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Association of Human Ec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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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Journal of Human Ecology - Vol. 22 , No. 1

Liquid Conservation Concept In The Water Evaporation Phenomenon According To The Age and Task-Situations 연령과 과제상황에 따른 물의 증발현상에 대한 아동의 액체보존개념

Author: Eun-Young Kim*Affiliation: Department of Child Development & Family Studies, Seoul National University
Correspondence: Kim Eun-Young Tel: 02-880-8752 e-mail: iloveagi@naver.com

Journal Information
Journal ID (publisher-id): Korean Journal of Human Ecology
Journal : KJHE
ISSN: 1226-0851 (Print)
ISSN: 2234-3768 (Online)
Publisher: Korean Association of Human Ecology
Article Information
Received Day: 22 Month: 10 Year: 2012
Revised Day: 10 Month: 12 Year: 2012
Accepted Day: 11 Month: 12 Year: 2012
Print publication date: Month: 02 Year: 2013
Volume: 22 Issue: 1
First Page: 17 Last Page: 27
Publisher Id: KJHE_2013_v22n1_17
DOI: https://doi.org/10.5934/KJHE.2013.22.1.17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investigate children's liquid conservation concept according to their ages and task-situations in the water evaporation phenomenon. Thirty from each 4-, 6- and 8-year-old age groups (total of 90 subjects) were selected for this study. The subjects were recruited from two day-care centers, a kindergarten, and an elementary school, in Seoul. Statistical methods used for data analysis were frequencies, percentiles, means, standard deviations and repeated measures ANOVA. As a result, there was a significant difference in children's liquid conservation concept in the evaporation of water according to their ages and task-situations. 8-year-old children showed levels of cognition than 4- and 6-year-olds. Children showed higher levels of cognition in the task of drying than in the task of water level changes.


Keywords: liquid conservation concept, science concept development, water evaporation phenomenon, 액체보존개념, 과학개념발달, 물의 증발현상

Ⅰ. 서론

Piaget가 과학교육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1960년대 후반이다. 이런 관심은 과학개념의 발달이 직접적으로 인지발달에 관계된다는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Piaget의 논리적 사고의 발달 단계는 과학에서 어려운 과제를 이해하기 위한 열쇠를 제공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Piaget의 인지발달 단계에 따르면, 전조작기 아동은 가역성의 논리적 조작을 획득하지 못하지만, 구체적 조작기 아동은 여러 형태의 조작에 의해 과학적인 사고와 문제해결이 가능해지면서 사물의 외양이 바뀌어도 그 속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신Piaget학파의 연구들은 Piaget의 조작적 수준이 과학개념 학습에 있어 결정적인 것은 아니라는 증거들을 제공했다. 전자기와 중력에 관한 Piaget 과제와 질문에 대한 반응을 유도하는 연구에서, Piaget의 인지발달 수준과 과학개념 발달 수준 사이에 특별한 연관성이 없었다(Selman et al., 1982). 또 길이 보존과 직선 측정 방법을 배우는 능력 사이의 관련성을 알아본 결과, 직선 측정 방법 습득은 보존개념 습득 여부에 따라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보고(Smith et al., 1981)가 있었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근거해 신Piaget학파는 아동의 인지발달에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여 과제의 난이도, 친숙함과 흥미유발도가 아동의 과제수행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였다. 즉, 신Piaget학파는 과제가 지각적으로 우세한 특징이 있거나, 아동의 주변에서 자주 접하는 친숙한 대상일 경우 전조작기 아동도 그 대상에 대해 인지적 조작을 할 수 있으므로, 과제의 특성에 따라 아동의 과제 수행 시기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Flavell, 1986; Flavell et al., 1989).

위에서 보았듯이 아동의 조작 능력의 획득시기에 대해 Piaget와 신Piaget학파는 서로 다른 주장을 보여 주고 있다. 이 논쟁을 해결하려면 아동의 인지적 조작 능력이 4세와 7세 사이의 전조작기에 획득될 수 있는지(Flavell, 1986; Flavell et al., 1989), 아니면 구체적 조작기에야 획득될 수 있는지(Piaget, 1970)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Piaget의 인지발달 단계가 과학개념의 발달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는지, 조작적 수준이 과학개념을 학습하는데 관련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질의 변화는 기초적이고 중요한 과학개념이다. 연구자들은 물질의 변화에 대한 아동들의 이해 수준을 살펴보기 위해 주로 액체의 상태 보존과 그 변화를 중심으로 연구해왔다. 특히 물의 비등이나 증발 및 응결현상에 관한 연구(Bar & Galili, 1994; Bar & Travis, 1991; Beveridge, 1985; Stavy, 1988; Tytler, 2000)가 중점적으로 이루어졌다.

증발현상이란 액체 상태의 일정한 물질이 그 표면에서만 기체의 상태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물의 증발현상은 아동이 일상생활의 경험을 통해 자주 접하는 자연현상이다. 그러나 액체에서 기체로의 변화에 대해 올바른 과학적 개념을 갖기가 쉽지 않다. 눈으로 관찰할 수 없는 수증기 상태는 아동이 그 존재 증거를 인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 등 높은 연령의 아동·청소년도 물의 증발현상에 대해 잘못된 개념을 가진 경우가 많다(Choe et al., 1993; Johnson, 1998; Osborne & Cosgrove, 1983; Tytler, 2000; Yeo, 2001). 이러한 점에서 아동이 물의 증발현상을 어떻게 인지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고 있다(Bar & Galili, 1994; Bar & Travis, 1991; Beveridge, 1985; Johnson, 1998; Ko, 2001; Osborne & Cosgrove, 1983; Russle et al., 1989; Tytler, 2000). 선행연구 대부분은 초등학생 이상의 청소년을 연구대상으로 하였으며, 유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드물다. 그나마 소수의 유아를 대상으로 한 질적 연구라는 점에서 그 연구 결과의 일반화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과학개념이 생애 초기부터 형성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어린 시기의 아동이 물의 증발현상에 대한 개념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증발현상에 대한 아동의 개념유형은 다음과 같다(Ko, 2001). 1유형은 취학 전 아동의 개념유형으로 구체적 개념이 없거나 지각적인 수준(사라졌어요, 말라버렸어요)이다. 이는 유아의 지각 우위적 사고에 근거해 관찰 가능한 특징에 주의를 집중하고 관찰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과 관련된다. 2유형은 물이 증발되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어딘가로 위치를 옮겨 계속 존재하고 있다(접시 속으로 들어갔어요, 흡수되었어요)는 유형이다. 이는 보존개념은 형성되어 있으나 물의 상태변화에 대한 개념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수준이다. 2유형은 7세경부터 나타나며 이는 구체적 조작기에 보존개념을 가지게 된다는 Piaget의 인지발달이론과 관련된다. 3유형은 보존개념과 상태변화 개념은 형성되어 있으나, 공기 중의 수증기에 대한 개념은 형성되지 않은 유형으로 9세경에 나타난다. 4유형은 보존개념, 상태변화 개념 및 공기 중의 수증기에 대한 개념이 모두 형성된 유형으로 형식적 조작기인 11세 이후에 주로 나타난다.

이와 같이 아동은 과학적 개념과 별개로 어려서부터 증발현상에 대한 나름대로의 초보적 개념을 형성해 나간다. 아동이 스스로 형성한 초보적 개념은 과학 활동이나 수업 후에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Kook, 1988; Osborne & Cosgrove, 1983; Tytler, 2000). 증발현상에 대한 초등학생의 개념을 수업 전, 수업직후 및 수업 6개월 후에 조사했더니 수업 직후에는 증발현상을 물의 순환과정으로 바르게 이해했다. 그러나 수업 6개월 후에는 다시 수업 전의 지각적 반응을 보여 아동이 수업 전에 이미 형성한 개념을 정확한 개념으로 변화시키기 어려움을 나타냈다(Tytler, 2000). 중·고교생을 상대로 물의 상태변화에 대한 개념을 조사한 결과도 기존에 형성된 증발현상에 대한 개념이 쉽게 바뀌지 않았다(Kook, 1988). 아동이 성장하면서 스스로 형성한 증발현상에 대한 초보적 개념이 교육에 의해서도 쉽게 변화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는 어린 연령의 아동이 증발현상에 대한 기초 개념을 어떻게 형성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성을 제기한다.

아동이 물의 증발현상에서 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보존개념과 관련된다(Bar, 1989; Bar & Galili, 1994; Tytler, 2000). 보존개념은 아동의 인지발달과 관련되며, 보존개념의 형성 여부에 따라 수리문제의 해결능력과 과학적 유추능력이 결정된다(Hong, 2002). 선행연구들(Bar, 1989; Bar & Galili, 1994; Tytler, 2000)에 따르면, 바닥에 흘린 물이 증발될 때 보존개념이 있는 7~8세 아동은 ‘물이 흡수되었다’는 반응을 주로 보였다. 반면, 보존개념이 없는 5세 아동은 ‘물이 사라졌다’는 반응을 많이 보였다. 즉, Piaget가 액체보존개념이 형성된다고 주장하는 7세 이후의 아동은 증발현상이 일어날 때 물이 물체로 ‘흡수된다’고 생각했다. Piaget의 인지발달 이론에 따르면, 보존개념은 ‘가역성’이라는 논리적 조작을 할 수 있어야 획득된다. 그러므로 보존개념의 획득은 인지구조가 전조작기에서 구체적 조작기로 바뀌어졌음을 입증한다. 따라서 Piaget에 의하면 전조작기 아동은 보존개념이 형성되지 않았다. 구체적 조작기에 이르러 아동은 보존개념을 획득하지만 수나 양, 무게, 부피 등 그 종류에 따라 보존개념 획득 연령은 다르게 나타나(Hong, 2002; Piaget, 1973), 물의 증발현상에서 아동의 액체보존개념이 연령에 따라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편 아동의 인지발달과 보존개념 관련 연구들이 진행되면서 신Piaget학파에서는 6세가 전환기(Case, 1985)라고 주장한다. 일부 연구자들은 Piaget의 인지발달 단계이론에서 보존개념 획득 연령에 근거해 7세를 전후해 전조작기와 구체적 조작기로 구별하는 주장에 반대한다. 과제상황에 따라 3 ~ 5세 유아들도 수나 양보존개념을 획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Ahn, 1997; Anderson & Cuneo, 1978; Cuneo, 1980; Gelman, 1978), 이 시기의 유아들이 보존개념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보존개념 획득 연령에 대한 연구자들의 견해 차이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그 중 실험과 연구에 사용한 과제의 차이를 고려해 보면, 과제특성에 따라 아동의 과제 수행 시기는 차이가 있다(Flavell, 1986; Flavell et al., 1989). Piaget가 사용한 과제들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아 오히려 아동의 인지발달 수준이 낮아 보일수도 있다(Case, 1985; Gelman, 1978). 증발현사에 대한 선행연구들에 의하면 물의 증발현상이 일어난 과제 상황에 따라 아동의 반응이 달랐다.(Bar & Galili, 1994; Choe, 2000; Inbody, 1963; Ko, 2001). ‘자연현상에 대한 아동의 이해’에서 증발현상에 관한 연구를 시작한 Inbody(1963)에 의하면, 아동은 웅덩이처럼 물이 보일 때는 증발된 물이 ‘공기 중으로 갔다’는 반응을 했지만, 빨래처럼 물이 잘 보이지 않을 때는 증발된 물에 대해 ‘말랐다’는 반응을 많이 하였다. 5세 유아를 대상으로 질적연구를 실시한 연구(Ko, 2001)에서도 종이 위의 물은 ‘흡수되었다’는 반응을 많이 하고, 유리판 위의 물은 ‘사라졌다’는 반응을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나 과제에 따른 차이를 보였다. 또한, 증발현상은 유아들이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개념이지만 과학활동 상황이 되었을 때는 동일한 개념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의존적 사고를 보였다(Choe, 2000). 따라서 물의 증발현상에서 아동의 액체보존개념을 살펴볼 때, 서로 다른 과제를 이용하여 과제상황에 따라 어떠한 차이가 나타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건조과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젖은 빨래의 물이 증발하여 빨래가 마르는 현상을 아동에게 이야기로 제시하고자 한다. 수위변화 과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수조의 물이 증발하여 수위가 낮아지는 모습을 아동에게 사진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두 과제는 모두 아동이 일상생활 속에서 경험할 수 있는 증발현상이지만, 다른 상황에서 일어난다. Inbody(1963)의 분류기준으로 볼 때 건조과제는 물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고, 수위변화 과제는 웅덩이처럼 물이 보이는 상황이다. 이를 통해 물의 증발현상에서 나타나는 아동의 액체보존개념이 과제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목적에 따라 이 연구에서는 보존개념의 발달 시기와 연령에 따른 물의 증발현상에 대한 인지 등을 고려하여 4, 6, 8세 아동을 대상으로 액체보존개념이 연령과 과제상황에 따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밝혀보고자 한다. Piaget에 의하면 액체보존개념은 크기와 모양이 같은 두 개의 컵에 같은 양의 물을 부은 후, 한 컵의 물을 좁고 긴 모양의 다른 컵에 옮겨 부어도 물의 양이 변하지 않음을 인식하는 능력을 말한다.(Piaget & Inhelder, 1969). 이 연구에서 액체보존개념은 물의 증발현상에서 물의 상태변화에도 불구하고 액체의 원래 양과 관련된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는 능력으로 조작적으로 정의한다. 연구문제는 다음과 같다.

<연구문제1> 물의 증발현상에서 아동의 액체보존개념은 연령(4, 6, 8세)과 과제상황(건조 과제, 수위변화 과제)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있는가?

<연구문제2> 물의 증발현상에서 아동의 액체보존개념 응답유형은 연령(4, 6, 8세)과 과제상황(건조 과제, 수위변화 과제)에 따라 어떠한가?


Ⅱ. 연구 방법
1. 연구대상

이 연구에서는 연령과 과제상황에 따른 만 4, 6, 8세 아동의 액체보존개념을 살펴보기 위해, 서울에 위치한 2개 어린이집, 1개 유치원 및 1개 초등학교에 다니는 4, 6, 8세 아동 총 90명을 연구대상으로 임의 선정하였다. 만 4 세와 6 세 아동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만 8 세 아동은 초등학교에서 조사일 기준으로 해당연령에 속하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였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물의 증발현상에 대한 아동의 개념 유형은 전조작기와 구체적 조작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Bar, 1989; Bar & Galili, 1994; Ko, 2001; Tytler, 2000). 따라서 물의 증발현상에서 전조작기에 속하는 4, 6세 아동과 구체적 조작기에 속하는 8세 아동의 액체보존개념이 유의한 차이가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Table 1>에 제시되어 있듯이 전체 연구대상은 총 90명이었으며, 그 중 남아가 45명, 여아가 45명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아동은 4세 아동 30명(남아 15명, 여아 15명; 평균연령 4세 7개월), 6세 아동 30명(남아 15명, 여아 15명; 평균연령 6세 8개월), 8세 아동 30명(남아 15명, 여아 15명; 평균연령 8세 5개월)이었다.

<Table 1> 
Characteristics of Participants
age Total
4-year-olds 6-year-olds 8-year-olds
Gender Male 15 15 45
Female 15 15 15 45
Total 30 30 30 90

2. 연구도구

과제상황에 따라 물의 증발현상에 대한 아동의 인지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선행연구 결과들(Bar, 1989; Bar & Galili, 1994; Choe, 2000; Inbody, 1963; Ko, 2001)을 고려하여 물의 증발현상에서 아동의 연령과 과제상황에 따른 액체보존개념을 살펴보기 위해 두 가지 과제를 연구자가 구성하였다.

1) 건조 과제

물의 증발현상에서 아동의 연령과 과제상황에 따른 액체보존개념을 살펴보기 위해 아동에게 건조 과제를 연구도구로 사용했다. Bar와 Galili(1994)의 연구에서는 증발현상에 대한 아동들의 아이디어를 살펴보기 위해 젖은 빨래, 바닥에 흘린 물과 접시의 물을 이용했다. Bar와 Galili(1994)의 전체 연구대상 아동의 연령은 5~17세까지였으며 그 중 건조 과제를 실시한 대상의 연령은 10~14세로, 지필검사(질문지법)로 객관식 테스트와 주관식 테스트를 실시했다. 또한, Tytler(2000)의 연구에서는 초등 1학년과 6학년 아동의 증발과 응결현상에 대한 개념을 비교하기 위해 10개의 활동을 실시했는데, 그 중 하나의 활동으로 빨래줄의 빨래가 마르는 상황과 웅덩이의 물이 증발되는 상황을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이 연구 대상 아동의 연령은 4, 6, 8세에 해당하므로 Bar와 Galili(1994)의 지필검사를 이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해 인터뷰 방법(면접법)으로 과제를 실시했다. 건조 과제의 실시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의 옷이 더러워져서 엄마가 옷을 깨끗이 빨아 널어 두었어요. 다음 날 일어나 보니 ○○의 젖은 옷이 말라 있었어요.’라고 연구자가 아동에게 설명을 한 후 질문을 했다. 첫 번째 질문으로 “젖은 옷의 물은 어디로 갔을까?”라고 물어 보고 대답을 들은 후에 “왜 그렇게 생각하니?”라고 물어보았다. 두 번째 질문으로 “그 물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라고 물어 보고 대답을 들은 후에 “왜 그렇게 생각하니?”라고 물어보았다.

2) 수위변화 과제

물의 증발현상에서 아동의 연령과 과제상황에 따른 액체보존개념을 살펴보기 위해 아동에게 수위변화 과제를 연구도구로 사용했다. Tytler(2000)의 연구는 증발과 응결현상에 대한 아동의 개념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10개의 활동 중 하나로 물고기가 들어있는 수조의 수위변화를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이 연구의 수위변화 과제는 Tytler (2000)의 연구를 참고해 [Figure 1]과 같이 2장의 사진으로 시간의 경과에 따른 수조의 수위변화를 비교하여 제시하였다. 수위변화 과제에서 변화 전후의 수위는 다른 색의 종이로 표시되어 아동에게 제시되었다.


[Figure 1] 
water level change task

수위변화 과제의 실시 과정은 다음과 같다. 먼저 2장의 사진을 아동에게 차례대로 보여주고 시간에 따른 수위변화를 확인하도록 하였다. 첫 번째 질문으로 “줄어든 물은 어디로 갔을까?”라고 물어 보고 대답을 들은 후에 “왜 그렇게 생각하니?”라고 물어보았다. 다음에 두 번째 질문으로 “그 물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라고 물어 보고 대답을 들은 후에 “왜 그렇게 생각하니?”라고 물어보았다.

3) 채점 기준

선행연구에서 제시된 아동에 대한 질문을 참고하여 과제마다 질문을 2개씩 구성하였다. 하나의 질문에는 현상 자체에 대한 부분과, 현상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 이유에 대한 부분을 포함하였다. 채점은 각 과제의 질문별로 현상을 설명하는 대답이 맞으면 1점, 틀리면 0점을 부여하고, 그 현상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는 대답이 맞으면 1점, 틀리면 0점을 부여하였다. 따라서 현상과 이유에 대한 아동의 대답이 모두 맞으면 2점, 현상에 대한 대답은 맞지만 이유가 틀리면 1점, 모두 틀리면 0점에 해당한다. 건조 과제와 수위변화 과제 모두 과제총점은 각각 4점이었다. 채준 기준은 <Table 2>와 같다.

<Table 2> 
Scoring standard for liquid conservation concept
Task Question Answer
for the phenomenon
Answer for the reason
Drying 1. Where has water gone? Air, Sky,
water vapor
Because it turns to be a vapor,
Because there is in the sky.
  2. Where can you find the water? Air, Sky, vapor, rain, cloud Because it turns to be a vapor, Because it turns to be a cloud, and it goes rain
Water level change 1. Where has water gone? Air, Sky,
water vapor
Because it turns to be a vapor, Because there is in the sky.
  2. Where can you find the water? Air, Sky, vapor, rain, cloud Because it turns to be a vapor, Because it turns to be a cloud, and it goes rain

3. 연구절차

아동의 연령에 적합한 과제의 종류를 결정하고 실험의 적합성을 알아보기 위해 예비조사를 실시했다. 과제별 연구도구를 준비하여, 3세부터 7세까지 각 연령당 3명씩을 무작위 추출한 뒤 총 15명을 대상으로 개별 실험을 했다. 건조 과제는 건조 상태를 사진으로 제시하기에 부적당하므로 이야기로 제시했다. 수위변화 과제는 사진으로 제시하였다. 2개의 과제는 무작위로 제시하여 제시 순서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순서효과를 통제하였다. 예비조사 이후 질문의 내용을 아동이 더 이해하기 쉬운 말로 수정하고 아동의 응답에 대한 이유를 물어보는 부분을 질문마다 추가하였다. 3세는 과제를 이해하는 부분이나 말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때 어려움이 많아 본조사의 연구대상을 4, 6, 8세 각 30명씩 총 90명으로 결정하였다.

본 조사는 서울에 위치한 어린이집 2곳과 유치원 1곳 및 초등학교 1곳을 직접 방문하여 실시하였다. 연구대상 아동을 각 기관의 별도의 조용한 방으로 불러서 연구자와 연구보조원 1인이 일대일 면접을 통하여 2가지 과제에서 물의 증발현상에 대한 액체보존개념을 알아보았다. 아동이 면접 장소로 들어오면 아동이 수행하게 될 과제에 대해 설명해 주고 과제를 제시하였다. 아동은 연구자와 함께 연령과 과제상황에 따른 액체보존개념을 알아보는 2개의 과제를 무선으로 수행하였다. 아동의 응답은 질문지에 기록하고 녹음하였다. 조사에 소요된 시간은 아동 1인당 약 10분 정도였다. 기록된 내용과 녹음된 자료를 바탕으로 아동학 전공자 2명이 아동의 응답을 분석하고 평정하였다. 평정자간 일치도는 .93이었다.

4. 자료의 분석

수집된 자료는 SPSS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되었다. 통계방법으로는 빈도, 백분율, 평균, 표준편차, 반복측정 변량분석(repeated measures ANOVA)이 이용되었다. 먼저 액체보존개념의 전반적 경향을 파악하기 위해 평균과 표준편차를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연령과 과제상황에 따른 아동의 액체보존개념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연령을 피험자 간 요인으로 하고 두 과제를 피험자 내 요인으로 하는 반복측정 변량분석을 실시했다. 연령 간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사후검증으로 Scheffé 검증을 실시했다. 아동의 구체적 응답 내용을 살펴보기 위해 응답을 유형별로 나누고 응답의 빈도와 백분율을 살펴보았다.


Ⅲ. 연구 결과
1. 연령과 과제상황에 따른 물의 증발현상에 대한 아동의 액체보존개념의 차이

물의 증발현상에서 아동의 연령과 과제상황에 따른 액체보존개념의 전반적 경향을 살펴본 결과, 액체보존개념 점수와 각 과제별 점수는 <Table3>과 같다. 물의 증발현상에서 연령에 따른 아동의 액체보존개념 점수를 살펴보면, 4세의 평균 점수는 .66점(SD=1.37), 6세의 평균 점수는 1.14점(SD=1.46), 8세의 평균점수는 2.60점(SD=2.97)으로 연령이 증가하면 아동의 액체보존개념 점수는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과제상황에 따른 아동의 액체보존개념 점수를 살펴보면, 건조 과제의 평균 점수는 .92점(SD=1.33), 수위변화 과제의 평균 점수는 .54점(SD=1.23)으로 아동의 액체보존개념 점수는 건조 과제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물의 증발현상에서 연령과 과제상황에 따른 아동의 액체보존개념 점수를 살펴보면 건조 과제에서 4세의 평균점수는 .43점(SD=.94), 6세의 평균점수는 .77점(SD=.86), 8세의 평균점수는 1.57점(SD=1.76)이었다. 수위변화 과제에서 4세의 평균점수는 .23점(SD=.82), 6세의 평균점수는 .37점(SD=.93), 8세의 평균점수는 1.03점(SD=1.65)이었다.

아동의 연령과 과제상황에 따른 액체보존개념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연령(4, 6, 8세)을 피험자 간 요인으로 두 과제(건조 과제, 수위변화 과제)를 피험자 내 요인으로 하여 반복측정 변량분석을 살펴보았다. 그 결과 연령에 따른 주효과 및 과제상황에 따른 주효과가 나타났으며, 연령과 과제상황 간의 상호작용효과는 없었다. 먼저 연령에 따른 주효과를 살펴보면, 물의 증발현상에서 4, 6, 8세 아동의 액체보존개념 점수는 연령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F=7.12, df=2, p<.05). Scheffé 사후검증 결과 물의 증발현상에서 아동의 액체보존개념 점수는 4세와 8세, 6세와 8세 간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 이는 물의 증발현상에서 8세 아동이 4, 6세 아동보다 액체보존개념 인지 수준이 더 높음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과제상황에 따른 주효과를 살펴보면, 물의 증발현상에서 아동의 액체보존개념 점수는 과제상황에 따라 유의한 차이가 나타났다(F=7.68, df=1, p<.05). 표3에서 보듯이 물의 증발현상에서 액체보존개념 점수는 건조 과제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따라서 4, 6, 8세 아동은 동일한 물의 증발현상이라도 수조의 물이 증발되는 상황보다 젖은 빨래가 마르면서 물이 증발되는 상황에서 액체보존개념 인지 수준이 더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증발현상에 대한 아동의 개념은 상황의존적이라는 선행연구들의 결과(Bar & Galili, 1994; Choe, 2000; Inbody, 1963; Ko, 2001)를 지지한다.

<Table3> 
Children's liquid conservation concept score on water evaporation
age Total
4-year-olds
(N=30)
6-year-olds
(N=30)
8-year-olds
(N=30)
(N=90)
M(SD) M(SD) M(SD) M(SD)
total score .66(1.37) 1.14(1.46) 2.60(2.97) 1.46(2.21)
Drying task .43( .94) .77( .86) 1.57(1.76) .92(1.33)
Water level change task .23( .82) .37( .93) 1.03(1.65) .54(1.23)

<Table 4> 
Two-way ANOVA analysis of children's liquid conservation concept on water evaporation
SS df MS F
between group age 30.53 2 15.27 7.12*
error 186.67 87 2.15
within group task 6.42 1 6.42 7.68*
task×age .84 2 .42 .51
error 72.73 87 .83
* p <. 05

2. 연령과 과제상황에 따른 물의 증발현상에 대한 아동의 액체보존개념 응답유형

연령과 과제상황에 따른 물의 증발현상에 대한 아동의 액체보존개념의 구체적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아동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 <Table 5>와 같은 응답유형으로 분류되었다.

<Table 5> 
Frequency analysis of children's liquid conservation concept on water evaporation
Task Question Anwer Frequency(%) Total
4-year-olds 6-year-olds 8-year-olds
Drying
task
1 To the sky (air, rain, wind) 3(10.0) 5(16.7) 12(40.0) 20(22.2)
To the cloth
(washing machine, floor)
10(33.3) 10(33.3) 8(26.7) 28(31.1)
Disappear 6(20.0) 9(30.0) 4(13.3) 19(21.1)
The rest 11(36.7) 6(20.0) 6(20.0) 23(25.6)
2 In the sky
(air, rain, wind)
3(10.0) 5(16.7) 8(26.7) 16(17.8)
In the cloth
(washing machine, floor)
8(26.7) 13(43.3) 4(13.3) 25(27.8)
We can't find it.
It disappears
1( 3.3) 1( 3.3) 4(13.3) 6( 6.7)
The rest 18(60.0) 11(36.7) 14(46.7) 43(47.8)
Water level change task 1 To the sky
(air, rain, wind)
1( 3.3) 4(13.3) 9(30.0) 14(15.6)
To the fish(stone) 13(43.3) 15(50.0) 16(53.3) 44(48.9)
Disappear 2( 6.7) 1( 3.3) 0( 0) 3( 3.3)
The rest 14(46.7) 10(33.3) 5(16.7) 29(32.2)
2 To the sky
(air, rain, wind)
2( 6.7) 3(10.0) 8(26.7) 13(14.4)
To the fish(stone) 11(36.7) 15(50.0) 14(46.7) 40(44.4)
We can't find it.
It disappears
1( 3.3) 0( 0) 1( 3.3) 2( 2.2)
The rest 16(53.3) 12(40.0) 7(23.3) 35(38.9)

1) 물은 어디로 갔을까?(질문1)

먼저, 건조 과제에서 젖은 옷이 마를 때 없어진 물이 어디로 갔을지(질문1)에 대한 응답은 ‘바지, 땅, 세탁기, 베란다 등으로 들어갔어요’ 라는 반응이 전체의 31.1%로 가장 많았다. 4세의 33.3%, 6세의 33.3%, 8세의 26.7%가 이와 같이 응답했다. 그 다음은 ‘하늘로 갔어요, 공기 중으로 갔어요, 수증기로 변했어요, 비가 되었어요, 구름이 되었어요’라는 반응으로 전체의 22.2%였다. 4세의 10.0%, 6세의 16.7%, 8세의 40.0%로 나타났다. ‘없어졌어요’ 응답은 전체의 21.1%로 ‘하늘로 갔어요’ 라는 응답과 유사한 비율이었다. 4세의 20.0%, 6세의 30.0%, 8세의 13.3%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Inbody(1963)의 연구에서 젖은 빨래에서 물이 증발되는 경우에 ‘말랐다(말라서 사라졌다)’는 반응이 가장 많았다는 것과 차이가 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4, 6세는 주로 ‘바지, 세탁기, 베란다 등으로 흡수되었어요’라는 반응이 많았고, 8세는 ‘하늘로 갔어요, 공기 중으로 갔어요’ 라는 응답이 많았다는 점에서 연령에 따른 차이를 알 수 있다.

다음으로 수위변화 과제에서 수조의 수위가 낮아지면서 없어진 물이 어디로 갔을지(질문1)에 대한 응답은 ‘금붕어가 먹었어요, 돌로 들어갔어요’라는 반응이 전체의 48.9%로 가장 많았다. 4세의 43.3%, 6세의 50.0%, 8세의 53.3%로 나타나 세 연령에서 모두 빈도가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수조의 물이 ‘하늘로 갔어요, 공기 중으로 갔어요, 수증기로 변했어요, 비가 되었어요, 구름이 되었어요’ 라는 응답은 전체의 15.6%였다. 이러한 응답은 4세의 3.3%, 6세의 13.3%, 8세의 30.0%로 나타났으며, 특히 8세에서 그 비율이 높았다. ‘날아가서 못 찾아요’라는 반응은 전체의 3.3%였다. 4세의 6.7%, 6세의 3.3%, 8세의 0%로 다른 응답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수위변화 과제에서는 4, 6, 8세 모두 수조에서 없어진 물은 ‘금붕어가 먹거나 돌에 흡수되었다’는 반응이 가장 많았다. ‘하늘이나 공기 중으로 갔다’는 응답은 4, 6세에 비해 8세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2) 그 물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질문2)

먼저, 건조 과제에서 없어진 물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질문2)에 대한 응답은 ‘바지, 땅, 세탁기, 베란다 등에서 찾을 수 있어요’라는 반응이 전체의 27.8%로 가장 많았다. 4세의 26.7%, 6세의 43.3%, 8세의 13.3%가 이와 같이 응답했다. 그 다음은 ‘하늘, 공기, 수증기, 비, 구름 등에서 찾을 수 있어요’ 라는 응답으로 전체의 17.8%였다. 이러한 응답은 4세의 10.0%, 6세의 16.7%, 8세의 26.7%로 나타나 8세에서 그 빈도가 높았다. ‘날아가서 못 찾아요’라는 반응은 전체의 6.7%로, 4세의 3.3%, 6세의 3.3%, 8세의 13.3%가 이와 같이 응답했다.

수위변화 과제에서 없어진 물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질문2)에 대한 응답은 ‘금붕어 배 속, 돌 안’ 반응이 전체의 44.4%로 가장 많았다. 이러한 응답은 4세의 36.7%, 6세의 50.0%, 8세의 46.7%로 세 연령에서 모두 빈도가 가장 높았다. 아동은 사람에게 먹는 물이 꼭 필요하듯이 수조 속의 물고기가 물을 먹어서 물이 없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하늘, 공기, 수증기, 비, 구름’이라는 반응으로 전체의 14.4%였다. 4세의 6.7%, 6세의 10.0%, 8세의 26.7%로 나타나 8세에서 그 비율이 높았다. ‘없어져서 못 찾아요’ 라는 응답은 전체의 2.2%로 다른 응답에 비해 빈도가 낮게 나타났다.

물의 증발현상에 대한 두 과제의 응답유형 빈도 분석 결과, 아동의 액체보존개념 응답유형은 연령에 따른 차이뿐만 아니라 과제상황에 따른 차이가 나타났다. 먼저, 증발된 물이 어디로 갔을지(질문1)에 대한 응답은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었다. 건조 과제에서 4, 6세는 증발된 물이 ‘바지, 땅, 세탁기, 베란다 등으로 들어갔어요’ 라는 반응이 가장 많았고, 8세는 ‘하늘로 갔어요, 공기 중으로 갔어요, 수증기로 변했어요, 비가 되었어요, 구름이 되었어요’라는 반응이 가장 많았다. 이에 비해 수위변화 과제에서는 4, 6, 8세 모두 증발된 물에 대해 ‘금붕어가 먹었어요, 돌로 들어갔어요’라는 반응이 가장 많았다. 질문1뿐만 아니라 증발된 물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응답유형(질문2)도 질문1과 유사한 경향을 나타내 연령과 과제상황에 따른 차이가 있었다. 질문2에 대한 응답은 질문1에 대한 응답유형 비율과 일치하였다.


Ⅳ. 결론 및 논의

물의 다양한 상태변화 중 증발현상에서 나타난 아동의 액체보존개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물의 증발현상에서 아동의 액체보존개념 인지수준은 연령에 따라 다르다. 8세는 4, 6세에 비해 액체보존개념 인지 수준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이 연구에 의하면 건조과제에서 8세는 물의 증발현상에서 ‘물이 하늘로 갔어요, 공기 중으로 갔어요, 수증기로 변했어요, 비가 되었어요, 구름이 되었어요’라는 응답 비율이 ‘흡수되었어요’라는 응답 비율보다 더 높다. 수위변화 과제에서 8세는 ‘흡수되었어요’라는 반응이 가장 많지만, ‘하늘로 갔어요’라는 반응 비율이 4, 6세보다 더 높다. 이는 8세경에는 물의 상태변화에 대한 초보적 인식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비해 4세와 6세는 두 과제에서 모두 증발된 물이 다른 곳으로 ‘흡수되었다’는 응답비율이 가장 높다. ‘다른 곳으로 물이 흡수되었다’는 응답은 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어딘가로 위치를 옮겨 계속 존재하고 있음을 인지하는 유형으로, 보존개념은 형성되어 있으나 물의 상태변화에 대한 개념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수준이다. 따라서 4, 6세는 물의 증발현상에서 보존개념은 있으나, 상태변화에 대한 이해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8세는 보존개념 뿐만 아니라 상태변화에 대한 이해가 가능함을 나타낸다.

선행연구(Bar, 1989; Bar & Galili, 1994; Ko, 2001; Tytler, 2000)에 의하면 물의 증발현상에서 물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에 흡수된다는 반응은 7세경부터 나타난다. 즉, 증발현상 인지에 있어 7세 이후에 물의 보존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 이 연구의 응답유형 분석에 의하면 4세의 일부도 물이 증발할 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보존개념을 획득하기 시작하여, 6세경에는 전체 50% 이상의 아동이 물의 보존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 따라서 물의 증발현상에서 증발된 물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위치를 옮겨 어딘가 ‘흡수되었다’는 아동의 응답을 ‘보존개념’ 습득과 관련하여 보는 선행연구(Bar, 1989; Bar & Galili, 1994; Ko, 2001; Tytler, 2000)의 관점에 의하면, 이 연구에서는 4세경 물의 증발현상에 있어 보존개념 습득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6세경에는 50% 이상의 아동이 보존개념을 습득하고, 8세는 4, 6세보다 그 수준이 높다. 이는 아동의 경험이나 과제상황에 따른 차이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구체적 조작기에야 보존개념을 가지게 된다는 Piaget의 인지발달이론과 차이가 있다. 이는 과제상황에 따라 3~5세 유아들도 보존개념을 획득할 수 있으며(Ahn, 1997; Anderson & Cuneo, 1978; Cuneo, 1980; Gelman, 1978), 6세를 인지발달이나 보존개념 습득의 전환기(Case, 1985)로 보는 신Piaget 학파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둘째, 물의 증발현상에서 아동의 액체보존개념 인지수준은 과제상황에 따라 수행 수준이 다르다. 이 연구에서 아동은 수위변화 과제보다 건조 과제에 있어 물의 증발현상을 더 잘 인지한다. 아동의 입장에서, 수조의 물이 줄어드는 것을 보는 경험보다 젖은 빨래가 마르는 것을 보는 경험이 더 많았을 것이다. 선행연구들(Bar & Galili, 1994; Choe, 2000; Inbody, 1963; Ko, 2001)에 의하면 증발현상에 대한 아동의 개념은 상황의존적이다. Bar와 Galili(1994)의 연구에 의하면 교실 바닥의 물이 증발될 때는 ‘물이 사라졌다’는 반응이, 땅 위의 물이 증발될 때는 ‘물이 땅속으로 흡수되었다’는 반응이 더 많았다. 이 연구에서도 물의 증발현상에 대한 액체보존개념은 과제상황에 따른 차이가 있었다. 즉, 건조과제에서는 증발된 물이 ‘빨래나 세탁기, 베란다 등으로 흡수된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에 비해 수위변화 과제에서는 금붕어와 돌이 들어있는 수조에서 물의 증발로 인한 수위변화가 일어날 때 물이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 ‘금붕어가 먹었거나 돌 속으로 흡수되었다’ 라는 응답이 많았다. 앞서 반복측정 변량분석 결과에서도 수위변화 과제에 비해 건조 과제에서 액체보존개념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응답유형 빈도분석과 일치한다. 이러한 결과는 증발현상에 대한 아동의 개념이 상황의존적이라는 선행연구의 결과를 지지한다. 또한 이는 과제특성에 따라 아동의 과제 수행 시기는 차이가 있다(Flavell, 1986; Flavell et al., 1989)는 신Piaget학파의 주장을 지지한다.

셋째, Bar와 Galili(1994)의 연구에서 물이 ‘증발된다’는 반응은 9세 경에 나타났다. 이는 물이 보이진 않지만 다른 장소(하늘, 해, 공기, 구름 등)로 옮겨져 존재한다는 것으로 보존개념의 획득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물이 액체 상태에서 기체 상태로 변화되는 상태변화에 대한 인지가 가능함을 보여준다. 건조과제 결과에 의하면, 4세의 10.0%, 6세의 16.7%, 8세의 26.7%가 ‘물이 증발해서 수증기 상태로 공기 중에 있거나 비나 구름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 4세경부터 물의 상태변화에 대한 인지가 나타나기 시작함을 알 수 있다.

물의 증발현상에 대한 과제 수행에서 액체보존개념이 아동의 연령과 과제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사실은 다음과 같은 논의의 가능성을 제기한다. 첫째, 아동의 과학개념은 Piaget의 인지발달 단계나 조작적 수준에 따라 질적으로 변화된다고 단정 짓기보다, 연령이나 경험의 증가에 따라 점진적으로 향상된다고 볼 수 있다. 이 연구에 의하면 물의 증발현상에 대한 과제 수행에서 연령에 따른 아동의 액체보존개념 인지 수준은 4, 6세가 8세보다 낮아 전조작기와 구체적 조작기의 연령 차이와 일치한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는 Piaget의 발달단계에 따른 질적 변화라기보다 연령에 따른 수준의 차이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아동의 응답유형 분석에서 뒷받침될 수 있다. 즉, 4세와 6세도 물의 증발현상에 있어 액체보존개념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8세경에는 액체보존개념 수준이 향상되고 수증기나 물의 상태변화개념까지 나타나므로 연령에 따른 차이를 수준의 차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둘째, 과제상황이나 과제특성에 따라 아동의 과제 수행 시기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상정한다. 아동의 인지발달에 있어 과제가 지각적으로 우세한 특징이 있거나 아동에게 친숙한 대상일 경우 전조작기 아동도 인지적 조작을 할 수 있다(Cho & Yi, 2002; Flavell, 1986; Flavell et al., 1989). 이 연구 역시 물의 증발현상에서 과제상황에 따라 아동의 액체보존개념 인지 수준이 다르다. 따라서 과제에 따라 과제 수행 시기가 다를 수 있음을 입증한다. 즉 동일한 물리 현상에서도 과제상황에 따라 아동의 액체보존개념 인지 수준이나 상태변화에 대한 이해 수준이 달라질 수 있음을 제안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결론을 일반화하는 데는 물의 증발현상에 대한 아동의 개별적인 학습경험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제한점이 있다. 이러한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의의를 지닌다. 첫째, 물의 증발현상에서 과제를 달리하여 아동의 액체보존개념을 살펴보고, 과제상황에 따라 인지수준의 차이가 있음을 밝혔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또한 연령에 적당한 과제를 제시하면 어린 연령의 아동도 물의 증발현상에서 액체보존개념에 대한 이해가 가능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둘째, 이 연구는 4, 6, 8세 아동을 대상으로 물의 증발현상에서 나타나는 액체보존개념의 발달을 밝혔으므로 유아과학교육과정과 초등과학교육과정의 연계성을 위한 자료로 제공될 수 있다. 물리현상에 대한 아동의 개념특성을 알아보고, 정확한 과학개념을 구성해 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유아과학교육의 주요 과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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