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 친화적 생활과학 혁신을 위한 마이크로 융합 교육 모듈 프레임워크 설계 : 연구 공생 기반 첨단기술 연계를 고려한 고등학교 기술·가정과 대학 생활과학 전공 간 연계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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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is study aimed to design and validate a micro convergence learning-module framework that would articulate high school Technology-Home Economics education with university Human Ecology majors in response to contemporary societal transformations. The study adopted a design-based conceptual framework approach. The model was developed through interdisciplinary collaboration among scholars with diverse academic backgrounds, theoretically elaborated through systematic literature integration, and examined for structural validity through external expert review and demonstrative mapping.
As a result, a five-tier hierarchical structure was proposed with differentiated functional roles. At the highest alignment level, an SDG-aligned global module (M1) functions as a meta-framework that provides normative orientation and global coherence. At the thematic level, three contemporary agenda modules—sustainability (M2), human rights and diversity (M3), and aging and care (M4)—address critical socio-ecological challenges shaping present human living conditions. At the integrative structural level, an intelligent living environment module (M5) grounded in advanced technology linkage reorganizes everyday life across natural, social, and technological ecosystems.
The framework was conceptually structured through shared academic perspectives within the research team, theoretically grounded in interdisciplinary literature, and externally reviewed for educational coherence and feasibility. Illustrative mapping to selected curriculum units and disciplinary domains demonstrated structural applicability without claiming full-scale curriculum analysis. This study contributes a conceptual and structural direction for convergence-based innovation in Human Ecology education and suggests the necessity of follow-up empirical studies involving systematic achievement-standard analysis and comprehensive curriculum mapping.
Keywords:
Human Ecology innovation, Micro convergence learning modules, Technology·Home Economics subject, Symbiosi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키워드:
생활과학 혁신, 마이크로 융합 교육모듈, 기술·가정 교과, 공생, 지속가능발전목표(SDGs)Ⅰ. 서론
1. 연구의 배경 및 필요성
인류 사회는 기후 위기와 생태계 붕괴,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 그리고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 기술의 급속한 확산이 동시에 진행되는 전환기에 진입하였다(IPCC, 2023; United Nations, 2015).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인간의 일상 생활을 구성하는 의·식·주, 가족·돌봄, 소비와 복지의 구조를 재편하고 있으며,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생활과학(Human Ecology)의 역할과 정체성에도 근본적 재구성을 요구하고 있다(Brown & Paolucci, 1979; Bubolz & Sontag, 1993).
생활과학은 본래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을 통합적으로 탐구하는 융합 학문으로 형성되었으나, 산업화와 전문화 과정 속에서 의생활·식생활·주생활·아동·가족 등 세부 전공으로 분화되면서 통합적 문제 해결을 위한 학제 간 연계가 점차 약화되었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Vincenti, 1997).
중등 교육의 기술·가정 교과는 기술 영역과 가정 영역을 결합한 대표적 융합 교과로 편제되어 있으나,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 전문성의 분화, 내용의 병렬적 배치, 수업 운영의 제약 등으로 인해 교과 내 통합이 충분히 구현되지 못하는 한계가 존재한다(교육부, 2022). 이는 중등 단계에서 생활 문제를 통합적으로 인식하고 해결하는 학습 경험이 축소될 가능성을 의미하며, 대학 생활과학 전공의 학문적 정체성과도 간접적으로 연결된다.
특히 고등학교는 진로 선택과 대학 학습으로 이어지는 전환 지점이라는 점에서, 고등학교 기술·가정 교과에서의 학습 경험이 대학 생활과학 전공 학습과 구조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설계가 요구된다(Bransford et al., 2000). 또한 최근 교육 환경은 교과 전면 개편보다는 기존 수업 구조 안에서 융합적 사고를 촉진할 수 있는 유연한 모듈형 설계를 요구하고 있다(OECD, 2019). 교과서 중심 수업이 이루어지는 현실을 고려할 때, 기존 단원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삽입 가능한 마이크로 단위의 융합 학습 패키지는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생활과학이 시대 친화적 생활혁신 학문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공생(symbiosis)을 핵심 가치로 하는 통합적 관점이 필요하다. 공생은 인간과 자연, 인간과 사회, 인간과 기술의 상호의존적 관계를 전제로 하며, 이를 글로벌 수준에서 구체화한 체계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이다(United Nations, 2015). SDGs는 생활과학이 다루는 핵심 영역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며, 교육 설계의 정렬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고등학교 기술·가정 교과와 대학 생활과학 전공을 연결하는 구조적 설계 틀을 제안함으로써, 자연·사회·기술 생태계의 공생을 반영하는 생활과학 혁신 교육 프레임을 구축하고자 하였다.
2. 연구의 목적 및 의의
본 연구의 목적은 고등학교 기술·가정 교과와 대학 생활과학 전공을 연결할 수 있는 마이크로 융합 교육 모듈 프레임워크를 설계하고, 그 구조적 타당성을 검토하는 데 있다. 구체적인 연구목표는 다음과 같다.
- (1) 교과 내 기술 영역과 가정 영역의 융합을 촉진하고,
- (2) 대학 생활과학 전공 간 통합 학습의 연결 조건을 제시하며,
- (3) 고등학교-대학 간 연계를 구조적으로 설계하는 데 목적이 있다.
본 연구는 교과 전수 분석에 기반한 경험적 내용분석 연구가 아니라, 융합 구조를 설계하고 그 이론적 정합성과 타당성을 검토하는 설계 기반 개념 연구에 해당한다.
3. 연구 방법 및 접근
본 연구는 다음의 네 단계로 구성되었다.
첫째, 공동 연구진의 학문적 배경과 관점에 기초하여 생활과학 혁신을 위한 핵심 모듈 구조를 설계하였다. 연구진은 중등 기술·가정 교육과정을 연구하는 생활과학 교육 전공 교수, 대학 생활과학 전공(주거·아동가족·실내건축 등) 교수, SDG 및 지속가능 생태계를 연구하는 미국 교수, 공생 개념을 연구하는 철학 전공 중국교수로 구성되었다. 이들은 공생을 자연·사회·기술 생태계를 포괄하는 철학적 기반으로 설정하는 데 학문적 공감과, 이를 교육 구조로 전환할 필요성에 공감하였다.
둘째, 도출된 모듈 구조에 대해 관련 문헌 검토를 통해 이론적 정합성을 확보하였다. 공생의 철학적 기반, SDGs의 글로벌 정렬 기준으로서의 역할, 지속가능성·인권·고령화의 동시대 사회 의제성, 첨단기술 생태계의 구조적 전환이라는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구조를 정합화하였다.
셋째, 공동 연구진 외 외부 전문가 4인을 대상으로 서면 기반 타당성 검토를 실시하였다. 참여자는 현장 교사 1인, 중등 교육에서의 생활과학을 연구하는 대학 교수 2인, 생활과학 계열을 총괄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리더십 경험을 지닌 교수 1인으로 구성되었다. 이를 통해 구조의 논리적 정합성, 교육적 설득력, 확장 가능성 및 현장 적용 가능성을 점검하였다.
넷째, 제안된 구조가 실제 교과 단원 및 전공 영역에 확장 적용될 수 있음을 보이기 위하여 일부 단원과 전공 영역에 대한 예시적 매핑을 제시하였다. 이는 전면적 내용 분석 결과가 아니라 구조의 적용 가능성을 설명하기 위한 시연적 제시이다.
4. 용어 정의 및 연구의 독창성
본 연구의 주요 용어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생활과학 혁신(Human Ecology Innovation)’은 AI·첨단기술 확산, 기후 위기, 인구 구조 변화 등 현대 사회의 복합 조건 속에서 생활 문제를 통합적으로 재정의하고, 인간의 삶의 질 향상과 지속가능한 생활환경 구축을 목표로 생활과학의 학문적·교육적 역할을 재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Bubolz & Sontag, 1993; OECD, 2019).
‘마이크로 융합교육 모듈(Micro Convergence Learning Module)’은 기존 교육과정 및 교과서 단원 구조를 유지한 채, 특정 주제의 융합 학습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수업 흐름에 삽입·결합 가능한 소규모 학습 패키지를 의미한다. 이는 단일 교과 내부의 분절된 영역을 연결할 뿐 아니라, 학교급 간(고등학교-대학) 및 전공 간(의·식·주·아동·가족) 통합 학습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설계된다(Bransford et al., 2000; OECD, 2019).
‘공생(symbiosis)’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인간과 기술이 상호의존적 관계 속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구축하는 가치 지향적 관점을 의미하며, 본 연구에서는 이를 자연 생태계와의 공생, 사회 생태계와의 공생, 기술 생태계와의 공생이라는 세 수준으로 구체화한다(IPCC, 2023; United Nations, 2015).
본 연구는 다음의 세 가지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첫째, 고등학교 교과 내 융합, 대학 전공 간 통합, 고등학교-대학 연계를 동시에 포괄하는 3중 연계 구조를 제안하였다.
둘째, 공생과 SDGs를 정렬 기준으로 삼아 융합 모듈 생성 규칙을 제시하였다.
셋째, 자연·사회·기술 생태계를 통합하는 생활환경 체계로 생태 관점을 확장하여, 생활과학 혁신 교육의 이론적 기반을 제시하였다.
Ⅱ. 이론적 고찰
1. 생활과학의 학문적 정체성과 ‘생활혁신’ 전환 필요성
생활과학(Human Ecology)은 인간의 일상생활을 구성하는 의·식·주, 가족·돌봄, 소비와 복지 등 생활 영역을 과학적으로 탐구하고, 인간과 환경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융합 학문으로 발전해 왔다(Bubolz & Sontag, 1993; Brown & Paolucci, 1979). 생활과학은 태생적으로 인간 생활 문제의 복합성과 맥락성을 전제로 하며, 개인과 가족의 생활 행동이 사회·경제·문화·환경 조건과 긴밀히 연결된다는 점에서 통합적 접근을 핵심 가치로 삼아 왔다(Bubolz & Sontag, 1993). 그러나 20세기 산업화와 전문화의 영향 속에서 생활과학의 학문 체계는 의생활, 식생활, 주생활, 아동·가족 등 세부 전공으로 분화되었고, 이러한 분화는 연구의 심화와 전문성 확보라는 성과를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생활문제 해결을 위한 학제 간 교류와 통합적 교육 실천을 구조적으로 약화시키는 한계를 반복적으로 노출해 왔다(Vincenti, 1997). 즉 생활과학은 융합 학문으로서의 근원적 정체성을 주장해 왔으나, 실제 교육과 연구 체계에서 융합이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연결 장치’와 ‘공통 설계 언어’가 부족하다는 점이 지속적인 과제로 남아 있었다(Bubolz & Sontag, 1993).
오늘날 생활과학이 직면한 시대적 조건은 과거 산업화 시기의 생활 문제와 질적으로 다르다. 기후 위기와 생태계 붕괴는 생활의 생산·소비·주거·이동·돌봄 전 영역을 재구성하고 있으며(IPCC, 2023), 인구 구조의 급격한 고령화와 돌봄 수요 증가는 가족과 공동체의 생활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OECD, 2019). 동시에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 기술의 확산은 생활의 방식과 선택, 서비스 제공 구조를 급속히 전환시키며, 생활문제 해결의 도구와 방법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OECD, 2019). 이러한 변화는 생활과학이 단순히 ‘생활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학문’에 머무르지 않고, 시대의 복합 위기 조건 속에서 생활의 지속가능성과 포용성을 확보하기 위한 ‘생활혁신’ 학문으로 도약해야 함을 요구한다. 생활혁신은 첨단 기술을 생활 문제 해결에 통합하는 기술적 혁신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자연 생태계·사회 생태계·기술 생태계가 중첩된 생활 환경에서 인간의 삶을 안전하고 존엄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생활 체계를 재설계하는 교육적·사회적 혁신을 포함한다(IPCC, 2023; OECD, 2019). 따라서 생활과학 혁신의 핵심은 ‘전공 간 통합’과 ‘기술 융합’을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교육 설계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있으며, 이는 고등 교육 내부의 과제일 뿐 아니라 중등 교육과의 연계 속에서 함께 구축될 필요가 있다(Bransford et al., 2000).
2. 공생 패러다임과 SDGs: 가치 정렬 기반의 통합 틀
생활과학 혁신을 위한 교육 설계가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다양한 생활 문제를 관통하는 상위 가치와 지향점이 필요하다. 본 연구는 그 상위 가치로 ‘공생(symbiosis)’을 제안한다. 공생은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인간과 기술이 상호의존적 관계 속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구축한다는 가치 지향적 관점이며, 생활문제를 개별 영역의 문제로 환원하지 않고 관계와 체계의 문제로 재정의하도록 하는 철학적 기반을 제공한다.
특히 공생은 생활과학을 융합적 실천과학으로 재정립하기 위한 새로운 학문 패러다임으로 2014년 국제학술대회에서 제안된 바 있으며(Lee, 2014), 이후 2024년에는 다학제적 철학 체계로 확장되어 ‘공생학(Gongsheng)’의 인문사회 영역에서의 개념적 토대가 국제 학술 저작으로 정리되었다(Song & Zhan, 2024). 이러한 학문적 전개는 공생이 단순한 생태적 은유가 아니라, 인간을 중심으로 자연·사회·첨단기술 생태계와의 상호생성(co-becoming)을 설명하는 통합적 패러다임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공생 관점은 생활과학이 전공 분화로 인해 잃어버리기 쉬운 통합적 사고를 회복시키는 동시에, 생활 문제 해결의 방향성을 “공존 가능한 삶의 조건”으로 재정렬하는 기준으로 기능할 수 있다.
공생 가치의 글로벌 실행 프레임으로서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는 본 연구에서 중요한 정렬 기준(alignment framework)으로 위치한다(United Nations, 2015). SDGs는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 건강과 복지, 양질의 교육, 불평등 완화, 지속 가능한 도시와 공동체 등 생활과학이 다루는 핵심 영역을 포괄하며, 국가·지역·기관 수준에서 실천 목표를 공유하도록 설계된 국제적 행동 체계이다(United Nations, 2015). SDGs는 매우 광범위한 거시적 목표 체계이지만, 생활과학 교육 설계에서 SDGs를 활용하고자 하는 이유는 SDGs가 생활 문제를 ‘개인적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환경적 조건’과 연결된 과제로 보게 하고, 학습자가 일상생활의 실천을 글로벌 지속가능성 과제와 연결하여 성찰하도록 돕기 때문이다. 즉 SDGs는 공생이라는 가치가 추상적 선언에 머무르지 않고, 교육과 실천의 수준에서 거시적·미시적 차원을 연결하며 구체화될 수 있도록 하는 대표적 정렬 장치로 기능한다(United Nations, 2015). 즉, SDGs는 매크로(국제·국가 정책), 메조(제도·교육과정), 마이크로(수업·생활 실천) 수준을 연결하는 다층적 구조를 내포하고 있어, 생활과학 교육의 학교급 연계(중등-고등 교육) 설계에도 활용 가능한 국제적 행동 강령인 것이다(OECD, 2019).
본 연구는 공생 가치와 SDGs를 토대로 공생을 자연 생태계와의 공생, 사회 생태계와의 공생, 기술 생태계와의 공생이라는 3수준으로 확장하여 교육 설계의 분석 틀로 활용한다. 자연 생태계와의 공생은 기후 위기와 자원 고갈, 탄소 중립 등 환경적 지속가능성 과제를 생활의 생산·소비·주거·이동 체계와 연결하여 다루는 관점이며(IPCC, 2023), 사회 생태계와의 공생은 인권, 다양성, 형평, 돌봄, 고령 친화 등 사회적 취약성과 공동체 회복의 과제를 생활 체계의 재설계와 연계하는 관점이다(OECD, 2019). 기술 생태계와의 공생은 AI·데이터·스마트 기술이 생활 환경을 재구성하는 조건에서, 기술이 인간의 삶을 지원하고 포용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도록 설계하는 관점이며, 기술을 단순 도구가 아니라 생활환경의 일부로 이해하는 관점 전환을 포함한다(OECD, 2019).
이와 같은 세가지 생태계와의 공생 관점은 생활과학의 세부 전공(의·식·주·아동·가족)을 하나의 공통 언어로 연결할 수 있는 상위 범주로 기능하며, 전공별 전문성이 공생 가치의 실천이라는 방향성 아래 통합적으로 조직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3. 교육과정 통합 문제와 마이크로 융합 교육모듈의 교육학적 정당화
공생 기반 생활과학 혁신 교육이 실질적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교육 현장의 구조적 조건을 고려한 실행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중등 교육에서 기술·가정 교과는 생활 문제를 중심으로 기술 영역과 가정 영역이 결합된 대표적 융합 교과로 편제되어 있으나,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 전문성의 분화, 교육 내용의 병렬적 배치, 수업 운영의 제약 등으로 인해 교과 내 통합이 충분히 구현되지 못하는 문제가 지속되어 왔다(교육부, 2022). 이러한 실행 격차는 학습자가 생활 문제를 융합적으로 바라보고 해결하는 경험을 충분히 축적하지 못하게 할 가능성을 내포하며, 고등학교 단계에서의 학습 경험이 대학 생활과학 전공 학습으로 자연스럽게 연계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로 이어질 수 있다(Bransford et al., 2000).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본 연구는 ‘마이크로 융합 교육모듈(Micro Convergence Learning Module)' 개념을 제안한다. 마이크로 융합 교육모듈은 기존 교육과정 및 교과서 단원 구조를 유지한 채, 특정 주제의 융합 학습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수업 흐름에 삽입·결합 가능한 소규모 학습 패키지를 의미한다. 이는 단일 교과 내부의 분절된 영역을 연결할 뿐 아니라, 학교급 간(고등학교-대학) 및 전공 간(의·식·주·아동·가족) 통합 학습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설계될 필요가 있다(Bransford et al., 2000; OECD, 2019). 마이크로 모듈은 현장 수업에서 시간 제약으로 인해 활동이 분산되고 표피화되는 문제를 완화하고, 짧은 시간 안에 학습자의 통찰과 성찰을 촉진할 수 있는 구조적 장점을 가진다(Hattie, 2009). 특히 교과서 중심 수업이 기본이 되는 학교 현장에서는 단원 자체를 재편하기보다, 단원 학습을 강화하고 다른 단원·영역과 연결하는 삽입형 모듈이 현실적이며 확산 가능성이 높다. 특히 시대적 변화 속도가 빠른 시기에 기존의 교과 내용을 업데이트 하기 쉬운 특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고등학교 단계는 진로·전공 선택과 대학 학업 수행의 연결 지점이라는 점에서, 고등학교 기술·가정 교과에서의 융합 학습 경험이 대학 생활과학 전공의 통합 학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연계 설계(articulation design)'가 필요함에 대응할수도 있다(Bransford et al., 2000). 생활과학 전공이 의·식·주·아동·가족으로 분화된 구조 속에서도 융합 학문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전공별 지식이 공생 가치의 실천이라는 방향성 아래 통합될 수 있는 학습 경험과 교육 설계 언어가 요구된다(Bubolz & Sontag, 1993). 본 연구의 마이크로 융합 교육모듈은 고등학교 기술·가정 교과에서 기술 영역과 가정 영역의 통합을 촉진하는 동시에, 대학 생활과학 전공 간 통합 학습의 연결 조건을 제공함으로써, 교과 내 융합-전공 간 통합-학교급 연계를 동시에 포괄하는 3중 연계 프레임을 구현하는 실천적 기반이 될수 있다.
한편, 생활과학 분야에서 인간-환경 관계를 설명하는 핵심 이론으로 활용되어 온 브론펜브레너(Bronfenbrenner)(1979)의 생태체계 관점은, 생활문제를 개인 수준의 문제 가 아니라 다층적 환경 체계의 상호작용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이론적 토대가 된다. 그러나 이 이론이 제시된 시기에는 오늘날과 같은 첨단기술 문명 환경과 지구적 생태 위기가 생활 전 영역을 재구성하는 조건이 되어야한다는 점이 충분히 전제되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생태 체계 관점을 시대 친화적으로 재정립하여 자연·사회·기술 생태계가 중첩되는 생활 환경 체계로 확장하고, 이를 공생 기반 생활과학 혁신 교육 설계의 이론적 기반으로 연결할 수 있다(Bronfenbrenner, 1979; OECD, 2019).
4. 이론 고찰 종합: 분석틀 도출을 위한 개념적 연결
이상의 이론 고찰을 종합하면, 생활과학 혁신 교육은 (1) 생활문제의 복합성과 체계성을 반영하는 통합적 관점, (2) 공생 가치와 SDGs에 기반한 가치 정렬 기준, (3) 자연·사회·기술 생태계와의 공생이라는 3수준 분석 범주, (4) 교과서 단원 구조를 존중하면서 삽입 가능한 마이크로 융합 교육모듈 설계 전략을 필요로 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개념적 토대를 바탕으로 공생 기반 생활혁신을 위한 5개 마이크로 융합 교육모듈을 도출하고, 교과 단원과의 매칭표 및 모듈 생성 규칙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고등학교 기술·가정 교과 내 융합을 촉진하는 동시에 대학 생활과학 전공 간 통합 학습으로 확장 가능한 교육 설계 프레임을 제공함으로써, 중등 교육과 고등 교육의 연계 기반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고교학점제 확대 및 선택형 교육과정 구조 강화와 같은 제도적 변화는 교과 운영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자율성이 확대되었다는 사실이 곧바로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새로운 교육 내용을 수월하게 설계할 수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기존 교과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시대적 의제를 유연하게 통합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으로 완결성을 지니면서도 다양한 맥락에 삽입 가능한 모듈형 단위가 요구된다.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마이크로 융합 모듈은 특정 교과 체제를 전면 재구성하기 위한 구조가 아니라, 기존 교과나 새롭게 설계되는 선택 교과 어디에도 독립적으로 삽입되어 융합을 촉진할 수 있는 완결형 교육 단위를 지향한다.
Ⅲ. 연구 방법
1. 연구의 성격 및 설계 접근
본 연구는 시대 의제 기반 생활과학 융합을 교육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개념·구조 설계 연구(conceptual framework design study)이다. 본 연구는 특정 교과 단원이나 성취기준을 전수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생활과학 혁신을 위한 모듈 생성 원리와 위계 구조를 설계·정합화하고 그 타당성을 점검하는 데 초점을 둔다. 연구 절차는 다음 네 단계로 구성하였다.
- ① 공동 연구진의 다양한 학문적 전문성에 기반한 핵심 모듈 개념 및 위계 구조 도출
- ② 관련 문헌에 근거한 이론적 정합화 과정 수행
- ③ 외부 전문가 대상 타당성 검토
- ④ 고등학교와 대학 맥락에서의 예시 기반 적용 가능성 시연
이러한 절차는 위계구조 도출이후 내부 개념 정합성 확보와 외부 현실 타당성 점검 그리고 가능성을 보여주는 시연을 병행함으로써 설계 연구의 건전성(robustness)을 확보하고자 한 것이다.
2. 이론적 정합화 과정(Internal Theoretical Consolidation)
공동 연구진은 자연·사회·기술 생태계의 공생을 상위 철학으로 설정하고, 이를 교육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위계 체계를 구성하였다. 이후 해당 구조가 기존 학문 및 정책 담론과 정합적인지를 문헌 기반으로 검토하였다. 이론적 정합화는 다음 논리에 근거하였다.
첫째, 공생(symbiosis)은 인간이 주변 생태계인 자연·사회·첨단기술과 어떻게 상호의존적 관계를 이루어야하는지를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철학적 기반으로 설정하였다(Lee, 2014; Song & Zhan, 2024). 둘째, SDGs는 생활과학의 생활 실천 영역을 글로벌 정렬 기준으로 구조화하는 틀로 기능한다(United Nations, 2015). 셋째, 기후 위기 및 탄소 전환 의제는 생활 구조 재구성을 요구하는 동시대 핵심 과제이다(IPCC, 2023). 넷째, 인구 다양성·형평성 및 고령화 문제는 사회 생태계 차원의 필수 고려 요소이다(OECD, 2019). 다섯째, AI·스마트 기술 확산은 첨단기술 생태계와 생활환경의 구조적 통합을 요구한다(OECD, 2019).
이 과정을 통해 5개 핵심 모듈(M1-M5)과 상·하위 위계 구조가 도출되었다.
3. 외부 전문가 대상 타당성 검토(External Validation)
본 연구는 내부 개념 정합화 이후, 외부 전문가 4인을 대상으로 서면 기반 타당성 검토를 실시하였다. 이는 설계 구조의 현실 적용 가능성과 논리적 설득력을 점검하기 위한 절차이다. 검토 목적은 내용 타당도(content validity), 표면 타당도(face validity), 적용 가능성(feasibility) 세 가지로 설정하였다. 이 절차는 내부 개념 합의와 외부 현실 검토의 균형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참여자는 ① 중등교육 기술·가정 교사, ② 중등 교육과정 기반 생활과학 교육 전공 교수 2인, ③ 생활과학 전공을 융합에 직면하여 여러 전공을 총괄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리더십 경험자 1인으로 구성되었다.
4. 예시 기반 적용 시연의 범위
본 연구는 전수 내용분석을 수행하지 않았다. 대신, 제안된 모듈 구조가 고등학교 기술·가정 단원 및 대학 생활과학 전공 맥락에 정렬 가능함을 예시적으로 시연하였다. 고등학교 맥락에서는 대표 단원을 선별하여 구조적 정렬 가능성을 제시하였고, 대학 맥락에서는 특정 교과서 단원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전공 영역별로 논리적 적용 가능 범위를 도출하였다. 이는 구조의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한 시범 제시이며, 전수 분석은 후속 연구 과제로 설정하였다.
Ⅳ. 연구 결과
1. 융합 교육 모듈의 내부 이론적 정합화 결과
본 연구는 ‘마이크로 융합 교육 모듈 프레임워크’를 외부 검증 이전 단계의 설계 제안 연구로서 구성하였다. 따라서 프레임워크의 기본 위계(공생-SDGs-동시대 핵심 의제- 지능형 생활환경)와 연계·융합 고리(중등 교과 내 융합, 대학 전공 간 통합, 학교급 간 연계)는 공동 연구진 내부의 학문적 합의와 문헌 근거를 바탕으로 이론적으로 정합화하는 절차를 선행하였다. 이는 ‘무엇을 왜 핵심 모듈로 설정하는가’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이후 후속 연구(성취기준 정렬, 교과서 전수 분석, 모듈 설계·효과 검증)가 가능한 확장 가능한 설계 원리를 제공하기 위함이다(Bransford et al., 2000; OECD, 2019).
이론적 정합화는 다음의 원리에 따라 수행하였다. 첫째, 생활과학(Human Ecology)의 정체성은 인간-환경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생활 문제를 통합적으로 다루는 융합 학문이라는 점에서 출발하되(Bubolz & Sontag, 1993; Brown & Paolucci, 1979), 산업화·전문화 과정에서 전공 분화가 심화되며 통합적 문제 해결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는 선행 논의를 반영하였다(Vincenti, 1997). 둘째, 동시대의 생활 문제는 기후위기·사회적 취약성·기술 전환이 중첩되는 조건에서 재구성되고 있으므로(IPCC, 2023), 생활과학의 융합 교육은 자연·사회·기술 생태계가 동시에 작동하는 생활 환경을 전제로 ‘공생(symbiosis)’의 가치 지향을 핵심 상위 개념으로 설정하였다. 셋째, 공생 가치의 교육적 정렬 기준(alignment framework)으로 SDGs를 상위 수준에 배치하여, 생활 차원의 미시적 문제를 거시적 의제와 연결하는 글로벌 공통 언어로 활용 가능함을 구조에 반영하였다(United Nations, 2015). 넷째, 교육 모듈의 핵심 ‘시대 친화 의제’로는 (a) 저탄소·탄소제로 및 지속가능 전환, (b) 인구 변화와 가치 변화에 따른 인구 다양성·인권, (c) 초고령· 장수형 사회의 고령·돌봄 이슈를 중심 축으로 설정하였다(IPCC, 2023; OECD, 2019). 다섯째, 오늘날 의·식·주 전반에 기술이 스며드는 조건을 고려하여 ‘지능형 생활환경’(스마트 기술 기반의 생활 전반 환경)을 하위 핵심 모듈로 배치하고, 기술 생태계와의 공생 관점에서 융합 교육이 작동하도록 설계 원리를 정합화하였다(OECD, 2019).
또한 본 연구는 모듈 자체를 ‘완성품’으로 개발·검증하기보다, 기존 수업 흐름에 부담 없이 삽입 가능한 모듈형(모듈 조합형) 설계 원리를 제안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이는 현장의 교과서 기반 수업 구조를 전면 재편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짧은 단위의 학습 패키지가 교과 내 분절을 완화하고 학습 경험의 연결성과 성찰을 촉진할 수 있다는 교육 설계 논의를 반영한 것이다(Hattie, 2009; OECD, 2019). 이러한 이론적 정합화의 결과는 <표 1>에 위계 요소별로 요약하였다.
<표 1>은 각 모듈이 단순한 주제 제안이 아니라, 기존 이론 및 국제적 담론에 근거하여 구성되었음을 보여준다. 이 과정은 설계 연구(design-oriented research)에서 요구되는 개념적 명료성과 논리적 구조화를 확보하기 위한 내부 정합화 단계로 이해될 수 있다.
2. 5개 마이크로 융합 교육 모듈(M1~M5)의 최종 도출 및 위계
본 장에서는 고등학교 「기술·가정과」 교육과정(2022 개정)과 C 출판사 교과서의 단원 구조를 기반으로, 공생(Symbiosis) 패러다임을 실천 가능한 교육 설계로 전환하기 위한 5개 마이크로 융합 교육 모듈(M1~M5)을 최종 도출하였다.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마이크로 융합 교육 모듈은 특정 단원 또는 특정 학년의 수업에 종속되는 단발성 활동이 아니라, 교사가 현장 상황(수업 시간, 학생 수준, 학교 여건, 평가 요구, 교육과정 편성)에 따라 유연하게 삽입·확장·재구성할 수 있도록 설계된 ‘모듈형 학습 패키지(modular learning package)’이다. 즉, 모듈은 단순한 활동 아이디어가 아니라, 교육 목표-학습 경험-성과물-평가/피드백이 연동되는 완결형 구조를 지향한다.
5개 모듈은 상위 프레임(M1), 하위 실행 모듈(M2~M4), 통합 캡스톤 모듈(M5)로 위계화된다. M1은 공생의 가치와 실천 방향을 국제 사회 수준에서 구조화한 지속 가능 발전 목표(SDGs)를 기반으로 하며, 전체 모듈 체계를 관통하는 상위 개념 프레임으로 기능한다.
M2(탄소 중립·지속 가능성), M3(인권·다양성), M4(고령 친화·돌봄)는 자연 생태계 및 사회 생태계 차원의 공생을 구체화하는 실행 모듈로서, 학습자가 ‘생활문제’를 공생 관점에서 재정의하고 해결 대안을 설계하도록 돕는다.
마지막으로 M5(지능형 생활환경)는 첨단 기술 생태계와의 공생을 포괄하는 통합 캡스톤 모듈로서, 앞선 모듈에서 형성된 가치·문제의식·설계 사고를 첨단기술 기반의 융합적 해결로 연결한다.
[그림 1]은 본 연구가 제안하는 마이크로 융합 교육 모듈(M1~M5)의 위계 구조와 함께, 교과 내 연계-전공 간 연계-학교급 간 연계를 통합적으로 구현하는 3중 정렬 구조를 시각화한 것이다.
주: 본 연구의 ‘지능형 생활환경’은 스마트홈/스마트도시를 포함하되, 주거에 한정되지 않고 의·식·주 전반의 생활영역에서 기술이 스며드는 통합적 생활 시스템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사용하였다.
하늘색 박스는 고등학교 ‘기술·가정’ 교과 체계를, 진한 청색 박스는 대학 생활과학 전공 체계(의생활학/의류환경학, 식생활학/식품영양학, 주생활학/주거환경학, 아동발달학/가족복지학)를 나타내며, 중앙의 초록색 영역은 이를 매개하는 마이크로 융합 교육 모듈(M1~M5)을 의미한다.
도식에서 ①은 고등학교 ‘기술’과 ‘가정’ 영역 간 상호연계를, ②는 대학 생활과학 전공 간 통합적 연결을, ③은 고등학교 교과와 대학 전공 사이의 수직적 확장 구조를 나타낸다. 즉 본 구조는 교과 내부의 통합, 전공 간 통합, 그리고 학교급 간 연계를 하나의 모듈 기반 체계로 통합하는 이중 정렬(two-level alignment) 프레임이다.
상위 모듈인 M1은 SDGs를 생활혁신 교육의 글로벌 정렬 기준으로 설정하여, 생활 문제를 지속가능발전 관점에서 재구성하도록 한다. 중위 모듈인 M2(지속가능성), M3(인권·다양성), M4(고령·돌봄)는 각각 자연 생태계 및 사회 생태계와의 공생 가치를 중심으로 생활 문제를 해석하도록 설계되었으며, 의·식·주·아동·가족 전공 영역으로 확장 가능한 융합 주제를 제공한다. 하위 통합 모듈인 M5(지능형 생활환경-스마트 홈·스마트 도시)는 첨단기술 기반 생활환경을 매개로 앞선 가치 모듈들을 통합 적용하는 캡스톤 구조로 기능한다.
이와 같은 구조는 단순한 단원 재배열이 아니라, 수업 흐름에 삽입 가능한 모듈 단위로 설계되어 현장에서의 유연한 적용을 전제로 한다. 동시에 고등학교 단계에서 형성된 융합적 문제 인식이 대학 전공 학습으로 자연스럽게 확장·심화될 수 있도록 연결 경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생활과학의 시대 친화적 전환을 위한 구조적 기반으로 기능한다.
(1) M1: SDGs 기반 통합 공생 실천 모듈(글로벌 정렬 프레임)
M1은 SDGs를 생활혁신 교육의 상위 정렬 프레임으로 활용하여, 자연 생태계·사회 생태계와의 공생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모듈이다. SDGs는 광범위하고 거시적인 목표 체계이지만, 교육적으로는 생활 수준에서의 실천 과제로 변환될 때 학습자의 이해와 참여를 촉진할 수 있다. 본 연구의 M1은 SDGs를 ‘목표 나열’로 소비하지 않고, 생활 속 문제를 SDGs 관점에서 재정의하고 해결 방안을 설계하는 도구로 사용한다. 예컨대 탄소 중립 실천은 SDG 13(기후 행동), 취약 계층 포용은 SDG 10(불평등 감소), 안전한 주거 환경은 SDG 11(지속 가능한 도시와 공동체) 등과 연계될 수 있다. 이 모듈은 교과 단원 간 통합뿐 아니라, 대학 전공 간 통합 교육의 공통 언어로 기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이 크다.
(2) M2: 지속 가능성·탄소 중립 기반 생활 혁신 모듈(자연 생태계와의 공생)
M2는 기후 위기와 자원 고갈, 탄소 중립 전환이라는 전지구적 과제를 생활 수준에서 이해하고 실천 전략으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본 모듈은 ‘환경 문제를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생활 속 생산·소비·폐기 전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과 자원 순환 구조를 분석하고, 개인 및 공동체 차원의 저탄소 실천 방안을 설계하도록 구성된다. 교육적 관점에서 M2는 생활과학의 의·식·주 영역을 자연 생태계와의 공생 관점에서 통합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예컨대 의생활에서는 친환경 소재·순환 패션, 식생활에서는 지속 가능한 식품 시스템과 식생활 탄소 발자국, 주생활에서는 에너지 효율과 친환경 주거 환경 설계가 동시에 연결될 수 있다. 또한 M2는 기술·가정 교과에서 다루는 생활 문화 및 소비 관련 학습 요소를 ‘지속 가능성’이라는 상위 가치로 묶어 주며, 교과 간 분절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3) M3: 인권·다양성·형평 기반 생활혁신 모듈(사회 생태계 공생 ①)
M3는 사회 구성원의 다양성과 인권, 형평의 관점에서 생활환경과 생활 서비스를 재해석하고, 포용적 설계를 수행하도록 돕는 모듈이다. 본 모듈은 특히 ‘정상/표준 사용자’ 중심으로 설계되어 온 생활환경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다양한 신체 조건·연령·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용자의 관점에서 생활문제를 재구조화하는 학습을 포함한다. 교육적 관점에서 M3는 생활과학의 주거·가족·아동 영역뿐 아니라, 의생활(착용 편의성·접근성), 식생활(섭취 능력· 알레르기·문화적 식이 다양성)과도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기술·가정 교과에서는 생활 복지, 소비자 권리, 안전과 배려의 관점을 M3 모듈을 통해 확장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사회 생태계 공생을 실천하는 시민 역량을 강화한다.
(4) M4: 고령 친화·돌봄 기반 생활 혁신 모듈(사회 생태계 공생 ②)
M4는 초고령 사회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고령친화 생활환경과 돌봄 체계를 생활 수준에서 이해하고 설계하도록 하는 모듈이다. 본 모듈은 노화로 인한 신체·인지·정서 변화와 생활 위험(낙상, 고립, 만성 질환 등)을 생활환경과 연결하여 해석하고, 주거·가족·지역 사회 수준에서의 대응 전략을 도출하는 활동을 포함한다. 특히 M4는 고령자 개인의 문제를 ‘개인 책임’으로 환원하지 않고, 사회적 지원 구조와 환경적 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공생 관점과 정합성이 높다. 생활과학 전공 측면에서는 주거 환경 개선, 식품 영양 관리, 의류/보조 기기, 가족 돌봄과 지역 사회 돌봄 서비스가 통합적으로 연결될 수 있으며, 기술·가정 교과에서는 생활 복지 및 실천적 문제 해결 학습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적용될 수 있다.
(5) M5: 지능형 생활환경 기반 생활혁신 캡스톤 모듈(첨단기술 생태계와의 공생)
M5는 본 연구의 5개 모듈 중 ‘기술 생태계와의 공생’을 직접적으로 구현하는 캡스톤(capstone) 성격의 모듈이다. 본 모듈은 스마트 홈, 지능형 주거, 스마트 빌리지/스마트 시티와 같은 첨단기술 기반 생활환경을 학습 주제로 삼되, 기술 자체의 기능 학습에 머무르지 않고 공생 가치(지속가능성, 형평, 돌봄, 안전)를 통합하는 설계 활동으로 확장한다. 즉 M5는 M1~M4에서 다룬 자연·사회 생태계 공생의 관점을 첨단기술 기반 생활환경 설계로 종합 적용하는 구조를 갖는다. 예컨대 스마트 홈은 에너지 절감과 탄소 저감(M2), 다양한 사용자의 접근성과 권리(M3), 고령 친화 안전·돌봄 서비스(M4), SDGs 목표 정렬(M1)을 동시에 반영할 수 있다. 따라서 M5는 기술·가정 교과의 ‘기술’ 영역과 ‘가정’ 영역을 실질적으로 연결하는 실천적 장치이며, 대학 생활과학 전공 간 통합 학습의 중심 프로젝트로도 적용 가능하다.
(6) 다섯개 모듈(M1~M5) 개요 및 공생 생태계 정렬
이상과 같이 설명한 다섯 개의 모듈을 공생 생태계와 정렬하여 제시하면 <표 2>와 같다.
본 연구에서 제안하는 마이크로 융합교육 모듈은 ‘고정된 수업 시나리오’가 아니라, 현장 교사의 교육과정 편성 및 수업 운영 현실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적용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즉, 모듈은 고무줄처럼 늘어나거나 축소될 수 있는 구조를 갖되, 핵심 목표와 성과물, 평가 구조가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차시 구성 측면에서 모듈은 1차시(압축형), 2차시(표준형), 3~4차시(확장형/프로젝트형)으로 변형 가능하다. 또한 학교 편성 측면에서 모듈은 ① 선택 과목 또는 창의적 체험 활동에서 한 학기 단위로 운영되는 통합 운영형, ② 기존 단원 수업 중 특정 시점에 끼워 넣는 삽입형, ③ 단원 간 또는 교과 간 통합 과제로 운영되는 단원 통합형, ④ 별도 프로젝트/캡스톤 과제로 운영되는 프로젝트형으로 적용될 수 있다. 이 유연성은 다양한 학습자 수준과 학교 여건을 고려한 보편적 적용 가능성을 높이며, UDL(Universal Design for Learning)의 관점에서 학습 기회 접근성과 참여 방식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기반이 된다.
3. 외부 전문가 대상 타당성 검토 결과(교육현장 관점의 현실 적합성 확인)
본 연구는 내부적으로는 문헌과 논리를 통해 프레임의 이론적 정합성을 확보하고(내적 근거), 외부적으로는 실제 교육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이 제시한 “핵심 개념과 위계 구조”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확인함으로써(외적 근거) 설계의 신뢰성을 균형 있게 강화하고자 하였다. 이에 따라 공동 연구진(내적 공감)과 별도로 외부 전문가 4인을 대상으로 서면 기반 타당성 검토를 실시하였다.
외부 전문가 검토는 모듈의 개념 적절성, 위계 구조의 논리성, 교육 맥락 적합성, 확장 가능성 및 적용 가능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응답 결과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나타났다(‘매우 그렇다/그렇다’ 수준의 동의가 우세). 특히 고등학교 기술·가정의 융합 수업 운영 부담, 가정교육 영역의 과다 범위로 인한 깊이 확보의 어려움, 대학 생활과학의 전공 분화로 인한 통합성 약화 등 “현장 진단”에 대해서는 높은 수준의 공감이 확인되었다. 또한 제안된 모듈 프레임은 잘 개발·구체화될 경우, 교과 내 융합 촉진 및 중등-대학 연계 강화에 유의미하게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 제시되었다.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외부 전문가 검토 결과를 종합하면, 제안된 모듈 구조는 전반적으로 논리적 정합성과 교육적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공생-SDGs-시대 의제-지능형 생활환경으로 이어지는 위계 체계는 생활과학의 통합적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되었다.
현장 적용 측면에서도 ‘단원 삽입형’ 마이크로 모듈 구조는 기존 수업 흐름을 크게 변경하지 않으면서도 융합 학습을 촉진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되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능형 생활환경’ 용어의 범주를 보다 명확히 포용적으로 할 필요성과 소비자학 영역의 확장 가능성을 제안하였다. 이에 따라 용어 정의를 보완하고, 소비자학 모듈 확장은 후속 연구 과제로 명시하였다.
4. 예시 기반 적용 시범매핑: 교과서 단원 및 대학 전공 적용 가능성의 ‘가시화’
본 연구는 설계된 프레임이 실제 교육 맥락에서 작동 가능한지 예시 기반으로 ‘적용 가능성’을 시연하는 절차를 포함한다. 이에 따라 (1) 고등학교 기술·가정 교과서 단원 중 대표 단원을 선정하여 모듈과의 매칭을 시범 제시하였고, (2) 대학 생활과학 전공 영역은 교과서 단원처럼 표준화된 단원 체계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강의·프로젝트 주제 구성의 일반성을 고려하여 논리적으로 도출 가능한 적용 범주를 제시하였다.
고등학교 기술·가정 단원 예시 분석 결과, 제안된 모듈은 기존 단원 구조를 전면 재편하지 않고도 삽입 가능한 형태로 정렬될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 대학 생활과학 전공의 경우, 교과서 단원 기반 분석이 아닌 전공 영역 기반 논리적 정렬을 통해 모듈 적용 가능 범위를 도출하였다. 이는 또한 제안된 프레임워크가 고등학교-대학 간 연계 구조를 형성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다음 표는 고등학교 기술·가정 교과서(C 출판사)의 단원 구성과 5개 모듈 간 연결 관계를 요약한다. 매칭 기준은 (1) 단원 학습 목표 정합성, (2) 단원 핵심 개념/활동의 확장 가능성, (3) 단원 간 통합 학습 촉진 확장 가능성이다. 적용 가능성은 ●(핵심), ○(보조), △(부분)으로 표시하였다. <표 4>는 기술·가정 교과서의 대표 단원을 선정하여, 각 단원이 어떤 모듈과 정렬될 수 있는지(주요 개념/활동/산출물 관점) 매칭한 시범표이다. 이 표는 지면 제약을 고려하여, 본 연구의 모듈-단원 연결 원리를 설명할 수 있는 일부 단원을 발췌하여 제시한 예시이다. 이를 통해 모듈이 “새 교육과정에서만 쓰이는 구조”가 아니라, 기존 단원에 삽입하여 융합을 촉진하는 독립 모듈로 작동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 단계로 본 연구는 이러한 모듈 기반 연결 구조가 고등교육(대학)에서 생활과학 전공의 통합 학습으로 자연스럽게 확장될 수 있음을 논증하고자 한다. 즉, 고등학교 ‘기술’과 ‘가정’ 학습경험을 모듈 단위로 재구조화한 뒤, 이를 대학 생활과학의 핵심 전공 영역(의생활/의류환경, 식생활/식품영양, 주생활/주거환경, 아동·가족)에서 실천 과제와 설계 활동으로 심화·전문화하는 이중 정렬(two-level alignment)의 하단 구조를 <표 5>에 제시하였다. 즉, 생활과학 대학 내에서도 모듈을 중심으로 교육을 했을 때 다양한 전공이 서로 하나의 공통된 주제에서 다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예시로 제시하였다.
대학 전공은 단원 체계가 교과서처럼 고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본 연구는 생활과학의 핵심 영역(의·식·주·아동/가족 등)에서 빈번히 다루는 교육 주제·프로젝트 유형을 기준으로, 모듈 프레임의 적용 가능성을 시범적으로 제시하였다. 이는 “전수 분석”이 아니라, 전공별 교육이 갖는 자율성과 다양성을 전제로 모듈이 적용될 수 있는 논리적 범위를 가시화한 것이다.
본 연구의 핵심 성과는 5개 모듈의 구조 제시에 그치지 않고, 이들 모듈이 실제 교육 현장에서 실행 가능한 설계 단위로 작동하기 위한 운영 원리를 도출한 데 있다. 특히 융합 교육은 목표·활동·성과물·평가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교사의 실행 부담이 증가하고 확산 가능성이 저하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본 연구는 모듈을 단순한 내용 제시 단위가 아니라 실행 구조를 내포한 설계 단위로 규정하고, 실행 가능성과 확산성을 동시에 고려한 패키지화 설계 원리를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① 퍼실리테이션 툴 기반 콘텐츠 설계 원리
융합 모듈은 교사의 추가 설명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학습자의 능동적 참여를 촉진할 수 있는 퍼실리테이션 툴 기반 구조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 로토스코핑 기반 낙상 교육 연구에서는 시각화 자료를 매개로 학습자가 토론과 분석에 직접 참여하도록 구성함으로써 고령자 낙상 인식 변화를 촉진하는 효과가 확인되었고(Lee et al., 2024), 주택 개조 동영상 기반 토론 학습 연구 또한 영상 기반 자극 자료가 학습자의 성찰적 토론 참여를 유도하고 학습 효과를 심화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Lee, Choi, & Jang, 2025). 더 나아가 공생 기반 공공디자인 시범 교육을 지역 도서관에서 실행한 연구에서는 툴 기반 활동 구조가 아동의 참여·체험·성찰을 촉진하여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음이 확인되었다(이연숙 외, 2025; Lee, Choi, & Park, 2025). 이러한 선행 연구 결과는 콘텐츠를 완성형 강의 자료로 고정하기보다, 기본 활동 구조와 촉진 질문, 시각·영상 기반 자극 자료, 성찰 가이드 등을 포함하는 유연한 툴킷 형태로 제공할 때 학습 효과와 교사의 수용성이 동시에 향상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본 연구는 모듈을 ‘완성형 콘텐츠’가 아닌 ‘퍼실리테이션 패키지’로 설계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한다.
② 목표-활동-성과물-평가 연동 구조와 측정 가능성 확보
한편 모듈이 실제 수업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학습 목표와 성과를 측정 가능한 차원으로 구조화할 필요가 있다. 사회 생태계와의 공생 의식 변화를 측정 가능한 차원으로 구조화하고자 한 공감지수 개발 연구는 이론적 기반에 따라 공생 가치의 변화를 계량화할 수 있는 측정 도구 설계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이연숙, 이지연, 2025). 이는 마이크로 융합 모듈이 명확한 가치·역량 목표를 설정하고, 탐구·토론·설계·실천 활동과 다양한 성과물 유형을 제시하며, 이에 대응하는 기본 평가 및 피드백 구조를 함께 제안할 필요가 있음을 뒷받침한다. 비록 해당 측정 연구는 초기 단계에 해당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모듈을 실행 구조와 평가 체계를 동시에 포함하는 설계 가이드로 제시함으로써 교사의 실행 부담을 완화하고 융합 교육의 확산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과적으로 본 연구는 퍼실리테이션 툴 기반 콘텐츠 구조와 목표-활동-성과물-평가의 연동 설계를 마이크로 융합 모듈 개발의 기본 원리로 제안한다.
Ⅴ. 논의
본 장에서는 제4장에서 도출된 ‘시대 친화적 생활과학 혁신을 위한 마이크로 융합 교육 모듈 프레임워크’의 의미를 교육학적·학문적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논의한다. 본 연구가 제안한 5개 모듈(M1~M5)은 단순한 주제 나열이 아니라, (1) SDGs를 상위 정렬 프레임으로 설정하고, (2) 자연 생태계·사회 생태계와의 공생이란 실천 주제를 단계적으로 심화하며, (3) 첨단기술 기반 생활환경(스마트 홈·지능형 생활 환경)에서 이를 종합 적용하는 캡스톤 구조로 설계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United Nations, 2015). 이는 생활과학이 산업화 시대의 ‘생활의 과학화’라는 역사적 기원에서 출발하여, 첨단 문명 시대의 ‘생활혁신’으로 도약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교육 프레임으로 구체화한 시도라 할 수 있다(Schwab, 2016; Toffler, 1980).
첫째, 본 연구의 핵심 성과는 ‘삼중 연계(Triple Linkage)’ 구조를 제안했다는 점이다. 삼중 연계란 (1) 중등 기술·가정 교과 내부에서 기술 영역과 가정 영역의 융합을 촉진하고, (2) 대학 생활과학 내부에서 의·식·주·아동·가족 전공 간 통합적 학습을 가능하게 하며, (3) 중등 교육에서 고등 교육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교육 성장 경로를 설계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이는 수학·국어·영어 등 주요 교과가 학년·수준에 따라 위계적으로 심화되는 연계 구조를 비교적 명확히 구축해 온 것과 달리, 생활과학 및 기술·가정 영역은 교육 체계 내 연계가 상대적으로 약해 학습 경험이 단절되기 쉽다는 문제의식과도 맞닿아 있다(Bruner, 1960; Tyler, 1949). 따라서 본 연구는 생활과학 분야에서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융합 학문으로서의 정체성’이 실제 교육 현장에서 구현되기 어려웠던 구조적 요인을, 교육 모듈이라는 실천적 장치를 통해 보완할 수 있음을 제안한다.
둘째, 중등 교육 내부 연계 측면에서 본 프레임워크는 기술·가정 교과의 ‘형식적 통합’이 ‘실질적 융합’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문제를 완화하는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본 연구의 모듈은 교과서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구조화하거나 단원을 대체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단원 학습을 유지하면서도 공생 가치와 생활혁신 관점을 ‘삽입형(plug-in)’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구조를 제안하였다. 이는 학교 현장의 현실성과 실행 가능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학생들이 분절된 지식을 상위 가치와 문제 해결 과제로 통합해 볼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교육 공학적 장점이 있다(Wiggins & McTighe, 2005).
셋째, 대학 내부 연계 측면에서 본 연구는 생활과학이 본질적으로 융합적 성격을 지니면서도, 산업화 과정에서 의생활·식생활·주생활·아동·가족 등으로 세분화되어 전공 간 교류가 약화된 현실을 고려하였다. 본 연구가 제안한 모듈은 전공의 고유성을 해체하거나 통합 전공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공생 가치’를 공통 언어로 설정하여 전공 간 연결을 촉진하는 방식이다.
넷째, 중등 교육과 고등 교육의 연계 측면에서 본 연구는 생활과학의 교육적 성장 경로를 재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교육과정 이론 관점에서 학습은 단절된 사건이 아니라 연속적 경험의 재구성이며, 학교 교육은 학생의 삶과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의미 있게 연결될 때 지속 가능한 학습으로 이어진다(Dewey, 1938).
다섯째, 공생 패러다임과 SDGs의 정렬 기능은 본 연구의 이론적·실천적 설득력을 강화하는 핵심 요소이다. SDGs는 공생 가치가 국제 사회 차원에서 제도화된 실천 지향적 기준으로 기능하며, 생활혁신 교육의 상위 정렬 프레임으로 활용될 수 있다(United Nations, 2015).
여섯째, 브론펜브루너의 생태 체계 이론을 ‘시대 친화적으로 확장’한 관점은 생활과학 분야의 이론적 기반을 강화한다(Bronfenbrenner, 1979). 첨단기술 문명 시대에는 ‘기술 생태계’가 일상생활의 환경 조건을 직접 구성하며, AI·스마트 홈·디지털 서비스가 개인의 생활 경험과 복지, 안전, 관계 형성 방식까지 재구조화하고 있다(Schwab, 2016). 또한 기후 위기와 같은 자연 생태계 위기는 생활 방식 전반을 변화시키는 거시적 압력으로 작동한다(IPCC, 2023).
일곱째, 본 연구의 모듈은 ‘모듈다움(modularity)’을 통해 현장 적용 가능성을 높인다. 모듈은 전체 학기형·삽입형·프로젝트형으로 유연하게 적용될 수 있으며, 이는 포용적 학습 설계 원리와도 정합성이 있다(CAST, 2018).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특정 단원 재구성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 맥락에서 활용 가능한 ‘융합 모듈 프레임워크’의 설계 논리를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향후 연구에서는 각 모듈별 교수·학습안 및 퍼실리테이션 도구를 정교화하고, 실제 적용을 통해 학습자의 공생 인식, 융합적 문제 해결 역량, 창의적 설계 역량의 변화를 축적해 나갈 필요가 있다.
Ⅵ. 결론 및 제언
1. 요약 및 결론
본 연구는 공생 철학을 기반으로 중등 기술·가정 교육과 대학 생활과학 전공 교육을 하나의 연속적 학습 체계로 연결하기 위한 ‘시대 친화적 마이크로 융합 교육 모듈 프레임워크’를 설계·제안하였다. 특히 고등학교 기술·가정 교과 내 ‘기술 영역’과 ‘가정 영역’의 분절 구조, 그리고 대학 생활과학 전공의 세분화로 인한 학습 단절 문제를 동시에 고려하여, 공통의 가치 체계와 구조적 언어를 제공하는 통합 설계 틀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연구 결과, 공생 가치와 SDGs를 상위 정렬 프레임으로 설정하고, 자연 생태계·사회 생태계·기술 생태계 공생의 3수준 관점에서 교육 내용을 재구조화함으로써 총 5개의 마이크로 융합 교육 모듈(M1~M5)을 도출하였다. M1은 SDGs 기반 통합 공생 실천 모듈로서 글로벌 정렬 프레임을 제공하며, M2는 지속가능성·탄소중립 기반 모듈로 자연 생태계 공생 실천을 강화한다. M3는 인권·다양성·형평 기반 모듈로 사회 생태계 공생 관점을 확장하고, M4는 고령·돌봄 기반 모듈로 초고령 사회 대응 역량을 생활 수준에서 통합적으로 설계하도록 한다. M5는 지능형 생활환경 기반 캡스톤 모듈로서 첨단기술 환경에 공생 가치를 종합 적용하는 통합 실천 구조를 갖는다.
또한 본 연구는 대표적 고등학교 기술·가정 교과서 단원을 중심으로 각 모듈과의 연결 가능성을 시범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본 프레임워크가 이론적 선언을 넘어 실제 교육 설계에 적용 가능한 구조임을 확인하였다. 이는 생활과학 교육이 산업화 시대의 기능 중심 학습에서 첨단 기술 문명 시대의 생활혁신 역량 교육으로 전환하기 위한 구조적 기반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2. 학문적 · 교육적 기여
첫째, 본 연구는 공생 철학과 SDGs를 생활과학 교육의 상위 정렬 체계로 도입함으로써 분절된 생활과학 영역을 통합적으로 이해·설계할 수 있는 공통 가치 프레임을 제시하였다.
둘째, 중등 기술·가정 교과의 기술 영역과 가정 영역을 실질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모듈형 구조를 제안함으로써 단원 중심 지식 전달에서 생활문제 해결 중심 융합 역량 교육으로 확장할 수 있는 설계 기반을 마련하였다.
셋째, 대학 생활과학 전공(의·식·주·아동·가족) 간 통합 학습을 촉진할 수 있는 주제 기반 모듈 구조를 제안함으로써 학문적 전문성과 통합적 실천 역량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교육 설계 방향을 구체화하였다.
3. 교육 현장 적용을 위한 제언
본 연구에서 제안한 마이크로 융합 모듈은 확장형 운영, 삽입형 운영, 프로젝트형 운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 가능하다. 학기 단위 통합 운영을 통해 캡스톤 구조로 확장할 수 있으며, 기존 교과 단원 내 마이크로 수업 형태로 삽입할 수도 있다. 또한 교과 간 융합 프로젝트, 창의적 체험 활동,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 등에서도 독립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본 연구의 5개 모듈은 1차 구조 제안에 해당하며, 향후 구체화 단계에서는 소비자학, 가정관리, 가정교육 등 세부 영역을 보강하여 보다 균형 있는 통합 구조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4. 교수·학습 혁신을 위한 성찰 기반 학습의 필요성
본 연구의 결론은 구조적 통합이 가능해졌다고 하더라도 교수·학습 방식의 전환이 병행되지 않으면 교육 혁신은 실현될 수 없다는 점이다. 공생 기반 생활혁신 교육은 지식 전달 중심 수업을 넘어 학습자가 생활 문제를 재정의하고 설계하며 성찰하는 구조로 운영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마이크로 융합 모듈은 성찰 기반 학습을 전제로 운영되어야 하며, 학습자의 산출물(설계안, 시나리오, 토론 기록, 성찰문 등)에 대한 체계적 피드백 구조가 함께 마련될 때 실질적 확산이 가능하다.
5. 한계 및 후속 연구 제언
본 연구는 설계 연구로서 구조 제안에 초점을 두었으며, 구체적 교육과정 분석 및 실증 적용은 후속 과제로 남는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체계적 후속 연구를 제안한다.
① 2022 개정 교육과정 성취기준 분석 연구
제안된 3수준 공생 체계 및 5개 모듈 구조와 2022 개정 기술·가정 교육과정 성취기준 간의 정렬 관계를 분석하는 매트릭스 연구가 수행되어야 한다.
② 교과서 단원-모듈 매트릭스 구축 연구
현행 교과서 단원 체계와 3수준 공생 및 5개 모듈 간의 대응 관계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구조적 적용 가능성을 확장 검증할 필요가 있다.
③ 대학 생활과학 전공 간 공동 교육 설계 연구
의·식·주·아동·가족 전공 간 공동 연구를 통해 본 모듈 구조가 대학 교육과정에서 어떻게 유기적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 공동 개발이 요구된다.
④ 모듈별 교육 콘텐츠 및 퍼실리테이션 툴 세트 개발 연구
기본 활동 구조, 촉진 질문, 시각·영상 기반 자료, 성찰 가이드 등을 포함한 표준화된 툴킷 개발을 통해 교사의 실행 부담을 완화하고 학습자의 자율적·참여적 학습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⑤ 평가 지표 및 측정 도구 체계 개발 연구
공생 가치 기반 학습 효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지수·척도 개발과 성과물 기반 평가 체계 정교화가 요구된다.
⑥ AI 기반 교사 지원 및 평가 시스템 개발 연구
성찰문, 설계 결과물, 토론 기록 등 다양한 산출물을 분석·피드백할 수 있는 AI 지원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교사의 평가 부담을 경감하고 교육 확산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종합하면, 본 연구는 공생 가치 기반 생활혁신 교육을 위해 중등 기술·가정 교육과 대학 생활과학 교육을 연결하는 통합 설계 틀을 제안하였으며, 이는 생활과학 교육의 시대 친화적 전환을 위한 구조적 출발점이 될 수 있다.
Acknowledgments
본 논문은 생활과학 기반 융합 학문 육성을 위한 사전 연구협의체의 공동 논의 및 협력적 검토를 토대로 수행되었다. 특히 융합 연구 과제기획을 위한 사전 검토 과정에서 축적된 논의 결과와 개선 의견이 본 연구의 프레임워크 설계에 반영되었으며, 타당도 자문을 포함하여 이 연구에 기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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