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Association of Human Ecology
[ Article ]
Korean Journal of Human Ecology - Vol. 29, No. 5, pp.615-625
ISSN: 1226-0851 (Print) 2234-3768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Oct 2020
Received 20 Jul 2020 Revised 13 Aug 2020 Accepted 31 Aug 2020
DOI: https://doi.org/10.5934/kjhe.2020.29.5.615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정지나*
신한대학교 유아교육과
Factors Affecting Work-family Conflict of Working Mothers of Second-Grade Elementary Schools
Chung, Jeenha*
Department of Early Childhood Education, Shinhan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Chung, Jeenha Tel: +82-31-870-3532, Fax: +82-31-870-3529 Email : jeenha@shinhan.ac.kr

ⓒ 2020, Korean Association of Human Ecology. All rights reserved.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how working mothers’ educational enthusiasm, self-esteem, family functioning, social support, and working hours affect working mothers’ work-family conflict in second grade elementary schools. The participants were 672 working mothers with second-grade elementary school children from the 2016 Korean Children Panel. Data were analyzed using the descriptive statistics, Pearson’s correlations, and multiple regression analysis. The results were as follows: First, working mothers’ enthusiasm, self-esteem, family functioning, and social support showed a negative correlation with the working mothers’ work-family conflict. Conversely, the working hours showed a positive correlation with the working mothers’ work-family conflict. Second, the most influential factor on working mothers’ work-family conflict was working hours, the second most influential factor was family functioning, the third most influential factor was social support, and the least influential factor was self-esteem. The results of this study suggest that family-friendly policies and programs should be developed to prevent working mothers’ work-family conflict.

Keywords:

Second-grade elementary school children, Working mothers, Work-family conflict

키워드:

초등학교 자녀, 취업모, 일-가정 갈등

Ⅰ. 서론

오늘날 기혼여성의 취업은 여성의 교육수준 향상과 자아실현 욕구의 증가, 가족계획으로 인한 자녀 양육기간의 단축, 가정기기의 과학화로 인한 가사노동의 간편화, 그리고 경제구조 변화에 따른 여성 노동의 수요증가 등의 제반조건에 맞물려 그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정지나 외, 2018).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9년 일·가정 양립지표(통계청, 2019)에 따르면, 전국의 유배우자 가구 중 맞벌이 가구의 비율은 2018년 기준 46.3%를 차지하여 2010년 이후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맞벌이 가구가 증가하면서 직장과 가정 영역에 대한 책임을 균형 있게 수행함을 의미하는 일-가정 양립이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데, 일-가정 양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직장과 가정 영역에 대한 책임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을 의미하는 일-가정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Frone et al., 1992).

일-가정 갈등은 일과 가정생활에서의 요구를 모두 만족스럽게 충족시키지 못할 때 일어나는데(Halpern & Murphy, 2005),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사노동과 자녀양육수행에 대한 문화적 압력을 많이 받기에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과 관련된 요인들을 체계적으로 다루어야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지금까지의 선행연구들을 살펴보면, 일-가정 갈등은 일 영역에서의 직무만족도, 조직몰입, 업무생산성 등(최항석, 2015; 파이낸셜뉴스, 2018.04.26.; Allen et al, 2000)과 가정 영역에서의 생활만족도, 양육스트레스, 양육행동(이운경 외, 2018; 조희금, 1999; 파이낸셜뉴스, 2018.04.26.; Allen et al, 2000)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연구(이운경 외, 2018)에서 부모의 일-가정 갈등이 양육행동을 통해 아동의 문제행동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침을 보고함에 따라 일-가정 갈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부각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의 일-가정 갈등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대부분의 선행연구들은 일-가정 갈등이 일과 가정 영역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일-가정 갈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본 연구들(고선희, 2016; 최민혜 외, 2016)은 미흡한 실정이기에, 기혼여성의 경제활동참여가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최소화하여 일-가정 양립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초래하는 요인을 체계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크게 개인내적요인과 개인외적 요인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와 같이 성취지향적인 사회분위기 속에서 자녀에 대한 과도한 교육열을 보이는 교육환경의 특성은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심화시킬 것으로 예측해볼 수 있다. 교육열은 학생 자신이 교육받고자 하는 욕구라기보다는 자녀의 성공 혹은 출세를 위해 더 나은 학력과 학벌을 얻고자 하는 부모의 욕구와 열망을 의미한다(심미옥, 2017). 특히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의 높은 학업성적과 성취를 부모 인생의 가장 자랑스러운 성공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를 위해 학교 교육과정 이외의 많은 사교육을 제공하고 연령에 맞지 않는 선행학습을 강요하는 경향을 보인다(성정혜, 김춘경, 2019). 또한 자녀의 학업성취를 위해서는 사교육제공 외에 자녀의 숙제도와주기, 직접 공부가르치기, 시간통제하기, 학부모 모임 참석하기 등의 교육지원활동도 필요하기에, 부모가 높은 교육열을 보일 경우에는 직장에서 기대되는 역할과 가정에서 기대되는 역할이 서로 양립하기 어려워 직장 내 역할수행에 차질을 주거나, 직장에의 몰두로 인하여 가정 내 역할수행의 희생이 유발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취업모의 교육열과 일-가정 갈등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관련성을 갖는지 살펴본 연구가 전무하기에, 이에 대한 경험적 탐색이 이루어져 이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할 필요가 있겠다.

또한 취업모가 일과 가정생활에서 힘들고 과도한 긴장을 경험하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할지라도, 모든 취업모가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하면서 갈등을 경험하는 것은 아니다. 다시 말하면, 동일한 환경에 처해있어도 각 사건에 대한 개인의 인지적 평가에 따라 경험하는 스트레스의 양에 차이가 있어서(Lazarus & Flokman, 1984) 일-가정 갈등을 경험하는 정도가 다를 수 있기에,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예측해주는 개인내적요인 즉 보호요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개인의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사회적, 정신적 욕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자아존중감과 같은 심리적 특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자아존중감이란 자기 자신을 가치 있고 긍정적인 존재로 인식하는 정도로, Branden(1990)은 자아존중감을 인생의 역경에 맞서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라고 정의하였다. 즉, 자아존중감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요구되는 행동을 자신이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 신념으로서, 어떤 활동을 선택하고 그것을 향해 노력하여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굴하지 않고 그 활동을 지속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Bandura, 1997). 따라서 자아존중감이 높은 취업모는 일-가정 영역 간에 발생하는 긴장을 스트레스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이를 균형 있게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일-가정 갈등을 완화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외적요인으로는 가족상호작용, 사회적 지지, 근무시간을 들 수 있다. 가족상호작용이란 가족구성원이 가족내·외의 다양한 스트레스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응하면서 기능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유용한 개념이다(박애선, 2013). 가족상호작용은 가족 내 구성원의 심리적 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어머니의 부정적 심리상태로 인한 부정적 양육행동의 강도와 영향을 조정할 수 있다(Hajal et al., 2015). 특히 건강한 가족상호작용의 수준이 높을수록 가족구성원이 합리적인 역할수행을 하게 되고 역할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낮아진다는 연구결과(Deater-Deckard, 2006)를 고려해볼 때, 가족상호작용의 응집성과 유연성이 높을수록 이중역할부담에 따른 역할긴장을 경험하는 취업모의 스트레스 수준이 낮아져 일-가정 갈등이 감소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지지는 개인이 다양한 차원의 사회적 관계망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모든 긍정적 자원을 의미한다(이민선, 2015). 취업모는 친정, 시댁, 친구, 지인들과의 관계를 통해 사회적 지지를 제공받을 수 있는데, 이는 취업모의 심리적 적응을 돕고 좌절을 극복하도록 도우며 문제해결을 강화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함으로써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경감시켜줄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선행연구들에 의하면 가족의 지원이 없을 때 일-가정 갈등이 높아지는 반면, 도구적 또는 정서적 지원이 많을수록 일-가정 갈등이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Ford et al., 2007). 그러나 가족 내·외의 지지와 기능, 상호작용 등의 지지체계를 통해 일-가정 갈등의 정도가 완화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구조와 기능이 축소되는 급속한 사회변화 속에서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에, 가족상호작용과 사회적 지지와 같이 과거에 비해 보다 중요시되는 개인외적요인이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어떻게 예측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편, 정순희(2001)는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은 개인내적요인보다 가정, 직장과 같은 개인외적요인의 영향을 받는다고 했으며, 일-가정 갈등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직장관련요인으로는 근무시간을 들 수 있다. 근무시간은 가정생활에 참여하는 빈도와 시간을 결정하므로, 근무시간이 길어지면 취업모뿐 아니라 가족구성원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주고 그 결과 직·간접적으로 일-가정 갈등이 증대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임효창 외, 2005). 즉, 한 역할에 대한 시간 투입은 다른 역할을 위한 시간의 감소로 이어지기에(최혜지, 2007), 장시간 근무하는 취업모는 절대적인 시간부족으로 가정에서의 역할을 적절하게 수행하기가 어려워지고 이는 결국 일-가정 갈등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측해볼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기혼취업여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중역할에 대한 일차적 책임을 요구받는 취업모를 대상으로,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예측하는 개인 내·외적요인을 포괄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예측해주는 보호요인과 위험요인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얻고자 한다. 특히 본 연구에서는 유치원, 어린이집을 다닐 때보다 오히려 돌봄 시간의 공백이 발생하는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취업모를 대상으로 하고자 한다. 초등학교 2학년의 경우, 정규수업시간은 1학년과 동일하여 양육의 어려움은 변함없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변동 폭이 큰 1학년 입학 시기에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2학년 때 복직하는 경우가 많고(“초등생 엄마는 2월부터 육아휴직 눈치 전쟁”, 2017) 아직까지 초등학교 2학년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현실(정은화 외, 2020)이기에, 초등학교 2학년 학부모인 취업모를 대상으로 아래와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여 연구하고자 한다.

  • 1. 측정변인들의 일반적 경향은 어떠한가?
  • 2. 취업모의 교육열, 자아존중감, 가족상호작용, 사회적지지, 근무시간과 일-가족 갈등은 어떠한 관련이 있는가?
  • 3. 취업모의 교육열, 자아존중감, 가족상호작용, 사회적지지, 근무시간이 일-가족 갈등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력은 어떠한가?

Ⅱ. 연구방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육아정책연구소에서 실시하고 있는 한국아동패널(2016)의 9차년도 자료를 사용하였다. 9차년도 응답자 1,525가구 중 연구대상의 동질성을 확보하고 연구목적에 부합된 사례를 선정하기 위하여 어머니가 재직 중이며 자녀와 동거하고 있는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취업모 672가구의 자료를 최종 사용하였다.

연구대상 어머니의 평균연령은 38.9세로 30대(399명, 59.4%)와 40대(267명, 39.7%)가 대부분이었으며, 어머니의 최종학력은 전문대/대학교 졸업(67.6%), 고졸 이하(24.1%), 대학원졸(8.3%)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어머니의 직업분류는 전문가 288명(42.9%), 사무종사자 175명(26.0%), 판매종사자 79명(11.8%), 서비스종사자 69명(10.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대상 아동의 평균월령은 99개월로 남아와 여아가 각각 345명(51.3%), 327명(48.7%)이었다. 월평균가구소득은 546만원으로, 600만원 이상 가구가 37.1%로 가장 많았고, 500만원∼600만원 미만 가구 24.7%, 400만원∼500만원 미만 가구 18.8%, 300만원∼400만원 미만 가구 13.0%, 300만원 미만 가구 6.4%의 순으로 나타났다.

2. 측정도구

1) 교육열

어머니의 교육열을 측정하기 위하여 현주와 이재분, 이혜영(2003)이 개발한 교육열 척도를 한국아동패널연구진이 수정·보완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직접지도 및 감독관리 4문항, 정보수집 2문항, 교육분위기 제공 3문항, 친구관계에서 성적중시 2문항, 타인지향 정도 1문항, 인성함양 배려 2문항, 공부시간 확보노력 2문항, 건강관리 1문항의 총 17문항으로 이루어져있다. 각 문항의 점수는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4점)’까지 분포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어머니의 교육열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척도의 Cronbach's α는 .75로 나타났다.

2) 자아존중감

어머니의 자아존중감을 측정하기 위하여 Rosenberg(1989)의 자아존중감 척도를 한국아동패널연구진이 수정·보완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총 1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문항의 점수는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 분포되어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자아존중감이 높음을 의미하며, 본 척도의 Cronbach's α는 .90으로 나타났다.

3) 가족상호작용

가족상호작용을 측정하기 위하여 Olson(2010)의 FACES Ⅳ 가운데 한국아동패널연구진이 가족응집성과 유연성에 대한 14문항을 발췌하여 번역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각 문항의 점수는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 분포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건강한 응집성과 유연성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본 척도의 Cronbach's α는 .89으로 나타났다.

4) 사회적 지원

사회적 지원을 측정하기 위하여 이재림(2001)의 사회적 지원 척도를 한국아동패널연구진이 수정·보완한 척도를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친척, 친구, 이웃으로부터 정서적 지지, 도구적 지지, 사교적 지지, 정보적 지지를 받는 정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총 13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문항의 점수는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 분포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사회적 지원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척도의 Cronbach's α는 .93으로 나타났다.

5) 근무시간

어머니의 근무시간은 주중 1일 평균 근무시간을 측정하여 사용하였다.

6) 일-가정 갈등

취업모가 일과 가정생활 양립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갈등을 측정하기 위하여 Marshall와 Barnett(1993)의 일-가정 양립 시 이점과 갈등 척도 중 일-가정 갈등 부분을 발췌하여 사용하였다. 본 척도는 일-가족, 일-양육을 양립하면서 느끼는 갈등을 측정하는 총 1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문항의 점수는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5점)’까지 분포되어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일-가정 갈등이 높음을 의미하며, 본 척도의 Cronbach's α는 .93으로 나타났다.

3. 자료분석

수집된 자료는 SPSS 21.0 윈도우용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분석하였다. 첫째, 연구대상의 일반적 특성 파악을 위해 빈도분석과 기술분석을 실시하였다. 둘째, 측정변인들의 일반적 경향을 살펴보기 위해 기술분석을 실시하였다. 셋째, 측정변인들 간의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Pearson의 적률상관분석을 실시하였다. 넷째, 취업모의 개인내적요인과 개인외적요인이 일-가정 갈등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력을 살펴보기 위하여 단계적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Ⅲ. 연구결과

1. 측정변인들의 일반적 경향

본 연구에서 측정한 변인들의 일반적 경향은 <표 1>과 같다. 교육열은 1-4점의 4점 척도인데 전체 평균이 2.51(SD= .31)로 나타나 취업모의 교육열이 중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아존중감은 1-5점의 5점 척도인데 전체평균이 3.34(SD= .57)로 나타나 취업모의 자아존중감이 중간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측정변인들의 일반적 경향 (N=672)

가족상호작용의 전체평균은 3.88(SD= .49)로 나타나, 1~5점의 점수범위를 고려할 때 가족구성원들 간의 상호작용이 중간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지원은 1~5점의 점수범위를 고려할 때 전체평균이 3.84(SD= .57)로 나타나 사회적 지원 수준이 중간보다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모의 주중 1일 평균근무시간은 7시간 51분(M=7.51, SD= 1.92)로 나타났으며 최소 평균근무시간은 1시간이고 최대평균근무시간은 15시간이었다.

일-가정 갈등의 문항평균은 2.65(SD= .65)로 나타나, 1~5점의 점수범위를 고려할 때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은 중간보다 다소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2. 측정변인들 간의 상관관계

측정변인들 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는 <표 2>와 같다. 종속변인인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과 개인내적요인인 취업모의 교육열(r=-.13, p <. 01) 및 자아존중감(r=-.19, p <. 01)은 모두 유의한 부적 상관을 보여, 취업모의 교육열과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일-가정 갈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과 개인외적요인인 가족상호작용(r=-.26, p <. 01)과 사회적 지원(r=-.24, p <. 01)은 모두 유의한 부적 상관을 보여 가족상호작용과 사회적 지원 수준이 높을수록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과 근무시간(r=.26, p <. 01)은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여 취업모의 주중 1일 평균근무시간이 길수록 일-가정 갈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측정변인들 간의 상관관계 (N=672)

3.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에 대한 회귀분석

회귀분석을 실시하기 이전에 독립변인들 간 다중공선성 여부를 파악하기 위하여 분산팽창계수(VIF)와 공선성허용도(TOL)를 살펴본 결과, VIF값은 1.026- 1.342로 모두 2.5 미만이었으며, TOL은 .745-.975로 0.3이상으로 다중공선성 위험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리고 회귀분석을 실시하기 전, 선행연구에서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한 취업모의 연령, 학력, 가구소득과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과의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 유의한 상관이 나타나지 않아 이들 변인을 통제변인으로 투입하지 않았다.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에 대한 관련변인들의 상대적 영향력을 살펴보기 위하여 단계적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는 <표 3>과 같다.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가장 의미있게 설명해주는 변인은 ‘근무시간’으로 8%의 설명력을 보였고, ‘가족상호작용’이 6%, ‘사회적 지원’이 1%, ‘자아존중감’이 1%의 설명력을 추가하여 전체변량의 16%(R2=.16, F=26.30, p < .001)를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취업모의 근무시간이 길고 가족상호작용이 원만하지 않으며 사회적 지원이 빈약하고 취업모의 자아존중감이 낮을수록 취업모의 일-가족 갈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에 대한 단계적 회귀분석 (N=672)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에서는 개인내적요인인 취업모의 교육열과 자아존중감, 그리고 개인외적요인인 가족상호작용, 사회적 지지와 근무시간이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기 위하여 이들 변인 간의 관계를 살펴보고 관련변인들이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력을 살펴보았다. 본 연구를 통해 얻어진 주요결과에 대해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취업모의 교육열과 자아존중감, 가족상호작용, 사회적 지지, 근무시간과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 간의 관계를 살펴본 결과, 개인내적요인인 취업모의 교육열과 자아존중감은 일-가족 갈등과 모두 유의한 부적 상관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취업모의 교육열이 높을수록 직장 내 역할 수행에 차질이 생기거나 직장생활로 인해 취업모가 기대하는 만큼의 가정 내 역할수행을 하지 못함으로써 역할갈등을 겪게 될 것이라는 본 연구의 가정과 반대되는 것이다. 이들 간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가 전무하기에 이러한 결과를 해석하기 어려우나, 초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부모의 교육열과 아동의 학교적응 간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김희례, 장진경, 2019)를 토대로 본 연구결과를 조심스럽게 추론해보고자 한다. 김희례와 장진경(2019)의 연구결과, 어머니의 교육열이 높을수록 아동이 학교적응을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러한 결과는 교육열이 학업성취압력 등과 같이 자녀에게 무조건적으로 부모의 학업에 대한 욕구를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자녀의 학업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거나 자녀가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교육분위기를 제공하는 등의 자녀의 학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이라 할 수 있으므로, 부모의 교육열이 높으면 자녀는 부모로부터 관심 받는다고 느끼고 학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받게 되어 학교적응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되었다. 특히 초등학교 2학년의 경우, 1학년과 수업시간이 동일하여 생활패턴에 큰 변동이 없고, 초등학교 저학년의 교육과정은 통합교과 주제별 교과서를 활용한 프로젝트 수업으로 학업성취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기에(이태영, 김종민, 2016), 취업모가 자녀의 교육에 관심과 열의를 가질수록 자녀가 학교적응을 잘하게 되고 이는 취업모의 가정 내 역할수행에 대한 부담을 감소시켜 결과적으로 일-가정 갈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론된다. 추가적으로 어머니 교육열의 하위항목들과 일-가정 갈등 간의 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 ‘친구관계성적중시’에서만 유의한 정적 상관이 나타나고 다른 하위항목들에서는 부적 상관이 나타나, 초등학교 2학년 자녀들은 아직까지는 어머니의 교육열을 부담스러워하기보다는 본인에 대한 관심과 지원으로 느끼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해석해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경험적 연구가 부족하기에 이들 간의 관계를 살펴보는 연구들이 누적될 필요가 있겠다.

또한 취업모의 자아존중감이 높을수록 일-가정 갈등이 감소한다고 나타난 본 연구결과는 Rosenberg(1965)가 자아존중감이 낮은 사람은 불안정도가 강하며, 대인관계가 좋지 않고, 자신감, 지도력 등이 결여되어 있으며, 실패를 두려워하는 반면, 자아존중감이 높은 사람은 타인이 자기에게 동의하지 않을 때라도 당황하지 않으며, 실패할지라도 변명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믿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는 주장에 근거하여 해석해볼 수 있다. 즉, 자아존중감이 높은 취업모는 자기 자신을 가치 있게 생각하고 문제 상황을 갈등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일과 가정에서의 욕구를 균형 있게 충족시키는 것으로 추론된다. 이러한 결과는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취업모가 자기 자신을 가치 있게 인식하고 자신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프로그램 등을 개발하여 실시하는 것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다음으로 개인외적요인인 가족상호작용, 사회적 지지는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과 유의한 부적 상관을, 근무시간은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과 유의한 정적 상관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건강한 가족상호작용의 수준이 높을수록 가족구성원이 합리적인 역할수행을 하게 되어 역할갈등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Deater-Deckard, 2006)와 사회적 지지가 많을수록 일-가정 갈등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Ford et al., 2007), 그리고 직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수록 일-가정 갈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임효창 외, 2005; Ford et al., 2007)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은 취업모의 다중역할 즉 직장인, 배우자, 어머니로서의 역할이 서로 양립할 수 없을 때 발생하는 갈등(Greenhaus & Beutell, 1985)으로, 역할과중으로 인한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가족은 가정영역에서의 중요한 지지체계로, 가족상호작용은 가족 내 구성원의 심리적 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정자, 김갑숙, 2000). 즉, 가족상호작용이 높다는 것은 가족구성원 간의 정서적 유대감이 강하며 가족 내 역할분담이 잘 이루어지고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최윤희, 문혁준, 2017), 원만한 가족상호작용은 취업모의 역할과중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긴장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가족상호작용의 질을 높여 지지적인 가족 체계 안에서 취업모가 주어진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 프로그램이나 관계증진 프로그램과 같이 가족상호작용의 기능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의 개발 및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사회적 지지가 많을수록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이 감소한다는 본 연구결과는 의미 있는 타인으로부터의 사회적 지지가 많을수록 직장역할과 가정역할이 잘 조화된다는 Greenhaus와 Beutell(1985)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즉, 다양한 관계망으로부터 정서적인 관심, 수단적인 도움, 정보 혹은 사교를 포함한 사회적 지지를 많이 받는 취업모는 시간적 역할압력에 대한 심리적, 실질적 부담이 감소되어 일-가정 갈등을 적게 경험하는 것으로 추론된다. 이러한 결과는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정서적, 도구적, 사교적, 정보적 지지를 경험할 수 있는 지지적인 풍토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하여 취업모와 사회적 관계망 간의 인적 교류를 위한 커뮤니티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Greenhaus와 Beutell(1985)은 일-가정 갈등은 과도한 직무수행시간에 따른 역할과중과 긴장에 의해 유발된다고 주장했으며, 근무시간과 일-가정 갈등 간에 정적 상관이 나타난 본 연구결과는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취업모는 다양한 역할이 중첩되어 시간적 역할압력을 받게 되는데, 근무시간이 길수록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취업모와 그 가족의 욕구가 상충되어 일-가정 갈등을 유발하게 된다. 즉, 직장 생활은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상대적으로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직접적으로 줄어들게 되어 가정 일에 쓸 수 있는 시간이나 심리적 자원을 제한하게 되므로 일-가정 갈등이 증가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결과는 근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일-가정 갈등이 높아지고, 이러한 일-가정 갈등은 구성원의 직무태도, 직무만족, 직무성과 등에 직접적인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기에(최항석, 2015; Allen et al., 2000), 직장차원에서 일-가정 갈등을 감소시킬 수 있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등의 유연근로제의 도입과 정착에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을 쏟아야함을 시사한다.

둘째, 취업모의 교육열, 자아존중감, 가족상호작용, 사회적 지지, 근무시간이 일-가정 갈등에 미치는 상대적 영향력을 살펴본 결과,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가장 잘 예측하는 중요한 요인은 ‘근무시간’이었으며, 그 다음으로 ‘가족상호작용’, ‘사회적 지지’, ‘자아존중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직장에서의 장시간 근무로 가정활동에 쏟아야 할 시간이 줄어들게 되어 시간부족이 일-가정 갈등의 주요한 직접적인 원인이 됨을 보여주는 것이다. 다만, 본 연구 자료는 2016년도에 시행된 9차년도 패널데이터로 주 52시간 근무제나 유연근로시간제가 도입되기 이전의 자료이기에, 추후 연구에서는 사업장의 규모와 유연근로제의 시행여부 등에 따라 연구대상을 세분화하여 근무시간과 일-가정 갈등과의 관련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한편 본 연구대상자의 평균근무시간은 7시간 51분으로 2018년도 기준 맞벌이가구의 평균근무시간 8시간 20분(통계청, 2019)보다 낮은 수준이었지만,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의 첫 번째 예측요인으로 근무시간이 나타난 본 연구결과는 성역할 태도의 측면에서 해석해볼 수도 있겠다. 즉 2014년 생활시간조사결과(통계청, 2015)에 의하면, 취업모의 가사노동시간은 3시간 13분으로 취업부의 가사노동시간 41분의 4.7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취업모는 가사노동을 여성 자신의 일로 수용하여 가사노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일-가족 갈등을 유발하는 시간부족의 주원인을 근무시간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사회가 가사노동은 여성의 일이라는 가치에 대한 내적 합의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주장(윤지숙, 2002)과, 전통적인 성역할태도를 지닌 여성들은 시간부족의 원인을 임금노동에서 찾고 가사노동에서 찾지 않는다는 연구결과(최혜지, 2007)와도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다. 이에 취업모가 임금노동 역시 여성자신의 일로 수용하고, 배우자와 가사노동을 평등하게 분담하는 양성평등적 가치 및 태도를 형성하게 하는 맞벌이부부 대상의 양성평등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근무시간 다음으로 가족상호작용, 사회적 지지와 같은 지지체계가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유의하게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남으로써 다양한 사회관계망으로부터의 지지와 기능, 상호작용이 중요함을 시사해주고 있다. 급속하게 변화하는 현대사회에서 지지체계의 중요성이 보다 강조되고 있지만 이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에 다양한 차원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직장차원에서는 가사분담이나 자녀양육, 배우자에 대한 정서적 지지와 같은 역할을 맞벌이가정의 직장남성이 수행할 수 있도록 가족친화적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직정과 가정의 책임을 취업모와 공유할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해줄 필요가 있다(강혜련, 최서연, 2001). 또한 취업모는 다양한 역할이 중첩됨에 따른 양육스트레스, 우울의 정도가 높기에(이선아, 2014), 직장과 지역사회 차원에서 이와 관련된 교육이나 상담프로그램을 지원해주거나, 취업모 간의 정보와 고충을 나눌 수 있는 자조모임의 형성을 지원하는 것 등의 다양한 방안모색도 필요하다. 한편, 본 연구에서 측정한 사회적 관계망의 범위는 친정, 시댁, 친구, 지인들로 한정되어 있지만, 직장 내에서의 사회적 지지(동료, 상사)가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감소시킨다고 보고한 선행연구결과(강혜련, 최서연, 2001; Ford et al., 2007)를 고려해볼 때, 후속연구에서는 사회적 지지의 차원을 보다 세분화하여 이들 간의 관계에 대한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해줄 필요가 있겠다.

한편, 본 연구결과 개인외적요인(근무시간, 가족상호작용, 사회적지지)은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유의하게 예측한 반면, 개인내적요인 중 취업모의 자아존중감은 유의한 설명력을 보였지만 교육열은 일-가정 갈등을 유의하게 예측하지 못했다. 이러한 결과는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은 개인내적요인보다 가정, 직장과 같은 개인외적요인의 영향을 받는다고 보고한 정순희(2001)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손영미 외(2011)는 일-가정 갈등에 대한 연구들은 조직요인과 같은 개인외적요인에 대부분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개인내적요인을 체계적으로 검증한 연구들이 소수에 불과하다고 언급하고 있기에,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예측하는 개인내적요인들을 검증하는 후속 연구들이 보완될 필요가 있겠다.

또한 본 연구에서 취업모의 교육열이 일-가정 갈등을 유의하게 예측하는 못한 이유는 연구대상의 자녀가 초등학교 2학년으로 학업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시기이기 때문일 수 있다. 아동기에서 청소년기로 전환될 때,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부모님의 관심을 간섭으로 느끼게 된다는 연구결과(김으뜸, 2017)를 고려해보면, 초등학교 저학년에는 어머니의 교육열을 애정과 관심으로 느낄지라도 자녀가 성장해가면서 어머니의 교육열이 높아지면 이를 부정적인 간섭과 압력으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열이 높은 취업모는 이러한 기대에 못 미치거나 반항하는 자녀에게 본인의 학업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보다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일-가정 간의 균형을 깨뜨리고 갈등을 증대시킬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이에 후속연구에서는 자녀의 발달단계에 따른 취업모의 교육열과 일-가정 갈등 간의 양상에 대한 경험적 검증을 통해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발달단계별 부모교육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을 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에서 측정한 모든 변인은 어머니의 자기보고식 질문지법에 의해 측정되었으므로, 이들이 지각하여 보고한 응답내용이 실제와 다를 수 있음에 유의하여 결과를 해석하여야 한다. 특히 자아존중감, 교육열, 가족상호작용 등과 같은 정의적 변인은 주관성이 강하여 응답자의 해석이 개입될 여지가 있기에(문영순, 2017), 후속연구에서는 심층면접 등의 질적 연구방법을 병행하여 탐색해볼 필요가 있겠다. 둘째, 본 연구는 한국아동패널 데이터에 기초하여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살펴보았기에, 선행연구들이 유의한 예측변인으로 보고한 부모의 스트레스나 직장후생복지 등의 요인이 포함되지 못하였다. 이에 후속연구에서는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범주를 확장하여 탐색함으로써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요인들에 대한 체계화된 정보를 누적하는 것이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특히 일-가정 갈등은 자녀의 연령대에 따라 양상이 다르게 나타나기에(Byron, 2005), 종단연구를 통해 가족발달주기에 따른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예측하는 요인의 양상을 탐색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일과 가정 영역은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다른 쪽에 갈등을 유발한다기보다는 상호순환적인 특성을 지니는 정적인 영향관계를 지니고 있기에(Frone et al., 1992), 본 연구는 일-가정 영역에서의 갈등을 최소화하여 일-가정 영역 간의 균형감이 최적의 상태에 이를 수 있도록 일-가정 갈등을 예측하는 개인내·외적변인을 통합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지원해줄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했다는데 그 의의를 들 수 있겠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2020년도 신한대학교 학술연구비 지원으로 연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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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1>

측정변인들의 일반적 경향 (N=672)

변인 M (SD)
개인내적변인 교육열 2.51 (0.31)
자아존중감 3.25 (0.58)
개인외적변인 가족상호작용 3.85 (0.50)
사회적 지지 3.84 (0.57)
근무시간 7.51 (1.92)
종속변인 일-가정 갈등 합계 2.65 (0.65)

<표 2>

측정변인들 간의 상관관계 (N=672)

변인 1 2 3 4 5 6
**p <. 01
1. 교육열 1.00 - - - - -
2. 자아존중감 .23** 1.00 - - - -
3. 가족상호작용 .36** .47** 1.00 - - -
4. 사회적 지지 .19** .20** .25** 1.00 - -
5. 근무시간 -.12** -.01 -.03 -.07 1.00 -
6. 일-가정 갈등 -.13** -.19** -.26** -.24** .26** 1.00

<표 3>

취업모의 일-가정 갈등에 대한 단계적 회귀분석 (N=672)

종속변인 단계 독립변인 β R2 ΔR2 F
*p <. 05, **p <. 01, ***p < .001
일-가정 갈등 1 근무시간 .27*** .08 .08 46.51***
2 근무시간 .27*** .14 .06 44.82***
가족상호작용 -.24***
3 근무시간 .26*** .15 .01 33.25***
가족상호작용 -.21***
사회적 지원 -.11**
4 근무시간 .26*** .16 .01 26.30***
가족상호작용 -.17 ***
사회적 지원 -.11**
자아존중감 -.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