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Association of Human Ec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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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ournal of Human Ecology - Vol. 28 , No. 2

[ Article ]
Korean Journal of Human Ecology - Vol. 28, No. 2, pp. 95-105
Abbreviation: KJHE
ISSN: 1226-0851 (Print) 2234-3768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Apr 2019
Received 07 Mar 2019 Revised 28 Mar 2019 Accepted 28 Mar 2019
DOI: https://doi.org/10.5934/kjhe.2019.28.2.95

아동 돌봄 유형과 부모 감독이 아동의 학교 적응에 미치는 영향
조윤주* ; 한준아 ; 김지현
성신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수원과학대학교 아동보육과
한양사이버대학교 아동학과

The Effects of Child Care Type and Parents’ Supervision on Children’s School Adjustment
Cho, Yoonjoo* ; Han, Junah ; Kim, Jihyun
Sungshin Women’s University, Department of Social Welfare
Suwon Science College, Department of Child Edu Care
Hanyang Cyber University, Child Studies and Education
Correspondence to : * Cho, Yoonjoo Tel:+82-2-920-7620, Fax:+82-2-920-2098 Email: biju0501@naver.com


ⓒ 2019, Korean Association of Human Ecology. All rights reserved.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explore general tendencies, and group differences of parents’ supervision and children’s school, and to analyze variables that affect children’s school adjustment by child care type. Data from the 8th year Korea Child Panel was used. These data were collected from 1,413 1st grade boys and girls, in elementary schools nationwide. Key results of this study are as follow: first, the level of parents’ supervision was high, and those of children’s school adjustment, was very high. As to group differences by child care type, parents’ supervision level by mother care type was higher than by others’ care type. But the level of children’s school adjustment, was not different between the groups. Second, hierarchical regression revealed that variables explaining children’s school adjustment were sex, total family income by month, and parents’ supervision. That is, if they were girls, had much money, and parents’ supervision more, their school adjustment was good. Based on study results, discussion and implication were suggested.


Keywords: Child care type, Parents’ supervision, Children’s school adjustment, Korea child panel
키워드: 아동 돌봄 유형, 부모 감독, 아동 학교 적응, 한국아동패널

Ⅰ.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최근 우리 사회는 남성 중심의 ‘생계 부양자 모델’에서 남녀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인 소득자 모델’로 이행하면서 맞벌이 가족의 증가가 일반적인 현상이 되어 가고 있다. 이 때 가장 큰 문제점은 자녀 돌봄의 문제로, 경력 단절 여성의 퇴직 사유 중 ‘결혼, 임신 및 출산, 육아’ 문제가 65.8%를 차지하였다는 결과가 뒷받침한다(통계청, 2019).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한 방법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조부모가 손자녀를 돌보는 경우가 많았다. 돌봄의 유형은 크게 사적(private) 또는 비공식적(informal) 돌봄과 공적(public) 또는 공식적(informal) 돌봄으로 구분되는데, 혈연에 대한 유대가 강한 정서를 반영하여 전자에 의존하여 온 것이다. 이로 인해 공적 돌봄의 발전이 지연되었을 수도 있지만 미비했던 공적 개입을 보완한 공헌점도 존재한다. 따라서 지금까지도 조부모나 친인척들이 일정 부분 돌봄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2013년 전 계층 무상 보육 시행을 기점으로 기관 중심의 공적 돌봄을 보편시하는 인식의 변화가 생겨나고 있다.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에 따라 돌봄 제공 기관은 양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이용하는 맞벌이 가족의 우려 중 하나는 어머니가 직접 자녀를 키우지 않음으로 해서 이들의 발달과 적응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이른바 양육 죄책감, 양육 부담감, 양육 스트레스 등의 개념으로 구체화되어 연구가 실시되고 있는데, 모성 이데올로기와 고정된 성 역할 전통의 답습으로 취업 여성의 어려움은 남성에 비해 훨씬 컸다. 이에 관련 연구들은 대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데, 예를 들어, 영아기 자녀를 타인에게 양육 시 취업모의 양육 죄책감이 더 크다거나, 일-가정 갈등이 많을수록 취업모가 양육 죄책감을 더 많이 느낀다는 연구(정유진, 전귀연, 2015, 2018; Borelli et al., 2017)가 보고된다.

또한 어린 자녀를 둔 취업모의 양육 부담감을 연구한 김나현 외(2013)는 ‘끊임없이 갈등하는 삶’, ‘죄책감’, ‘아이 교육에 관한 정보와 시간 부족으로 불안함’, ‘부족한 엄마로 낙인찍힘’, ‘소원해진 가족 관계’ 등으로 주제를 도출하였다. 뿐만 아니라 양육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들이 다수여서, 가령, 어머니의 양육 스트레스가 이들의 심리 정서적 어려움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거나(김종두, 오가영, 2018), 영아기 자녀를 둔 비취업모가 취업모보다 더 높은 수준의 양육 스트레스를 인식한다는 비교 연구도 있다(손수민, 2012). 이처럼 모의 상황을 중심 변수로 하거나 자녀의 발달 양상에 초점을 두는데, 일례로, 모의 양육 스트레스와 유아의 사회적 능력, 정서 지능과의 관계나(김윤순, 2010), 모의 스트레스가 아동의 행동 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도 하였다(Dubois-Comtois et al., 2013).

최근 공적 돌봄 기관을 이용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보육 시설의 이용 결과에 대한 연구들이 활발하다. 한 예로, 고은주(2013)는 시간 연장 보육 영·유아 중 남아가 또래와 물리적, 언어적인 공격 행동을 많이 하거나, 집중력이 떨어지고 부주의하며, 또래에게 거부되는 경우가 더 많았음을 발견하였다. 반면 여아는 또래와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고 친절한 행동을 보다 많이 하였다. 보육 시설을 이용하는 어머니의 양육 죄책감에 관한 연구에서(이주연, 2014) 유아보다 영아를 둔 모가 양육 죄책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아동의 코티솔 수준을 다룬 최정윤(2008)은 불안-위축의 행동을 보이는 아동의 코티솔 수준이 오전, 오후 모두 높았으며, 기관이나 부모 외 사람과 지내는 시간이 길수록 높음을 보고하였다. 그리고 어머니가 거부, 방임의 행동을 하고 일상 생활에 한계를 설정하지 않을수록 코티솔이 증가하였다.

이와 같이 공적인 돌봄 기관 이용에 관한 결과들은 연구 대상을 막론하고 긍정보다 부정의 측면이 부각되는 경향이 있는데, 자녀 돌봄은 어머니에 의한 양육이 최선이라는 전제에 기인하는 것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전술한 바와 같이 모의 직접 돌봄이 여의치 않을 때에는 차선책으로 조부모나 친인척에 의한 돌봄이 빈번하여 이들이 양육 제공의 한 축을 형성하여 왔다(김양지영, 2015; 조윤주, 2016). 이에 대해 김양지영(2015)은 취업 부부의 장시간 시장 노동에 따른 공보육의 낮은 접근성, 강한 가족주의와 장시간 노동 때문에 돌봄 상품화의 선호가 낮은 결과임을 주장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김은정(2015)은 손자녀 돌봄의 연구 동향을 분석하였는데, 맞벌이 가정 내 취업모를 지원하는 조모의 부담 또는 양육 스트레스에 주목하거나, 이들의 삶의 질, 세대 관계에 대한 연구들이 많았다고 정리하였다.

이처럼 돌봄 제공자인 조부모와 성인 자녀 간 관계를 중심으로 수행된 연구들이 대부분으로 손자녀의 발달 결과를 살펴본 것은 소수이다. 박화옥과 김민정(2014)이 대리 양육하는 조부모의 양육 스트레스가 손자녀의 학교 생활 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였으나 이들은 가정위탁지원센터를 통해 표집된 저소득층의 조손가족이어서 일반화에 한계가 있다. 또 다른 연구는 정부의 관리 감독을 받는 공식적 친족 돌봄과 그렇지 않은 비공식적 친족 돌봄으로 나누어 아동의 안녕과 부양자 스트레스가 조사되었는데(Lin, 2018), 이 역시 돌봄 제공자의 관점 위주이다. 즉, 이들의 양육 스트레스와 아동의 행동 문제가 높은 관련이 있었지만 아동의 건강 측면에서는 유의하지 않았고, 돌봄 제공자의 자원봉사와 같은 사회적 참여 여부가 6∼11세 사이의 아동에게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충하였다.

아쉽게도 기존의 연구들은 친부모에 의한 양육이나 조부모 양육, 보육 시설 등 돌봄 유형별로 각각 분석하여 여러 유형들을 포괄한 것은 극히 드물다. 이 중 하석철(2018)은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기혼 여성의 돌봄 유형 선택 요인을 알아보았으며, ‘완전 가족 돌봄’, ‘가족-시설 혼합 돌봄’, ‘완전 시설 돌봄’으로 구분하였다. 결과, 가구의 소득이 증가할수록, 그리고 맞벌이 가구가 외벌이 가구에 비해 시설 돌봄을 이용할 가능성이 컸다. 이와 같이 선행 연구들의 주요 관심 시기는 영·유아기로, 학령기 아동의 경우 대개 초등학교의 방과 후 돌봄 서비스에 초점을 두어 연구되고 있다. 예를 들어, 김종호와 심영미(2015)는 초등돌봄교실을 중심으로 한 방과 후 돌봄 서비스 실태 및 만족도를 비교하였고, 이것의 운영 전반을 영역별로 분석하여 바람직한 지향점과 개선 방안을 제안한 연구(양윤이, 이태연, 2016)도 있다. 보다 심층적으로 초등돌봄교실을 이용하는 아동에게 집단 치료 놀이 프로그램 적용 시 이들의 정서 지능과 또래 유능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도 보고된다(박정서, 장석진, 2017).

무상 보육 정책의 기조에 따라 어린이집 등 학령전기의 돌봄 시설은 예전에 비해 확충되고 있으며, 일부 엄격히 준수되지 않기도 하나 1일 12시간 운영을 명문화하여 자녀 양육의 부담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 하지만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양상이 달라진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하교 시간은 오후 1시 또는 2시여서 취업 여성의 퇴근 시간까지 돌봄의 공백이 생기는 것이다. 이에 취업 여성은 조부모나 친인척 등의 조력자가 있다면 이들을 활용할 수 있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다면, 세칭 ‘등하원 도우미’ 등을 고용하여 개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밖에 없다. 최근 정부에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여 방과 후 돌봄교실을 확대 운영하거나, 급기야는 ‘더 놀이학교’라 하여 초등학교 저학년의 하교 시각을 오후 3시로 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하였다(정현용, 2018).

따라서 그동안 축적된 연구들의 주요 대상이었던 영·유아의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을 받아 왔으며, 돌봄 수혜자보다는 제공자의 관련 변수들이 많이 반영되었던 제한점을 고려할 때,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의 돌봄 결과를 알아보는 것은 이전과 차별화되는 접근으로 사료된다. 또한 남녀를 불문하고 일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의무로서 일-가족 양립에 대한 개인적, 사회적 요구가 커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직장인인 동시에 부모로서의 다중 역할을 경험하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다. 여전히 조부모나 친인척 중심의 사적·비공식적 돌봄이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이 외에 다른 돌봄의 유형도 공존하므로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 입장에서는 어떤 방법이든 선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적이든 공적이든 돌봄의 장단점은 존재하나 검증되지 않은 편견으로 인한 자녀 양육의 고충은 불식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돌봄의 이용 여부와 이용 시 세부 유형에 따른 아동의 학교 적응 정도를 살펴볼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아동패널 자료를 분석할 것인데 독립 변수인 돌봄 유형은 이용 여부에 따라 ‘부모 직접 돌봄’과 ‘부모 이외 돌봄’으로, 후자의 경우라면 ‘조부모 및 친인척 돌봄’과 ‘기타 돌봄’으로 구분하고자 한다. 또 다른 독립 변수로서 부모의 지도 감독을 포함하였는데 부모 역할이나 부모 자녀 간 관계를 구체화한 변수로 부모의 감독을 언급한 선행 연구들을 참고하였다(정소희, 김진숙, 2017; 천희영, 2014; Harold et al., 2011; Winokur et al., 2014). 종속 변수는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의 학교 적응을 상정하였는데, 아동의 사회·정서적 발달 결과나 외현화 또는 내재화된 문제 행동, 학교 적응 등을 다룬 연구들(고은주, 2013; 박화옥, 김민정, 2014; Dubois-Comtois et al., 2013; Kothari et al., 2018; Lin, 2018) 중 학교 적응이 적합하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는 학령전기에서 학령기로 진입하여 구조화된 집단 생활을 시작하고 본격적인 공교육 체제에 합류하게 되며 사회화 대상이 확장되므로 학교 생활 전반에 대한 내용을 연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이는 적응 상의 문제가 학령전기보다 학령기 아동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는 보고(Votruba-Drzal et al., 2004), 자녀의 학교 내 생활과 시간을 인지하고 보살피는 부모의 감독이 학령기 아동의 발달과 학교 생활 적응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결과(임선아, 2013)를 고려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본 연구 자료에서 학교 적응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된 척도의 하위 내용들은 ‘학교 생활 적응’, ‘학업 수행 적응’, ‘또래 적응’, ‘교사 적응’으로 구성되어 있다. 즉, 일상 생활과 인지적, 사회적 측면을 고루 측정하여 아동의 전반적인 발달 결과를 다각도로 반영할 것이라 예상된다.

관련 연구들은 부모의 양육 방식이나 양육 행동의 하위 범주로 부모 감독을 포함하거나(정소희, 김진숙, 2017; 조은정, 2012; 최태산, 김자경, 2015), 부모 감독을 단독 변수로 하여(장혜림, 정익중, 2012; 천희영, 2014), 아동의 학교 생활 적응을 조사한 것이 대다수이다. 대개 아동의 성과 빈곤 수준 등 인구사회학적 변수가 이들의 적응에 미치는 영향은 일관되나, 부모의 감독 정도는 다소 차이가 있어 과잉 간섭이나 기대, 비일관성 등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측면이 있었다. 또한 상기한 연구들은 초등학생 중에서도 4학년 이상을 대상으로 한 것이 많다. 그리고 전술한 돌봄 관련 변수는 세부 유형들을 종합하여 살펴본 연구도 드물며 돌봄 유형의 선택 요인을 분석한 것에 불과하다(하석철, 2018). 더욱이 돌봄 유형과 아동의 발달 결과와 연관하여 수행된 연구는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그동안 단편적으로 이루어졌던 돌봄 유형별 주체를 포괄하고, 간과되었던 대상인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을 대상으로, 돌봄 제공자 중심이 아닌 수혜자의 발달 결과 중 하나인 학교 적응 정도를 알아볼 것이다. 이를 통해 자녀 돌봄의 현황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재고하는데 일조하는 것이 연구의 목적이다. 이상과 같은 목적을 위한 연구 문제는 첫째, 부모 감독과 아동의 학교 적응은 돌봄 이용 여부와 돌봄 세부 유형에 따라 차이가 있는가? 둘째, 돌봄 이용 여부(‘부모 직접 돌봄’과 ‘부모 이외 돌봄’)와 부모 감독이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의 학교 적응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셋째, 돌봄 이용 시, 돌봄 세부 유형(‘조부모 및 친인척 돌봄’과 ‘기타 돌봄’)과 부모 감독이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의 학교 적응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이다.


Ⅱ. 연구 방법
1. 연구 절차와 대상

본 연구는 「한국아동패널」 8차 년도(2015년) 자료를 이용하였는데, 주관 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에 연구 계획서를 제출, 승인받아 자료를 획득하였다(IRB 승인 번호: KICCEIRB-2015-제03호). 층화다단계 표본추출법을 적용하여 표집된 대상에서 초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아동 1,413명을 분석하였다. 이 중 남아가 732명, 여아는 681명이었으며, 아동의 월령은 84개월부터 92개월까지로 평균 88.0개월이었다. 가계 월 평균 소득은 평균 461.1만원으로 최소 100만원부터 2,000만원까지였다. 원 자료에서 아동 돌봄 및 양육 이용 여부는 ‘학기 중’과 ‘방학 중’으로 나누어 조사되었으나 종속 변수인 아동의 학교 적응에 관한 측정 내용이 ‘방학 중’과의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어 ‘학기 중’으로 시기를 제한하였다. 학기 중 아동 돌봄 및 양육 여부에 대해 ‘이용하지 않음’과 ‘이용함’의 비율이 1,413명 중 997명과 416명으로 각 70.6%와 29.4%였다. 이용하는 경우, 416명 중 ‘조부모 및 기타 친인척 이용함(226명, 54.3%)’과 ‘조부모 및 기타 친인척 이용하지 않음(190명, 45.7%)’으로 구분되었다. ‘조부모 및 기타 친인척 이용하지 않음’에는 ‘비혈연 대리양육자’, ‘아이돌보미’, ‘초등돌봄교실’, ‘지역아동센터’, ‘기타’ 등이 포함된다. 본 연구에서는 편의상 돌봄 유형을 일차적으로 ‘부모 직접 돌봄’과 ‘부모 이외 돌봄’으로, 이차적으로 ‘부모 이외 돌봄’은 ‘조부모 및 친인척 돌봄’과 ‘기타 돌봄’으로 명명하였다.

2. 측정 도구
1) 부모 감독

부모에 의한 감독 정도는 김미숙 외(2013)의 ‘부모 감독’으로 측정되었고, 총 4문항으로 구성되었다. 문항의 예는 ‘○○가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있는지 알고 있다’ 등이다. 각 문항은 5점 Likert 척도로서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5점)’ 중 주 양육자가 응답하게 하였다. 문항별로 합산한 점수가 높을수록 자녀에 대한 부모의 모니터링 수준이 높음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 산출된 Cronbach α는 돌봄 및 양육 이용 여부의 경우, ‘부모 직접 돌봄’ 집단은 .785, ‘부모 이외 돌봄’ 집단은 .834였다. 조부모 및 기타 친인척 이용 여부에 대해 ‘조부모 및 친인척 돌봄’ 집단 .785, ‘기타 돌봄’ 집단은 .878이었다.

2) 학교 적응

아동의 학교 적응 정도는 지성애와 정대현(2006)의 ‘학교 적응 척도’를 활용하였고, 총 35문항의 4개 하위 영역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하위 영역은 ‘학교 생활 적응’ 11문항으로 주요 내용은 ‘책상에 앉아서 수업을 해야 하는 것에 대한 적응, 유아교육기관에서 보다 심해진 질서 및 규칙에 대한 적응, 정해진 일과에 대한 적응, 교사의 지시나 요구에 대한 적응’ 등이다. 두 번째 하위 영역은 ‘학업 수행 적응’으로 11문항이며 ‘의사 표현이나 활동의 의욕성, 수업 시간에서의 활동과 모둠별 활동, 적극적인 자세, 과제나 준비물의 준비를 잘 하는 정도’ 등이다. 세 번째 하위 영역은 ‘또래 적응’인데 8문항이며 ‘친구들과의 놀이에 관한 문항, 갈등 해결의 형태, 또래에 대한 친사회적 행동’ 등을 내용으로 한다. 네 번째 하위 영역은 ‘교사 적응’ 5문항으로 ‘선생님을 어려워하고 두려워함, 선생님과 자유롭게 이야기함, 선생님께 인사를 잘 함, 선생님께 도움을 잘 청함’ 등의 내용이다. 각 문항은 ‘전혀 그렇지 않다(1점)’부터 ‘매우 그렇다(5점)’까지의 5점 Likert 척도로 아동이 소속된 학급의 담임 교사가 응답하였다. 일부 문항은 역코딩하였으며 합산한 점수가 높을수록 아동이 학교에 잘 적응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본 연구의 내적 합치도 Cronbach α는 돌봄 및 양육 이용 여부의 경우, ‘부모 직접 돌봄’ 집단은 .962, ‘부모 이외 돌봄’ 집단은 .969였다. 조부모 및 기타 친인척 이용 여부는 ‘조부모 및 친인척 돌봄’ 집단 .970, ‘기타 돌봄’ 집단 .967이었다.

3. 분석 방법

자료 분석을 위해 기술 통계와 독립 표본 t 검증, 위계적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고, SPSS ver. 22.0〔SPSS Inc, Chicago, IL, USA〕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Ⅲ. 연구 결과 및 해석
1. 주요 변수의 집단 간 차이

본 연구의 첫 번째 연구 문제인 부모 감독과 아동의 학교 적응이 돌봄 이용 여부와 돌봄 유형에 따라 차이가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t 검증을 실시하였으며 결과는 <표 1>과 같다. 부모의 감독 정도는 돌봄을 이용하지 않은 경우, 즉, ‘부모 직접 돌봄’은 19.5점(SD=1.22), 돌봄을 이용하는 ‘부모 이외 돌봄’은 19.3점(SD=1.47)으로, 중간 점수가 12점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돌봄 및 양육 이용 여부에 따라 집단 간 차이가 있어, 부모가 직접 돌보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부모 감독의 정도가 높았다(t=3.043**). 아동의 학교 적응 정도는 ‘부모 직접 돌봄’ 집단이 143.0점(SD=24.62), ‘부모 이외 돌봄’ 집단은 140.0점(SD=27.30)이었다. 중간 점수(105점)와 비교 시, 두 집단 모두 상당히 높은 편이라 할 수 있으며, 집단 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표 1> 
돌봄 이용 여부에 따른 주요 변수의 집단 간 차이 (N=1413)
변수 범위(점) 부모 직접 돌봄(n=997)
평균(표준 편차)
부모 이외 돌봄(n=416)
평균(표준 편차)
t
부모 감독 4∼20 19.51(1.22) 19.28(1.47) 3.043**
아동 학교 적응 총합 35∼175 142.99(24.62) 139.99(27.30) 1.730
아동 학교 생활 적응 11∼55 45.24(10.22) 44.07(10.70) 1.665
아동 학업 수행 적응 11∼55 42.45(9.19) 41.50(9.93) 1.494
아동 또래 적응 8∼40 31.74(6.31) 31.36(6.79) .856
아동 교사 적응 5∼25 20.17(3.68) 19.71(4.03) 1.771
**p<.01

다음으로 돌봄 이용 시, ‘조부모 및 친인척 돌봄’과 ‘기타 돌봄’으로 유형을 구분하여 산출한 결과는 <표 2>에 제시하였다. 부모 감독의 정도는 ‘조부모 및 친인척 돌봄’ 집단이 19.4점(SD=1.37)이었으며, ‘기타 돌봄’ 집단은 19.2점(SD=1.58)이었다. 중간 점수(12점)를 고려하면 비교적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는데, 집단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아동의 학교 적응 정도는 ‘조부모 및 친인척 돌봄’ 집단과 ‘기타 돌봄’ 집단이 각 142.3점(SD=26.94), 137.4점(SD=27.57)으로 중간 점수가 105점인 것을 볼 때 매우 높은 편으로 해석된다. 두 집단 간 유의한 통계 차이는 없었지만 하위 영역 중 ‘학교 생활 적응’ 영역에서 차이가 유의하여, ‘조부모 및 친인척 돌봄’ 집단의 아동이 ‘기타 돌봄’ 집단의 아동보다 학교 생활에 적응을 잘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t=-2.667**).

<표 2> 
돌봄 이용 시 세부 유형에 따른 주요 변수의 집단 간 차이 (N=416)
변수 범위(점) 조부모 및 친인척 돌봄(n=226)
평균(표준 편차)
기타 돌봄(n=190)
평균(표준 편차)
t
부모 감독 4∼20 19.37(1.37) 19.17(1.58) -1.377
아동 학교 적응 총합 35∼175 142.27(26.94) 137.36(27.57) -1.580
아동 학교 생활 적응 11∼55 45.56(9.68) 42.34(11.57) -2.667**
아동 학업 수행 적응 11∼55 41.85(10.22) 41.08(9.60) -.675
아동 또래 적응 8∼40 31.94(6.77) 30.69(6.77) -1.615
아동 교사 적응 5∼25 19.44(4.05) 20.03(3.99) 1.282
**p<.01

2. 돌봄 이용 여부와 부모 지도 감독이 아동의 학교 적응에 미치는 영향

두 번째 연구 문제로 돌봄 이용 여부, 즉, ‘부모 직접 돌봄’과 ‘부모 이외 돌봄’, 부모의 감독 정도가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의 학교 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위계적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회귀분석의 적합성을 검증하고자 산출한 Durbin-Watson 계수는 2.011로 2에 근접하였으며 VIF는 전부 1∼3점대로 10 미만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1단계에서 투입된 인구사회학적 변수는 아동의 성, 월령, 가계 월 평균 소득이었다. 다음 2단계에는 학기 중 돌봄 및 양육 이용 여부를 투입하였는데 ‘부모 직접 돌봄’은 0, ‘부모 이외 돌봄’은 1로 변환하여 사용하였다. 끝으로 3단계에서는 부모 감독을 투입하였다.

분석 결과는 <표 3>에 제시하였는데 1단계에서 아동의 학교 적응에 대한 설명량은 7.1%로(F=22.615***), 이 중 아동의 성(β=.247, p<.001)과 가계 월 평균 소득(β=.080, p<.05)이 학교 적응에 영향을 미쳤다. 다시 말하면, 여아인 경우, 가계의 월 평균 소득이 높을수록, 아동이 학교에 적응을 잘 한다고 볼 수 있다. 2단계에서 돌봄 및 양육 이용 여부가 추가됨으로써 0.4%가 늘어나 7.5%의 설명력을 보였는데(F=18.026***), 아동의 성(β=.247, p<.001)과 가계 월 평균 소득(β=.090, p<.01)은 여전히 유의한 설명 변수였으며, 돌봄 및 양육 이용 여부(β=-.066, p<.05)도 설명 변수였다. 즉, 여아인 경우, 가계의 월 평균 소득이 높을수록, 돌봄 및 양육을 이용하지 않는 경우, 아동이 학교에 적응을 잘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 3단계에서 부모의 감독 정도가 추가되어 0.8%의 변량이 증가, 총 8.3%를 설명하였는데(F=16.097***), 부모의 감독(β=.091, p<.01)이 새로운 영향 변수로 나타났으며 아동의 성(β=.247, p<.001)과 가계 월 평균 소득(β=.084, p<.05)도 유의한 설명 변수였다. 반면 이전 단계에서 포함되었던 돌봄 및 양육 이용 여부의 영향력은 사라졌다. 환언하면, 여아인 경우, 가계 월 평균 소득이 높을수록, 부모의 감독이 많을수록, 아동이 학교 적응을 잘 한다고 해석가능하다.

<표 3> 
돌봄 이용 여부와 부모 지도 감독이 아동의 학교 적응에 미치는 영향 (N=890)
변수 아동 학교 적응
1 단계
β
2 단계
β
3 단계
β
아동 성 .247*** .247*** .247***
아동 월령 .050 .050 .050
가계 월 평균 소득 .080* .090** .084*
아동 돌봄 및 양육 이용 여부 -.066* -.058
부모 감독 .091**
R2 .071 .075 .083
R2 change .004 .008
F 22.615*** 18.026*** 16.097***
*p<.05, **p<.01, ***p<.001

3. 돌봄 세부 유형과 부모 지도 감독이 아동의 학교 적응에 미치는 영향

세 번째 연구 문제로 아동 돌봄 이용 시 세부적인 돌봄 유형인 ‘조부모 및 친인척 돌봄’과 ‘기타 돌봄’, 부모 감독이 아동의 학교 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위계적 중다회귀분석을 실시하였고 결과는 <표 4>와 같다. 먼저, 회귀분석의 적합성 여부를 알아보았는데 Durbin-Watson 계수는 1.994로 2에 근접하였으며 VIF는 전부 1∼6점대로 10 미만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1단계에서 투입된 인구사회학적 변수는 아동의 성과 월령, 가계 월 평균 소득이었다. 2단계에서는 조부모 및 기타 친인척 돌봄 이용 여부 투입 시, ‘조부모 및 친인척 돌봄’은 0, ‘기타 돌봄’은 1로 변환하여 사용하였다. 3단계에서는 부모의 감독 정도를 투입하였다.

<표 4> 
돌봄 세부 유형과 부모 지도 감독이 아동의 학교 적응에 미치는 영향 (N=257)
변수 아동 학교 적응
1 단계
β
2 단계
β
3 단계
β
아동 성 .325*** .328*** .330***
아동 월령 .039 .028 .029
가계 월 평균 소득 .200** .213** .198**
조부모 및 기타 친인척 돌봄 이용 여부 -.046 -.055
부모 감독 .119*
R2 .148 .150 .164
R2 change .002 .014
F 14.703*** 11.143*** 9.855***
*p<.05, **p<.01, ***p<.001

분석 결과, 1단계에서 아동의 학교 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의 설명력은 14.8%로(F=14.703***), 이 중 아동의 성(β=.325, p<.001)과 가계 월 평균 소득(β=.200, p<.01)이 이들의 학교 적응에 영향을 미쳤다. 즉, 여아인 경우, 가계 월 평균 소득이 많을수록, 아동이 학교에 잘 적응한다고 할 수 있다. 2단계에서 조부모 및 기타 친인척 돌봄 이용 여부가 추가되어 0.2%가 늘어났고 15.0%의 설명력을 보였는데(F=11.143***), 아동의 성(β=.328, p<.001)과 가계 월 평균 소득(β=.213, p<.01)은 여전히 유의한 설명 변수였다. 다음 3단계에서 부모의 감독 정도가 추가됨으로써 1.4%의 변량이 증가하여 총 16.4%를 설명하였는데(F=9.855***), 아동의 성(β=.330, p<.001)과 가계 월 평균 소득(β=.198, p<.01), 부모의 감독 정도(β=.119, p<.05)가 유의하였다. 다시 말하면, 여아인 경우, 가계 월 평균 소득이 많을수록, 부모의 감독 정도가 많을수록, 아동이 학교에 잘 적응한다고 할 수 있다.


Ⅳ. 논의 및 결론

본 연구는 아동 돌봄 이용 여부와 이용 시 돌봄 세부 유형, 부모의 감독 정도가 아동의 학교 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고자 실시되었다. 연구 결과, 첫째, 주요 변수의 집단 간 차이에 대해 부모의 감독 정도는 돌봄 이용 여부에 상관없이 두 집단 모두 높은 수준이었으며, 아동의 학교 적응 정도도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집단 간 차이에 있어 부모의 감독 정도는 ‘부모 직접 돌봄’ 집단이 ‘부모 이외 돌봄’ 집단보다 통계적으로 높은 점수를 보였으나, 아동의 학교 적응 정도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아니었다. 이에 대해 부모가 자녀를 돌보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자녀와 함께 할 물리적인 시간의 양이나 상호작용의 정도가 많을 수 있는 여건이라는 점에서 타당하나, 아동의 학교 적응 정도에 차이가 없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결과라 생각된다.

다음으로 돌봄 이용 시, 세분화하여 ‘조부모 및 친인척 돌봄’과 ‘기타 돌봄’ 집단으로 구분하였는데, 부모의 감독 정도와 아동의 학교 적응 정도가 비교적, 그리고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으며, 집단 간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단, 아동의 학교 적응 정도 중 ‘학교 생활 적응’ 하위 영역에서 ‘기타 돌봄’ 집단의 아동에 비해 ‘조부모 및 친인척 돌봄’ 집단의 아동이 학교 생활 적응을 좀 더 잘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손자녀를 돌보는 과정에서 조부모의 역할 가운데 장점은 일상 생활의 관리자 및 교육자, 전통과 지혜의 전달자, 정서적 지원자 등이었다는 조윤주(2016)의 연구에서처럼 조부모는 손자녀의 전반적인 생활에 관여하는 경향과 훈육의 책임감이 ‘기타 돌봄’ 집단보다 많을 가능성에 기인한 현상일 수 있다.

둘째, 돌봄 이용 여부와 부모의 지도 감독, 돌봄 이용 시 돌봄 세부 유형과 부모의 지도 감독이 아동의 학교 적응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본 결과, ‘부모 직접 돌봄’과 ‘부모 이외 돌봄’ 집단의 분석, ‘조부모 및 친인척 돌봄’과 ‘기타 돌봄’ 집단의 분석 모두 동일한 경향을 보였다. 영향력의 정도에 대해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공통적으로 아동의 성과 가계 월 평균 소득, 그리고 부모의 감독 정도가 유의한 설명 변수였다. 즉, 여아인 경우, 가계 월 평균 소득이 높을수록, 부모의 감독 정도가 많을수록, 아동이 학교에 잘 적응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인구사회학적 변수 중 여아일 때, 가계의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학교 적응에 긍정적이었던 것은 선행 연구들과 일관되며 이에 대한 이견은 많지 않을 것이다(고은주, 2013; 박화옥, 김민정, 2014; 장혜림, 정익중, 2012; 천희영, 2014; Dubois-Comtois et al., 2013; Kothari et al., 2018; Lin, 2018). 본 연구 결과에서 흥미로운 점은 첫 번째 연구 문제에서도 일부 나타난 것과 같이 돌봄 이용 여부나 이용 시 돌봄 세부 유형이 아동의 학교 적응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부모가 자녀를 돌보는 것이나, 부모 이 외의 조부모 또는 친인척, 비혈연 관계인 기타 돌봄을 이용한다 할지라도 자녀의 학교 적응 상에 문제가 없다는 의미일 수 있다.

이처럼 본 연구 결과가 예상과 달라 신선하였던 것은 기존의 연구들에서 취업 여성의 자녀 양육 결과에 대해 부정적인 측면이 주로 부각되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취업모의 양육 부담에 관한 김나현 외(2013)의 연구에서 ‘죄책감’ 주제가 언급되었는데, 취업모는 전업주부처럼 온종일 아이를 잘 보살펴 주지 못 함에 미안하고 죄책감을 느낀다고 보고하였다. 이에 대해 연구자는 한국 여성들이 전통적으로 자녀를 위한 희생 정신과 책임감이 강하여 돌봄이 부족하거나 양육이 충분하지 못 할 경우 죄책감이 많다고 설명한 바 있다. 또한 ‘아이 교육에 관한 정보와 시간 부족으로 불안함’의 주제도 도출되어, 취업모 자신의 일만으로도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지만 자녀 교육에 대해 전업주부와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조급하고 불안해 한다는 것이다. 즉, 자녀 돌봄에 대한 편견을 보여 주는 사례일 수 있다.

이에 반하여 본 연구의 내용은 영·유아 자녀를 둔 취업모와 전업주부를 대상으로 한 조사이기는 하나 자녀의 발달 위험 정도에 차이가 없었다는 결과(육아정책연구소, 2011)와 일관된 것이다. 그리고 정부의 관리 감독 여부에 따라 공식적, 비공식적 친족 돌봄으로 구분하여 살펴본 Lin(2018)의 연구에서도 아동의 건강 문제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던 결과와도 유사한 맥락일 수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자녀 교육열은 상당하며 자녀의 학업 성취가 곧 어머니의 평가로 연결되는 세태를 볼 때, 학령기에 진입한 자녀의 학업 수행을 포함한 학교 적응의 정도는 삶에 매우 중요한 준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하에서 돌봄 제공 주체가 아동의 학교 적응에 중요 변수가 아니라는 본 연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클 것으로 사료된다.

당초 본 연구를 고안하게 된 시발점은 ‘엄마가 자녀를 키우는 것만이 항상 좋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동안 모성 이데올로기와 양분된 성 역할 고정관념으로 인해 취업이든 어떤 이유에서든 자기 손으로 자녀를 돌보지 못 하는 것에 대해 많은 여성들이 양육 부담감과 심지어 양육에 대한 죄책감을 가져 왔다. 전반적으로 성 역할에 관해 이분법적인 평가가 퇴색되고 있지만, 엄마 역할은 오히려 더 강화되고, 남성보다 여성이 보수적인 엄마 역할에 대한 인식을 더 많이 한다는 원숙연(2014)의 연구 결과와 같이 여전히 여성에게는 이러한 관념이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자녀가 어릴수록 어린이집과 같은 공적 돌봄 기관에서 양육 시 어머니의 죄책감이 크다는 이주연(2014)의 연구나, 기관에 오랜 시간 머무를수록 아동의 코티솔 수준이 높았다는 최정윤(2008)의 연구에서처럼 기관 돌봄 이용에 대해 부정적인 결과들이 축적되어 왔다.

상기한 연구들의 대상은 영·유아로 본 연구와 절대적인 비교가 어려울 수 있지만 이번 연구에서 나타난 결과는 부모가 반드시 자녀 양육을 전담하지 않아도 자녀의 적응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어머니에게 집중된 자녀 양육의 중압감에서 벗어나는 의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오히려 모의 부적응적 완벽주의 성향이 긍정적인 양육 행동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정유진, 전귀연, 2018)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지나치거나 부적절할 경우, 해가 되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다행스럽게도 최근 남성의 육아 휴직이 늘어나는 추세여서 예전보다 자녀 양육에 대한 여성의 일방적인 책임이 다소 분담되고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한편, 부모의 감독 정도가 유의한 영향 변수였는데, 환언하면, 누가 자녀를 돌보는가의 구조적인 측면보다 부모로서 기능적인 측면이 더 중시됨을 보여 주는 결과일 수 있다. 이는 모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이주연, 2014; Dubois-Comtois et al., 2013), 부모의 감독 정도(임선아, 2013; 조은정, 2012; 천희영, 2014; 최태산, 김자경, 2015; Kothari et al., 2018) 등 선행 연구에서 공통되게 언급한 부모 역할의 중요성을 지지하는 것이다. 본 연구 대상은 초등학교 1학년생으로 학교 입학 후 사회적 관계가 확대되며 외부 환경으로부터 자극이 늘어나 적응 상의 문제가 발생하기 쉬운 상황이므로 부모의 감독이 보다 중요할 수 있다. 이 외에 본 연구에서 부모 감독의 정도로 측정된 내용들은 반드시 면 대 면 접촉이 아니어도 가능한 것들이 많았다. 부모 자녀 간 물리적인 근접성 추구로부터 정서적 이유가 점차 가능해지며, 휴대전화의 일상화로 부모의 관리나 상호작용에 시공의 장애가 점차 줄어드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러한 유형의 부모 감독 영향력이 포함된 것은 시대상을 반영한 설득력있는 결과로 생각된다.

이상과 같은 논의를 통한 본 연구의 제언과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먼저, 어머니가 직접 자녀를 돌보지 않더라도 자녀의 적응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음으로 특히 여성들은 자녀 양육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보다는 부모 감독의 영향력을 볼 때, 평소 자녀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여 자녀와 원만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우선된다고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취업 여성의 경우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제한적일 수 있으므로, 스마트폰 등 적절한 IT 기기와 서비스의 활용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양육 행동에서 양적 측면 외에 질적 측면이 보다 중요하며 무엇보다 일관된 양육 행태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남녀 모두 자녀 양육에 대한 인식의 개선이다. 모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인 소득자 모델’이 일반화되는 현실을 볼 때, 더 이상 남성의 ‘도구적 역할’이나 여성의 ‘표현적 역할’로 양분된 성 역할은 무의미해지고 있다. 최근 남성의 의식과 행동에 변화가 감지되는데 이들의 참여 의욕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양육 행동 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여야 한다. 즉, 아버지 교육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현재에도 지역사회 내 유관 기관에서 실시 중인 관련 프로그램 뿐 아니라 찾아가는 아버지 학교 등 부모교육이나 관계 형성 및 증진 프로그램들이 운영 중이지만 이것의 확대와 의무적인 수강 제도화 마련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개인적 차원의 노력과 개선 외에 사회적인 차원에서도 더 많은 지원이 수반되어야 한다. 근래 우리나라는 학령전기 영·유아에게는 보육 정책을 통해, 학령기 아동에게는 방과 후 학교나 초등돌봄교실 등을 활용하여 공적 돌봄 체제를 유지하여 왔다. 전자의 경우 보편적 복지로서 자리 잡아 가고 있으나 초등학교 저학년에 대해서는 미진한 측면이 있다.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점을 인지하여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운영 시간은 물론 내용의 구성 면에서도 맞벌이 가족에게 현실적인 도움이 되도록 고안하여 돌봄의 연속성이 유지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녀 양육 관련 정책 이용 시 남성도 의무적으로 선택하도록 강권하는 정부의 개입도 요구된다.

본 연구는 이차 자료를 활용하여 문항의 선택이나 내용의 분석이 다소 제한적이었다. 향후 연구에서는 돌봄에 관련된 내용 등을 추가하여 조사한다면 이러한 활동의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수집된 자료 중 돌봄 이용에 대한 측정 내용은 학기 중과 방학 중으로 구분되었지만 아동의 학교 적응 정도는 기간에 상관없이 조사되었다. 방학 중의 학교 적응 정도는 변수 간 의미있는 상관이 적다고 판단되어 본 연구에서는 학기 중으로만 한정하여 분석하였다. 그러나 취업 여성의 경우 학기 중 뿐만 아니라 방학 중 자녀 돌봄의 문제 역시 중요할 수 있으므로 관심 변수에 따라 포함 기간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분석한 한국아동패널 자료는 국내에서 해당 연령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 가운데 전국 규모로 수집되었으며 대표성이 크므로 연구의 일반화 내지 동향을 파악하는데 큰 무리가 없는 것이 장점일 수 있다. 그리고 기존의 연구들은 돌봄 제공 주체들을 단편적으로, 또는 사적 내지 공적 돌봄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분만 하거나, 영·유아 연령대에 치중하여 온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부모 직접 돌봄’, ‘조부모 및 친인척 돌봄’과 ‘기타 돌봄’을 구분하여 초등학교 저학년의 학업 적응을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선행 연구와 차별화된다고 사료된다. 특히 본 연구 결과 중 ‘누가 돌보는가?’보다 ‘어떻게 돌보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시사점은 그동안 지배적이었던 여성의 자녀 양육 책임에 대한 고정관념을 변화시키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연구의 의의를 두고자 한다.


Acknowledgments

IRB 승인 번호: KICCEIRB-2015-제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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