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자 사별이 노인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 자녀 관계 만족도와 인지기능의 다중병렬매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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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is study investigates the parallel mediating roles of cognitive function and satisfaction with adult children in the relationship between widowhood and depression among older Korean adults. Utilizing data from the National Survey of Older Koreans 2023 (N=8,691), we performed statistical analyses to evaluate parallel multiple mediation, while controlling for factors such as region, education, gender, and age group. The results indicated that widowhood significantly predicted lower cognitive function and reduced satisfaction with children, both of which were associated with higher levels of depression. Both indirect pathways were significant and had a comparable impact, together accounting for a substantial portion of the total effect of widowhood on depression. Additionally, the direct effect of widowhood remained significant even after accounting for both mediators, indicating partial mediation. However, the serial mediation analysis revealed no meaningful sequential relationship. These findings suggest that interventions for widowed older adults should adopt a dual-track approach, integrating cognitive stimulation programs with services aimed at strengthening relationships with adult children.
Keywords:
Spouse bereavement, Satisfaction with adult children, Cognitive function, Depressive symptom, Multiple parallel mediating effect키워드:
배우자 사별, 자녀 관계 만족도, 인지기능, 우울, 다중병렬매개효과Ⅰ. 서론
배우자 사별은 인간이 생애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스트레스 사건 중 하나로(Holmes & Rahe, 1967), 남겨진 배우자의 모든 생활 전반에 극심한 변화를 초래하는 중대한 사건이다(김승연 외, 2007; 이규은, 염영희, 2010). 배우자 상실은 정서적 지지원의 부재를 의미하며, 이는 노인에게 심각한 외로움과 상실감을 안겨줄 뿐만 아니라 우울 증상을 유발하는 강력한 요인으로 작용한다(손의성, 2008; Stroebe et al., 1988). 실제로 사별 노인은 배우자가 있는 노인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은 우울 수준을 보이며(이민아, 2010; Lee et al., 2001), 이러한 정신건강의 취약성은 자살 생각이나 신체적 질병 악화로 이어질 위험이 매우 높다(김신열 외, 2011; 이혜경, 권주현, 2015).
배우자 사별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는 핵심적인 기제 중 하나는 사회적 자원의 변화, 특히 한국적 맥락에서 중요한 자녀 관계이다. 한국 노인에게 자녀는 배우자 상실 이후 배우자를 대신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대안적 지지망이며, 사별 이후 자녀와의 관계 질이나 만족도는 사별 스트레스가 우울로 전이되는 과정을 완충하거나 매개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Jeon et al., 2013). 자녀와의 긍정적인 관계는 사별 노인에게 삶의 목적을 제공하고 심리적 적응을 돕지만, 자녀 관계에서의 불만족은 소외감과 고립감을 증폭시켜 우울을 심화시킨다(한나, 장미수, 2025).
또 다른 중요한 기제는 노인의 인지기능이다. 최근 연구들은 사별이 단순히 심리적 고통을 넘어 노인의 인지적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별은 인지기능 저하를 가속하는 독립적인 위험 요인이며(Shin et al., 2018), 특히 배우자의 부재로 인한 일상적 인지 자극의 감소는 에피소드 기억력 등의 감퇴를 초래한다(Zhang et al., 2019). 이렇게 저하된 인지기능은 노인이 자신의 능력 상실을 인식하게 함으로써 심리적 스트레스와 무력감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우울 증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이성은, 2013; Ganguli, 2009).
선행 연구들은 사별과 우울의 관계에서 인지적 기제와 관계적 기제를 대체로 개별 모형으로 검증해왔으며(Shin et al., 2018), 두 기제를 하나의 분석틀 안에서 동시에 검증하여 각 경로의 순수한 효과를 비교한 연구는 매우 제한적이다. 이러한 통합적 접근은 사별 노인의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 내적 자원(인지)과 관계적 자원(자녀)의 상대적 중요성을 파악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인지기능의 저하가 사회적 관계의 위축이나 질적 저하를 통해 우울로 이어지는 구체적인 경로를 밝힘으로써 사별 노인을 위한 보다 정교한 개입 전략을 수립하는 데 실증적 근거를 제공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인지기능과 자녀 관계 만족도를 동시에 투입하여, 두 경로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지, 둘 중 어떤 경로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통합적으로 검증하고자 하였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도출한 본 연구의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 연구문제 1. 사별은 노인의 우울, 인지기능, 자녀 관계 만족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 연구문제 2. 인지기능과 자녀 관계 만족도는 우울에 영향을 미치는가?
- 연구문제 3. 사별과 우울의 관계에서 인지기능과 자녀 관계 만족도는 매개효과를 갖는가?
- 연구문제 4. 인지기능과 자녀 관계 만족도의 두 매개 경로는 서로 병렬적으로 작동하는가?
Ⅱ. 선행 연구 고찰
1. 배우자 사별과 우울
배우자 사별은 인간이 살면서 경험하는 가장 강력한 부정적 스트레스 사건으로 분류된다(한나, 장미수, 2025; Holmes & Rahe, 1967). 배우자는 정서적 지지처, 일상적 동반자, 보호자 등 다양한 의미가 있으므로, 배우자 사별은 단순한 관계 소멸이 아닌 다차원적 상실을 의미한다(김재중, 2014; 한나, 장미수, 2025). 현대 사회의 핵가족화로 부부 중심 가구가 증가하면서, 배우자 의존도가 높은 노인들에게 사별은 삶의 기반을 흔드는 심각한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배우자 사별은 노년기 우울을 유발하는 강력한 요인으로, 사별 노인은 유배우 노인보다 유의미하게 높은 우울 수준을 보인다. 사별 노인의 약 15~30%가 심각한 우울 증상을, 약 60%가 어느 정도의 우울 성향을 보이며(김승연 외, 2007; 유현경 외, 2024), 남성 노인은 사별 후 우울에 더 취약하고 우울감이 여성보다 장기간 지속되는 특성을 보인다(이민아, 2014; Lee et al., 2001). 메타분석 결과, 우울 유병률은 사별 후 1개월 이내 38.2%로 가장 높고 6개월(23.1%), 1년(19.4%)으로 점차 낮아지지만, 5년까지도 비사별자보다 높은 수준이 유지된다(Kristiansen et al., 2019). 이는 배우자 사별이 노인에게 장기간의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함을 보여준다.
다만 사별의 심리적 충격은 균질하지 않다. 예견된 사별과 돌연한 사별은 애도 과정과 심리적 적응 궤적에서 차이를 보이며(Carr et al., 2001), 생전 간병 부담(Burton et al., 2006)과 부부관계의 질·의존도(Carr et al., 2000) 역시 사별 이후 적응 양상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사망의 구체적 경위가 아니라 ‘배우자라는 사회적 지위와 지지원의 상실’에 주목하여, 경위와 상관없이 사별 여부를 주요 변수로 설정하였다.
2. 배우자 사별과 인지기능 및 자녀 관계 만족도
사별이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기제는 스트레스 모델과 결혼 자원 모델로 설명된다. 스트레스 모델에 따르면 배우자의 사망은 경제적·사회적·심리적 자원 상실을 동반하는 극심한 스트레스 사건으로, 이 자원 손실이 웰빙과 인지기능을 저하한다(Brown et al., 2021; Williams & Umberson, 2004). 결혼 자원 모델에 따르면 배우자와의 일상적 상호작용이 인지적 자극을 제공하므로, 사별로 이 자극이 감소하면 인지적 위축이 발생한다(Livingston et al., 2020). 실제로 사별 노인은 기혼 노인보다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약 3배 빠르다는 연구도 있다(Biddle et al., 2020). 인지기능과 우울은 밀접한 관계로, 인지기능 저하를 스스로 인식할 때 독립성 상실에 대한 두려움과 무력감으로 우울을 경험하며(이성은, 2013; Ganguli, 2009), 반대로 우울은 신경 내분비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인지 노화와 치매 위험을 가속하는 선행 요인이 되기도 한다(손근호, 김경호, 2021; Prince et al., 2014).
한편 배우자 사별은 가족 관계망의 급격한 재편을 가져오며, 자녀는 배우자 상실 이후 가장 중요한 대안적 지지망이다(Jeon et al., 2013). 자녀의 지지가 기대에 못 미치면 노인은 심각한 소외감을 경험하므로(김재중, 2014), 자녀 관계의 질은 사별 노인 우울을 결정하는 핵심적 사회적 자원이다. 실제로 자녀 관계 만족도가 높을수록 사별 스트레스의 우울 전이가 완충되고, 낮을수록 우울 취약 집단에 속할 가능성이 유의미하게 높아진다(한나, 장미수, 2025).
종합하면 사별은 스트레스 반응과 인지적 자극 감소라는 두 경로로 인지기능 저하를 유발하고, 저하된 인지기능은 다시 우울을 심화시키는 상호 강화적 관계에 있어, 인지기능이 사별과 우울을 잇는 매개변수로 기능할 수 있다는 이론적 근거를 제공한다. 자녀 관계 만족도 역시 유사한 매개경로로 기능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두 변수를 하나의 모델에서 비교한 시도는 드물다. 인지기능은 개인 내적 자원, 자녀 관계 만족도는 사회적·관계적 자원으로 이론적 기원과 작동 기제가 질적으로 다르므로, 두 변수를 모두 통제한 상태에서 각각의 독립적 설명력을 비교하는 작업은 사별 노인 정신건강에서 개인적 자원과 관계적 자원 중 어느 쪽이 더 강력한 보호·위험 기제인지 규명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에 본 연구는 두 변수를 병렬 및 순차 매개모형에 동시 투입하여, 두 경로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지 혹은 상호 연쇄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통합적으로 검증하고자 한다.
3. 인지기능과 자녀 관계 만족도 간 관계와 매개효과
인지기능 저하는 의사소통을 방해하여 자녀와의 관계를 위축·악화시킬 수 있으며(김지원 외, 2019; 하정화 외, 2015), 반대로 자녀와의 긍정적 관계에서 오는 정서적 지지와 사회적 상호작용은 인지기능을 보호한다(Zhang et al., 2024).
그러나 이는 만성적·점진적 노화 과정을 다룬 논의로, 배우자 사별이라는 급성 스트레스 사건에 국한하여 두 변수의 관계를 검증한 것은 아니다. Pearlin et al.(1981)의 스트레스 과정 모델은 스트레스원 대응 자원을 개인적 자원과 사회적 자원으로 구분하며, 인지기능은 전자, 자녀 관계 만족도는 후자에 해당한다. 이 모델은 두 범주의 자원이 스트레스원에 의해 독립적으로 활성화되며, 한 범주가 다른 범주를 매개로 해서만 작동한다고 가정하지 않는다. 이에 근거하여 본 연구는 인지기능과 자녀 관계 만족도가 사별이라는 동일한 스트레스원에 의해 각각 독립적으로 영향을 받아 우울에 이르는 병렬적 매개 경로로 작동할 것이라고 사전적으로 예측하였다.
4. 연구모형
이상의 이론적 논의를 종합하여,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연구모형을 설정하였다. 사별은 인지기능 및 자녀 관계 만족도를 매개로 우울에 영향을 미치며, 사별은 동시에 우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부분매개모형). Hayes(2017)가 제안한 다중병렬매개효과 분석 틀(Model 4)에 기반하여 설계되었다.
본 연구의 연구모형은 [그림 1]과 같다.
Ⅲ. 연구방법
1. 조사 대상자 및 자료
이 연구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3년마다 65세 이상 한국 사회 노인의 생활 전반에 걸친 실태를 살펴보기 위한 ‘노인실태조사’ 2023년 원자료를 활용하였다. 이 연구는 노인의 사별 여부가 중요한 변수이므로 조사 대상자 중 현재 배우자가 있거나 사별 상태이며, 자기 응답이 가능한 응답 중 결측치를 제외한 8,691명의 자료가 분석에 사용되었다.
이 연구 분석에 포함된 노인의 특성은 <표 1>에 제시하였다. 이 중 유배우 집단이 5,759명(66.3%), 사별 집단이 2,932명(33.7%)이었다. 사별 집단은 읍면부 거주(χ2=17.241, p<.001), 저학력, 미취업(χ2=139.187, p<.001) 비율이 유의하게 높았고, 특히 여성 비율(83.5% vs. 43.1%)에서 두드러진 차이를 보였다(χ2=1286.114, p<.001). 또한 연령이 약 5.26세 높고(t=-32.923, p<.001), 가구 총수입(t=22.745, p<.001)과 주관적 건강 상태(t=20.504, p<.001)는 유의하게 낮아, 사별 노인이 여러 인구사회학적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함을 확인하였다.
2. 측정 도구
혼인상태는 현재 결혼 상태에 대해 “사별”로 응답한 경우를 1, “유배우(기혼)”로 응답한 경우를 0으로 코딩한 더미변수를 사용하였다. 이혼, 별거, 미혼 응답자는 사별과의 대비를 명확히 하기 위하여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인지기능은 한국판 간이정신상태검사(K-MMSE)를 활용하였다. 총점 범위 0~30점의 검사 도구로, 점수가 높을수록 인지기능 수준이 양호함을 의미한다.
자녀 관계 만족도는 “자녀와의 관계에 대해 어느 정도 만족하십니까”에 대한 응답을 활용하였다. 5점 Likert 척도(1=매우 만족, 5=매우 불만족)로 측정된 자료를 역코딩하여 분석에 투입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해석하였다.
우울은 한국판 노인 우울척도 단축형(SGDS-15)으로 측정하였다. 총점 범위 0~15점의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지역, 교육 수준, 성별, 연령대를 최종모형의 공변량으로 투입하였다. 지역은 도농 간 우울 궤적과 위험요인이 다르고(Kang et al., 2024) 농어촌 노인의 인지-우울 공존율이 높다는 점(Park et al., 2013)에서, 교육 수준은 인지 예비능 이론상 뇌 병리 변화에 대한 보상능력과 직결되며 노인 우울의 대표적 위험요인이라는 점(Maier et al., 2021; Stern, 2009)에서, 성별은 사별 이후 우울 반응의 성차가 일관되게 보고되어왔다는 점(이민아, 2014; Lee et al., 2001)에서, 연령대는 고령일수록 우울 위험이 증가한다는 점(Maier et al., 2021)에서 각각 투입하였다. 이 네 변수는 모두 선행 연구에서 우울 및 인지기능에 대한 유의한 예측 변인으로 보고되어왔기에, 본 모형의 통제 공변량으로 선정하였다.
3. 분석 방법
자료 분석은 다음과 같이 진행하였다. 먼저 대상자의 인구사회학적 특성 파악을 위해 빈도분석과 기술통계를, 주요 변수의 정규성(왜도·첨도) 및 상관, 다중공선성 확인을 위해 Pearson 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이어 사별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에서 인지기능과 자녀 관계 만족도의 매개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Hayes(2017)의 PROCESS macro(Model 4)로 다중병렬매개분석을 실시하였으며, 간접효과 유의성은 5,000회 부트스트랩 기반 95% 신뢰구간(0 미포함 시 유의)으로 판단하였다. 이에 앞서 성별을 공변량 대신 조절변수로 포함할지 판단하기 위해 조절된 매개모형(Model 8)을 예비적으로 실시하였고, 조절효과가 유의하지 않아 최종적으로 Model 4를 채택하였다. 분석은 SPSS 및 PROCESS macro를 사용하였다.
IV. 연구 결과
1. 주요 변인의 기술통계 및 상관관계
각 변인의 기술통계를 분석한 결과는 <표 2>에 제시하였다. 우울은 평균 3.12점(SD=3.237), 인지기능의 점수는 평균 24.62점(SD=4.899)으로 나타났다. 자녀 관계 만족도는 평균 3.75점(SD=0.727)이었다.
각 변수의 정규성을 확인하기 위해 왜도와 첨도를 검토한 결과, West et al.(1995)가 제시한 절대값 기준(왜도 2 미만, 첨도 7 미만)을 충족시켰다.
주요 변수에서 사별 집단과 유배우 집단 간 차이가 존재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을 실시하였다<표 3>. 분석 결과, 우울 점수는 유배우 집단(M=2.70, SD=2.966)보다 사별 집단(M=3.81, SD=3.532)에서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t=15.028, p<.001). 인지기능 점수는 유배우 집단(M=25.34, SD=4.574)이 사별 집단(M=22.94, SD=5.308)보다 유의하게 높게 나타나, 사별 집단의 인지기능이 상대적으로 저하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t=-21.534, p<.001). 자녀 관계 만족도 역시 유배우 집단(M=3.80, SD=0.700)이 사별 집단(M=3.69, SD=0.746)보다 유의하게 높게 나타났다(t=-6.576, p<.001).
종합하면, 우울, 인지기능, 자녀 관계 만족도 세 변수 모두 사별 집단과 유배우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주요 변수 간의 관련성을 파악하기 위해 Pearson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표 4>와 같다. 사별 여부는 자녀 관계 만족도(r=-.072, p<.001), 인지기능(r=-.230, p<.001)과 유의한 부적 상관을, 우울(r=.164, p<.001)과는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즉 사별한 집단일수록 자녀 관계 만족도와 인지기능은 낮고 우울은 높은 경향이 확인되었다.
우울과의 관계에서는 자녀 관계 만족도(r=-.277, p<.001)와 인지기능(r=-.259, p<.001) 모두 유의한 부적 상관을 보여, 두 변수 모두 만족도·기능이 높을수록 우울이 낮아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모든 상관계수는 |r|<.30 수준으로 다중공선성을 의심할 만한 수준의 과도한 상관은 나타나지 않았다.
2. 사별이 노인의 인지기능 및 자녀 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
사별이 인지기능과 자녀 관계 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한 결과는 <표 5>와 같다. 사별은 노인의 인지기능에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B=-.368, p<.001). 즉 사별한 노인은 유배우 노인보다 인지기능이 유의하게 낮았다. 공변량 중에서는 학력이 인지기능에 가장 강한 정적 영향을 미쳤으며(B=1.218, p<.001), 지역(B=-.946, p<.001), 연령대(B=-.856, p<.001), 성별(B=-.641, p<.001) 역시 모두 유의한 영향을 보였다.
사별은 자녀 관계 만족도에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B=-.076, p<.001). 이는 사별한 노인이 유배우 노인보다 자녀와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가 유의하게 낮음을 의미한다. 공변량 중에서는 학력(B=.072, p<.001), 지역(B=.086, p<.001), 성별(B=.087, p<.001)이 모두 유의한 정적 영향을, 연령대(B=-.015, p=.021)는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쳤다.
3. 사별, 인지기능, 자녀 관계 만족도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
사별, 인지기능, 자녀 관계 만족도가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검증한 결과<표 6>, 회귀모형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였다(R2=.158, p<.001).
자녀 관계 만족도는 우울에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쳤으며(B=-.978, p<.001), 인지기능 역시 우울에 유의한 부적 영향을 미쳤다(B=-.137, p<.001). 또한, 두 매개변수를 통제한 상태에서도 사별은 우울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쳤다(B=.247, p<.001).
4. 사별이 우울에 미치는 직접효과, 간접효과 및 총효과
지역, 학력, 성별, 연령대를 공변량으로 투입하여 사별이 우울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및 간접효과로 분해한 결과는 <표 7>과 같다. 인지기능과 자녀 관계 만족도를 통제한 상태에서도 사별의 우울에 대한 직접효과는 유의하였으며(Effect=.247, 95% CI[.101, .394]), 5,000회 부트스트랩 검증 결과 총간접효과 역시 유의하였다(Effect=.124, 95% CI[.078, .173]).
개별 간접효과 중 자녀 관계 만족도 경로는 .074(95% CI[.039, .111]), 인지기능 경로는 .050(95% CI[.022, .079])으로 각각 유의하여 두 변수 모두 독립적인 매개효과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대비 검증 결과 두 간접효과의 크기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Contrast=-.024, 95% CI[-.068, .021]), 유사한 크기의 독립적 매개경로로 작용함이 확인되었다.
총효과(.372) 중 간접효과가 차지하는 매개비율은 약 33.4%이며, 직접효과는 약 66.4%로 부분매개 관계를 보였다. 추가적인 순차매개모형(PROCESS macro Model 6) 분석 결과 두 방향 모두 경로가 유의하지 않고 순차간접 효과 크기도 1.3% 이하에 그쳐, 두 변수가 순차적으로 연결된 단일경로가 아니라 병렬적 매개경로로 기능함을 뒷받침한다.
Ⅴ.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배우자 사별이 노인의 우울에 미치는 영향에서 인지기능과 자녀 관계 만족도의 매개효과를 다중병렬매개모형을 통해 통합적으로 검증하였다.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별은 노년기 우울의 강력한 위험요인이며, 사별집단은 유배우 집단보다 우울이 높고 인지기능이 낮으며, 고령·저학력·미취약 계층에 편중되어 복합적 위기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사별은 인지기능과 자녀 관계 만족도를 저하시켜 각각 우울을 심화시켰다. 셋째, 두 매개변수를 동시에 투입한 결과 서로를 통제한 상태에서도 각각 독립적인 간접효과를 보여, 인지적 기제와 관계적 기제가 독립적인 병렬 메커니즘으로 작동함을 실증하였다. 넷째, 이러한 효과는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통제한 후에도 유의하여, 사별 자체가 고유한 심리사회적 영향력을 지님을 확인했다.
이상의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은 실천적 함의를 지닌다.
첫째, 인지기능과 자녀 관계 만족도가 서로 독립적인 경로로 작동한다는 결과는, 사별 노인 대상 개입이 단일 요인 중심에서 다중 표적 개입으로 전환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인지기능 지원(인지 자극 프로그램, 치매안심센터 연계)과 가족관계 지원(세대간 소통 프로그램, 가족상담) 중 어느 한쪽에만 집중하는 개입은 다른 경로를 통한 우울 위험을 놓칠 수 있으므로, 두 영역을 병행하는 설계가 필요하다.
둘째, 사별 시점을 활용해 인지기능과 자녀 관계 만족도를 함께 평가하는 통합적 조기 선별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두 경로가 독립적이므로 어느 한쪽만 스크리닝해서는 위험군을 온전히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치매안심센터, 가족센터 등 기존 노인 대상 기관들은 각 사업을 독립된 체계로 운영하고 있어 사별 노인을 위한 통합적 선별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행정 접점을 통한 체계적인 발굴과 기관 간 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의 사망·유족연금 민원 접점을 1차 게이트웨이로 활용해 사별 사실을 조기 파악하고, 인지 및 관계 만족도 스크리닝을 실시해야 한다. 이후 인지 저하군은 치매안심센터로, 관계 저하군은 가족센터 등으로 연계하며, 복합 위험군은 통합돌봄 사례관리자가 허브 역할을 수행하여 서비스를 조정하는 모델을 제안할 수 있다.
넷째, 잔여 직접효과가 여전히 크게 나타난 점은 사별 노인에 대한 개입 시 인지·관계 지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음을 보여주며, 경제적 지원(유족연금 등)과 건강관리 서비스, 애도 상담 등을 포함한 포괄적인 지역사회 통합 돌봄 체계 내에 사별 노인을 우선 대상군으로 포함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의 한계와 후속 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횡단자료를 사용하여 변수 간 시간적 선후관계를 명확히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종단분석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둘째, 사별의 원인(질병 유무 등), 돌연/예견된 사별 여부, 생전 배우자 돌봄 부담 및 부부관계 만족도와 같은 이질적 상황 요인을 포함한 세분화된 분석이 필요하다. 셋째, 자녀 관계 만족도를 단일 문항으로 측정하여 가족관계의 다차원적 질을 충분히 포착하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다문항 척도를 활용해 하위 차원별 영향력을 세분화하여 검증할 필요가 있다. 넷째, 사별 집단의 여성 편중은 기대수명 등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다. 예비분석에서 성별 조절효과는 유의하지 않았으나 이는 표본 구성의 한계로 보아야 한다. 절대다수인 고령 여성을 고려할 때, 관련 정책은 저학력·저소득 여성 사별 노인의 경제적 지원과 사회관계망 재구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며, 후속 연구는 다집단분석으로 성별 차이를 엄밀히 규명해야 한다.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전국 단위 대규모 노인 패널자료를 활용하여 사별-우울 관계의 기제를 다차원적으로 규명함으로써, 사별 노인을 위한 통합적 개입 설계와 조기 선별 체계 구축에 실천적 근거를 제공하였다는 의의를 지닌다. 본 연구 결과가 지역사회 통합 돌봄 실천 현장의 스크리닝 및 개입 프로그램 설계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Acknowledgments
이 논문은 전남대학교 학술연구비(과제번호: 2023-1126-01) 지원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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