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감독이 아동의 또래관계에 미치는 영향 : 부모애착과 자율성의 매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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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amine effect of parental monitoring on children’s peer relationship through parent attachment and autonomy. Data from 1,304 households participated in the 12th (2019) wave of the Panel Study on Korean Children (PSKC) were analyzed. Regarding the gender of children, boys accounted for 50.9% (n = 664) and girls accounted for 49.1% (n = 640). The age of children was 11.4 years. A structural equation model was used to determine paths between variables. Bootstrapping was performed to verify significance of an indirect effect. Results were as follows. First, parental monitoring did not have a direct effect on children’s peer relationship. Second, in the relationship between parental monitoring and children’s peer relationship, parent attachment showed a mediating effect. However, autonomy showed no mediating effect. Third, regarding the relationship between parental monitoring and children’s peer relationship, parent attachment and autonomy showed sequential mediating effects. These results show that parent attachment and autonomy can positively influence children’s peer relationship. This finding underscores the necessity for intervention programs to improve parent-child relationship to enhance children’s social competence.
Keywords:
Parental monitoring, Parent attachment, Autonomy, Peer relationship키워드:
부모감독, 또래관계, 부모애착, 자율성Ⅰ. 서론
최근 학교폭력 및 또래괴롭힘, 나아가 사이버폭력 등 또래관계에서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이 발생하면서 또래관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교육부가 2023년 발표한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 중 학교 괴롭힘 피해 경험 사례는 59만 건으로 보고되며, 2022년 1차조사의 피해 경험 54만 건에 비해 0.2% p 증가하여 지속적으로 피해 경험이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통계는 단순히 학교폭력의 빈도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처한 사회적 환경과 또래관계가 좋지 않음을 암시하는 결과로, 아동들의 또래관계가 더욱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긍정적인 또래관계는 학령기 아동들이 학교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 요인에 대처하고, 심리적 안정감을 유지하며, 사회적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심희옥 2000; McRae & Gross, 2020). 반대로, 불안정하거나 갈등이 있는 또래관계는 학생들이 폭력이나 괴롭힘의 대상이 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동의 또래관계를 향상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또래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들 중에서 특히 부모의 역할에 우선 주목하고자 한다. 부모는 아동의 발달에 일차적인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 아동의 발달을 이해함에 있어 부모의 영향을 살펴보는 것은 매우 의미있다. 부모의 영향 중에서도 부모감독(parental monitoring)은 아동과 청소년의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강조되어 왔다. 부모감독은 부모가 자녀의 일상 활동에 얼마나 관여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자녀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누구와 시간을 보내는지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잘 알고 있느냐를 의미한다(Stattin & Kerr, 2000). 부모감독은 아동의 사회적, 정서적, 그리고 학업적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인으로, 많은 선행연구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어 왔다. 부모감독 수준이 높은 부모는 자녀에 대해 더 많이 알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고, 자녀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며, 자녀와의 관계 형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높다. 이러한 부모의 행동은 긍정적인 양육행동으로 간주되며, 이는 자녀의 정서적 안정감과 사회적 능력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Kerns et al., 2001). 높은 수준의 부모감독은 부모와 자녀 간의 소통을 촉진하고, 자녀의 일상생활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을 바탕으로 자녀의 긍정적 발달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선행연구에 따르면, 부모감독은 아동의 문제행동을 감소시키며(Jacobson & Crockett, 2000; Westling et al., 2008), 긍정적인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주로 보고되어 왔다(Stattin & Kerr, 2000). 자녀가 주로 어떠한 활동을 하고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부모가 잘 파악할수록, 자녀에게 적절한 지도를 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또래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러나 부모감독이 항상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며, 지나칠 경우 긍정적이기보다는 통제나 억압으로 인식되어 부정적인 양육행동으로 이해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Stattin & Kerr, 2000). 선행연구들에 따르면, 과도한 감독은 자녀의 사생활을 지나치게 침해하거나 모든 행동을 감시하게 되어 자녀의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자율성 형성을 방해할 수 있으며 부모와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할 수 있다(Grolnick & Pomerantz, 2009). 이는 아동이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대해 스스로 결정하는 능력이 저하되고, 아동의 자립심과 내부적인 동기 부여를 저해할 수 있다. 부모감독이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이러한 상반된 결과는 부모감독의 정의와 연구대상 아동의 연령에 기인하였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부모감독은 부모가 자녀의 일상에 대해 알고 있는 것으로, 일상생활은 자녀의 학교 생활, 또래관계, 취미나 여가시간의 사용 등 다양한 활동을 포함할 수 있다. 이처럼 연구마다 일상생활의 범위를 다르게 포함하여 자녀의 학업과 친구관계에 중점을 두기도 하고, 자녀가 어떤 취미활동을 하는지, 휴식시간에 무엇을 하는지까지 포함하기도 한다. 따라서 연구에서 포함한 일상의 범위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 선행연구들 중에서 부모감독의 부정적인 영향을 밝힌 연구들(류나미, 윤혜미, 2006; Stattin & Kerr, 2000)은 대부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다. 부모의 관심과 관여가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의 양육 환경에서 부모감독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에, 국내 선행연구들을 중심으로 부모감독을 어떻게 구성하였는지와 함께 아동에게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본 연구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부모감독이 미치는 영향을 탐색하고자 한다. 그러나 부모감독과 관련된 연구는 대부분 청소년을 대상으로 진행되었으며, 아동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들을 참고하여 아동에게 부모감독이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고자 한다. 이는 청소년기에 나타나는 부모감독에 대한 인식 변화가 발달적 연속선상에서 이루어지는 점을 근거하고자 한다. 특히 국내는 국외에 비하여 부모감독을 다룬 연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며 최근 부모감독과 청소년의 긍정적 발달을 다룬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대부분의 연구들(김성경 외, 2017; 김은혜, 2019; 이주연, 한세영, 2021; 조소연, 2014)은 부모감독을 부모가 자신의 주변 사람이나 일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 관하여 양육태도 측면에서 조작적으로 개념을 정의하였으며 일관되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부모감독 수준이 높을수록 자녀의 행복감(이주연, 한세영, 2021; 조소연, 2014), 학업이나 학교생활(김성경 외, 2017; 김은혜, 2019)이 높게 나타난다고 보고하였다. 부모감독과 청소년의 사회적 관계 및 사회적 능력에 대해서도 일부 연구가 이루어져 왔는데 부모감독과 청소년의 또래관계(한세영, 임혜은, 2016) 및 사회적 능력(류나미, 윤혜미, 2006)을 살펴보았다. 구체적인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부모의 감독은 청소년의 또래관계 형성과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모의 일관된 감독과 개방적인 의사소통은 청소년들이 건강한 또래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고 보고되었다. 반면 부모의 감독이 부족할 경우 청소년들은 부적절한 또래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문제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효과적인 부모감독은 아동이 부모와 함께 있지 않는 상황에서도 부모가 기대하는 방식으로 행동하려는 경향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은 아동의 원만한 또래관계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김지선, 김춘경, 2016). 아동은 사회적 상황에서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타인과의 상호작용 시에도 이러한 기대를 내면화하여 적용하게 된다(Li & Zheng, 2023). 이는 사회적 기술을 발전시키고 또래집단 내에서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 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부모감독은 단순히 아동의 행동을 제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넘어서, 아동이 사회적 환경에서 효과적으로 기능하고 긍정적인 또래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필수적인 역할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에 부모감독의 부정적인 영향을 밝힌 결과도 보고되었는데, 류나미, 윤혜미(2006)의 연구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부모가 용돈사용이나 여가시간 활용, 외출 시 소재 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부모감독을 구성하는 문항으로 측정하였으며 부모의 높은 감독은 청소년의 학업 무기력이나 스트레스를 높이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김경민 외(2018)의 연구 결과, 부모가 자신에 대해 아는 부모감독을 통제로 인식하는 경우 휴대전화에 더욱 의존하게 되며, 의존하는 정도도 점차 심해지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두 연구는 연구 대상으로 고등학생을 포함하고 있으며 부모감독을 구성하는 문항들이 보다 구체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이처럼 부모가 자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일상생활을 파악하는 정도와 자녀의 연령에 따라 다른 영향을 미침을 파악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부모감독이 아동의 발달과 사회적 관계 형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관점에서, 아동의 일상생활에 관심을 갖고 파악하는 양육태도로 접근하고자 한다. 즉, 부모감독이 아동의 또래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 관련된 변인들을 파악해 보고자 한다. 부모감독과 아동의 또래관계 간의 관계에서 부모와의 정서적 유대감인 애착과 개인의 내적인 요인인 자율성의 매개적인 역할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애착이론을 비롯하여 많은 연구들에서 부모와의 정서적인 유대감이나 안정적인 애착은 아동의 자율성 및 사회적 유능감 등 긍정적인 또래관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고하였다(김지선, 김춘경, 2016). 부모감독의 조작적 정의나 문항을 동일하게 구성한 연구라고 할지라도 그러한 부모의 관심과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을 자녀가 어떻게 인식하냐에 따라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이 다르게 나타나기도 하였다. 김경민 외(2018)의 연구 결과 부모가 자신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을 관심으로 인식하면 휴대전화 의존도가 낮았으나 통제로 인식하면 휴대전화 의존도가 높았다. 이러한 연구를 토대로 부모감독이 아동의 또래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에서, 부모가 자신에 대해 알고 파악하는 것을 통해 아동이 부모에게 느끼는 정서적인 유대감이 영향을 미칠 것이라 가정해 볼 수 있다. 즉, 부모가 자신의 일상이나 친구관계 등을 잘 이해하고 관여할 때, 아동은 부모와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애착이 증가할 수 있다. 부모와 정서적인 측면에서 안정감을 갖게 되면 이를 기반으로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관심과 신뢰감을 형성하여 사회적 능력이 향상된다(김지선, 김춘경, 2016). 부모와 정서적인 안정감은 아동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긍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김지선, 김춘경, 2016; Benson et al., 2006). 이는 부모와의 정서적 유대가 아동이 타인과의 관계를 맺는 중요한 기초를 제공하며 대인관계에서 더 높은 사회적 유능감을 보이며, 주도성, 사교성, 대인적응성 등에서 두드러진다(이경숙 외, 2000). 이와같은 연구들은 부모와의 안정적인 애착이 아동의 사회적 유능감과 긍정적인 또래관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보고하고 있다.
또한, 부모감독과 아동의 발달 간의 관계를 자아통제력이나 자율성이 매개한다고 밝힌 연구들이 있다. 부모감독 수준이 높으면 부모가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인식하여 자아통제력을 증가시켜 친사회적 활동을 증가시켰으며(고정자, 2005), 부모감독이 자율성을 매개로 사회적 유능성이나 학습참여, 행복감 등이 높았다(전성희 외, 2011). 이러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부모감독이 아동의 사회적 행동과 자기조절능력을 긍정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인임을 알 수 있다. 자기결정성 이론(Ryan & Deci, 2002)에 따르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심리욕구들을 충족시킬 때 긍정적인 발달을 이끌어 낼 수 있다. 자녀의 사회화에 주된 역할을 하는 부모는 자녀에게 하는 양육행동을 통해 자녀가 사회의 규범이나 가치 등을 내면화하고 내재적 동기를 향상시키도록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부모감독이 자녀의 자율성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필요한 안정된 구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균형잡힌 양육행동은 아동의 독립성을 지지할 수 있으며 이로인해 사회적 관계와 학업성취에서도 더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낸다(Joussemet et al., 2008). 선행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지원적 감독은 아동의 자율성 발달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Schwartz et al., 2013). 부모감독은 자녀의 자율성과 유능감을 지원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부모가 자녀의 선택과 결정을 존중하고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때, 자녀는 스스로를 주체적으로 느끼고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자율성이 지원받는 환경에서 자란 아동은 문제해결 능력과 사회적 적응력이 향상되며(Gagné & Deci, 2005),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또래관계 형성에 기여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들은 부모가 자녀의 선택을 존중하고 그들의 결정을 지원하는 것이 아동발달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강화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부모의 양육행동 중 하나의 형태인 부모감독이 아동으로 하여금 부모와 정서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게 하고 자율성을 획득하게 하여 사회적 관계성과 유능성을 발휘하는 또래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순차적인 매개효과를 고려해 볼 수 있다. 애착이 안정적인 청소년은 자율성을 확립하고 심리적으로 독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Allen et al., 2007). 또한 부모와의 애착과 자율성 지원이 아동의 또래관계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정윤주, 2014; Kerns et al., 2001). 예를 들면 부모와의 안정된 정서적 유대는 아동이 사회적 환경을 자율적으로 탐색하고 자기결정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자율성은 또래관계에서 상호작용능력을 높이고 갈등해결 기술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구체적으로, 부모의 감독이 일상에서 자녀의 활동과 또래관계에 적절히 관여하면 이을 통해 부모와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게 되고, 부모와의 관계에서 형성한 심리적 안정감을 갖고 자신과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 부모와의 관계에서의 안정감이나 긍정적인 태도는 자율성 발달을 촉진하며, 이러한 자율성은 아동이 또래와의 관계에서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며, 또래관계에서 주도적이고 사회적으로 적응적인 모습을 보이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Ryan & Deci, 2000; Soenens et al., 2010). 결과적으로 부모가 자녀의 일상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알고 있는 것은 자녀로 하여금 정서적인 유대감을 형성하여 부모와의 애착관계가 자율성을 통해 더 나은 사회적 기능을 하게 하여 긍정적인 또래관계를 유지하게 하는 것으로 가정해 볼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부모감독과 아동의 또래관계 간의 관계에서 부모에게 느끼는 정서적 유대감과 자율성이 순차적인 매개효과를 가지는지 확인해 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부모감독, 부모애착, 자율성, 또래관계 간의 구조적 관계성을 명확히 밝힘으로써 또래관계가 확대되고 청소년기에 진입하기 직전인 초등학교 고학년 또래관계 증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부모-자녀간의 정서적 관계와 개인의 역량증진을 통해 원만한 또래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도울 방법에 대한 함의를 제공할 것이다. 이를 토대로 본 연구에서 설정한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으며, 연구모형은 [그림 1]과 같다.
- 연구문제 1. 부모감독은 아동의 또래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 연구문제 2. 부모감독은 애착과 자율성을 통해 아동의 또래관계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가?
Ⅱ. 연 구 방 법
1. 연구대상
본 연구는 육아정책연구소에서 2008년부터 매년 조사하고 있는 한국아동패널(PSKC)의 12차년도(2019) 자료를 활용하였다. 한국아동패널은 우리나라 아동의 성장과 발달에 대해 출생부터 장기적으로 조사하여 국가 수준에서 자료를 수집하여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연구대상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개인 연구자가 확보하기 어려운 대규모 연구대상을 수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 연구에서는 패널 자료를 활용하였다.
본 연구는 패널 연구에서 12차년도 데이터를 사용하여 부모감독이 또래관계에 미치는 영향에서 애착과 자율성의 영향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은 부모와의 관계가 여전히 중요한 가운데 자율성과 독립성을 추구하기 시작하는 중요한 발달단계이다. 이러한 시기에 부모가 자신에 대해 자세히 아는 것을 관심과 애정으로 받아들이는지 또는 통제와 억압으로 받아들이는지 살펴볼 필요한 있다. 또한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은 자아개념이 더욱 확고해지고, 또래관계의 중요성이 증가하며, 아동이 사회적 기술을 습득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초를 형성한다(Engels et al., 2002). 따라서 이 시기의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는 그들의 사회적 발달과 정서적 발달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에 해당되는 아동과 그 가족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12차년도 조사에 참여한 가구 중 연구변인의 모든 문항에 응답한 1,304명의 자료를 분석하였다. 분석대상 아동의 연령은 평균 11.4세(SD=3.63)이며, 아동의 성별은 남아 664명(50.9%), 여아 640명(49.1%)이다. 어머니의 연령은 평균 42.1세(SD=3.63)이다. 어머니의 최종학력은 4년제 대학교 졸업(5년제 포함)이 38.0%(496명)로 가장 많고, 2~3년제 대학 졸업 28.8%(37.5%), 고등학교 졸업 25.0% (326명), 대학원 졸업 6.8%(89명) 순으로 많았다.
2. 연구도구
또래관계는 민병수(2014)의 학교생활적응 척도 중 일부 제외·수정하여 한국아동패널조사 연구팀이 사용한 척도이다. 4개 영역으로 구성되었으나, 본 연구에서는 교우관계 영역의 문항을 사용하였다. 총 5문항이며, 문항의 예로는 ‘친구들과 다투었을 때 먼저 사과한다’, ‘놀이나 모둠활동을 할 때 친구들이 내 말을 잘 따라 준다’ 등이 있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4점)’의 4점 Likert식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또래관계가 좋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또래관계 척도의 전체 신뢰도 계수 Cronbach’s α는 .68이다.
부모감독은 허묘연(2004)의 도구를 수정·보완한 김미숙 외(2013)의 양육행동 문항 중 한국아동패널조사 연구팀이 기존의 조사 변인과의 균형을 고려하여 사용하였다. 총 4문항이며, 문항의 예로는 ‘OO(이)가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있는지 알고 있다’, ‘OO(이)가 어른 없이 있을 때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다’ 등이 있다. 각 문항은 ‘전혀 아니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4점)’의 4점 Likert식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부모가 자녀에 대한 모니터링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부모감독 척도의 전체 신뢰도 계수 Cronbach’s α는 .79이다.
애착은 Amsden과 Greenberg(1987)의 부모애착 척도를 이정림 외(2017)가 번안하여 타당화한 척도이다. 의사소통(6문항), 소외감(3문항), 신뢰감(3문항)의 3개 영역으로 구성되었으며, 총 12문항이다. 문항의 예로는 ‘어머니는 나의 어려움을 알면 그것에 대해 물어보신다’, ‘어머니는 있는 그대로 나를 인정한다’ 등이 있다. 각 문항은 ‘전혀 아니다(1점)’부터 ‘항상 그렇다(5점)’의 5점 Likert식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아동이 어머니와의 애착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애착 척도의 신뢰도 계수 Cronbach’s α는 의사소통 .87, 소외감 .42, 신뢰감 .53, 전체, .81이다.
자율성은 The Children’s Society(2012)의 도구를 한국아동패널조사 연구팀이 번안한 척도이다. 총 5문항이며, 문항의 예로는 ‘나는 내 생활방식을 스스로 결정할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에 대하여 충분히 선택할 수 있다’ 등이 있다. 각 문항은 ‘그렇지 않다(1점)’,‘보통이다(2점)’, ‘그렇다(3점)’의 3점 Likert식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아동의 자율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자율성의 전체 신뢰도 계수 Cronbach’s α는 .67이다.
3. 연구분석
자료분석을 위해 SPSS 25.0 프로그램과 AMOS 26.0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먼저, 연구대상자의 기본적인 특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빈도와 백분율을 산출하였으며, 각 척도의 신뢰도를 검증하기 위하여 Cronbach’s α를 산출하였다. 연구변인들의 분포를 살펴보기 위하여 기술통계 수치와 연구변인들간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하여 Pearson 적률상관계수를 산출하였다. 잠재변인과 측정변인의 관계를 검증하기 위하여 확인적 요인분석을 실시하고, 변인들 간의 경로를 알아보기 위하여 구조방정식모형(Structural Equation Modeling)을 분석하였다. 또한 간접효과의 유의성을 검증하기 위하여 5,000개의 표본을 95% 신뢰구간 내에서 부트스트래핑(bootstrapping)을 실시하였다.
Ⅲ. 결과
1. 연구변인들의 기술통계 및 상관관계
연구변인들의 일반적인 경향과 정규성 확인을 위하여 <표 1>과 같이 평균, 표준편차, 왜도 및 첨도를 산출하였다. 연구변인들은 모두 왜도의 절대값이 3미만, 첨도의 절대값이 10미만이어야 한다는 정규성 가정(Kline, 2015)을 충족하여 변인의 분포가 정상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다. 상관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부모감독은 또래관계(r = .12, p < .001)와 유의한 정적인 상관관계를 보여, 부모감독 수준이 높을수록 또래관계가 좋았다. 애착(r = .32, p < .001)과 자율성(r = .33, p < .001)은 각각 또래관계와 유의한 정적상관을 보여, 부모와 애착수준이 높고 아동의 자율성이 높을수록 또래관계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감독은 애착(r = .13, p < .001) 및 자율성(r = .08, p < .01)과 각각 유의한 정적상관을 보여, 부모감독 수준이 높을수록 부모와 아동 간의 애착이 높고 아동의 자율성이 높았다. 애착은 자율성(r = .38, p < .001)과 유의한 정적인 상관관계를 나타내어 부모와 아동의 애착이 높을수록 아동의 자율성이 높았다.
2. 부모감독과 또래관계 간의 관계에서 부모애착과 자율성의 매개효과
측정모형의 적합도는 <표 2>에서 볼 수 있듯이, χ2 = 323.84(df=113, p<.001), χ2/df = 2.87, TLI = .995, CFI = .96, RMSEA = .04(90% CI [.03, .04])으로 적절한 수준의 적합도를 보였다. 요인부하량을 살펴보면, 잠재변인에서 측정변인으로의 표준화 회귀계수(β)가 .30~.82로 나타나, 요인부하량의 절대값이 .30 이상일 경우 적절하다고 한 기준(Tabachnick & Fidell, 2007)을 충족하였다.
부모감독, 부모애착 및 자율성이 아동의 또래관계에 미치는 경로를 살펴보고자 구조모형분석을 실시하였다. 각 경로를 살펴본 구조모형의 결과는 <표 3>과 [그림 2]에 제시되었다. 먼저, 부모감독이 아동의 또래관계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유의하지 않았다(β = .06, n.s.). 다음으로 부모감독이 부모애착과 자율성을 매개로 또래관계에 미치는 간접적인 영향을 살펴보면, 부모감독은 애착(β = .15, p < .001)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고, 자율성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부모애착(β = .22, p < .001)과 자율성(β = .34, p < .001)은 모두 또래관계에 정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쳤다. 즉, 부모가 아동에 대해 잘 알수록 부모와 아동 간에 애착이 좋으며, 이는 높은 또래관계로 이어졌다. 또한, 부모가 자녀에 관한 많은 정보와 높은 이해를 통해 긍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할수록 아동의 자율성이 높아졌고, 높은 자율성은 좋은 또래관계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감독과 아동의 또래관계 간의 관계에서 부모애착과 자율성의 매개효과의 유의성을 확인하고자 부트스트래핑 방식을 활용하여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는 <표 4>에 제시하였다. 팬텀변인(phantom variable)을 활용하여 개별간접효과의 유의성을 살펴본 결과, 부모감독이 또래관계에 미치는 영향에서 부모애착을 매개로 한 개별간접효과는 신뢰구간에 0을 포함하지 않아 유의하였다(B = .04, p < .01, 95% CI [.01, .06]). 또한 부모감독이 또래관계에 미치는 영향에서 부모애착과 자율성을 매개로 한 경로의 간접효과도 신뢰구간에 0을 포함하지 않아, 이중매개효과도 유의한 것을 확인하였다(B = .04, p < .001, 95% CI [.01, .05]).
Ⅳ. 논의
본 연구는 부모감독과 아동의 또래관계 간의 관계에서 부모감독의 직접적인 영향 및 부모애착과 자율성을 매개로 한 간접적인 영향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주요 결과를 바탕으로 요약하고 논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부모감독은 아동의 또래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의 감독적 양육과 아동의 사회적 유능감 간의 직접적인 영향관계를 밝힌 연구(노보람, 2024)나 부모의 감독이 청소년의 또래관계 형성과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한세영, 임혜은, 2016)와 일치하지 않는다. 이러한 선행연구들과의 다른 결과는 연구대상의 차이에서 기인하였다고 추측해 볼 수 있다. 본 연구와 노보람(2024)의 연구는 연구대상의 연령이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동일하나 노보람(2024)의 연구는 다문화가정 아동을 대상으로 하였다. 다문화가정의 아동은 언어나 학교생활, 또래관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적응이 매우 중요하므로 부모가 자녀의 일상과 정보를 잘 파악하는 것이 일반 가정의 자녀보다 더욱 중요한 요인으로 부모의 감독이 아동의 사회적 관계에서의 능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예상된다. 또한 본 연구는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하여 청소년기(한세영, 임혜은, 2016)와 아동기의 발달적 특성에 따라 부모감독의 영향이 다를 수 있음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은 청소년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부모가 아동의 친구나 일상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청소년기에 진입하면 집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또래관계가 확대되면서 부모가 자녀를 파악하는 것이 아동기보다는 더 어려워진다. 따라서 본 연구대상인 초등학교 고학년은 부모감독의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라 예상된다.
부모감독이 아동의 또래관계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유의하지 않았으나 부모감독과 또래관계의 높은 상관(r = .12, p < .001)은 주목해볼만한 결과이다. 앞서 살펴본 부모감독 관련 일부 선행연구들(류나미 & 윤혜미, 2006; Grolnick & Pomerantz, 2009; Stattin & Kerr, 2000)은 부모감독이 통제나 억압으로 인식되어 부정적인 양육행동으로 이해되기도 함을 기술하였다. 본 연구결과 부모감독과 또래관계는 높은 정적상관이 나타나 부모가 아동에 대해 많이 알수록 아동의 또래관계가 긍정적이었다. 부모가 자녀가 무엇을 하는지, 누구와 있는지 등에 대해 많이 아는 것과 아동이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의 관련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직접적인 영향이 나타나지는 않았으나 학령기 아동에게 부모감독이 부정적인 양육으로 인식되지는 않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부모감독이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을 밝힌 연구들이 보고됨을 토대로 부모감독이 학령기 아동의 또래관계에 미치는 영향에서 매개적인 역할을 하는 변인들을 고려해 보는 것이 필요하며, 다음에 논의할 내용과 연결지을 수 있다.
둘째, 부모감독이 애착을 통해 아동의 또래관계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애착과 자율성의 순차적 매개를 통해 아동의 또래관계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접적인 영향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부모감독이 아동의 또래관계에 미치는 영향에서 부모애착의 매개효과는 유의한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부모가 아동에 대해 잘 알고 있을수록 부모와 자녀 간의 애착을 증진시키며, 애착관계는 결과적으로 아동의 또래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감독이 아동으로 하여금 부모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갖게 하여 아동의 사회적 능력이 향상된다는 선행연구(김지선, 김춘경, 2016)와 일치한다. 부모가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은 자신을 통제한다고 인식하기보다는 부모와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으로 인식하고, 이러한 부모와의 정서적인 유대감은 아동이 타인과 관계를 맺는 중요한 기초를 제공한다는 연구(이경숙 외, 2000)를 지지하는 결과이다. 즉, 부모가 자신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자신에 대해 잘 파악하는 것 자체보다는, 부모가 자신에 대해 많이 아는 것을 통해 아동이 어떠한 정서적인 인식을 하느냐가 중요함을 시사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부모에게 느끼는 애착은 아동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제공하며 타인에 대한 관심과 신뢰감을 형성하게 하여 이후의 사회적 관계형성에 중요하다고 밝혀져 왔다. 본 연구는 아동이 긍정적인 또래관계를 형성하는 데 부모애착이 영향을 미치며, 부모가 아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아동의 일상이나 친구관계, 활동 등을 잘 이해하는 것이 부모애착을 향상시키는 주요한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자녀에 대한 관심과 관여가 높은 국내의 양육 환경에서 부모감독이 부정적인 양육으로 인식되어 자녀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여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보다는, 부모가 나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것을 통해 오히려 부모와 정서적인 유대감을 갖게 하여 이를 기반으로 부모가 아닌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좋은 관계를 형성하거나 유지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부모감독은 애착과 자율성의 순차적 매개를 통해 아동의 또래관계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쳐 부모감독 수준이 높을수록 애착이 높았고, 높은 애착은 아동의 높은 자율성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아동의 또래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 변인 간의 관계를 살펴본 선행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우며 일부 변인 간의 관계를 밝힌 선행연구들을 통해 본 연구결과를 뒷받침할 수 있다. 부모감독 수준이 높으면 부모가 자신을 잘 안다고 인식하여 자아통제력을 향상시켜 친사회적 행동을 증가시킨다는 결과(고정자, 2005)와 부모감독이 자율성을 매개로 사회적 유능성을 높인다는 결과(전성희 외, 2011), 부모-자녀 간 애착과 자녀의 자율성을 지원하는 것이 아동의 또래관계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결과(Kerns et al., 2001) 등과 유사한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즉, 부모가 자녀에게 관심을 가지고 평소 잘 모니터링하여 자녀에 대해서 잘 알면 자녀로 하여금 부모와의 정서적 유대감을 증가시키고, 이러한 정서적 유대감은 내적인 동기를 향상시켜 자율성을 확립하게 하며 결과적으로 또래관계를 향상시킴을 알 수 있다. 부모감독은 부모가 아동의 활동이나 관계 등의 일상에 대해 잘 아는 것으로, 부모가 자신에 대해 많은 정보를 잘 알고 있다고 인식하면 아동은 부모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따라서 효과적인 부모감독은 아동이 부모와 함께 있지 않아도 사회적 상황에서 부모의 기대를 내면화하여 행동하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의 사회화에 일차적인 역할을 하는 존재이다. 부모가 자녀의 자율성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적절한 통제와 기준을 제시하는 균형잡힌 양육을 통해 자율성과 독립성을 증진시키게 한다. 즉, 부모가 아동과 충분한 의사소통과 경험을 통해 아동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가 많고 아동에 대한 이해가 높으면 아동은 부모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정서적으로 친밀감을 형성하게 되어 자신과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갖게 됨으로써, 자율성을 촉진하게 되고 이러한 자율성은 사회적인 관계에서 유능성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부모가 자녀에 대해 많이 알고 감독하는 것이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 증진과 함께 자녀의 심리적 독립과 사회적 관계형성에 필요하며, 이에 대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한편, 부모감독이 자율성을 통해 아동의 또래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유의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감독이 자율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전성희 외, 2011)나 부모감독이 아동의 자기통제력을 매개로 또래괴롭힘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김지선, 김춘경, 2016; 전성희 외, 2011)와는 맥을 달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선행연구들은 대부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로, 본 연구대상인 초등학교 고학년은 부모감독이 내재적 동기를 향상시켜 자율성으로 발달하기에 이른 발달적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짐작해볼 수 있다. 또는 부모가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것이 자신에게 어떻게 인식되는지가 중요하여 부모애착처럼 매개적인 역할을 하는 변인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아동 후기부터 청소년기에 이르기까지 자기결정성 이론에 근거하여 자율성 발달을 추적하는 연구가 진행된다면 본 연구결과에서 밝히지 못한 영향관계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 사료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과 후속연구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먼저, 본 연구는 패널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척도 사용의 한계가 있었다. 부모감독 문항을 주양육자인 어머니가 주로 응답하였으며, 어머니가 아동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가 실제와 일치하는지에 대한 확인이 어렵다. 부모가 인식하는 정도와 실제 간의 일치 여부에 대한 파악이 함께 이루어져야 부모감독과 아동 발달 간의 관계를 보다 명확히 밝힐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부모감독 척도 개발이 요구된다. 부모감독의 영향에 관한 선행연구들은 상반된 결과가 보고되는 경우가 있으며 이것은 부모감독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따라 긍정적인 개념으로 구성될 수도 있으며 부정적인 개념으로 구성될 수도 있다. 따라서 부모감독 개념 정의와 함께 척도개발이 이루어진다면 부모감독이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보다 타당성 있게 체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 기대된다. 본 연구에서는 부모감독을 부모가 자녀의 일상생활에 대해 알고 있는 정도로 개념화하여 측정한 것이므로 부모감독의 방법에 따른 차이를 고려하지 못했다. 추후 연구에서는 부모가 자녀의 일상에 대해 알게 된 방법에 따라 세분화하여 살펴본다면 부모가 어떠한 경로나 방법을 통해 아동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보다 더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며 부모-자녀 간 긍정적인 관계를 형성 및 유지하는지에 대해 더욱 심화된 이해가 가능할 것이다. 또한, 국내외 일부 선행연구들은 부모의 감독이 남아에 비하여 여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크고 여아의 높은 자기통제력과 관련이 있음을 보고하기도 하였다. 따라서 후속 연구에서는 부모감독이 또래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 성별에 따른 차이를 살펴보는 것이 의미있을 것이라 사료된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하였으나 지금까지 보고된 부모감독 관련 선행연구들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우가 많아, 선행연구 분석에 있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을 일부 참고한 한계가 있다. 본 연구결과는 부모감독 연구를 아동에게도 적용할 수 있음을 밝혀, 아동을 대상으로 부모감독 연구를 확장하여 체계적으로 분석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를 통해 자율성이 확립되어 가며 독립적인 생활이 증가하는 청소년기 진입 직전인 아동 후기 자녀의 중요한 사회적 관계망인 또래관계를 위해서 부모가 자녀의 생활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아는 것을 통해 부모-자녀 간에 정서적인 유대감을 형성하고, 이를 토대로 자녀의 자율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부모감독과 애착, 자율성, 또래관계 간의 높은 관련성을 밝힘으로써 부모감독이 긍정적인 양육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러한 결과는 부모-자녀 의사소통 증진이나 관계 회복 향상 등을 위한 프로그램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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