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Association of Human Ecology
[ Article ]
Korean Journal of Human Ecology - Vol. 30, No. 6, pp.961-971
ISSN: 1226-0851 (Print) 2234-3768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1 Dec 2021
Received 23 Jul 2021 Revised 26 Oct 2021 Accepted 09 Nov 2021
DOI: https://doi.org/10.5934/kjhe.2021.30.6.961

소설 속 청년소비자의 재무적 고민에 따른 재무설계안 도출: 인문학과 소비자재무설계의 학제적 관점에서

김정숙 ; 박주영*
충남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충남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
A young consumer’s financial worries and solutions in the novel, Questions: From the interdisciplinary perspective of humanities and consumer financial planning
Kim, Jeongsook ; Park, Jooyung*
Faculty of Liberal Arts,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Dept. of Consumer Science,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to: *Park, Jooyung Tel: +82-42-821-6841, Fax: +82-42-821-8887 E-mail: jooyungpark@c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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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dentify the financial problems of young consumers in the novel, Questions and seek improvement measures through an interdisciplinary approach between the humanities and consumer financial planning. In the novel, a younger sister is offered a loan to her brother because her brother did not have enough money for the wedding. The author finished the work without revealing the outcome of whether or not the sister lent money to her brother. We explored ways to solve the main character's financial problems from the humanities and consumer financial planning perspectives. The results showed that financial decision-making on the part of the sister would make a big difference.

Keywords:

Interdisciplinary approach, Young generation, Young consumer, The humanities, Identity, Consumer financial planning

키워드:

학제적 접근, 청년소비자, 소비자재무설계, 인문학, 정체성, 텍스트 마이닝

Ⅰ. 서론

청년세대의 취업과 결혼, 내집마련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욜로(YOLO)나 플랙스(FELX) 등의 신조어가 의미하듯 청년세대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은 즐겁고 화려한 것이지만, 실제 그들의 현실은 ‘88만원 세대’, ‘N포 세대’, ‘이생망’, ‘헬조선의 세대’와 같은 용어에서 보듯이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시대의 청년들은 자신의 삶을 힘겹게 살아내고 있다.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들로부터 인문학적 사고는 시작된다. 청년세대가 느끼는 지금 이곳의 ‘고통’은 이들의 정체성에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것이다. 한 사람의 정체성은 다양한 경험과 사유, 그리고 많은 관계들을 통해 변화하면서 구성된다. 이때 ‘문학’은 정체성을 탐색하는 데 유용한 방법을 제공해 준다. 특히 청년세대의 큰 고민거리 중의 하나인 경제적 측면을 고려할 때, 경제생활이 포함된 문학은 자연스럽게 경제활동에 대한 역할모델을 제공하고 사람들이 직면하는 재화의 선택과 경제문제에 대한 다양한 방법의 해결책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김정훈, 2017).

현대의 연구들은 실험 및 객관적 데이터(자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과학적 사실 및 객관성은 문제를 파악하는 데 일차적이고 중요한 요건이다. 이러한 대상들을 ‘텍스트’라고 한다면 실험 및 객관적 데이터 혹은 수치화될 수 없는 존재들과 현상들인 ‘텍스트 외적인’ 영역과 존재 역시 작동하고 있다. 과학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혹은 못하는 상황에 대한 관심과 탐구는 인문학의 주요 영역이다. 과학적 산물에 속하지 않지만 주요하게 작용하거나 작동하고 있는 텍스트 외적인 존재들 또한 중요한 학문과 사유의 대상이다. 하나의 문제와 그와 관련된 상황을 통합적으로 살피기 위해서는 가시적‧비가시적 영역 모두를 텍스트 ‘안으로’ 그리고 텍스트와 결합해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태도와 접근이 중요하다.

사회가 더욱 분화되고 어느 것과도 연결되지 않게 될 때 사회의 안전망과 그 안의 구성원의 평화와 행복은 깨질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되지 않도록 브라이도티를 비롯해 많은 인문학자들이 더욱 ‘인간다움’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와 맞물려 있다. 첨단기술이 가져다주는 편리함과 풍요의 이면에 경쟁이데올로기와 소유에 대한 욕망과 불안과 두려움, 좌절감 또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을 핵심으로 한 과학적 산물의 토대로 작동된다고 전제할 때, ‘행복’ ‘의사결정’을 비롯해 그에 속하는 존재인 타자들을 학문의 영역 안으로 끌어들여 함께 논의해야 한다. 곧 현재를 성찰하고 방향성을 설정해 나가는 데 ‘인문학’과 ‘상상력의 창조적 재작업’이 요청되는 이유이다.

Hsee et al.(2009)은 금전, 소유, 소비 등에 따라서 행복에 대한 평가가 절대적이거나 상대적인 것으로 변화한다는 결과를 보였다. 실험설계와 설문조사 방법을 병행하여 다양한 상황에서 행복에 대한 평가의 절대적이거나 상대적인 특성을 살펴보는 등의 주제에 대하여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이진용, 2010). 이에 본 연구는 문학 작품에 나타난 소비자의 재무적 고민과 해결방안에 주목함으로써 여성 청년소비자의 삶과 태도를 살펴보고자 한다. 하나의 문학 텍스트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과 소비자교육 및 텍스트 마이닝을 활용한 사회과학적 접근에 초점을 두고 인문학과 소비자학의 학제 간 방법을 통해 접근함으로써 소비자로서 청년세대의 모습과 소비자 재무설계의 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는 김미월의 단편소설 「질문들」이라는 작품에 등장하는, 경제적·심리적 갈등을 겪는 청년소비자들에 대한 인문학적 이해를 돕는 한편, 재무적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인문학과 소비자 재무설계 관점에서 주인공의 문제를 탐색하고, 문제의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본 연구의 결과는 청년 및 대학생의 소비자재무설계 교육프로그램 및 교재 개발과 관련하여 기초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Ⅱ. 선행연구 고찰

청년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20대 전후의 신체와 정신이 가장 왕성하게 발달하는 연령 구간의 사람을 뜻하며, 2020년 8월부터 시행된 청년기본법에 의하면, 19세 이상 34세 이하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다만 청년기본법에서 정의한 청년의 연령 구간에 대해서는 다른 법령과 조례에서 다른 연령 구간으로 적용하는 경우에는 그에 따를 수 있다고 하였다(법제처, 2021). 19세 이상 34세 이하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교육 학제와 병역의무를 고려해 볼 때, 대학생이거나 사회초년생 또는 취업준비생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청년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재무 관련 연구들은 주로 청년소비자들의 재무 고민 또는 재무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와 대출 경험이 있는 청년들의 특성에 관한 연구, 그리고 청년들의 재무 지식, 태도 등을 포함하는 재무역량과 재무교육의 관계성에 관한 연구들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청년소비자의 재무 스트레스 연구와 관련해서, 김시월(2019)은 20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30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청년소비자의 재무 스트레스는 소비 관련 스트레스와 대출 관련 스트레스로 구분할 수 있으며 소비 관련 스트레스는 소득의 감소 및 부족에 기인한다고 하였다. 이지혜, 주소현(2013)은 대학생의 재무 스트레스를 교육비 부담과 소비긴축으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는데 부모로부터 정기적인 용돈을 받는 집단의 재무 스트레스가 유의하게 낮았으며, 학비부족으로 휴학경험이 많을수록, 학자금대출이 3회 이상으로 많은 학생일수록 재무 스트레스가 유의하게 높았다. 김아름, 양혜경(2016)은 전국의 20~30대 중 재직 5년 이내의 사회초년생 42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재무 스트레스는 현재의 생계비, 외식, 문화생활의 어려움에 기인한다기보다는 소득과 소비의 불균형 및 자산과 부채 상태에 대한 불만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았다. 곽민주, 이희숙(2015)은 소득활동 3년 이내의 사회초년생 610명을 대상으로 사회초년생의 재무 스트레스 원인을 분석한 결과, 학자금대출 상환이 가장 큰 부담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상환금액은 원금과 이자를 함께 상환하는 경우는 평균 34만원, 이자만 상환하는 경우에는 평균 11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 대출 경험 유무에 따른 청년들의 특징에 관한 연구를 보면, 학자금대출 경험이 있는 사회초년생의 경제적 스트레스 수준이 학자금대출 경험이 없는 집단보다 유의하게 높은 수준을 보였으며, 학자금대출 상환을 위해 주로 의식주 관련 지출을 줄이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곽민주, 이희숙, 2015). 또한, 대출경험이 있는 청년 집단의 경우, 대출경험이 없는 청년 집단에 비해 평균 생활비가 유의하게 높았고, 신용부채관리에 대한 엄격한 태도와 신용부채관리 지식, 신용부채관리계획수립 능력 수준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 대출을 보유한 학생 집단에 대한 재무교육의 필요성을 시사하였다(이희숙, 곽민주, 2016). 강지영 외(2018)는 학자금 대출이 대학생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한국교육고용패널조사(KEEP) 11차년도(2014) 데이터를 활용하였는데, 회귀분석 결과, 월소득수준 200만원을 기준으로 고소득 집단에서는 학자금 대출은 전반적인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저소득 집단에서는 학자금 대출이 삶의 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하였다.

셋째, 청년들의 재무역량에 관한 연구이다. 양승철, 오태곤(2020)은 대학생의 재무역량과 재무행동 간의 관계성을 살펴보기 위해,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재무역량이 높은 대학생일수록 바람직한 재무행동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윤성용(2018)은 회계교양 과목을 수강하는 160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사전, 사후 테스트를 한 결과, 회계교양 교육 전의 재무이해력 수준에 비해 교육 이후의 재무이해력 수준이 상승하였는데 이러한 경향은 인문사회 및 자연공학 계열별 집단과 각 학년별 집단에서 일관성 있게 나타났다고 하였다. 재무교육 효과는 학교교육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 경험과 같은 현장교육을 통해서도 기대해 볼 수 있는데 이선화, 김정훈(2017)은 100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경험이 재무관리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아르바이트 경험이 ‘수입과 지출 관리’ 영역과 ‘금융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재무관리 의사결정’ 영역의 태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금융사회화에 초점을 맞춘 한지형, 최현자(2013)는 금융사회화에 영향을 미치는 변인을 탐색하기 위해, 최근 1년 이내에 정규직으로 첫 직장에 취업한 신입사원으로서, 부모 중 한 분 이상이 생존해 있는 사회초년생 511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금융사회화에 가장 영향력이 큰 변인은 부모이며, 부모로부터의 재무교육이 사회초년생의 금융사회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또, 이현복(2019)은 대학생의 소득수준에 따라 재무관리 역량에 차이를 보이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인터뷰 및 이메일 설문을 통해 300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관적 및 객관적 소득수준이 높은 대학생일수록 재무관리 역량이 높게 나타났다고 하였는데 구체적으로 수입과 지출 관리 영역과 신용과 부채 관리 영역, 은퇴설계 영역, 금융시장 환경과 재무관리 의사결정 영역에서 높은 수준을 보였다고 하였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청년소비자의 재무문제 및 재무역량을 다룬 선행연구의 결과들은, 재무설계 분야가 현실에 적용가능한 실용학문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청년소비자들이 재무의사결정 상황에 직면했을 때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공하는 측면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청년소비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갑자기 재무고민에 직면했을 때, 재무의사결정에 이르기까지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논리적 과정을 제시하였으며, 재무의사결정 과정에서 인문학적 사고와 재무설계 원칙의 균형을 고려해야 함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가 있다.


Ⅲ. 연구방법

1. 연구문제

청년소비자의 정체성 및 재무문제 연구를 위해 선택한 텍스트는 김미월 작가의 「질문들」(2019)이다. 소설가 김미월은 1977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언어학과와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4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정원에 길을 묻다」로 등단해 소설집 『서울 동굴 가이드』(2007), 『아무도 펼쳐보지 않는 책』(2011), 『옛 애인의 선물 바자회』(2019), 장편소설 『여덟 번째 방』(2010) 등이 있다. 문학동네가 주관한 2010년 제1회 젊은 작가상, 2011년 제29회 신동엽창작상을 수상했으며, 사회와 개인의 존재성에 대해 질문을 통해 다가가는 따듯한 서사를 보여주는 작가이다.

본 연구의 텍스트인 소설 안에서, 주인공인 여동생은 오빠로부터 전 재산을 빌려줄 것을 제안 받는다. 오빠의 결혼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소설은 여동생이 오빠에게 돈을 빌려주는지 여부에 대한 결말을 보여주지 않은 채 끝난다. 작품 속 ‘나’인 여동생과 오빠 사이의 재무적 고민 과정에 초점을 맞춰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연구 문제를 설정하였다.

  • 연구 문제 1. 소설 속 동시 출현 단어 분석을 통한 주인공 정체성은 어떠한가?
  • 연구 문제 2. 소설 속 동시 출현 단어가 작품 정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 연구 문제 3. 소비자재무설계 관점에서 소설 속 주인공에게 어떠한 해결방안을 제안할 수 있는가?

2. 분석 자료 및 방법

본 연구는 이상에서 밝힌 연구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김미월 작가의 단편소설 「질문들」을 분석하였다. 「질문들」이라는 작품은 김미월 작가의 단편소설집 「옛애인의 선물 바자회」(2019)를 구성하는 10편의 단편소설들 중 하나이다. 소설 「질문들」이 요즘 청년들의 생활문화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보기에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해당 분야 박사과정 이상의 전문가 3인으로부터 타당성 검증을 받았다. 작품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위해, 기승전결에 따른 논리적 이해와 함께 소설 전반에 자주 출현하는 단어들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 기법의 하나인 텍스트 마이닝을 사용하여 시각화함으로써 직관적 이해를 도모하였다.

연구 주제에 접근하기 위해 소설 전반에 반복해서 출현하는 단어들의 빈도를 측정하였으며, 비정형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도구로는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날씨마루에서 제공하는 ‘비정형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프로그램을 활용하였다. 또한, 작품에 출현하는 단어들을 긍정 단어와 부정 단어로 구분하여, 그 빈도를 살펴봄으로써 각 단어가 「질문들」이라는 작품의 정서에 기여한 정도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더 나아가 작중인물들에 나타난 재무설계의 상황과 소비자로서 청년세대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필요한 가치 및 태도를 논의하였다.

소비자재무설계 관점에서 소설 속 청년소비자의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재무설계 6단계 업무수행 과정에 근거한 3단계 업무수행 과정을 수행하였으며, 현금흐름표와 자산부채상태표 등의 재무제표를 구성하였다. 구체적인 소득과 소비 금액을 유추하기 위해 법정 최저시급표와 지역의료보험 모의계산기,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자료 등을 참조하였다.


Ⅲ. 분석 결과

1. 소설 속 동시 출현 단어 분석을 통한 주인공 정체성

텍스트 마이닝 기법으로 추출한 100개의 단어 중 작품 속 ‘나’를 중심으로 상위 30개의 단어들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 1]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통한 단어들

다음으로, 상위 30개의 단어들을 좋은 감정과 그렇지 않은 감정과 관련된 ‘호감’과 ‘비호감’으로 나누었다. 본 연구에서 ‘감정’을 중심으로 시각화한 이유는 소비자의 기호와 시대적 변화와의 영향 때문이다. 1960년대 소비자행동 연구의 방향은 인지적 반응에 초점을 두었으나 1980년대 이후 이러한 관점은 변화되어, 소비자들의 행동은 인지적 요인에 의한 것만이 아니라 감정적 요인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인간생활에서는 인지적 반응보다 감정적 반응이 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주장한다(하영원, 이영일, 2008). 이에 비추어 작품에서 두 감정을 촉발한 매개고리와 아직은 불확실하나 계기가 되면 변화 가능한 유동적인 명사 계열의 단어들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호감과 비호감 관련 단어의 계열

작품 속 주인공은 서른 살의 여성으로, 소설가의 꿈을 이루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와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주인공의 예상과는 달리 소설가로의 등단은 계속 실패하고 주거를 비롯해 앙케트 조사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처지에 놓인다. 주인공의 이력을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 그녀의 말을 빌리면, “십 년 세월은 금방이었다. 서울에 자리한 이 년제 대학의 문예 창작과에 진학할 때만 해도 나는 졸업하면 겨우 스물두 살이니 스물네 살쯤이면 이미 소설가가 되어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등록금만으로도 등골이 휠 텐데 생활비까지 부모에게 전가할 수는 없어 갖은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휴학을 일삼았더니 졸업할 때 이미 스물네 살이었다. 그래도 나는 여전히 이삼 년 안에 등단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대학 재학 시절 내내 교수들로부터 소설가는 소설을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소설을 꾸준히 쓰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어오지 않았던가. 꾸준히 쓰는 걸로 말하면 나만한 사람도 드물 터였다. 하여 졸업 후에도 계속 아르바이트를 하며 짬짬이 소설을 썼다. 세 편을 완성했고 세 곳에 응모했다. 세 번을 낙선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는 않았다. 문제는 사글셋방, 월세방을 전전하다 보니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늘 돈에 쪼들리면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과연 사그라지는 돈이라 사글세, 월세라 한다던가. 전세 보증금을 모으기로 작심하고 취직을 한 것은 스물다섯 살. 사 년 동안 야근에 주말 근무까지 불사하며 돈을 모았다. 회사가 자금난으로 문을 닫은 것은 지난해의 일이었다. 내가 아직도 희망이 있을지 회의하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스물아홉 나이에 다시 취직을 하기도 쉽지 않을 테고 이참에 당분간 아르바이트나 하며 소설에 전념해볼까, 하고 등 떠밀리듯 결심하게 된 것도 그래서였다. 그것이 불과 일 년 안쪽의 일이었다(p.22).”

인간발달 이론에 의하면, 20대 후반~30대 초인 그녀의 나이는 경제적 독립을 이루기 위해 전생애의 그 어느 시기보다 자아통제와 인내가 필요한 때이다. 또한 작가지망생으로서 경제적 불안정성은 매우 예측 가능한 특성이다.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 글쓰기를 하기 위해,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일정 부분 예측가능한 미래를 스스로 선택하였다. 그녀가 오빠와의 보증금 실랑이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방해 받지 않고 글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행복했다는 말을 한다.

한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하는 삶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하나의 특성으로 단정 짓거나 사회가 이래야 한다고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을 던짐으로써 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 점에서 소설 속 주인공의 상황과 태도는 주목된다. 주인공은 소극적이고 얼핏 도전적이지 않은 태도에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듯 보인다. 그러나 주인공이 써나가는 소설 속 주인공을 살릴 것인가, 죽일 것인가의 갈등과 딜레마에 자신의 감정을 투사함으로써 내적인 힘과 꿈을 놓지 않는다. 가족의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과 죄책감을 갖는 윤리적인 면모 역시 주인공의 정체성을 이루는 주요한 요소이다. 힘겨운 생활에서도 자신의 삶에 대해 유보하지 않은 태도를 통해 주체적인 자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인간적인 태도를 엿볼 수 있다.

2. 소설 속 동시 출현 단어가 작품 정서에 미치는 영향

작품 속 ‘나’는 자신의 보증금을 빼야 하는 갈등 상황에 놓이면서 싫거나 회피하고 싶은 비호감의 감정이 현재 혹은 미래에 하고자 선호하는 감정보다 더 크게 나타난다. 내가 좋아하는 대상이 ‘소설 쓰기’라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불확실성은 그 실현에 온전히 몰입할 수 없음을 나타낸다. ‘너무/아니/다시/않았다/결국/없었다’의 부정적 서술형 계열은 반복되면서 작품의 전체 분위기를 어둡고 우울하게 나타낸다. 선호와 비선호의 감정선에 따라 중간지대에 놓인 불확실한 마음과 질문 계열 단어들이 두 감정 중 어디로 수렴되는가에 따라 ‘나’의 현재와 미래의 삶의 모습을 예상할 수 있게 된다.

호감과 비호감의 측면에서 첫 번째 살펴볼 부분은 ‘공간’에 대한 것이다. 먼저 ‘방’ ‘집’에 대한 소비 수요를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방’은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대상이다. ‘방’과 관련된 질문들, 가령 햇빛, 외풍, 수압, 겨울철 난방비, 집주인의 세대 내 거주 여부, 초고속 인터넷 설치 여부, 방음 등 사람이 거주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질문들부터 개인의 성격과 취향에 대한 부분까지 방은 한 사람의 삶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방을 보러 온 사람들을 통해 유추할 수 있는 나의 방은 방음이 안 되고, 북향이라 햇빛이 들어오지 않으며, 집 주인이 같은 건물에 상주하지 않고 있다. 집(방)이 삶을 지속하게 하는 안정성의 표지라고 할 때, 보증금을 빼기 위해 방을 ‘내놓는’ 것이나 조건에 맞춰 그 방을 ‘구매하려는’ 것 모두 거주지를 둘러싼 삶의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방은 ‘서울’에서 유동성을 지닌 대상이다. 그런 이유로 ‘카페’의 유무에 따라 ‘서울’로 대표되는 도시와 ‘고향’으로 상징되는 시골에 대한 나의 감정은 위계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현재의 상황을 고려할 때 서울시민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것에서 그녀의 현실이 소시민적 수준에도 미치지 못함을 유추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그녀는 평범한 소비자의 편에 들 수 없고, 서울에 살지만 서울시민으로 느낄 수 없을 만큼 부박한 현실을 반증해 준다(정윤희, 2016). 고향에 ‘내려가다’의 행위는 하강의 이미지로서 서울을 중심(중앙)에 놓고 그 외 지역은 주변으로 인식하는 태도는 특히 청년세대의 ‘인서울’의 욕망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이것은 로컬리티의 관점에서 중심과 주변 모두 집중화의 문제와 함께 예속화, 종속화의 의미를 가진 것으로 우리가 풀어야 할 극복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호감과 비호감의 측면에서 두 번째 살펴볼 부분은 ‘청년세대’와 관련된 단어군이다. 주인공을 포함해 금발 청년, 주홍색 핫팬츠 여자, 헌혈하는 여고생 서넛, 젊은 20대 대학 남학생, 보경, 오빠 부부, 신혼부부, 삼십대 여자 직장인 등은 이천 년대의 청년세대를 이루는 구성원들이다. 특히 이 작품에 등장인물이 여성이 다수인 점은 주목을 요한다. 이는 작가 의식의 반영으로서 실제 현실을 환기한다. 긴급 공여를 권장하는 헌혈 버스와 아르바이트, 설문조사, 버스킹 등은 힘든 상황을 부각하는 전략적 장치로 다가온다. 소설 속 ‘그들’은 소속감이 없고, 가족 내에서 오빠의 제안에 대한 거절의 어려움을 겪으며, 자신을 보호하고 살핌을 못 받는 상황에 처해 있다.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위해 기존의 익숙한 가족 구성원인 여동생이 어려움에 내몰리고 상황 등은 오빠(남성) 중심의 새 가족에 집중하는 우리나라 가족의 문화인 부계제의 공동체 문화가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현재 우리 사회는 문화적 소외감과 박탈감, 파편적이고 일시적인 관계성, 고립감과 외로움 등으로 가치 있는 선택에 대한 의사결정과 논의 대상이 부재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2020년에 촉발된 코로나19의 상황에서 20~30대 여성 자살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상황과 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포스트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가 대응해야 할 문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의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사회를 포함해 전세계가 위험 상황에 놓여 있다. 전염병 확산의 차단과 백신, 치료제의 개발이라는 긴급한 사안부터 생존을 위한 일자리 박탈, 미고용 상태, 정신적 고통에 따른 사회안전망에서 20~30대 여성 청년이 취약한 계층이고, 상황이 악화될수록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음을 최근 기사들이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호감과 비호감의 측면에서 세 번째 살펴볼 부분은 ‘의사결정’에 대한 것이다. 의사결정과 관련된 단어군을 보면, 생각, 질문, 이유(원인), 마음, 결심, (휴대)전화 등이다. 작품에는 미디어로 소통하려는 양상이 지배적이며, 대면보다 비대면 의사소통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비대면으로 물리적 시간과 장소가 생략되며, 번거로움, 시간적 물질적 비용 감소와 함께 효율적이라는 인식이 증가한다. 이러한 의사결정의 방식은 일차적으로는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것에 가까우며, 자기중심적인 사고로서, 이러한 심리와 소통 방식에는 자기가 자기를 지키거나 돌볼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징후, 공유 내지 관계의 지속성 등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게 한다.

3. 소비자재무설계 관점에서 소설 속 주인공에게 제안 가능한 해결방안

본 연구에서 청년소비자의 재무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재무설계안을 제시한 이유는, 재무설계안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생긴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한편, 재무설계안이 건전한 재무상태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지도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재무설계 과정은 고객과의 관계정립, 고객 관련 정보수집, 재무상태 분석 및 평가, 재무설계안 작성 및 제안, 재무설계안 실행, 모니터링 단계 등의 6단계로 표준화되어 있다(한국FPSB, 2020).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고객이 소설 속 인물이므로 표준과정에서 고객과의 관계정립 단계와 재무설계안 실행, 모니터링 단계를 생략한 3단계 과정을 통해 재무설계안을 개발하였다.

1) 정보수집 단계

작품 속 ‘나’의 기본정보를 살펴보면, 30세 여성이고 직업은 설문조사요원이다. 그녀가 하는 일은 임시직 아르바이트이며, 시간제 일용직이다. 장기적인 인생재무설계를 하는 데 있어 재무적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은 매우 큰 단점으로 작용한다. 치명적인 단점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건강한 30대이며,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 앞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도전할 시간과 기회가 많다고 볼 수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건강은 비재무적이기는 하지만 큰 자산이다. 그녀는 서울시에 거주하고 있으며, 서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해결하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고향인 시골 농촌으로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또, 그녀는 아르바이트를 하면 소설을 쓰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 하고 있는 아르바이트 일에 만족하는 편이다.

작품 속 ‘나’의 기본정보

2) 재무상태 분석 및 평가 단계

표준 소비자재무설계 과정에 의하면, 서비스 의뢰자의 재무상태를 진단하기 위해 두 가지 재무제표 즉, 자산부채상태표와 현금흐름표를 작성한다. 자산부채상태표는 자산, 부채를 나타내는 표로서 가계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데 사용된다. 자산금액에서 부채금액을 뺀 값이 순자산금액이다. 현금흐름표는 가계의 수입, 지출을 보여주는 표로서 개인의 재무활동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한국FPSB, 2020).

재무작품 속 ‘나’의 자산, 부채, 소득, 지출 내역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지만, 제시되어 있는 사항을 토대로 재무제표를 작성하면 다음과 같다.

자산부채상태표 중 자산을 구성하는 항목으로 현금성 자산, 저축성 자산, 투자성 자산, 사용자산 등이 있다. 그 중 사용자산은 거주하는 주택, 사용 중인 자동차, 가구, 귀금속, 예술작품 등의 가치 등을 말하는데 그 가치는 중고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에 해당한다(한국FPSB, 2020).

작품 속 ‘나’의 사용자산으로 노트북(“내년에 사야지, 내년에는 꼭 사야지 하면서 새 노트북 구입을 미뤄온 것이 벌써 구 년째였다.”)과 휴대폰이 있다. 작품 속에서 그려지는 노트북과 휴대폰은 오래되고 낡은 상태이므로 중고시장에서의 거래가격이 0원에 수렴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작품 속 나의 자산을 보면, 월세보증금 1천만원이 유일한 자산인 것을 알 수 있다.

<표 3>은 월간 소득과 지출을 진단해 주는 현금흐름표이다. 작품 속에서 ‘나’의 소득과 지출 금액이 자세하게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작품에서 제시된 일부 자료와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유추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자산부채상태표단위: 천원

먼저, 현금의 유출과 관련하여, 관리비 10만원은 작품 속에 제시된 사항이고, 월세, 건강보험료는 국민의료보험공단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지역의료보험료 모의 계산기를 사용하여, 작품 속 ‘나’의 소득, 재산, 자동차 정보를 입력한 결과, 1만6천3백원이 산출되었다.

<표 4>의 현금의 유출 즉, 소비지출 금액을 98만원으로 유추한 점에 대한 타당성을 살펴보면, 작품이 씌어진 2019년도 가계동향조사(통계청, 2019), 소득5분위별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금액은,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 가구의 경우, 1백2만4천원이었다. 작품 속 ‘나’가 1인 가계인 점을 고려해 볼 때, 98만원으로 유추한 소비지출 금액은 적절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현금 흐름표단위: 천원

다음은 월 소득이다. 이 작품이 쓰인 2019년의 법정 최저시급은 8,350원이다. 법정 최저시급은 1986년에 제정·공포하고, 1988년에 실시한 최저임금법에 근거하여, 고용노동부 장관이 다음 연도 최저임금을 최저임금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하는데, 최저임금위원회의 보도 자료에 제시된 최근 3년간의 최저시급의 변화는 <표 5>와 같다.

최근 3년간 최저시급의 변화

단, 3개월 이내의 수습기간 중인 사람에 한해서는 10% 감액 적용된 7,731원이다. 하지만 1년 미만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는 10% 감액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단순 노무업무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 직종에 종사하는 근로자, 즉 한국표준직업분류상 대분류9 <단순노무종사자>에 해당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수습여부 계약기간에 관계없이 최저임금의 100%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하는 모든 근로자에게는 주휴일에 근로를 제공하지 않아도 되며, 1일분의 임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주휴수당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작품 속에서 ‘나’는 아침에 출근해서 오후까지 일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지만 일주일 중 며칠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는지는 나타나 있지 않아서, 이 점을 유추하는 것이 관건이다.

작품 속 ‘나’는 쪼들리는 생활에 놓여 있다. “월세를 사십만원씩 낸다는 것이 가능할까. 다행히도 그것은 묻는 순간 바로 답을 알 수 있는 종류의 질문이었다. 도시가스 요금에 전기세, 수도세, 건물 관리비까지 합하면 실질적으로 통장에서 다달이 빠져나가는 돈은 오십만원 안팎이 될 터였다. 아무데도 안 가고 우산꽂이처럼 얌전히 집구석에만 처박혀 있어도 한 달에 오십만원인 것이다. 거기에다 건강보험료와 통신비와 식비와 교통비 등 생활비를 다 합하면……숨이 턱 막혔다.” 주인공은 한 달 지출계획을 읊조리다가 숨이 턱 막혔다고 고백하였다. 숨이 턱 막힌 순간은 아마도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월세 30만원을 내면 겨우 적자를 면하는데 월세 40만원을 내면 적자가 되는, 적자와 흑자의 경계선에 해당하는 소득금액을 추정하는 데 집중하였다.

우선, 그녀의 하루 근로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총 9시간이며, 일주일 중 3일간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가정하면, 2019년 최저시급 8,350(원) 곱하기 9(시간) 곱하기 월 12(일)을 하면, 90만1천8백원이 된다. 그녀의 일주일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이므로 1일분 임금에 해당하는 주휴수당 7만5천1백5십원을 더하면, 월소득 97만6천9백5십원이 산출된다.

월소득 97만6천9백5십원은, 월세 30만원을 내면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조건과, 월세 40만원을 내면 지출이 수입을 초과하는 적자 가계부가 된다는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금액이다.

재무목표 설정 및 우선순위

3) 재무설계안 작성 단계

이번에는 작품 속 ‘나’의 재무상황에 맞는 재무목표를 설정해 보았다. 소비자재무설계 서비스는 고객의 현재 재무상태를 진단하고, 미래의 재무목표를 설정하는 단계가 포함된다. 재무설계안을 작성하기에 앞서 작품 속 ‘나’와 현재 상황에 대한 강점, 약점, 기회, 위협 요인을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작품 속 ‘나’의 강점 요인은 젊고, 건강하며, 작가가 되겠다는 꿈이 있다는 점이다. 둘째, 그녀의 약점 요인은 소득원이 불안정한 상태이므로 전세자금대출을 받는다든지, 보험상품에 가입할 수가 없는 점이다. 셋째, 위협 요인은 그녀가 가진 자산 전액을 빌려 주기로 약속을 함으로써 그녀 생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그녀의 기회 요인은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재정적으로 개선이 되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SWOT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작품 속 ‘나’의 장단기 재무목표를 설정해 보았다. 재무목표 우선순위 1번은 비상금 2백만원 모으기이다. 갑작스럽게 병원에 갈 일이 생긴다든지, 신춘문예 당선을 준비하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되는 노트북이 고장 난다든지 등의 비상사태를 대비하는 자금을 준비하는 것이다. 비상금을 마련하는 방법으로는 비상금 계정을 별도로 만든 다음 매달 7만원을 자동이체 시키고, 한 달 결산이 끝났을 때 절약을 통해 확보한 잔액을 비상금 계정으로 넘기는 방법 등을 실천해 볼 수 있다.

재무목표 우선순위 2번은 종잣돈 3백만원 모으기이다. 종잣돈이란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초기자금을 말하며, 종잣돈 마련은 무리가 되지 않는 금액을 정하고, 원금손실 위험이 없는 금융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박주영 외, 2020). 실제로 작품 속 ‘나’의 자산과 현금유출 내역을 보면 월세보증금 1천만원 외에 저축·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서,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기에 앞서 종잣돈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다.

재무목표 우선순위 3번은 전세보증금 마련이다. 작품 속 ‘나’는 앞으로 2년 동안 비상금과 종잣돈을 마련하기에 집중해야 하므로 전세보증금 마련은 종잣돈 모으기가 끝나는 시점에 시작하는 것으로 하였다. 전세보증금 1억원 마련은 작품 속 ‘나’의 현재 재무상황에서는 달성하기에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작품 속 ‘나’가 신춘문예에 당선을 한다든지, 그 밖의 규칙적인 소득원을 확보하는 상황이 되면, 주택담보대출 활용을 통해 목표달성이 가능해질 수 있다.

재무목표 우선순위 4번은 실비보험 가입이다. 실비보험은 병원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보장받는 보장성 보험으로서 보험료가 저렴한 편이다. 실비보험에 가입하면, 사고나 질병 발생 시 병원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보장받게 되어, 비상금, 종잣돈과 같은 목돈을 지킬 수 있다.

이상의 재무계획은 작품 속 ‘나’의 현재 상황을 기준으로 세워진 것이다. 그녀가 신춘문예에 당선이 되고, 현금흐름표 상의 현금유입 즉, 소득의 크기나 성격에 변화가 발생하면 재무목표는 수정되어야 한다. 소설 속 주인공을 대상으로 재무상태 분석 및 재무목표 설정을 통해 얻은 교훈은 있다. 그것은 비록 소득이 적고 불안정하다고 하더라도 지출을 잘 통제하여 수입을 넘지 않게 관리한다면, 비상금과 종잣돈을 모을 희망이 있다는 것이다. 작품 속 ‘나’는 지금은 보증금 1천만원에 30만원 월세방에 살고 있지만 오빠에게 월세보증금을 빌려주면, 보증금 없는 사글세 40만원 월세방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두 가지 대안은 얼핏 보면 차이가 거의 없어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 관점에서 전자의 경우는 비상금, 종잣돈, 투자자산을 축적할 여력이 있는 반면, 후자의 경우에는 빚이 쌓이는 완전히 다른 미래를 초래할 수 있다.


Ⅳ. 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인문학과 소비자재무설계 분야의 학제적 접근을 통해 소설 속 주인공의 정체성과 정서, 재무상황에 따른 재무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였다. 인문학은 인간과 인간이 만든 문화를 다루는 학문 분야이고, 소비자재무설계는 사회현상을 통해 나타나는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과학의 한 영역이다. 본 연구는 소설 속 주인공의 생활환경 및 상황을 통해 정체성을 파악하고, 주인공이 처한 재무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소비자재무설계 관점을 가지고, 다음과 같은 연구문제를 설정하였다. 첫째, 소설 속 동시출현 단어분석을 통한 주인공의 정체성은 어떠한가? 둘째, 소설 속 동시출현 긍정단어와 부정단어가 작품정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셋째, 소비자재무설계 관점에서 소설 속 주인공에게 어떠한 해결방안을 제공할 수 있는가?

본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선택한 소설 작품은 김미월 작가의 단편소설 「질문들」이다. 소설 속 ‘나’는 30세 여성으로, 서울의 월세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30만원짜리 월세방에 살고 있으며, 신춘문예 응모를 준비하는 작가 지망생이다. 작가로서의 수입은 없는 상황이므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소설의 시작은 오빠가 소설 속 ‘나’에게 월세 보증금 천만원을 빌려 달라하고, 여동생인 ‘나’는 선뜻 그러겠다고 대답함으로써 ‘나’의 돈에 대한 고민과 상황이 그려지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여동생이 오빠에게 돈을 빌려주는지 여부에 대한 결말을 보여주지 않은 채 작품을 마쳤다. 우리는 인문학과 소비자재무설계 관점에서 주인공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작품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를 돕기 위하여, 자주 출현하는 단어들을 시각화하는 텍스트 마이닝 분석을 실시하였다. 또, ‘나’의 재무고민을 진단하고 문제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두 가지 재무제표 즉, 자산부채상태표와 현금흐름표를 작성하였으며 장단기 재무목표 및 우선순위를 설정하였다. 작품 속에는 ‘나’의 자산, 부채, 소득, 지출 내역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아서, 제시되어 있는 일부 내용과 통계청 자료를 활용하여 재무제표를 작성하였다.

연구결과, 첫째, ‘나’는 월세 보증금을 오빠에게 빌려줘야 하는 갈등 상황에 놓이면서 싫거나 회피하고 싶은 비호감의 감정이 자주 나타난다. ‘너무/아니/다시/않았다/결국/없었다’의 부정적 서술형 계열이 반복되면서 작품의 전체 분위기가 어둡고 우울하게 나타난다. 둘째, 작품 속 ‘나’는 지금은 보증금 1천만 원에 30만원 월세방에 살고 있지만 오빠에게 월세보증금을 빌려주면, 보증금 없는 사글세 40만원 월세방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두 가지 대안은 얼핏 보면 차이가 거의 없어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 관점에서 전자의 경우는 비상금, 종잣돈, 투자자산을 축적할 여력이 있는 반면, 후자의 경우에는 빚이 쌓여가는 완전히 다른 미래를 초래하게 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의 학문적 의의는 인문학과 소비자재무설계 분야의 학제적 관점에서 소설 속 청년 소비자의 재무적 고민과 해결방안 모색함으로써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연구방법을 수행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본 연구가 가지는 재무설계의 실무적 의의로는 일반적인 재무설계 서비스 개념은 편안한 노후생활이 가능하도록 소득이나 자산을 관리해 주는 것인데, 소설 속 주인공처럼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소비자들의 경우에는 건전한 재무 가치관을 정립하고, 재무지식을 쌓는 재무설계 서비스에 대한 니즈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증권회사에서 VIP 고객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무교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형태의 청소년 및 청년을 위한 재무설계서비스가 더욱 확장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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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그림 1]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통한 단어들

<표 1>

호감과 비호감 관련 단어의 계열

호감 연결고리(매개) 비호감 중립(중간지대)/불확실성 호감과 비호감의 혼합
소설 쓰기
주인공
생명
서울(도시)
카페- 커피
노트북
관심
전세/월세
보증금
오빠
죽음
월세
시골(농촌)
고민
미안
걱정
문제
생각
질문(들)
설문
물음표
마음
결심
대답
아르바이트
설문조사
앙케트
항목
고향

<표 2>

작품 속 ‘나’의 기본정보

이름 연락처 010-0000-0000
직장명 설문조사 대행회사 직위 앙케트 조사요원 (시간제·일용직)
연령/성별 30세/여성 직장 전화번호 02-000-0000
자택주소 서울특별시 보증금 천만원, 월세 30십만원의 원룸
직장주소 서울특별시
특이사항 작가 지망생, 2년제 문예창작과를 졸업했고, 신춘문예 응모를 위해 카페에서 소설 쓰는 일을 주로 하고 있으며 글 쓰는 일을 좋아함.

<표 3>

자산부채상태표단위: 천원

자산 부채 및 순자산
항목 금액 항목 금액
현금성 자산 약간 신용카드 잔액 0
저축성 자산 0 신용대출 0
투자성 자산 0 담보대출 0
사용자산 월세보증금 10,000 학자금 대출 0
노트북 0
휴대폰 0 순자산 10,000
자산 합계 10,000 부채 합계 0

<표 4>

현금 흐름표단위: 천원

현금의 유입 현금의 유출
항목 금액 항목 금액
월소득 977 고정
지출
월세 300
기타유입 0 관리비 (도시가스요금, 전기세, 수도세, 건물관리비 포함) 100
건강보험료 16.3
변동
지출
식비 450
통신비
교통비
까페 비용
저축 투자 0
총유입 977 총유출 880

<표 5>

최근 3년간 최저시급의 변화

연도 금액(원)
2021년 8,720
2020년 8,590
2019년 8,350

<표 6>

재무목표 설정 및 우선순위

우선순위 재무목표 실현희망 시기 세부사항
1 순위 비상금 마련 2021~2026 2백만원
2 순위 종잣돈 마련 2021~2023 3백만원
3 순위 전세보증금 마련 2024~ 1억
(취업 시 전세자금대출 활용 가능)
4 순위 위험관리와 보험설계 2021 실비보험 가입
5 순위 플랜A: 결혼자금 마련 취업시점~ 5백만원
플랜B: 여행자금 마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