 이는 ADHD 아동 어머니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정서적 반응으로 이해될 수 있다. ADHD 증상이라는 기준으로 자녀의 문제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약물을 통한 치료적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진단받고 나서는 내 생각이 맞았구나 싶었어요. 그 다음엔 약을 쓸 수 있다는 게 정말 기뻤죠. 지능 자체가 낮다든지 다른 장애는 대부분 방법이 없잖아요. ADHD만이 약을 쓸 수 있는 거니까. 그래서 저는 어쨌든 [ADHD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4)
내심 어릴 때부터 약을 먹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 사실 밖에 나가서 아이를 데리고 나가는 게 되게 힘들었거든요. 밖에 나가면 더 산만해지고 얘를 잃어버릴 것 같고, 어디서 다칠 것 같고 실제 종종 사고도 있었고. (#8)
한편, 어머니들은 자녀에 대한 연민을 경험하기도 했다. 이는 어머니들의 ‘안쓰러움 (#1)’, ‘짠한 마음 (#9, #12)’, ‘애처로움 (#13)’이라는 표현을 통해 드러났다. 자녀에 대한 연민은 자녀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ADHD 증상적 문제행동을 보인다는 점, 그로 인해 외부로부터 반복적으로 부정적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는 점, 또래나 가족과 긍정적 상호작용을 형성하지 못한다는 점 등을 인식하며 형성되었다. 자녀에 대한 안쓰러운 감정은 어머니의 죄책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어머니들은 자녀의 병인을 자신의 양육 방식, 임신 및 출산의 과정, 초기 양육 환경과 연관 지으려 했다. 이는 자녀를 충분히 돌보지 못했다는 인식을 강화시키며, 자기 비난과 죄책감이 형성되었다.
병원에 가서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내가 자극을 안 줘서 그런가, 아기 때 좀 더 자극을 줬어야 했나. 혼자 온갖 상상을 다 했어요. (#1)
아이 재워놓고 혼자 엄청 우울에 빠져가지고. ‘왜 그럴까? 내가 뭘 잘못했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임신했을 때 뭘 잘못했나? 내가 일찍 비행기를 태웠나? 비염약이 안전하다고는 해서 먹었는데 그것 때문일까?’. (#7)
진단 이후 어머니들은 자녀에게 온정적이고 공감적인 양육 방식을 취하는 행동적 전환을 보였다. 이는 진단 이전, 자녀의 문제행동에 집중하며 분노를 표하는 방식의 통제적 양육 행동과 차이를 보인다.
어머니들은 자녀의 문제행동에 있어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을 돕는 방식으로 양육 방식을 전환하였다. 일부 어머니는 자녀의 학업스트레스를 완화해주려는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어머니들은 정서적 공감에 머무르지 않고, 일관된 규칙과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구조적 양육 방식도 나타났다. 이는 어머니들이 자녀의 행동을 신경발달적 특성으로 이해하는 인지적 전환이 행동적 실천으로 이어진 결과라 할 수 있다.
처음에는 얘를 이걸 혼내야 되는지, 얘기를 계속 해줘야 되는지, 그냥 진정이 될 때까지 놔둬야 되는지 모르겠는 거예요. 지금은 좀 기다려주는 편이에요. ‘OO이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릴게.’ (#10)
아빠가 정확하게 규칙을 정해줬어요. 통장 만들고 체크카드를 줬어요. 용돈의 반은 OO이가 쓰고, 반은 모으는 거다. 얼마 이상 모으면 그 금액의 반은 OO이가 사고 싶은 거 사게 해 준다. 그렇게 하니까 예전에는 용돈 받으면 충동적으로 무조건 다 쓰려고 했는데 이제는 괜찮아졌어요. (#13)
나아가 어머니들은 자녀의 강점과 선호를 이해하고 지원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어머니들은 자녀의 흥미를 파악하고 이를 존중하고자 하였다. 이는 ADHD의 특성을 결핍이나 병리로 해석하기보다는, 특정 영역에서의 흥미와 강점으로 재해석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다수의 어머니들은 자녀가 공예, 댄스와 같은 예체능 영역에서 높은 흥미와 강점을 보인다고 인식하였다. 그리고 강점을 기반으로 자녀를 이해하고 지원하려는 실천적 양육 행동을 보였다.
블록 조립하거나 만드는 걸 좋아해요.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어서 그걸 만들어보겠다고 클레이를 사달라고 하면 사줘요. 뭘 만드는 시간을 제일 행복해해요. (#5)
자기가 좋아하는 거 하고 살면 좋겠어요. 게임을 좋아하니까 그런 쪽이나, 장난감 만드는 일도 괜찮을 것 같아요. OO이가 장난감을 좋아하거든요. 자기가 관심 있는 걸 했으면 좋겠어요. (#13)
4. 적응기
적응기에서는 어머니들이 변화된 인식과 정서를 바탕으로 양육을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어머니들은 자녀의 문제행동이 변하지 않는 현실을 고려하여 자신의 양육 행동을 조정하려는 노력이 나타났다. 이는 ‘순환적 양육 방식의 조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적응기는 자녀의 긍정적 변화에 대한 포착, 사회적 지지의 활용, 그리고 사회적 활동에 참여함으로 인해 개인적 삶의 영역을 구축하는 것으로 구체화되었다. 이러한 어머니의 적응은 현실적 한계를 고려하며 이루어지는 것으로, 자녀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감정을 형성하던 전환기와 구별된다.
우선, 어머니들은 순환적으로 양육 방식을 조정해 나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자녀에게 온정적인 양육 행동을 보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반복적으로 자녀의 문제행동이 나타나면서 통제적 양육 행동을 하게 된다고 보고하였다. 이때, 진단 이전과의 차이점은 자신의 양육 행동에 대한 자각이 동반된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어머니들은 자녀의 행동에 대해 통제적으로 반응한 이후 그 방식이 바람직하지 않음을 인식한다. 이에 자신의 언행을 되돌아보며 자녀의 정서를 살피고 관계를 회복하려는 실천이 나타났다. 이는 자녀의 행동을 ADHD의 증상으로 이해하려는 인식의 전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어머니들은 변화된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양육 방식을 점검하고 조정해 나갔다. 이러한 경험은 부모로서의 역량이 확장되는 성장의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유 없이 자꾸 짜증을 내는 거예요. 조근조근 타이르고 참다가 결국 속이 터져서 ‘너 왜 그래!’ 이렇게 소리를 지른 거예요. 아이가 워낙 순한 아이인데, 감정 충동이 올라오니까 자기도 힘들 거 아니에요. 그래서 화를 가다듬고 인형을 주면서 이걸 때리든 주무르든 하면서 기분을 풀라고 얘기해줬어요. (#6)
나도 모르게 자꾸 화내고 혼내게 되는 거예요. 한 번 화내고 나면 미안해지고. 다시 가다듬고 ‘이 정도까지 해 보자.’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12)
한편, 양육 방식의 변화가 드러나지 않는 영역도 있었다. 대부분의 어머니들은 일관적으로 미디어 활용에 있어서 매우 허용적인 태도를 보였다. 게임이나 유튜브 영상 시청과 같은 활동에서 아동이 비교적 높은 집중을 보인다는 이유였다. 미디어 사용은 어머니와 아동 간 갈등을 일시적으로 완화하였다. 이에 어머니들은 양육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미디어를 활용하였다. 그러나 ADHD 아동은 전두엽 기능의 조절 어려움으로 인해 인터넷 및 미디어 사용에 대한 의존성이 높아질 위험이 있으며(김은진, 2024), 이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요구된다. 즉, 미디어 활용은 단순한 허용의 문제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예측 가능한 규칙 설정과 함께 관리되어야 할 영역임을 시사한다.
태블릿 중독이에요. 너무 심하게 봤다싶으면 갖다 놓으라고 하고. 보드게임 해주거나 그런 걸로 조금 환기를 시켜주는 편이기는 해요. 사실 그런 것도 잘은 안 해줘요. 저도 지치다 보니까. 보고 싶으면 그냥 [태블릿 영상]봐. 이럴 때도 있고. (#1)
[미디어 시청]시간을 정하거나 관리한다거나 그러진 않아요. OO이는 집중력이 없기 때문에 핸드폰이나 영상을 볼 때도 주의력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일부러 어린이용 영상을 끝까지 다 볼 수 있게 훈련을 시켰어요. 그래서 만으로 4살이 됐을 때인가 그때 영상을 끝까지 볼 수 있게 됐어요. (#4)
적응기에서 어머니들은 자녀의 긍정적 변화를 포착해 나갔다. 어머니들은 자녀의 감정 조절, 학습 태도 등에서 변화를 인식하였다. 진단 이전 어머니들은 자녀의 문제가 막연하게 호전될 것을 기대했다. 반면 적응기에서 어머니들은 자녀의 성장에 관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기대를 형성해 나간다. 이러한 변화의 포착은 치료의 필요성에 대해 부모 간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초기에 비하면 굉장히 많이 좋아지고 있어요. 아이가 커가면서인지, 치료 때문인지는 모르겠어요. 화내는 횟수가 많이 줄었어요. OO이가 ‘엄마, 화가 났는데 속으로 1, 2, 3 숫자 세며 참았어요.’ 이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10)
자기 얘기를 안 들어주면 예전에는 화를 냈어요.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근데 요즘은 삐치는 걸로 바뀌었어요. 학교에서도 이제 화내는 일로 문제가 생기지 않으니까. OO이가 학교에서 문제가 없으니까 아빠랑 사이가 많이 좋아졌어요. 아빠도 OO이한테 화가 나도 때리거나 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더라고요. 치료받는 걸로 트러블도 있었는데, 이제 얘기 안 해요. (#13)
사회적 지지는 어머니들이 ADHD 아동 양육의 어려움을 완화시키는 적응적 요인으로 나타났다. 어머니들은 ADHD 아동 부모들과의 교류를 통해 경험과 정보를 나누었다. 일부 어머니들은 배우자로부터 정서적 위로를 얻고 치료 방향을 공유하였다. 이러한 사회적 지지는 어머니들에게 정서적, 정보적 자원을 제공한다. 따라서 ADHD 아동 어머니들에게 사회적 지지는 양육 부담을 완화하고 적응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신랑이랑 제일 얘기를 많이 나눠요. 그리고 미술치료 공부하는 친구가 있어서 그 친구랑도 얘기를 많이 하고요. 저희 애랑 성향이 비슷했던 친하게 지낸 엄마 한 분이 있어요. 그 분이랑 얘기하죠. (#8)
ADHD 모임도 있고 사회성 모임도 있어요. 엄마들 중에 안다이 박사들 많잖아요. 다들 [ADHD 아동] 키우니까 서로 이야기 나누고. 좋다는 건 같이 얘기해주고. (#9)
또한 어머니들은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여 개인적 삶의 영역을 확보하였다. 일부 어머니들은 아르바이트나 학업에 참여하였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어머니들은 일시적으로 자녀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나 위로를 얻는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사회적 활동의 참여가 양육 스트레스를 조절하기 위한 전략임을 시사한다. 어머니들은 이를 통해 ADHD 자녀에 관한 문제로부터 정서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를 다니는데, 여기서 또 즐거움이 있더라고요. 사람들이랑 대화도 하고 밥 한끼라도 밖에서 나가서 먹으니까 재미도 있고 위로도 되더라고요. (#7)
저는 [아이에 대한] 고민을 잊고 싶어서 제 공부를 시작했어요. 특수아동을 위한 움직임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거든요. (#8)
Ⅳ. 결론 및 논의
본 연구는 자녀의 ADHD 진단에 대한 어머니의 경험을 탐색하고, 그 경험이 어떠한 과정으로 형성되는지 살펴보고자 하였다.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어머니의 경험은 유예기, 진단, 전환기, 적응기의 과정으로 나타났다. 자녀의 ADHD 진단은 어머니에게 단일 사건으로 경험되지 않았다. 이들의 인식과 정서, 양육 행동이 변화하는 과정적 경험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논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유예기는 자녀의 ADHD 진단 이전 단계이다. 인지적 측면에서 어머니는 자녀의 특이성을 문제로 규정하지 않았다. 반면 변화 가능성에 기대어 문제적 의미를 간과하였다. 특히 어머니들은 자녀의 행동을 발달적 개인차로 해석하였다. 정서적으로는 ADHD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과 부인을 동시에 경험하였다. 이러한 인지, 정서적 특성은 자녀가 보이는 문제행동의 자연적 소거를 기대하거나, 대안적 접근을 우선적으로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ADHD 진단을 지연하는 행동으로 이어졌다. 오연수(2019)는 어머니들이 진단 전 자녀의 ADHD 증상을 까다롭고 산만한 기질적 특성으로 인식하며, 심각성을 간과하는 것으로 밝혔다. 이는 본 연구결과와 맥을 같이 한다. 나아가 어머니들이 자녀의 문제를 간과하는 데에는 자녀의 상태를 해석할 수 있는 정보와 기준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시사했다. 정영서와 황순영(2023) 역시 자녀의 장애에 관한 정보 부족은 어머니들이 자녀의 문제를 판단하지 못하고 유예하는 원인이 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연구참여 어머니들이 자녀의 문제에 대해 유예하고, 혼란을 경험하는 것은 ADHD에 관한 초기 정보가 부족한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진단 전에는 어머니에게 초기 정보와 자녀의 문제를 해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어머니가 자녀의 행동을 발달적 특성과 문제행동 사이에서 구분할 수 있는 선별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둘째, 진단 단계에서는 자녀의 ADHD가 진단명으로 확정된다. 어머니들은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 이후 문제행동이 지속되고 심화되는 것을 자각한다. 이러한 문제 인식은 실제 진단으로 이어진다. 진단은 인지적으로 예측 가능한 결과였다. 그러나 정서적으로는 ‘충격’을 반복적으로 느끼게 하는 결정적 사건으로 경험되었다. 그 충격은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도 여전히 유지되었다. 이지혜와 이선혜(2024)는 어머니들이 자녀의 ADHD를 즉각적으로 수용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진단 초기에 어머니들은 약물 치료의 효과를 기대하며 ADHD를 수용한다. 하지만 치료가 장기화되며 ADHD를 장애 또는 만성적 질환으로서 인정하는 보다 깊은 수용 단계에 도달한다고 보고하였다. 즉, 어머니들에게 자녀의 ADHD 수용은 단계적이고 다중적 의미임을 주장하며, 본 연구결과를 지지한다. 본 연구에서도 어머니들은 진단을 비교적 빠르게 인정하였으나, 정서적으로는 충격과 부정이 지속되었다. 자녀를 장애 또는 질병으로 범주화하는 것은 부모에게 막막함, 상실감, 좌절감 등을 유발하기 때문이다(유혜민, 이선화, 2025; 임지혜, 한민정, 2025). 특히 자녀를 ‘비정상 (#8)’으로 인식하는 것은, 자녀의 정상 발달에 대한 기대를 위협하기도 한다. 이처럼 자녀의 ADHD 진단은 어머니의 인식과 정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전환 사건이 된다.
셋째, 전환기는 자녀의 ADHD 진단 이후 어머니들의 인식과 정서, 행동적 측면에서 변화가 나타나는 단계이다. 이 시기 어머니들은 자녀의 문제행동을 이해하고, 고유한 특성을 강점으로 재평가하는 인지적 전환을 경험한다. 전환기에서 어머니들은 안도감을 경험한다. 자녀의 문제를 신경발달적 특성으로 해석이 가능하고, 약물치료를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Yurdakul et al.(2024)은 자녀의 ADHD 진단에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며 안도감을 얻는 것을 정상화(normalization)라고 개념화하며, 본 연구결과를 지지한다. 진단 이후 어머니들의 긍정적 정서 반응은 ADHD 자녀에 대한 양육의 부담감을 완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동시에 어머니는 자녀의 어려움에 대한 연민과 안쓰러움을 경험한다. 일부 어머니는 과거 양육 경험에서 자녀의 ADHD의 원인을 찾으며 죄책감을 느끼기도 했다. 정영서와 황순영(2023)은 ADHD 아동 어머니들이 자녀 양육에 대해 불안, 우울감을 크게 느끼지만, 문제의 원인을 알게 되어 안도하며 복합적인 정서 상태를 경험한다고 밝혔다. 이는 본 연구결과와 같은 맥락을 띄고 있다. 이러한 복합적 정서는 어머니들에게 정서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인지적, 정서적 전환은 실천적 양육 행동의 변화로 이어졌다. 어머니들은 자녀의 감정을 이해하는 공감적 양육을 실천하였다. 또한 일관된 규칙과 구조를 제공하며 행동 조절을 지원하였다. 이는 진단이라는 전환 사건을 계기로 어머니의 인식과 행동이 모두 재구성되었음을 보여준다. Brown et al.(2025)은 자녀의 ADHD 진단을 통해 자녀의 행동에 대한 어머니의 기존의 내부적 인식 구조가 변화된다고 밝히며, 본 연구를 지지한다. 이는 특정한 전환 사건을 계기로 개인의 인식이 재구성된다는 전환 이론의 관점과도 부합한다(Meleis, 2010). 즉, 전환기는 어머니의 인식과 정서, 양육 행동이 상호 연계되어 재조정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는 ADHD에 대한 조기 선별과 적절한 시기의 진단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이를 통해 어머니들은 자녀에 대한 불안과 양육 부담을 완화하고, 자녀에게 맞는 양육과 개입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어머니들이 ADHD 진단 이후 자녀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다양한 정서적 반응을 수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특히 어머니들이 경험하는 복합적 정서 반응이 혼란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심리정서적 개입이 필요하다. 이러한 개입을 통해 어머니들은 기능적으로 자신의 인지와 정서의 수용이 가능하며, 이는 자녀의 증상을 조절할 수 있는 실천적 양육 전략으로 이어질 것이다.
넷째, 적응기는 변화된 인식과 정서를 바탕으로 일상적 양육을 지속하는 단계이다. 이 시기 어머니들은 자녀의 반복되는 문제행동에 대해 온정적, 구조적 양육을 지향하였으나, 관성적으로 통제적 양육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진단 이전과 달리 이러한 양육 행동에는 자각이 동반되었다. 부정적 반응 이후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려는 순환적 양육 조정 행동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자녀의 문제행동을 ADHD 증상으로 이해하게 된 전환적 인식에서 기인한다. 오연수(2019)는 어머니가 ADHD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며 자녀에 대한 양육 대처 능력을 증진해 나간다고 밝히며, 본 연구결과를 지지한다. 나아가 이러한 양육 과정은 성숙한 부모가 되어가는 심리적 성장임을 주장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의 적응기에 나타난 순환적 양육 조정 행동은 ADHD 아동의 양육자로서의 성장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반복되는 자녀의 문제행동에 대응하며 양육 방식을 지속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어머니들에게 정서적 부담이나 소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이 성장의 과정임을 고려할 때, 어머니들이 이 시기를 안정적으로 조율해 나갈 수 있는 심리적 지원 및 양육 코칭 등의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편, 미디어 활용에 있어서는 지나치게 허용적인 태도가 나타났다. 이는 미디어 사용이 어머니의 양육 부담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디어에 의존한 양육은 장기적으로 ADHD 증상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최정원 외, 2021).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들에게 이에 대한 자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처럼 어머니들은 ADHD 자녀에 대해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일부 영역에 있어서는 자각조차 드러나지 않았다. 이는 어머니들이 실제 양육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양육 기술과 지침이 부족함을 반영한다. 김경민과 노진아(2025)는 어머니의 양육 기술 부족은 자녀의 생활습관 지도 및 문제행동 관리의 어려움으로 이어진다고 보고하였다. 어머니의 양육 행동이 ADHD 증상을 조절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고려할 때(조미정, 이주연, 2022), 구체적인 양육 기술과 ADHD 자녀에게 적용 가능한 양육의 지침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어머니들은 자녀의 긍정적 변화를 포착하고 의미화하였다. 이는 양육을 지속하는 동력이 되었다. 자녀의 증상 완화는 치료의 결과 또는 발달 과정에서의 성장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본 결과에서는 자녀의 변화 자체보다 이를 포착하는 어머니의 인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은희(2021)는 자녀에 대한 어머니의 긍정적 관점은 ADHD 가족의 적응력을 향상시킨다고 하였다. 최말옥(2016) 역시 자녀의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어머니는 긍정적 태도를 가진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처럼 자녀에 대한 어머니의 긍정적 인식과 태도는 양육 실천을 지속하게 하는 핵심 기제로 작용한다. 나아가 어머니는 자신과 자녀의 변화와 적응을 이끄는 능동적 주체임을 시사한다.
이 밖에도 어머니들은 적응 단계에서 사회적 지지를 활용하고,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며 정보를 얻거나 양육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회적 지지와 사회적 활동은 어머니들의 정서적 안정과 양육 부담 완화에 기여한다. 기존 연구들에서도 사회적 지지가 어머니의 적응과 성장을 촉진하는 핵심 요인으로 강조하며 본 연구와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Nicholson과 Lee(2024)의 연구에서는 ADHD 아동 어머니들은 자조모임의 참여가 제한적이라 지적하였다. 자폐스펙트럼장애 아동 어머니에 비해 지원 네트워크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본 연구에서도 어머니들이 다른 ADHD 아동 어머니와의 교류를 하고 있으나, 이는 주로 개인적 관계에 국한되어 있었다. 이는 ADHD 아동 어머니를 위한 공식적이고 체계적인 지원망이 충분하지 않은 현실을 반영한다. 따라서 ADHD 아동 어머니의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부모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지역사회 및 제도적 차원의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다층적 접근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의 의의는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자녀의 ADHD 진단에 대한 어머니의 경험을 과정적 구조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ADHD 아동 어머니에 대한 단계별 맞춤 지원을 모색 하는 근거를 제공한다.
둘째, 본 연구는 ADHD 아동 어머니의 경험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자녀의 진단 경험에 주목하였다. 이에 자녀의 진단 사건이 어머니의 양육 경험에 있어서 결정적 사건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향후 관련 연구에서 자녀의 ADHD 진단 경험을 중심으로 한 확장된 논의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셋째, 본 연구에서는 ADHD 아동 어머니가 자녀의 발달적 특성을 인식하고, 진단 후 양육 방식을 조정하는 과정적 이해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ADHD 아동 어머니의 경험에 국한되지 않고, 다른 정신건강 및 발달장애 아동 어머니의 경험을 이해하는 데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장애 아동 어머니를 지원하는 장기적이고 과정 중심의 개입 방안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의의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한계를 지닌다. 본 연구는 ADHD 자녀의 주 양육자인 어머니의 경험에 초점을 두고 분석하였다. 이에 아버지, 형제자매 등 기타 가족 구성원의 경험을 함께 포함하지 못하였다. 자녀의 ADHD 진단과 양육 과정은 부모 간 상호작용과 가족 구성원 간의 역동 속에서 형성되기도 한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아버지를 포함한 부모의 경험을 탐색하고, 형제자매, 조부모 등 확장된 가족 구성원의 경험을 고려한 가족체계적 접근이 요구된다. 또한 ADHD 아동의 양육 경험은 가정 내 요인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및 제도적 지원체계 등의 다양한 환경적 맥락과의 상호작용하며 형성되기도 한다. 이에 ADHD 아동과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사회 자원, 의료 및 상담 체계 등을 포함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인하대학교의 지원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This work was supported by INHA UNIVERSITY Research Grant).
본 논문은 2025년 한국생활과학회 동계학술대회 포스터발표를 보완한 것임.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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